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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강국 한국은 ‘울산’ 딛고 일어설 수 있나?
[저자에게 듣는 경제와 책]
[170호] 2024년 06월 01일 (토) 양승훈 flyinghendrix@gmail.com

 

양승훈 경남대학교 교수
 

   
 

<울산 디스토피아, 제조업 강국의 불안한 미래>
양승훈 지음 | 부키 | 1만9800원

<울산 디스토피아, 제조업 강국의 불안한 미래>는 평범한 사람들이 땀흘려 일궈낸 노동자 도시이자 중화학공업화로 수출주도경제를 일으키려고 국가가 산업화의 선도기지로 설정했던 산업도시 울산에 대한 이야기다. 즉 울산 이야기는 울산이라는 도시 이야기 그 이상이다. 울산은 전국 시도 중 지역내총생산(GRDP) 1위, 수출 2위의 도시로 ‘부자 도시’이자, 3대 산업(자동차·조선·석유화학)을 보유한 ‘수출 역군 도시’인데, ‘디스토피아’라니 대체 이게 무슨 소리인가.
연구를 할수록 울산이 ‘쉽지 않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2030년 울산에는 정규직과 고소득자, 고학력자가 없는 상황이 될 터다. 매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수천 명의 생산직 노동자들, 특히 우리가 ‘노동 귀족’이라고 말하는 1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는 노동자들이 정년퇴직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정규직 생산직 신규채용은 10년 가까이 없었다가 2023년, 2024년 각 400명씩 800명 채용하는 것 외에 계획이 없다. 매년 1천 명 이상의 순 감소가 벌어지고 있다.

쇠락하는 산업도시
현대중공업도 마찬가지다. 퇴직하는 정규직 생산직 인원에 턱없이 못 미치는 인원만 채용하고 있고, 사내하청 비율은 끝 간 데 없이 늘어나고 있다. 타 산업 대비 낮은 임금이 돼버린 조선소 사내하청에 지원하는 ‘내국인’이 줄어든다는 명목으로 법무부와 합의해 외국인 노동자 비율을 30%까지 채울 수 있게 됐고, 울산 동구에는 7천 명 가까운 외국인 인구가 등록됐다. 같은 시점 울산에서 ‘고학력자’들을 품어내던 연구개발센터와 엔지니어링 센터가 지속해서 수도권으로 향했다.
이미 현대자동차의 모든 연구개발센터가 수도권(서울·경기도 화성·광명시)으로 향했고, 그나마 남아 있던 연구개발 기능의 자동차시험주행장 자리에는 2025년 전기차전용공장이 들어설 예정이며, 현대중공업은 중간지주회사 한국조선해양을 세우면서 연구개발과 설계 인원을 계속 경기도 판교로 북상시키고 있다.
진짜 문제는 울산이 제조업 내에서 점유하는 위치가 망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제조업 원청 정규직 생산직 노동자들의 고소득을 유지해온 부자 도시의 전망이 붕괴되고, 시험공부를 잘 못해도 열심히 일하면 중산층이 될 수 있었다는 ‘울산의 꿈’이 무너지는 과정 속에서, 전국적으로 진행 중인 ‘지방소멸’ 속에서, 울산마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예측이 보인다는 게 문제 아니겠나. 포항, 창원, 거제, 여수 등 전국 비수도권 산업도시 역시 같은 경로를 겪을 공산이 크다. 울산시는 2023년 하반기 인구가 늘었다고 보도자료를 냈는데 유입인구의 다수는 외국인이었다. 전국적인 비수도권의 ‘인구 감소’ 속에서 울산도 예외가 아니다.
왜 이렇게 됐나? 이 책은 1987년 이후 울산의 적대적 노사관계가 만들어낸 자동화와 사내하청화, 1970년대 이후 계속 전개된 국가의 공간분업 계획을 제조업의 변화부터 혁신이론의 눈으로 살핀다. 종국적으로 산업의 관행과 공간분업이 어우러져 고학력화 시대 지역 청년(특히 여성)들을 수도권으로 밀어내는 기제인 산업가부장제를 사회학적 방식으로 분석한다. 이런 분석 속에서 자동화와 로봇의 활용, 엔지니어 주도 혁신으로 숙련노동자가 필요 없어지고, 사내하청을 활용해도 생산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엔지니어링과 멀어져 그저 생산 하청기지로 전락하게 될 위험에 빠진 울산의 모습이 등장한다.

무너지는 ‘울산의 꿈’
새로운 길을 열 수 있다면 울산이 만들어냈던 ‘공부 잘해 출세하는 꿈’에서 벗어나 ‘평범한 사람들의 중산층의 꿈’을 복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책은 지금까지 해온 경로에서 이탈하기 위해 제시된 ‘부울경 메가시티 프로젝트’를 비롯한 다양한 정책적 방법을 탐색한다. ‘울산 문제’는 비단 울산만의 것이 아니라, 50년 이상 한국 사회를 지탱한 제조업 주도 사회가 빠져버린 문제다. 디지털 전환, 그린에너지 전환, 국토계획의 전환이 요청되는 지금, 풀리지 않는 제조업 강국이 처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울산의 문제를 살펴보는 데서부터 출발해보길 권한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재탄생
제이컵 맥도너 지음 | 변영진 옮김 | 에프엔미디어 | 2만원
워런 버핏이 망해가던 섬유공장 버크셔 해서웨이를 인수해 빠르게 자본을 불리고 거대한 복합기업으로 재탄생시킨 비결을 파헤쳤다. 자본 효율적인 기업인수, 상황에 맞는 부채 조달, 유가증권 투자 등 버핏의 현란한 자본 배분 플레이에 초점을 맞췄다. 40~70년 전 연차보고서와 재무 데이터를 찾아 깊게 분석했고 500개가 넘는 주석으로 신뢰도를 더했다. 버크셔 해서웨이 2023년 공식 추천 도서에 올랐다.
 

   
 

K반도체 쇼크, 이미 시작된 미래
최윤식 지음 | 인플루엔셜 | 1만7500원
K반도체 위기론이 뜨겁게 타오르고 있는 지금, 국가경제의 많은 부분을 반도체산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다가올 미래에 철저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 한국 경제의 장기 저성장 가능성을 경고하고 2020년 미국 주식시장 대폭락을 예측해 주목받았던 저자가 이번에는 대한민국 반도체시장을 예측한다. 그는 이 책에서 K반도체 시장에 일어날 수 있는 7가지 최악의 위기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아이디어 물량공세
제러미 어틀리 외 지음 | 이지연 옮김 | 리더스북 | 2만3천원
이 책은 비즈니스 문제에 대한 만능열쇠 같은 책이다. 브레인스토밍만 하면 입을 꾹 닫는 팀과 조직 전체의 창의성을 증폭하는 과학적 방법은 물론, 신사업 론칭, 고객 선호도 측정, 공급망 개선, 신규 고객층 확보 등 현실에서 마주할 거의 모든 비즈니스 난제를 다루고 있다. 창의적이고 실용적인 문제해결법을 담은 이 책은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비즈니스 현장의 지침서가 돼줄 것이다.
 

   
 

중국공산당, 그 100년
이시카와 요시히로 지음 | 강진아 옮김 | 리더스북 | 1만9천원
중국공산당은 어떻게 초거대 집권당이 됐는가? 세계 제2의 경제력과 철저한 관리 사회인 중국을 지배하는 것은 중국공산당이다. 이 책은 중국공산당의 100년 여정을 따라가며 초거대 집권당이 되는 과정과 이 조직의 핵심 속성은 무엇이며 어떻게 형성됐는지 다각·심층적으로 밝힌다. 저자는 중국공산당 연구의 독보적 학자이며 이 책으로 ‘아시아태평양상’과 ‘시바료타로상’을 받았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24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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