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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버스·엠브라에르 새 기종·부품 개발 박차
[BUSINESS] 보잉은 어떻게 망가졌는가- ③ 앞서가는 경쟁기업들
[169호] 2024년 05월 01일 (수) 마르코 에베르스 economyinsight@hani.co.kr

 
에어버스와 브라질의 신생기업인 엠브라에르는 어떻게 보잉의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고 있는가.

마르코 에베르스 Marco Evers
게랄트 트라우페터 Gerald Traufetter
<슈피겔> 기자
 

   
▲ 보잉이 쇠락의 길을 걷는 동안 경쟁업체인 에어버스는 새로운 기종 개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욤 포리 에어버스 최고경영자가 2023년 7월 프랑스 툴루즈에서 A321네오(neo)의 새 조립라인 완공을 기념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REUTERS

추락 사고, 제조 결함, 떨어져 나간 기체 일부…. 다른 업계에서라면 보잉과 같은 문제를 안고 있는 회사는 시장에서 사라졌을 것이다. 라이언에어(Ryanair)의 사장 마이클 오리어리는 최근 “엉망진창”이라며 보잉을 비난했다. 주요 고객인 유나이티드항공은 다른 곳에 비행기를 주문하겠다고 위협한다.
하지만 문제는 그리 간단치 않다. 항공 운송량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유일한 경쟁자였지만 이제는 보잉보다 훨씬 더 커진 에어버스는 향후 10년간 주문 예약이 꽉 차 있다. 최근 에어버스는 프랑스 툴루즈에 세 배나 큰 규모의 최종 조립센터를 완공했다. 이는 마치 위기에 처한 미국의 경쟁사에 대한 승리를 기념하는 승전비 같은 것이 됐다.
툴루즈-블라냐크 공항에서 열린 연례 기자회견에서 에어버스는 자사의 성공을 자랑스럽게 발표했다. 기자들은 에어버스 사장인 기욤 포리가 가장 큰 경쟁업체의 쇠락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했다. 포리는 보잉을 향해 나쁜 말을 하지 않으려 했다. 현재 보잉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에어버스는 조롱보다는 우려를 표했다. 공급업체가 동일한 경우가 많고, 에어버스도 비행기 제작 과정에서 시간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매일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처리해야 한다”고 에어버스의 안전관리자 니콜라스 바르두가 말했다. 납품 전에 제때 결함을 감지하고 수정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
에어버스그룹의 모든 부서에는 ‘안전책임자’가 상주하며 위험을 찾아낸다. 이들의 임무는 자신의 업무와 안전이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직원들까지 안전 강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하는 것이다. “모두가 안전을 책임져야 한다”고 바르두가 전했다.
에어버스는 현재 매달 약 45대의 A320 기종 제트기를 생산한다. 수요가 많아 2026년부터는 생산량을 월 75대로 늘릴 예정이다. 전세계 4개 공장에서 신규 직원 수천 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많은 새내기 직장인이나 이직자가 포함될 것이다. 포리는 “이는 우리가 인지하는 위험요소로, 이에 최대한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입사원들은 강도 높은 훈련을 거치고, 경험 많은 동료들로부터 교육받을 것이다. 우리는 한 명도 빠짐없이 실수한 것은 없는지 계속 돌아보도록 만들어야 한다.” 안전을 강화하는 유일한 방법은 끊임없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일에 대비하는 것”뿐이다.
에어버스는 현재 보잉에 꿈만 같은 일을 시작했다. 바로 A320의 후속 기종이 될 새로운 모델 개발이다. 2035년 직후에 출시할 이 중단거리 항공기는 100% ‘지속 가능한 연료’(SAF)를 쓰고 경량 소재로 제작될 것이라고 포리는 말했다. 좌석당 연료 소비량은 A320네오(neo)나 737맥스보다 20% 적을 것이다. “이 항공기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의 핵심”이라고 포리는 밝혔다.
이는 선전포고나 다름없다. 브라질의 항공기 그룹인 엠브라에르 같은 새로운 경쟁자에게도 선전포고나 마찬가지다. 브라질의 대도시 상파울루 근처, 상조제두스캄푸스의 공장에서 호드리구 시우바 이소자가 캐나다의 항공사에 인도될 준비를 마친 항공기를 둘러본다. 이 엔지니어는 항공기 날개 아래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모양새를 주목해주세요. 새의 날개와 비슷합니다.”
엠브라에르는 현재 세계 3위의 항공기 제조업체다. 지금까지 이 회사는 소형 항공기라는 틈새시장을 개척해왔다. 엠브라에르의 항공기는 최대 150석이지만, 에어버스 A320만큼 멀리 비행할 수 있다. 이 회사는 군용수송기와 개인용 제트기도 판매한다. 엠브라에르에는 1만8천 명이 근무하며 네덜란드항공(KLM), 유나이티드와 같은 유명 항공사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 보잉의 공백을 메울 항공기 제조사가 있다면 바로 이 브라질 회사일 것이다.
이 회사의 부사장인 시우바 이소자가 거대한 금속 날개의 윤곽을 따라 손을 움직인다. 이 날개 모양은 기체 역학적으로 뛰어날 뿐 아니라, 날개에 더 큰 엔진을 부착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덕분에 많은 양의 연료를 절약할 수 있다.”

엠브라에르의 고민
시애틀과 툴루즈의 두 거대한 경쟁사는 최근 몇 년 동안 연료를 절약할 수 있는 엔진을 장착한 것 외에는 항공기를 거의 바꾸지 않았다. 시우바 이소자는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연구했다”며 날개와 랜딩기어, 동체 등을 예로 들었다. 그리고 더 낮은 비용으로 이를 해낼 수 있다고 했다. 엠브라에르가 ‘E2’ 모델 개발에 투자한 금액은 약 20억달러다. 에어버스와 보잉에 비하면 적은 비용이다.
엠브라에르는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에 직면했다. 에어버스와 보잉의 진정한 경쟁자가 될 모델을 개발해야 할까? “이 일이 잘못되면 회사 전체를 망칠 수도 있다”고 시우바 이소자는 우려했다. 이는 공교롭게도 보잉과 관련 있다. 2019년 보잉은 엠브라에르의 민간항공 사업부문을 인수하려 했다. 그러나 보잉은 재빨리 인수를 취소했고, 두 회사는 여전히 법정에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엠브라에르의 최고경영자(CEO) 프란시스쿠 고메스 네투는 팬데믹 기간에 공급망이 무너지고 항공사들이 주문을 취소하면서 분리됐던 회사를 통합해야 했다. 당시 엠브라에르는 적자에 빠졌다. 2년 전부터 회사는 다시 수익을 내고 있지만, 네투는 신중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회사가 재정적으로 안정되는 것이다. 2년 뒤 회사 상황을 살펴본 뒤 대형 제트기의 개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네투는 직원들을 신뢰한다. “엠브라에르는 브라질 모든 엔지니어의 꿈이다.” 에어버스와 보잉은 엠브라에르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작은 공장을 열었다. 유능한 젊은이를 끌어가기 위한 것이라고 네투는 믿는다. 그리고 엠브라에르가 보잉과 에어버스를 위협하는 존재로 성장했다는 의미로 이를 받아들인다.

ⓒ Der Spiegel 2024년 제11호
Einer verliert, zwei gewinnen
번역 이상익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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