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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차보다 수리비 비싸고 기술 복잡해 전문가 태부족
[TECHNOLOGY] 쏟아지는 전기차, 정비 초비상
[170호] 2024년 06월 01일 (토) 하이코 토비아스 프렝겔 economyinsight@hani.co.kr

 
마모되는 부품이 적고 유지비가 저렴하다. 튼튼하고 내구성이 뛰어나다. 전기차는 이런 장점을 지닌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약점이 드러나고 있다. 자동차 정비소는 과부하 상태고, 숙련된 인력조차도 복잡한 기술에 대처하지 못한다.

하이코 토비아스 프렝겔 Haiko Tobias Prengel
<슈피겔> 기자
 

   
▲ 폴크스바겐의 전기차 모델들이 2022년 4월 독일 츠비카우의 폴크스바겐 공장 주차장에 세워져 있다. REUTERS

광고 속에서 ‘쿠프라 본’은 매혹적으로 빛난다. “열정적인, 전기로 이동하는”이라고 폴크스바겐그룹의 스페인 브랜드 쿠프라는 이 날렵한 소형차를 광고한다.
하지만 독일 베를린 마르찬 지구의 한 정비소 리프트 아래에서 프랑크 스칠라트는 쿠프라 본의 녹슨 구동축을 긁고 있다. 적갈색 녹 조각이 바닥에 떨어진다. “여기는 도장을 하지 않았다”고 자동차 정비전문가 스칠라트는 말했다. 그는 이 발견에 놀란 것처럼 보였다. 이 전기차는 겨우 2만㎞밖에 달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쿠프라는 구동축을 광범위하게 시험했으며 알려진 결함은 없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스칠라트는 4~5년 후에 이 자동차에서 어떤 결함이 있을지 궁금하다.
오랫동안 많은 전기차 운전자는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았다.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전기차는 마모되는 부품이 훨씬 적어 유지보수가 쉬운 자동차로 여겨졌다. 독일 자동차경제연구소는 전기차가 디젤이나 가솔린 자동차보다 유지보수와 수리비를 약 35% 절감할 수 있다고 계산했다. 이 수치는 렌터카 회사와 업무용 차량 운영자에게 특히 매력적이었다.

전기차는 관리가 편하다?
그러나 지금은 이 주장이 사실인지 의심이 커지고 있다. 이는 테슬라, 폴크스바겐 등의 전기차 양산 모델을 몇 년 전부터 일상적으로 운전하면서 분명해졌다. 전기차가 생각했던 것만큼 관리가 편하거나 견고하지 않다는 것이다.
복잡한 전자장치는 자동차를 고장 나기 쉽게 만든다. 특정 부품이 파손되면 내연기관차보다 훨씬 많은 비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전기차 제조업계의 비용 절감 노력도 품질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일부 제조업체는 전기차로 손실을 본 사례도 있고, 내연기관차에 견줘 수익이 감소했다고 한다. 따라서 그들은 가능한 모든 곳에서 비용을 절감하려 한다.
개인 차량 구매자들도 불안해한다. 전기차를 대상으로 한 장기적인 테스트와 연구에서 문제가 지적된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제이디파워(JD Power)에 따르면 배터리차는 내연기관차보다 품질 결함이 훨씬 많다고 한다. 초기 고객들도 전기차를 다시 수천 대씩 퇴출한다.
전세계적으로 봐도 에너지를 절약하는 전기 구동장치로의 전환이 잘 진행되지 않고 있다. 미국에서는 전기차 판매가 제조업체들의 예상보다 부진하다. 유럽연합에서는 내연기관과의 작별을 연기하라는 요구가 높아졌다.
전기차를 지지하는 주요 논거가 사라지는 것일까? 아니면 정비소의 문제는 그저 업계에서 곧 해결할 수 있는 시작 단계의 어려움일 뿐일까?
독일보험협회(GDV)는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결론에 도달했다. 협회 소속 전문가들은 37개의 유사한 전기차 및 내연기관차 모델을 대상으로 손상 빈도를 비교했다. 이에 따르면 전기차의 수리비가 내연기관차보다 평균적으로 3분의 1가량 더 높다. 특히 구동장치의 핵심인 배터리가 고장 날 경우 비용이 더 많이 든다. 배터리 교체 비용이 1만5천유로(약 2200만원) 이상인 경우도 있다.
스칠라트의 정비소에 있는 쿠프라 본도 벌써 배터리가 고장 났다. 스칠라트는 이 차를 회사 차량으로 사용한다. 고장 난 배터리셀은 제조업체에서 보증 계약에 따라 교체해줬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수리된 배터리를 보여줄 수 없었다. 대부분의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배터리가 덮개 밑에 숨겨져 있다. 자동차 정비전문가는 보닛을 열어 보여주었다. 전자 장치도 잘 숨겨져 있어 수리가 더 어렵다. “수리를 하려면 먼저 접근할 수 있게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정비 수요는 늘어나는데, 전문가는 부족하고 비용도 많이 든다고 보험협회는 밝혔다. “대부분의 정비소는 여전히 전기차 정비의 노하우가 부족하다.” 그렇기 때문에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정비소에 더 오래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스칠라트는 전기차 정비를 위해 고전압 기술교육을 이수해야 했다. 고전압을 다루는 작업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어 보호장치와 특수도구가 필요하다. 비용도 상당하다. “1만유로는 내야 한다.”
 

   
▲ 테슬라의 모델3이 2023년 9월 독일 뮌헨 모터쇼에 전시돼 있다. 테슬라 전기차는 한때 유지보수가 필요 없는 것으로 여겨졌으나 그 환상이 깨지고 있다. REUTERS

과부하 걸린 정비소
공인된 정비업체에서도 일이 밀렸다. 독일에서는 매달 수천 명이 전기차로 전환한다. 2024년 초 기준으로 140만 대의 순수 배터리 전기차가 등록됐다. 전기차를 정비하는 데 드는 정비사의 시간당 서비스 비용이 내연기관차보다 비싼 경우가 종종 있다.
테슬라에도 큰 문제가 있다. 독일 브란덴부르크에서 생산하는 모델Y는 2023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승용차다. 하지만 서비스 네트워크의 확장 속도는 그 명성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고객들은 품질문제, 너무 적은 정비소, 긴 대기 시간 등에 불만을 토로한다.
렌터카업체인 식스트와 헤르츠는 더는 참을 수 없었다. 헤르츠는 자사가 보유한 전체 전기차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약 2만 대를 처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유지보수 비용이 너무 높기 때문이었다. 식스트 역시 전기차의 운영비가 비싸다고 판단했다. 이 업체는 2023년 말, 고객들에게 당분간 더 이상 테슬라를 구매하지 않겠다고 알렸다. 대규모 차량을 보유한 다른 회사의 관리자들도 전기차를 불평한다.
수리비가 예상보다 높은 것은 테슬라뿐이 아니라고 한 렌터카업체 직원은 말했다. 그의 회사도 때때로 예비 부품을 더 오래 기다려야 했고, 그동안 차량은 사용되지 않은 채 세워져 있었다. 전기차의 일부 부품은 기존 차량보다 더 비싸다. 심지어 범퍼 패널도 더 비싸다.
사실 대형 렌터카 회사들은 무엇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싶어 한다. 식스트는 2030년까지 유럽 내 운영 차량을 최대 90%까지 전기화할 계획이다. 헤르츠는 ‘공세적 전동화’ 정책으로 독일 연방 교통부에서 자금 지원 확약까지 받았지만 지금은 다시 전기차를 내연기관차로 교체하려 한다.
테슬라와 관련해서는 기대와 현실 사이에 유난히 큰 격차가 있다. 한때 이 차량은 ‘유지보수가 필요 없는’ 것으로 여겨졌다. 테슬라는 과시하듯이 고정적인 유지보수 주기를 폐지했다. 그러나 2024년 독일기술검사협회(TÜV)가 펴낸 정기점검 보고서에서 테슬라 모델3은 결함이 가장 많은 승용차로 선정됐다. 항상 낮은 평가를 받았던 다치아 로건(Logan)보다 더 나쁜 평가다. 테슬라는 <슈피겔>의 차량 품질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검사관들은 종종 테슬라의 브레이크와 차축 서스펜션 문제를 지적했다. 브레이크 디스크의 손상 빈도는 전체 정기점검 대상 차량의 평균보다 4배나 높았다.
전기차는 특히 브레이크 성능이 오래간다고 광고한다. 감속할 때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는 것만으로도 대체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러면 전기모터가 발전기 역할을 하며 에너지를 회수해 배터리로 보내고, 이는 브레이크와 같은 효과를 낸다. 실제 브레이크는 덜 사용하지만, 그 때문에 더 일찍 녹슬 수 있다.
이 문제는 해결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폴크스바겐은 전기차 브레이크의 부식이 증가할 것을 예상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폴크스바겐은 브레이크 디스크의 녹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특수 브레이크 패드를 사용한다.
전기차에 드러난 결함의 홍수는 자동차 전문가들에게 놀라운 일이 아니다. “우리는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만큼 유지보수가 많이 필요하지 않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것은 이제 잘못된 생각으로 판명됐다”고 미하엘 클렘슈타인은 말한다. 대형 자동차 전문기관의 수석엔지니어인 그는 실명을 공개하고 싶지 않아 했다.
실제로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마모되는 부품의 숫자가 적다. 점화플러그, 터보차저, 인젝터 등이 필요하지 않다. 변속기는 1단뿐이다. 대신 다른 약점이 있다. 차대와 차축 서스펜션이 자주 문제를 일으킨다. 클렘슈타인에 따르면, 이들 부품은 내연기관차보다 무거운 전기차의 중량을 고려해 설계하지 않은 게 분명하고, 이 때문에 더 빨리 파손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결함 통계에서 이러한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타이어와 같은 일반적인 부품도 과부하로 더 빨리 마모된다. 이른바 ‘EV 타이어’(전기차 타이어)는 개당 20유로 정도 더 비싸다고 스칠라트는 말한다. 그가 소유한 쿠프라 본의 타이어는 이미 심하게 마모됐다. 하지만 스칠라트는 쿠프라 본의 차대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위시본은 여전히 상태가 좋아 보이고, 고무 부싱도 확실히 강화됐다고 그는 말한다.

위험한 고전압 조작해야
전기차에서 특히 복잡한 부분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네트워킹이다. 배터리를 적절한 온도로 유지하기 위한 냉각 및 가열 회로가 있고, 이 외에 펌프, 컨버터, 수많은 센서도 있다. “구성 요소가 더 복잡하고 내연기관만큼 교체하기가 쉽지 않다”고 클렘슈타인은 설명한다. 게다가 고전압을 조작하는 기술은 위험하다. “이런 시스템은 아무도 수리할 수 없다.”
그렇다면 전기차는 네 바퀴 달린 일회용 제품인가. 렌치나 망치로 여러 자동차 결함을 수리할 수 있던 시절이 더 좋았을까.
독일 도르트문트 응용과학대학 (Fachhochschule Dortmund)의 전기구동 전문가 마르쿠스 토벤은 그렇게 부정적이지 않다. 전기차의 핵심인 모터와 전력·전자장치로 구성된 구동장치는 내연기관차의 구동장치보다 “덜 취약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자동차 기술은 빠르게 발전한다. 자율주행을 목표로 보조 시스템이 지속해서 추가된다. 이는 새로운 잠재적 오류의 원인을 자동차에 도입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토벤은 말한다. 해결책은 사례별로 찾을 수밖에 없다. 전기차 소유자는 업데이트와 리콜에 익숙해져야 할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전기차의 수명을 단축시킬지는 분명하지 않다. 독일자동차클럽(ADAC)에 따르면 차축, 서스펜션 및 브레이크의 더 높은 부하가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또한 배터리가 내연엔진만큼 오래 작동할지도 ‘현재 시점’의 고장 통계로는 답변할 수 없다.
앞으로 제조업체가 가격을 얼마나 낮추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질 것이다. 중국과의 경쟁은 고통스럽고, 가격 전쟁이 격화하고 있다. 유럽 브랜드는 합리적인 가격의 전기차를 빠르게 출시해야 한다.
전기차를 향한 압박이 얼마나 큰지는 폴크스바겐의 ID.3와 e-골프를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폴크스바겐은 테슬라에 대항하기 위해 ID.3을 급하게 개발해 (2019년에) 내놓았다. 처음에는 소프트웨어가 많은 문제를 일으켰다. (2013년 출시됐으나 ID 시리즈로의 전환을 위해) 단종한 e-골프는 오히려 결함이 적었다. 7세대 골프에 기반을 둔 이 모델은 ADAC의 고장 통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바 있다. 폴크스바겐은 이제 ID.3에서 문제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시스템 다운되기도
자동차 정비전문가 스칠라트도 ID.3와 기술적으로 밀접한 관련이 있는 그의 쿠프라 본을 운전하다가 소프트웨어 불운을 겪은 적이 있다. 독일 작센으로 여행하던 중 전체 시스템이 다운되고, 조종석 화면이 갑자기 검게 변했다. 스칠라트는 관련 포럼에서 이것이 폴크스바겐 전기차의 전형적인 문제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뇌사 ID(ID는 ID.3을 의미): 인포테인먼트가 작동을 멈추면 어떻게 되는가’라는 게시글이 올라와 있었다. 쿠프라의 대변인은 “우리 역시 새로운 경험을 해야 했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지는 않았다”며 거의 모든 차량에서 문제가 대부분 해결됐다고 설명했다.
스칠라트는 당시 사건을 별다른 저항 없이 수용했다. 어쨌든 자동차는 계속 달렸기 때문이다. “전기차는 모두 초창기의 질병을 겪고 있다.”
회사 차는 쿠프라 본이지만, 그는 개인적으로는 올드 클래식카를 운전한다. 배기가스는 있지만 기술은 더 간단하다.

ⓒ Der Spiegel 2024년 제12호
Das Märchen vom soliden Elektroauto
번역 황수경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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