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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지사기’ 코인 6만 개 축적 4500개 빼돌려 호화생활
[ISSUE] 6조원대 최악의 ‘비트코인 돈세탁’- ① 사건의 전말
[170호] 2024년 06월 01일 (토) 웨웨 economyinsight@hani.co.kr

 

웨웨 岳躍 <차이신주간> 기자
 

   
▲ 최근 영국 경찰은 암호화폐를 이용한 자금세탁 사건을 적발하고 비트코인 6만1천 개를 압류했다. 2024년 4월1일 가격인 7만1200달러 기준으로 계산하면 압류한 비트코인의 가치는 약 310억위안(약 5조8600억원)에 달한다. REUTERS


월 임대료가 1만7천파운드(약 2900만원)인 호화주택에 살면서 대형 벤츠 자동차를 몰고 영국 런던에 있는 고급 백화점에서 수만 파운드에 달하는 명품 의류와 신발을 구입했다. 스위스 취리히에서 보석을 사고 영국에서 장원(莊園)의 영주가 살던 저택을 잇달아 매수했다.
런던에 있는 한 중국 레스토랑 직원이었던 43살 중국인 여성 원젠은 2017년 가을부터 2018년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 이런 호화로운 생활을 누렸다. 2018년 여름, 그가 3600만파운드로 런던 북부에 있는 저택 두 채를 매입하려고 하자 영국 경찰에서 자금세탁 수사를 시작했다. 영국 경찰은 여러 의심스러운 정황을 파악했고 비트코인 6만1천 개를 압류했다. 2024년 4월1일 가격인 7만1200달러 기준으로 계산하면 압류한 비트코인의 가치는 약 310억위안(약 5조8600억원)에 달한다.
영국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를 이용한 자금세탁 사건이었다. 영국 경찰은 5년 동안 수사한 끝에 자금의 출처를 파악했고 원젠은 자금세탁 혐의로 유죄를 구형받았다. 그러나 원젠은 이 비트코인을 대신 관리했고 진짜 주인은 그의 사장이었다. ‘화화’(花花) 또는 ‘화화 언니’(花姐)로 불리던 사장은 영국에서 도주해 행방이 묘연하다.
‘화화’라고 불린 여성은 2017년 중국 톈진시에서 발생한 초대형 불법 자금모집 사건, 즉 란톈거루이전자과학기술유한공사(란톈거루이)의 불법 대중 예금모집(일반인을 대상으로 예금상품에 가입하면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모집하는 행위) 사건의 주범 첸즈민이다. 이 사건은 피해액이 430억위안(약 8조1300억원)을 넘고 전국 31개 성과 직할시, 자치구에서 약 13만 명이 피해를 봤다.
 

   
▲ 2024년 5월11일 사람들이 스페인 그라나다의 한 쇼핑센터에서 비트코인 자동지급기(ATM)를 확인하고 있다. REUTERS

430억위안 규모 폰지사기
영국 경찰이 수사를 시작하고 해당 비트코인을 압류한 사이에 비트코인 4500개가 사라졌다. 암호화폐연구기관의 추적 결과 사라진 비트코인은 2024년 1월 중국인이 관련된 거래소에서 거래가 이뤄졌다.
톈진시 경찰은 2017년 2월부터 란톈거루이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 그전인 2016년 8월에 랴오닝성 링하이시 경찰이 첸즈민의 창업 파트너인 우샤오룽 란톈거루이 총경리를 불법 대중 예금모집 혐의로 형사 구류했지만, 이 다단계 금융사기(폰지사기)는 전국 여러 지역에서 1년 넘게 계속됐다.
지금까지 사건 피의자 50명을 검거했고, 그중 28명은 기소되거나 판결받았다. 자금 반환 업무도 시작했으나 피해자가 환수할 수 있는 자금은 원금의 5% 미만으로 보인다. 영국에서 압류된 후 7년 동안 가격이 60배 넘게 오른 비트코인 6만1천 개의 일부를 반환해 중국 피해자에게 돌려줄 순 없을까?
2024년 4월3일 관련 부처는 2013년 12월2일 중국과 영국이 체결한 ‘중화인민공화국과 그레이트 브리튼 북아일랜드 연합왕국의 형사사법공조 조약’이 자금 추적과 동결, 압류 등 사법공조를 위한 법적 근거를 제공하고, 사법부와 공안부가 중국 쪽 대외연락기관으로서 조약에 따라 영국과 수사를 공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건 관련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영국 법원의 문건을 보면 원젠은 중국의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중국에서 영국 국적의 남편을 만났고 2007년에 배우자 비자로 영국 웨스트요크셔주로 이주했으며 아들 한 명을 낳았다. 결혼 3년 만에 이혼해 아들을 중국으로 보내 학교에 다니게 했다. 그사이 그는 대학에 진학해 법률과 경제학 학사 학위를 받았고, 2017년 런던으로 이주해 남부에 있는 한 중국 레스토랑에서 일하며 식당 지하실에서 지냈다.
경찰에 따르면 원젠이 2015~2016년 신고한 소득은 각각 1만2800파운드와 5979파운드였다. 2017년 9월 어느 날 원젠은 런던에 사는 중국인의 소셜미디어 위챗 단체대화방에서 비서를 구하는 글을 보고 면접을 통과해 ‘화화’의 비서 겸 통역사가 됐다. 화화는 자신을 보석사업가라고 소개했고 원젠에게 매월 4천파운드(약 690만원)를 월급으로 주겠다고 제안했다.
화화는 영국에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때였고 런던 부촌의 한 고급 호텔에서 지냈다. 며칠 만에 화화는 원젠에게 살 집을 알아보게 했고 두 사람은 방이 6개인 고급 주택으로 이사했다. 월 임대료가 1만7천파운드였다. 시간이 지난 후 원젠은 아들을 중국에서 데려와 학기당 학비가 6천파운드인 영국 사립학교에 보냈다.
 

   
▲ 영국에서 발생한 사상 최대 규모의 비트코인을 이용한 자금세탁 사건의 주범은 몇 해 전 중국에서 다단계 금융사기를 일으키고 도주한 중국인 사기범으로 드러났다. 암호화폐 거래소 광고가 중국 홍콩의 한 지하철역에 보인다. REUTERS

비트코인 매도해 호화생활
원젠의 주요 업무는 화화 대신 자금 거래를 처리하고 비트코인을 현금화하는 것이었다. 나머지 시간에는 화화와 함께 유럽 각지를 돌며 물건을 사들였다. 화화는 원젠에게 비트코인이 자기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두 사람은 비트코인을 매도한 돈으로 명품시계를 여러 개 구매했고 수만파운드 상당의 보석을 샀다. 2017년 10~12월 원젠은 런던의 유명한 해러즈백화점에서 9만파운드에 달하는 명품 옷과 보석, 신발을 샀다. 원젠은 또 50만파운드로 두바이에 있는 아파트 두 채를 매입했고 1천만파운드로 18세기에 지은 이탈리아 별장도 매입할 계획이었다.
2017년 가을부터 2018년 말까지 원젠은 런던에 있는 부동산중개소를 통해 집을 구했다. 화화는 자기 대신 원젠을 앞세웠고 부동산 매입금은 비트코인을 매도해 충당할 계획이었다. 그들은 북런던에 있는 저택 두 채를 골랐다. 한 채는 2350만파운드, 한 채는 1250만파운드로 수영장과 개인 영화관, 헬스클럽이 딸린 장원(莊園)의 영주가 살던 저택이었다.
최근 영국에서는 자금세탁 수사가 엄격해졌고 호화저택 거래는 중점 수사대상이었다. 자금출처 증명이 불충분하고 비트코인의 출처를 설명하지 못하자 이들의 저택 매입 계획은 실패했고, 이로써 영국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2018년 10월31일 런던 경찰은 원젠과 화화의 주거지를 예고 없이 조사해 휴대전화와 노트북 컴퓨터 등 기기 48대와 디지털 파일 수천 개를 발견했고 비트코인을 보관한 디지털 지갑을 추적해냈다. 몇 년 동안 수사한 결과 영국 경찰은 디지털 지갑에서 비트코인 6만1천 개를 찾아냈으며, 중국에서 발생한 불법 자금모집 사건과 관련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원젠은 법정에서 비트코인이 불법자금인 것을 몰랐고 자신도 사장인 화화에게 속았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사이가 좋았지만 지금 생각하니 내가 이용당한 것이었다.” 그는 구매한 사치품을 본인이 사용하지 않았고 심부름만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영국 검사는 원젠이 자금 은닉에 이용된 피해자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는 화화와 동행할 때 중국과 범죄인 인도조약을 체결한 국가를 피했고 화화와 스웨덴에 가기 전에도 인터넷에서 ‘중국과 스웨덴의 범죄인 인도조약’ 관련 정보를 검색했다. 두 사람은 국경 통과 심사를 피하고자 최대한 자동차를 타고 이동했다. 원젠은 자금세탁 혐의가 인정됐고, 압류된 비트코인의 실제 소유자인 화화는 2020년 8월 영국에서 도주한 후 지금까지 행방이 묘연하다.

고수익 미끼로 투자자 끌어
영국 경찰은 비트코인 6만1천 개와 관련된 중국의 불법 자금모집 사건에 관한 상세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취재 결과 이 사건은 란톈거루이의 불법 대중 예금모집 사건이고 도주한 이 사건의 주범 첸즈민이 바로 화화 또는 화화 언니로 불린 여성이다.
란톈거루이는 2014년 3월 톈진에서 설립됐다. 전자과학기술회사라는 이름을 사용했지만 ‘란톈1호’와 ‘란톈2호’, ‘여우리여우비’ 등 ‘무위험, 고수익’ 금융투자상품 10건을 발행했다. 설명회를 열어 다단계 방식으로 다른 사람을 끌어들여 네트워크를 만들었고 높은 이율로 일반인 투자자를 유혹했다. 그 밖에도 손목에 착용하는 노인 전용 웨어러블 기기 ‘생명팔찌’를 판매해 많은 노인이 속아 넘어갔다.
란톈거루이의 금융상품은 투자기간이 반년에서 2년 반이고 최저 6천위안(약 113만원)부터 6만위안까지 다양하고 상한선이 없다. 최저 100%, 최고 300%의 수익률을 보장했다. 란톈거루이의 한 제품 소개를 보면 10만위안을 투자해 30개월 계약을 체결하면 3일째 되는 날부터 하루 200위안의 이자를 은행계좌로 바로 입금하는데, 다른 어떤 절차도 필요 없었다. 반년이 지나면 하루 이자가 400위안으로 올라서 13개월만 투자하면 원금에 해당하는 10만위안이 발생하고 30개월 투자하면 40만위안 가까운 이자수익이 발생했다. 한 증인은 “다른 고객을 소개해서 상품에 가입시키면 회사가 추천인에게 보상금과 수당을 지급했다”고 말했다.
첸즈민은 자신을 철저하게 숨겼다. 란톈거루이 내부에서도 많은 사람이 그의 진짜 이름을 몰랐고 화화 언니라고 불렀다. 그는 회사의 등록서류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고 원젠 같은 ‘대리인’을 앞세웠다. 란톈거루이의 공개행사에 나타나지 않았고 다른 사람과 사진을 찍지도 않고 영상을 남기지도 않았다.
란톈거루이 사건과 관련된 한 재판에서 란톈거루이의 법적 대표인 런장타오는 이렇게 말했다. “회사를 실질적으로 주무른 사람은 화화다. 나는 매달 월급 3만위안을 받기로 했는데 실제로는 1만2천~1만5천위안을 받았고 1년이 지나자 그마저도 받지 못했다. 그래서 화화를 찾아가서 내가 쓴 돈을 청구해 받았다. 내가 만 3년만 일하면 화화가 100만위안을 주기로 구두로 합의했는데 화화는 100만위안을 주지 않았고 나는 체포됐다”고 말했다.

실질적 자금운용자는 ‘화화’
또 다른 증인 리아무개는 2014년 7월 란톈거루이에 입사했다. 화화의 비서가 돼 일상생활을 도왔으며 화화의 지시사항을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란톈거루이의 진짜 주인은 화화였다”고 말했다.
란톈거루이의 금융투자상품은 전부 화화가 설계했다. 란톈1호는 비트코인, 란톈2호는 자신들이 만든 두어터코인(多特幣, Deal Coin, DTC), ‘여우리여우비’는 비트코인과 두어터코인에 투자한다고 했는데 모집한 자금을 전부 화화가 운용했다.
화화는 란톈거루이 내부에서 교육과 강의를 전담했고 ‘이해심이 많은 언니’, ‘마음이 따뜻한 사람’으로 알려졌다. 란톈거루이의 홍보자료에는 “란톈거루이에는 현실을 초월한 지도자, 화화가 있습니다. 비범한 지혜로 개발팀을 이끌어 잇달아 기적을 창조했고, 보통 사람들의 생각을 뛰어넘는 전략적 사고력을 갖고 있습니다. 화화가 이룬 모든 업적은 개인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항상 자신이 아닌 고객을 생각하고 약자를 생각합니다. 가난하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 인색하지 않습니다. 이런 인간적이고 큰 사랑을 가진 사람을 우리가 믿어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적혀 있었다.
란톈거루이의 본사는 톈진에 있다. 마케팅과 회계, 홍보, 재무 등 4개 부서가 있고, 전국을 창춘, 선전, 시안, 정저우, 청두, 톈진, 우시 등 7개 구역으로 나눴다. 한 증인은 란톈거루이가 초기에는 팀 책임자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했다고 말했다. “팀 책임자가 란톈거루이 상품에 가입한 후 다단계를 통해 추가로 상품에 가입시키면 회사에서 수당을 받았다. 시간이 흐른 후 ‘디지털1호’ 상품을 출시할 때부터 전국을 7개 구역으로 나눴고 영국아이성보험의 상품을 판매했다.”
“영국아이성보험은 사실상 란톈거루이 상품을 판매했다. 돈과 계약서가 란톈거루이로 들어갔지만 도장은 영국아이성보험 직인을 찍었다. 화화는 영국아이성보험이 런장타오 대표가 영국에 설립한 회사라고 말했다. 회사는 이익이 발생하지 않았고 나중에 가입한 투자자의 돈을 먼저 가입한 투자자에게 주는, 이른바 돌려막기로 버텼다.” 앞에서 소개한 증인은 이렇게 말했다. 영국아이성보험은 2017년 3월에 케이맨제도에 등록한 페이퍼 컴퍼니이고 보험사업 허가를 받지 않았다.

ⓒ 財新週刊 2024년 제1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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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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