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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익 미끼로 투자유인 대담한 암호화폐 사기극
[ISSUE] 6조원대 최악의 ‘비트코인 돈세탁’- ② 범행 수법
[170호] 2024년 06월 01일 (토) 웨웨 economyinsight@hani.co.kr

 

웨웨 岳躍 <차이신주간> 기자
 

   
▲ 현재 비트코인 6만1천 개는 영국 경찰에 의해 압류된 상태이며, 2024년 9월 개최될 범죄소득 청문회에서 압류된 비트코인의 처리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2023년 9월30일 중국 홍콩에서 열린 디지털 아트페어에서 방문객들이 소더비 온라인 경매에 부쳐질 비트코인 작품 앞을 지나가고 있다. REUTERS


2017년 중국 톈진시에서 발생한 초대형 불법 자금모집 사건을 주도한 란톈거루이의 상품소개를 보면 비트코인 외에도 두어터코인(Deal Coin, DTC)이라는 암호화폐에 자금을 투자했다. 두어터코인은 란톈거루이가 비트코인을 모방해 ‘발행’한 암호화폐다. 란톈거루이는 두어터코인을 ‘SHA256 알고리듬을 기반으로 한 암호화 디지털화폐이고 4년마다 생산량이 반감된다. 총량은 63억 개’라고 소개했다. 거래 플랫폼인 ‘두어터중국’도 개설했다. 공범의 진술에 따르면 두어터코인을 중국 선전에 있는 한 회사에 맡겨 개발했다.
란톈거루이는 전국 각지에 ‘두어터코인 슈퍼컴퓨터센터’를 설립했고, 전국을 5개 구역으로 나눈 뒤 7개 ‘자동화 채굴장’을 만들어 두어터코인 채굴기 1만8천 대를 배치했다고 홍보했다. 투자자가 채굴장을 직접 방문했는데 채굴장 광경을 본 투자자들은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기계실에 있던 기기들은 폐품으로 처리된 구형 서버였다.
란톈거루이가 투자자를 위해 그린 ‘큰 그림’에는 ‘디지털화폐 세계의 중심이 되겠다’는 계획과 ‘전세계 70여 개 국가에 디지털화폐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가 포함됐다.
란톈거루이의 비트코인과 두어터코인 상품의 신규 투자자 모집이 정체기에 이르자 첸즈민(란톈거루이의 실질적 소유자로 ‘화화’로 불림)은 ‘비트코인의 보험회사’ 영국아이성보험을 만들었다. 란톈거루이 홍보자료를 보면 “영국아이성보험은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디지털화폐 보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디지털화폐는 어떤 국가의 감독도 받지 않고 리스크가 없고 수익성이 높다”고 적혀 있다.

3년간 지속한 폰지사기
이런 허무맹랑한 개념을 바탕으로 첸즈민은 ‘아이성투자보험’ 등 다양한 보험상품을 출시했다. 보험료는 3만위안(약 570만원), 보험기간은 2년이었다. 가입 후 1년이 지나면 이익금 3만위안을 지급해 연간수익률이 100%이고 만 2년이 지나면 다시 이익금 3만위안과 함께 4만5천위안 상당의 가상자산(비트코인, 두어터코인)을 증정한다고 홍보했다.
이런 다단계 금융사기(폰지사기)를 3년 동안 계속했다. 2017년 여름, 전국 각지에서 암호화폐공개(IOC, Initial Coin Offerings)로 벼락부자가 될 수 있다는 환상이 퍼지고 과열 상태에 이르자 중국 정부가 위험을 경고했으며, IOC를 불법 금융활동으로 규정했다. 그해 9월4일 인민은행 등 7개 부처가 감독을 시작해 중국 내 모든 IOC 활동이 중단됐다. 그 후 중국 내에서 암호화폐 거래와 채굴 행위가 전면 금지됐다. 2017년 7월 말 란톈거루이는 시스템 업데이트를 이유로 이자 지급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때 첸즈민은 투자이민 절차를 마치고 새로운 신분으로 도주할 준비가 끝난 상태였다.
영국 경찰이 공개한 정보에 따르면 첸즈민은 2017년 9월 런던에 도착했다. ‘장야디’라는 이름과 세인트키츠네비스연방(The Federation of Saint Kitts and Nevis) 여권을 사용했다. 2017년 7월 발급받은 여권이었다. 이상한 것은 장야디의 여권상 생년월일이 1990년 11월10일인데 첸즈민은 1978년 9월4일에 태어났다는 점이다.
세인트키츠네비스연방은 서인도제도에 있는 섬나라로 이중국적을 인정한다. 일정 금액(최저 25만달러)을 투자한 외국인은 국적을 신청할 수 있고 이 여권으로 영국, 싱가포르 등 여러 국가를 무비자로 갈 수 있다. 그리고 소득세 등 세금 납부 의무가 없다.
2024년 3월8일 테런스 드루 세인트키츠네비스연방 총리는 ‘장야디’의 여권을 말소했으며, 이 여권이 범죄활동에 사용된 소식을 듣고 사용을 중지했다고 밝혔다. 최근 세인트키츠네비스연방 국적을 취득한 후 범죄활동에 가담한 사례가 여러 건 있었다.
한 판결문을 보면 첸즈민은 2015년부터, 즉 란톈거루이를 설립한 후 1년 만에 자산을 영국으로 빼돌릴 계획을 세웠다. “2015년 말에 란톈거루이 직원 30여 명이 영국으로 출장을 갔고 나도 따라갔다.” 한 증인은 “그때 화화가 영국 런던 킹스로드에 란톈거루이 지사를 등록했고 나도 따라가서 봤다”고 말했다.

경제범죄 수사당국의 비리
2017년 12월27일 중국 톈진시 공안국 허둥분국은 란톈거루이의 불법 대중 예금모집 혐의를 수사한다고 밝혔다. 공안부 경제범죄수사국은 2017년 말 톈진에서 란톈거루이 사건의 수사계획을 설명했다. 소식에 따르면 이 사건은 피해액이 430억위안을 넘고 피해자가 13만 명에 달했다. 피해자는 전국 31개 성과 직할시, 자치구에 퍼져 있다.
2019년 6월24일 톈진시 공안국 허둥분국은 런장타오를 비롯한 피의자 50명을 연행했고 그중 28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공안기관이 범죄수익 추징에 최선을 다해서 일부 자금과 부동산, 차량 등 사건 관련 자산을 동결, 압류하는 등 범죄수익 추징과 피해자 보상 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첸즈민이 얼마나 많은 자금을 국외로 빼돌렸는지 파악하지 못했다. 다만 비트코인 6만1천 개를 2017년 1월 초 1개당 1천달러였던 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첸즈민이 최소 5억위안(약 950억원)을 빼돌린 셈이다. 그사이 비트코인 가격이 60배 넘게 올라 약 310억위안(약 5조8600억원)으로 불었다.
첸즈민은 중국 내에서 불법 자금모집 사건에만 연루된 것은 아니다. 란톈거루이 폰지사건의 전말이 적발되기 1년 전인 2016년 8월17일 첸즈민의 창업 파트너인 우샤오룽 란톈거루이 총경리가 중국 랴오닝성 링하이시에 있는 한 호텔에서 란톈거루이 상품설명회를 진행했다. 누군가 이 행사가 다단계 행사인 것 같다고 신고했고 당시 링하이시 공안국 부국장이 대원을 이끌고 호텔로 가서 행사 주최 쪽과 현장에 있던 10여 명을 공안국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그 결과 우샤오룽과 또 다른 직원의 불법 자금모집 혐의를 발견하고 형사 구류(임시 구속)했다. 다음 날 수사팀이 꾸려졌고 당시 링하이시 경제범죄수사대 부대대장 장례가 해당 사건 책임자로 임명됐다.
랴오닝성 진저우시 중급인민법원의 판결문에 따르면, 우샤오룽이 잡혀가자 첸즈민의 지시로 란톈거루이의 직원 판아무개가 우샤오룽의 보석 허가를 받아내려고 사방으로 다니며 청탁했다고 한다. 판은 지인의 소개로 당시 링하이시 상수도회사 부서기 겸 부경리였던 훠젠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고 거액의 사례비를 약속했다.
훠젠은 여러 번 장례를 찾아가서 우샤오룽의 보석 허가를 청탁했고 역시 거액의 사례비를 약속했다. 그는 “상대방이 사례비를 준다고 했다. 돈은 얼마가 들어도 상관없다고 했다”고 말했고 장례는 수락했다. 우샤오룽과 첸즈민은 오랫동안 알던 사이로 란톈거루이도 두 사람이 공동 창업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2016년 8월25일 첸즈민의 동의를 받아 판은 인터넷뱅킹으로 세 차례로 나눠 총 1500만위안의 사례비를 훠젠 개인명의의 중국농업은행 계좌로 송금했다. 같은 해 8월26일 훠젠은 아내 원아무개에게 사례비 가운데 500만위안을 원의 개인명의로 된 중국농업은행 계좌로 이체하고 나머지 1천만위안을 현금으로 찾아서 가져오게 했다. 같은 날 훠젠은 현금 200만위안을 남기고 나머지 800만위안을 장례에게 건넸다.

체포 이후에도 계속된 사기 행각
2016년 9월12일 장례는 우샤오룽이 범죄 사실을 자발적으로 진술했고 구금 기한이 만료됐으며 주요 범죄 사실이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우샤오룽의 보석 신청을 허가했다. 그후 훠젠은 감사비 명목으로 다시 장례에게 30만위안의 현금을 전달했다. 란톈거루이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훠젠은 사례비로 총 670만위안을 챙겼고 장례는 830만위안을 챙겼다.
그러나 훠젠과 장례의 이런 범죄행위는 몇 년이 지난 다음에야 조사받았다. 2022년 6월29일 링하이시 감찰위원회는 링하이시 공안국 경제범죄조사대대 부대대장 장례와 링하이시 자연자원국 국토자원관리소 책임자 훠젠이 심각한 위법 혐의로 링하이시 감찰위원회의 감찰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2022년 9월9일 형사 구류됐고 같은 달 14일에 구속됐다.
링하이시 인민검찰원은 훠젠을 뇌물수수죄, 장례를 뇌물수수죄와 횡령죄, 공금유용죄로 기소했다. 2023년 1월11일 링하이시 인민법원은 훠젠에게 뇌물수수 혐의로 징역 12년, 벌금 100만위안을 선고했다. 장례에게는 뇌물수수 혐의로 징역 10년과 벌금 50만위안, 횡령 혐의로 징역 3년과 벌금 50만위안, 공금유용 혐의로 징역 5년에 처해 총 징역 18년, 벌금 100만위안을 선고했다. 훠젠, 장례는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했다. 진저우시 중급인민법원은 2023년 4월27일 최종 판결에서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을 유지한다고 선고했다.
2016년 8월 투자자들이 만든 소셜미디어 위챗 단체대화방에서 “란톈거루이에 사고가 났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우샤오룽 총경리가 체포된 것을 뜻했다. 그러나 사람들이 칭송하던 화화가 신통한 능력을 발휘하고 우샤오룽이 바로 나타났기 때문에 그들의 폰지사기는 전국 각지에서 1년 넘게 계속됐다.

ⓒ 財新週刊 2024년 제1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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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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