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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 고통 주민 전기료 할인 바람 강하면 최대 50% 싸져
[ENVIRONMENT] 풍력발전 지역에 ‘팬클럽’
[170호] 2024년 06월 01일 (토) 슈테판 슐츠 economyinsight@hani.co.kr

 
독일 브란덴부르크주의 작은 도시 그로스레셴에서는 주민이 ‘풍력발전단지 팬클럽’에 가입하면 전기료를 할인받는다. 이 모델은 에너지전환을 향한 호응을 높일 수 있을까.


슈테판 슐츠 Stefan Schultz <슈피겔> 기자
 

   
▲ 독일 브란덴부르크주의 작은 도시 그로스레셴은 주변이 온통 풍력발전기로 둘러싸여 있어 소음이 심하다. 전력공급사인 옥토퍼스에너지는 2023년 5월부터 주민들에게 전기료를 할인해줬다. 옥토퍼스에너지 누리집

그로스레셴은 풍력발전기에 둘러싸여 있고 카르슈텐 젬슈(52)도 마찬가지다. 저녁마다 테라스에 앉으면 발전기 로터(회전자)가 쉭쉭거리며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밤이 되면 회전축의 붉은 신호 불빛이 (항공기가 식별할 수 있도록) 유에프오(UFO)처럼 깜박거린다. 주일예배를 위해 일요일에 교회를 가면, 교회 위 하늘에 우뚝 솟은 풍력발전기 타워를 마주한다.
젬슈는 친환경 에너지전환을 지지한다. 그는 아이들에게 오염되지 않은 환경을 물려주고 싶다. 하지만 집 문 앞에 있는 풍력터빈의 소음은 견디기 힘들다. 그가 2001년 부모의 집으로 돌아온 뒤 50기에 달하는 풍력터빈이 집 주위에 설치됐다. “삶의 질이 저하됐다. 하지만 우리는 아무것도 보상받지 못했다.” 대부분 그렇듯이 풍력발전소 수익은 투자자들에게 돌아간다. 풍력발전 붐으로 그로스레셴 주민들이 감당해야 하는 비용은 되레 상승했다. 친환경 전기가 많이 생산돼 전력망을 확충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로스레셴의 전기료가 더 비싼 이유다.
젬슈는 종종 자신이 율리 체의 소설 〈운테를로이텐〉(Unterleuten) 속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소설에서 풍력발전단지는 한 마을 전체에 재앙을 몰고 왔다. 다만 소설과 달리 이곳에서는 아직 사람들이 죽어나가지는 않았다.

전기료 30% 줄어
하지만 2023년 5월 후, 풍력발전단지에 대한 젬슈의 생각은 달라졌다. 전력공급사인 옥토퍼스에너지(Octopus Energy)가 벌인 전기료 할인 캠페인 덕분이었다. 이 회사는 레스코브 인근에서 7개의 풍력터빈을 관리한다. 풍력터빈이 충분한 전기를 생산하면 인근 지역 고객들은 할인 혜택을 받는다.
시속 11㎞ 정도로 바람이 약할 때에는 킬로와트시(㎾h)당 전기료가 20%가량 내려가고, 바람이 강하게 불 때는 50% 내려간다. 옥토퍼스에너지는 이를 ‘풍력발전소 팬클럽’이라고 부른다. 아마도 ‘1. FC 풍력발전’이라고 이름 지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젬슈는 이름은 상관없다고 말했다. 어쨌든 그의 가족은 팬클럽에 가입한 이후 돈을 많이 절약했기 때문이다.
3대가 함께 사는 그의 집에서는 해마다 약 5천㎾h를 소비한다. 여기에는 사슴농장의 전기 울타리 비용도 포함돼 있다. 풍력발전소 할인 덕분에 월 전기료를 최대 30%까지 줄일 수 있었다. 이는 가족들이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을 골라 전기자동차를 충전하고 세탁기를 돌리는 노력을 한 덕분이기도 하다.
독일 옥토퍼스에너지의 책임자인 바스티안 기룰은 이 요금제로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고자 했다. 우선 풍력발전단지를 향한 지역주민의 호응도를 높이는 것과 지역 풍력터빈이 전력을 많이 생산할 때 사람들이 전기를 더 소비하도록 장려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전력망 부담을 분산할 수 있다.
이 전략은 옥토퍼스에너지가 여론조사기관인 시베이(Civey)에 의뢰한 설문조사에서도 확인됐다. 이 조사에 따르면 1만 명의 응답자 중 3분의 2가 풍력발전 수익이 주민에게 더 많이 돌아가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풍력터빈에 반대하는 사람 중에도 5분의 1은 전기료를 50% 할인해주면, 인근 지역에 풍력발전단지 건설을 수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옥토퍼스에너지는 팬클럽 구상을 확대하고 싶다. 본사가 있는 영국에는 이미 수천 명의 회원을 보유한 4개의 팬클럽이 있다. 회사 쪽에 따르면 2만2천 개의 마을에서도 관심을 보인다. 대규모로 풍력터빈이 들어선 독일에서도 이 모델이 풍력발전을 향한 호응을 끌어낼 수 있을까.
이 분야 전문가로 ‘지상풍력발전협회’에서 일하는 위르겐 퀸틴은 회의적이다. 팬클럽 아이디어를 좋게 생각하지만 말이다. 협회에는 연방정부 부처, 주정부 부처, 지자체 산하기관도 속해 있다. “소비자들에게 직접적으로 전기를 (할인해) 공급하려면 풍력발전기 소유주가 동시에 전력공급업체여야 한다. 그게 제일 걸림돌이다.”
소유주가 전력공급업체인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의 풍력발전소 소유주는 전기를 직접 판매하지 않고 공급업체에 맡긴다. 관료주의적인 절차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퀸틴은 간단한 해결책이 있다고 생각한다. “풍력발전소 운영자와 에너지 공급업체가 더 자주 협력해야 한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 여러 소도시에서 지역 전력회사와 협력하는 풍력단지 개발업체 베스트팔렌빈트(Westfalenwind)가 바로 이런 협력 방식을 잘 보여준다. 이 소도시들에서는 풍력터빈이 돌아가는 곳마다 주민이 싼 요금으로 전기를 사용한다. 공급업체들은 이 돈을 베스트팔렌빈트로부터 돌려받는다. 하지만 풍력발전 운영자의 수익이 줄어서 아직 많은 업체가 이 방식을 따라 하지는 않는다. 지역 주민과 더 나은 관계를 맺기 위해 돈을 들이려는 업체는 거의 없다.

국가가 더 강력하게 개입해야
그렇다면 국가가 더 강력하게 개입해야 하나. 재생가능에너지법(EEG) 확대도 생각해볼 법하다. 이 법의 제6항은 이미 지상 풍력발전 설비 운영자가 수익에서 ㎾h당 최대 0.2센트를 지자체에 제공하는 것을 허용한다. 몇몇 주에서는 발전소 운영자가 수익의 일부를 돌려주라고 의무화한 자체 법률도 통과시켰다. 그러나 시민들이 직접적으로 금전적인 수익을 받는 것은 어느 곳에서도 의무가 아니다.
연방경제부는 재생가능에너지법을 개정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제6항은 일차적으로 풍력발전소 수익의 일부가 지자체에 돌아가는 것을 부정부패로 판단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지역주민에게 혜택을 주는 것은 합법이며 모든 사업자에게는 이렇게 할 자유가 있다. 단지 자발적으로 그렇게 하는 업자가 거의 없을 뿐이다.
젬슈는 국가가 더 많이 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매일 풍력터빈과 함께 사는 사람들에게도 직접적인 보상을 줘야 공정하다.” 그래야만 사람들은 풍력발전단지 설치를 받아들일 것이다.

ⓒ Der Spiegel 2024년 제17호
1. FC Windenergie
번역 이상익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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