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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름다운 해고? 그런 것은 없다
[INTERVIEW] ‘해고 컨설팅사’ 폰룬트슈테트의 CEO 조피아 폰룬트슈테트
[169호] 2024년 05월 01일 (수) 코르넬리아 슈메르갈 economyinsight@hani.co.kr

 
조피아 폰룬트슈테트(51·Sophia von Rundstedt)는 직원을 해고해야 하는 기업을 컨설팅한다. 그는 상사들이 해고 과정에서 어떤 실수를 저지르는지, 현재 정리해고 물결의 이면에 무엇이 있는지 설명한다.


코르넬리아 슈메르갈 Cornelia Schmergal <슈피겔> 기자
 

   
▲ ‘해고 컨설팅사’ 폰룬트슈테트의 CEO 조피아 폰룬트슈테트는 세상에 ‘아름다운 해고’는 없다고 잘라말한다. 폰룬트슈테트 누리집

“휴지를 준비하고, 명확하게 의사소통하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라.” 조피아 폰룬트슈테트는 기업에 다소 ‘우아하게’ 직원과 이별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의 아버지는 1985년 컨설팅회사 폰룬트슈테트(von Rundstedt)를 설립해, 독일에서 경영인들이 완곡하게 ‘아웃플레이스먼트’(Outplacement, 재취업·전직 지원 서비스)라고 부르는 이 사업을 최초로 시작한 인물이다. 변호사인 그의 딸 조피아는 현재 정규 직원 약 180명을 지휘한다.
독일 기업이 일자리 수천 개를 줄이고 있다. 당신 회사도 일이 많아졌을 것 같다.
그렇다. 많은 기업이 재편과 감원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기부터 쌓인 문제다. 당시 기업은 노동시간 단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나자 충격에 싸였다. 지금은 문제가 너무 커서 실제로 직원을 해고할 수밖에 없음을 깨닫고 있다.
경제가 나빠지면 당신의 사업은 잘되는가.
항상 그랬다. 하지만 우리가 하는 일이 달라졌다. 지금은 단순히 기업의 인력 감축을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기업이 변화 과정에 어떻게 자리매김해야 하는지, 그리고 미래 직업을 위해 사람들이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등도 컨설팅한다.

대기업들 해고 시작
현재 바이엘, 폴크스바겐, 에스아페(SAP), 자동차부품 업체 체트에프(ZF) 등이 비용 절감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 기업들이 당신 회사의 컨설팅을 받고 있는가.
고객사는 말할 수 없으니 양해해달라. 일자리 감축은 민감한 주제다. 하지만 뉴스에 등장하는 기업 중 일부는 우리 회사에 낯선 곳이 아니다. 예를 들어 지난 3년 동안 우리는 레오니(Leoni), 코니카(Konica), 미놀타(Minolta), 오펠(Opel)을 위해 일했다.
당신의 아버지는 독일에서 최초로 아웃플레이스먼트 컨설팅회사를 설립했다. 현재까지도 이 사업을 뜻하는 독일어는 없다. 주변 사람에게 당신의 직업을 어떻게 설명하는가.
‘진로 재조정을 위한 컨설팅’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 우리는 해고로 갑자기 원치 않는 변화에 처한 사람을 돕는다.
하지만 당신은 그런 사람을 방금 해고한 기업에서 보수를 받는다.
첫 번째 고객은 우리 일에 보수를 지급하는 기업이다. 우리는 경영자들에게 해고에 대처하는 올바른 방법을 보여준다. 하지만 새로운 진로 전망을 해당 직원에게 제시하는 일도 맡는다. 물론 그것은 해고 제안의 일부인 경우가 많다.
해고 결정자와 해고 대상자에게 동시에 조언하는 것은 모순이 아닌가.
아니다. 우리 관점에서는 사람들에게 변화가 가져올 기회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해고 대상자들이 이직 과정을 공정하다고 느끼고, 좀더 이상적으로 고맙게 여긴다면, 이직 절차를 더 빨리 처리할 수 있고 우리가 보여주는 새로운 진로 전망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우리는 항상 중립적인 제3자로 행동하려고 노력한다. 결국 누군가가 해고 계약에 서명할지는 자발적인 결정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우리가 해고 결정권자의 연장선으로 인식되지 않는 것이 도움된다.
그렇게 한다고 해고된 사람들이 정말 믿을까.
우리는 감원 여부나 어떤 직원이 회사를 떠나야 할지 결정하지 않는다. 아무 일자리나 들이대는 것이 아니라, 해당인에게 적합한 새 일자리를 찾도록 조언한다. 또한 대체로 직장평의회와 조율해 일한다.
해고 면담을 직접 진행하는가.
조지 클루니가 출연한 그 할리우드 영화가 나온 이후 나는 항상 이런 질문을 받는다.
영화 <인 디 에어>(Up in the Air)에서 조지 클루니는 컨설턴트로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고객회사 직원들에게 회사가 그들을 해고하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당신은 그렇게 하지 않나.
물론 기업에서 그런 일을 맡아달라고 요청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모든 고객회사에 해고 사실을 직접 통보하라고 촉구한다. 해고 면담은 아름답지 않은 일이지만 모든 회사가 맡아야 할 관리 업무 중 하나다.
 

   
▲ 현재 바이엘, 폴크스바겐, 에스아페(SAP) 등 독일 대기업들은 일자리 감축을 포함한 비용 절감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독일 레버쿠젠에서 라인강을 따라 형성된 바이엘 산업단지 모습. REUTERS


해고 통보에 기절하기도
해고 면담을 피하기 위해 당신 같은 컨설턴트 업계의 도움을 받는 상사도 있다. 미국 스타트업 클라우드플레어(Cloudflare)의 전 직원은 자신이 해고당하는 영상을 틱톡에 올렸다. 화상면담에서 그가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그가 해고돼야 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도 없는 아웃플레이스먼트 컨설턴트와 마주 앉아 있었다.
이런 면담을 낯선 사람에게 넘겨서는 안 된다. 그것은 사람에 대한 존중의 문제다. 이런 행태가 고용주에게 오히려 손해를 끼친다는 것을 차치하더라도 그렇다. 틱톡 같은 플랫폼이 투명성을 제공하는 것은 새로운 발전이다. 회사 내 해고 문화를 많은 사람이 볼 수 있게 됐다. 독일에도 직원들이 자신의 경험을 보고하는 고용주 평가 포털인 쿠누누(Kununu)가 있다. 기업은 그 영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특히 숙련노동력이 부족한 지금 같은 시기에는 평판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고객회사에 어떤 방식을 추천하는가.
해고 면담은 항상 개인적으로 해야 하고, 금요일이나 저녁 시간에 하지 말아야 한다. 사람들은 충격을 소화해야 하고, 변호사와 상담하고 싶을 수도 있다. 또한 절대 잡담으로 시작하지 말아야 한다. 냉소적 태도로 인식될 수 있다. 무엇보다 해고 통지를 명확하게 표현해야 하는데, 많은 관리자가 이것을 잘하지 못한다.
당신이 내 상사이고 나를 해고하려 한다고 가정해보자. 당신은 뭐라고 말하겠는가.
이렇게 얘기할 수 있다. ‘안타깝지만 당신은 오늘 아침 업무회의에서 어떤 변화가 있을지 이미 들었을 것이다. 불행히도 당신 자리도 영향받아 당신과 헤어져야 한다.’
냉정하게 들린다. 이 시점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눈물을 터뜨리는가.
어떤 이는 충격받고, 어떤 이는 공격적이 되고, 어떤 이는 운다. 기절하는 사람도 있다.
관리자는 이런 반응에 어떻게 대비할 수 있나.
우리는 세미나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역할극에서 해고당하는 사람의 의자에 앉아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항상 진정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또한 상대방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더라도 메시지는 엄격하게 고수해야 한다.
공감은 해로운가.
메시지를 희석한다면 해로울 수 있다.
고용주로서 가장 힘들었던 해고 면담은 무엇이었나.
첫 번째 면담이었다. 당시 나는 30대 초반이었다. 우리 회사에서 꽤 많은 교육을 맡았던 여성 직원을 해고해야 했다. 상대방을 잘 알수록 해고 통보가 어려워진다.
지금까지 들어본 것 중 가장 아름다운 해고는 무엇이었나.
그런 건 없다.

최악의 해고 사례들
최악의 해고는.
우리는 이미 극단적인 사례를 알고 있다. 아침에 출근해 지하 주차장에 들어가려는데 직원 명부에서 삭제돼 주차카드가 더는 작동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와츠앱이나 전자우편으로 해고를 통보하기도 한다. 이는 인간적으로나 법적으로나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일론 머스크는 현재 엑스(X)라고 부르는 트위터를 인수했을 때, 해고하려는 직원들의 전자우편 계정을 하룻밤 사이에 모두 차단했다. 아마존은 미국에서 ‘봇’(휴머노이드 로봇)을 이용해 사람들을 해고했다. 해고 관행이 점점 더 잔인해지는 것이 아닌가.
미국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 미국에서는 노동자가 갑자기 사직서를 낼 수 있고, 몇 분 안에 짐을 싸서 사무실을 나가라는 요청을 받을 수도 있다. 독일에서는 그런 일이 불가능하다. 이곳에서는 해고 관습이 그 정도로 야만화하지는 않았다.
수년 동안 기업에서는 조기퇴직 프로그램 등으로 주로 고령 직원을 해고했다. 이 방법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가.
비용 압박이 심할 때 기업들은 여전히 젊은 직원보다 나이 든 직원을 먼저 해고한다. 보통 젊은 직원보다 고령 직원에게 드는 비용이 더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많은 노하우를 가진 사람을 잃는 것을 뜻해 문제가 된다. 또한 ‘사회적 선택 기준’에 따라, 즉 부양가족이 없거나 근무연수가 짧은 젊은이만 해고하는 것도 좋지 않다. 잘 훈련된 젊은이는 쉽게 다시 데려올 수 없다. 이것은 딜레마다. 하지만 기업들은 노동법상 가장 쉬운 길을 선택하는 일이 많다.
노동법이 시대를 잘 반영하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독일에서는 성과가 불만족스럽다는 이유로 직원을 해고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회사에서 운영상의 이유를 들어 해고하는 일이 많다. 이렇게 되면 당사자는 정직한 피드백을 받을 기회를 박탈당한다. 그들은 ‘왜 내가 해고되느냐’고 묻는다. 고용주는 그 이유를 정직하게 대답할 수 없다.

대량실업 시대는 끝났다
당신 회사가 설립될 때 독일의 전국 실업률은 9.3%였고, 실직의 두려움은 한 세대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다시 대량실업이 일어날까.
이변이 없는 한 대량실업 시대는 끝났다고 생각한다. 인구통계학적 변화만 봐도 알 수 있다.
당신에게는 나쁜 일이 아닌가. 가까운 미래에 할 일이 없어진다는 뜻이니까.
그 반대다. 일자리는 전반적으로 줄어들지는 않겠지만 놀라운 속도로 변화할 것이다. 사람들은 회사와 직업을 더 자주 바꿀 것이다. 이를 관리하기 위해 기업은 우리 도움이 필요하고, 우리도 그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 Der Spiegel 2024년 제13호
Manche sind geschockt, manche fallen in Ohnmacht
번역 황수경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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