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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성장’ 인도의 역설 불평등 심하고 실업률 높아
[FOCUS] 인도의 어두운 그림자
[170호] 2024년 06월 01일 (토) 베네딕트 마니에 economyinsight@hani.co.kr

 
높은 경제성장률과 낮은 고용률. 인도의 역설이다. 인도 공교육도 문제다. 고질적 재정난으로 어린 학생들의 교육률은 여전히 바닥이다. 모디 정부가 출범하고 10년간 인도 경제구조는 별로 변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베네딕트 마니에 Bénédicte Manier
<알테르나티브 에코노미크> 기자
 

   
▲ 2024년 5월5일 인도 아요디아에서 열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유세 현장에서 한 가족이 쉬고 있다. 모디 정부가 출범하고 10년간 인도 경제구조는 별로 변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REUTERS


2024년 4월19일~6월1일 인도 유권자 총 9억6900만 명이 하원의원을 선출하기 위해 투표소로 향한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3연임을 노린다. 10년째 집권하는 모디 총리가 이번 총선도 승리하리라는 전망이 많다. 그러나 야당 쪽 공세도 심상치 않다. 야당은 연합당을 결성하고 모디 총리 정부의 성과를 거세게 비판하고 나섰다.
동전 앞면에는 세계 경제성장률 1위를 기록한 인도가 있다. 인도는 2023년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6.7% 늘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4년 인도 경제성장률을 6.5%로 내다본다. 2023년 8월에는 인도 무인탐사선이 달 착륙에 성공했다. 중국을 견제하려는 서방에 인도는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동맹국이다.
동전 뒷면은 어떨까. 인도가 새롭게 얻은 국제 위상 뒤에는 힌두 민족주의 총리의 중앙집중주의, 권위주의 체제가 숨어 있다. 무슬림 공동체를 향한 차별이 심해지고, 사회·경제 발전 성과는 화려함과 거리가 멀다.
 

   
▲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024년 5월7일 아메다바드의 총선 투표소에서 투표한 후 잉크로 표시된 손가락을 보여주고 있다. 모디 총리는 3연임을 노린다. REUTERS


인도 제조업 부진
모디 정부가 출범하고 10년간 인도 경제구조는 별로 변하지 않았다. ‘10년 동안 일자리 2억5천만 개 창출’을 공약한 모디 총리는 2014년 집권하자마자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인도에서 만들자) 정책을 추진했다. 목표는 2022년까지 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22%까지 끌어올리고 제조업 일자리 1억 개를 만드는 것이었다. 2021년 인도 제조업은 GDP의 17% 수준에 그쳤다. 중국은 28%를 기록했다. 인도경제모니터링센터(CMIE)에 따르면 인도 제조업 일자리는 늘어나기는커녕 2016~2017년 5100만 개에서 2023년 3560만 개로 외려 줄어들었다.
인도는 제네릭 의약품과 백신의 세계 최대 생산국이다. 세계에서 기업 대상 정보통신 서비스를 가장 많이 파는 나라이자, 스마트폰을 두 번째로 많이 만드는 나라이기도 하다. 삼성 갤럭시S23와 애플 아이폰은 인도에서 조립한다. 다만, 이들 산업은 고용률이 낮다. 인도 소프트웨어산업협회 나스콤(Nasscom)에 따르면 첨단기술산업 종사자 수는 2014년 330만 명에서 2023년 540만 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경제활동인구 9억7천만 명에 견주면 턱없이 적은 수준이다. 경제활동인구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도가 일자리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도 공공조사인 ‘정기노동력조사’ 결과를 보면, 실업률은 2022년 3.6%에서 2023년 3.1%로 낮아졌다. 인도경제모니터링센터는 실업률이 2022년 7.3%에서 2023년 8%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그런 숫자에서 드러나지 않는 인도의 최대 당면 과제는 따로 있다. 불완전 고용이다. 경제학자 장 드레즈는 “길거리에서 차나 달걀을 팔아서 근근이 먹고사는 사람이 넘쳐난다. 그런 사람도 일자리가 있는 것으로 집계된다”고 했다. 인도 경제활동인구의 절대다수(81%)는 ‘비공식 노동’ 현장에서 일한다. 노점상, 수공업자, 논밭이나 건설판의 막노동자, 가사노동자, 배달원 등 임금이 낮은 일을 간헐적으로 하는 사람이 많다.
인도에서 제조업 발전이 더딘 것은 내국인과 외국인의 투자가 부족한 탓이 크다. 2022년 외국인 투자자가 인도에 직접 투자한 금액은 490억달러(약 66조6400억원)로 중국이 받은 투자액 1890억달러에 한참 뒤진다. 매해 청년 1천만~1200만 명이 노동시장에 진입하지만, 일자리는 그만큼 많이 생기지 않는다. 인도 청년들은 민간에서 고용 기회가 보이지 않자 공무원 시험으로 방향을 틀었다. 2018년 국영 철도회사 인디언레일웨이스가 9만 명 채용 공고를 냈을 때 지원자 2800만 명이 몰렸다.
인도 공교육도 문제다. 고질적 재정난으로 어린 학생들의 교육률은 여전히 바닥이다. 공교육이 사회적 계층 이동을 돕는 사다리 구실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어린 학생 수백만 명이 별다른 기술을 배우지 못한 채 교육제도를 벗어난다. 사교육을 받은 극소수만 고등교육기관(매해 약 300만 명)이나 공과대학(150만 명)에 진학한다. 장 드레즈는 이처럼 불평등한 교육 현실이 인도에서 “전문인력 부족 문제”를 일으킨다고 본다.
 

   
 

재정난에 빠진 공교육
2015년 ‘스킬 인디아’(Skill India·인도 기술인력을 양성하자) 정책으로 인도에서 기술교육이 늘어났다. 인도는 몇십 년 전부터 기술교육에 소홀했다. 그런데 “카스트제도가 걸림돌”이 됐다.(장 드레즈) 카스트제도 최하층민은 아버지가 하는 일(구두수선, 가사노동 등)을 아들이 대물림받는다. 사회적 계층 이동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인도 아짐프렘지대학은 인도가 “동북아시아 국가에서 한 것처럼 산업전략”에 맞춰 교육제도를 바꿀 수 있는 “비전”이 없는 것을 문제로 지적했다.
세계불평등연구소(WIL)는 인도에서 불평등 증가율이 “2014~2015년과 2022~2023년에 특히 높았다”고 전했다. 오늘날 인도 불평등 수치는 “영국 식민지 때보다 심각하다.” 상위 1% 부자가 국내 전체 자산의 40%를 차지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이나 브라질, 미국보다 높은 수준이다.
인도 억만장자가 가진 자산의 실질가치는 2014~2022년 2.8배 넘게 뛰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그 증가율이 인도 국내소득 증가율보다 10배 높다. 권력과 가까이 있을수록 부는 빠르게 늘었다. 가령 무케시 암바니나 고탐 아다니 같은 기업가는 자산 증식에 공공사업을 이용했다.
인도 경제활동인구 대다수는 2014~ 2015년부터 2021~2022년까지 “실질임금이 제자리걸음”이다.(장 드레즈) 경제학자 산토시 메로트라는 빈곤율이 감소했다는 정부 공식발표를 두고 빈곤 노동자 수가 “폭증”했다고 반박했다. “2021~2022년 실질 일당이 100루피(약 1633원)를 넘지 않는 극빈곤층이
1억9천만 명에 달했다. 2011~2012년에는 1억600만 명이었다.”
사회복지 예산이 줄어들면서 빈곤층 생계가 더 어려워졌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집권 첫해에 사회복지 예산 삭감에 착수했다. 산토시 메로트라는 “농촌최저임금, 사회보장연금, 출산지원금, 아동복지서비스, 의료예산 등 사회복지 예산의 실질가치가 떨어졌다. 학생 점심지원금 등 국민 영양과 관련한 예산도 10년 만에 40% 쪼그라들었다”고 했다. 그뿐이 아니다. “모디 정부는 사회보장제 토대를 마련하는 정부 계획을 무산시켰다. 국가 상황을 개선할 기회가 날아가버린 셈이다.”

사라진 일자리 수백만 개
빈곤층 형편은 두 번의 위기가 닥치면서 더 나빠졌다. 2016년 11월8일 인도 정부는 부정부패 척결을 목표로 내세우며 깜짝 화폐개혁을 단행했다. 유통현금의 86%를 쓰지 못하게 하는 것이 뼈대였다. 현금 벌이하던 사람의 80%가 생계를 위협받았다. 그중 대다수는 농사일이나 비공식 노동을 하는 사람이었다. 이후 코로나19로 봉쇄령이 떨어지면서 2020년과 2021년에 일자리 970만 개, 1530만 개가 차례로 사라졌다.(CMIE) 그와 맞물려서 국내 평균임금도 줄어들었다. 비공식 노동자 수천만 명이 한순간에 일자리를 잃었다. 굶지 않으려면 저축한 돈을 갉아먹어야 했다. 그럴 돈마저 없는 사람은 빚을 늘렸다. 그렇지 않아도 심각한 기아 문제가 코로나19로 악화했다.
장 드레즈는 인도 사회의 현주소를 진단하려면 “경제 데이터가 더 모여야 한다”고 했다. 10년 주기로 하는 인구조사는 2021년 코로나19로 무기한 연기됐다. 지금 있는 연구자료는 조사방식이 달라서 빈곤 수준이 실제에 견줘 낮게 측정됐다.
그래도 사회기반시설 투자는 늘었다. 고속도로가 놓이고 철도가 신식으로 바뀌고 태양에너지(대규모 발전소, 여러 기차역과 코치 공항의 에너지자립) 투자가 생겨났다. 그러나 2018년까지 인도 마을 60곳에 전력 인프라를 완전히 구축하겠다는 계획은 일부만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인도 정부는 공공기관 전체와 민간가구의 10%만 전력망에 연결돼도 마을에 전력 인프라가 갖춰진 것으로 분류했다. 도시에선 전기가 끊기는 일이 여전히 빈번하게 일어난다.
2014년 시작된 ‘클린 인디아’(Swachh Bharat·깨끗한 인도) 운동으로 위생시설 전반이 개선됐다. 하지만 아직도 쓰레기 더미가 여기저기 놓여 있고 강물 수질 역시 나아지지 않았다.
물 부족 문제도 심각하다. 농가에서 엄청난 양의 지하수를 끌어다 쓰지만, 지구온난화로 장마에도 수량이 다시 채워지지 않는다. 여러 대도시(벵갈루루, 첸나이, 뭄바이, 뉴델리 등)에서 물 부족 사태를 겪었다. 어떤 공식보고서는 인도 도시 21곳에서 2030년까지 수자원이 고갈될 것으로 내다본다.

ⓒ Alternatives Economiques 2024년 5월호(제446호)
L’Inde inégalitaire et sans emploi de Narendra Modi
번역 최혜민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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