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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주도 성장 정책이 핵심”
[COVER STORY]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에게 묻다- ② 위기 극복 방법
[168호] 2024년 04월 01일 (월) 왕리웨이 economyinsight@hani.co.kr

 

왕리웨이 王力爲 <차이신주간> 기자
 

   
▲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2024년 1월 중국인민은행 학술강연에서 미국의 구조적 장기침체 역사를 설명한 뒤 “장기침체론이 중국 경제의 최근 10년을 평가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대응책을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머스 전 장관(오른쪽)이 중국 베이징에서 리커창 전 중국 국무원 총리(가운데)와 대화하고 있다. REUTERS

제71대 미국 재무장관이자 하버드대학 총장을 지낸 로런스 서머스는 2024년 1월 중국인민은행 학술강연에서 미국의 구조적 장기침체 역사를 설명한 뒤 “물론 미국 경제의 성장과 방향을 추적하는 것이 여러분 직무의 일부인 것을 안다. 나의 출발점은 장기침체론이 중국 경제의 최근 10년을 평가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대응책을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2023년 중국의 실질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5.2%였고 명목GDP 증가율은 4.6%로 2022년 4.8%보다 약간 하락했다. 위안화 환율의 영향으로 달러화로 환산한 2023년 명목GDP는 전년보다 0.5% 줄어 위안화가 대폭 절하됐던 1994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했다.

극복해야 할 도전
서머스는 한 나라의 저축이 오랫동안 생산성투자 수요를 초과하면 발생하게 될 결과를 설명했다. 대부분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 둔화) 정책을 시행하고 심각할 경우 디플레이션 압박이 생길 수 있다. 저축과 투자의 상대적 의향을 반영하는 자연이자율과 시장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시장의 규율이 부족한 상황에서 자본이 효율이 낮은 시장으로 흘러가거나 국외시장으로 대거 이동해서 자본유출 압박을 가져올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정책 당국은 어쩔 수 없이 자본통제 수단을 동원해 대응해야 한다.
“이런 단계에 진입하기 전에 보통 자산가격 거품이 나타나고 부동산 가격이 임대료보다 과도하게 올라, 매매가 대비 임대료 비율이 낮아진다.” 서머스는 이런 상황에서는 사회기반시설 투자를 늘리기 마련인데 그중 일부 투자가 현대 경제의 기반을 닦았지만 비효율적인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가경제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지표인 GDP 대비 소비 비중을 보면 미국은 소비가 GDP의 약 70%를 차지한다. 서머스는 “중국은 이 비율이 약 40%에 불과해서 전쟁을 치르지 않는 평화로운 국가로서는 이례적으로 낮다. 노동력 증가율이 둔화했기 때문에 중국은 대량의 투자가 필요하고 자본축적에 의존해야 하지만, 과도한 저축은 여전히 극복해야 할 도전이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여러분이 중국의 경제정책을 생각할 때 GDP 대비 부채비율과 채무, 대출자금이 실물경제로 유입되지 않고 금융시장 안에서 공전하는 문제도 고민해야 하지만 이런 것은 그 밑바닥에 있는 문제를 반영한다. 현재 경제의 산출(GDP/국민소득)이 소비수준보다 훨씬 많고 남은 부분, 즉 저축이 갈 곳을 찾아야 하는데 생산성투자와 수출 기회가 점차 줄어드는 상황에서는 금융시스템을 통해 회전할 수밖에 없어 일련의 문제를 가져온 것이다.”
서머스는 1960년대 미국의 경험을 통해 정책을 제안했다. “큰아버지(1970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새뮤얼슨)에게 들었던 이야기가 있다.” 그는 1961년 존 F. 케네디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 얼마 되지 않아 미국 경제에 장기침체의 징후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실업률이 상승했고 금리가 높지 않았음에도 GDP 증가율이 잠재성장률 이하로 내려갔다.
당시 케네디 대통령의 경제고문단은 강력한 부양정책을 권고했고 큰 폭의 감세로 자금이 가계와 소비자에게 흘러가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케네디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연설에서 미국 국민에게 “국가가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해줄지 묻지 말고 당신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하라”고 강조하면서 “단순히 세금을 줄여서 국민이 물건을 구매하도록 하는 정책은 선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몇 년 동안 감세를 비롯한 부양정책을 시행하지 않음에 따라, 미국 경제는 상당히 오랫동안 저조한 모습을 보여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밑돌았고 옛소련에 추월당할 가능성도 있었다.
“오늘 중국의 경제정책 방향에 관한 토론을 들으면서 케네디 대통령이 그때 했던 말이 생각났다.” 서머스는 소비자지출을 늘리고 내수를 확대하는 것이 중국이 당면한 경제와 금융의 도전을 해결하고 금융 균형을 회복하며 자금흐름을 회복하는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 서머스 전 장관은 중국이 저성장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소비 주도의 성장 정책이 중요하다고 봤다. 2024년 2월10일 춘절을 맞아 중국 상하이의 쇼핑거리가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REUTERS

재정지출 구조조정 필요
중국의 한 정부 관계자는 서머스에게 “중국 경제가 ‘역풍’을 맞은 것이 처음이 아니고 1997년과 2008년 이후에 중국 정부는 사회기반시설 건설로 경기를 부양했고 상당한 성과를 거뒀는데 이번에도 같은 길을 가면 되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서머스는 중국이 지난 두 번의 위기에 대응하면서 수출과 사회기반시설, 부동산 투자에 의존했는데 “지금은 이 세 가지 경로 모두 장애물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경제에 어느 정도의 디플레이션 압박이 있어서 국내 수요를 늘려야 하고 특히 소비 진작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소비·내수 확대를 위해 재정정책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국민의 가처분소득을 늘려 소비와 저축의 비율에 영향을 줄 경우 소비 비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1998년부터 2001년까지 서머스가 미국 재무부 차관과 장관을 역임하던 기간은 1969년부터 지금까지 유일하게 미국 정부가 재정흑자를 기록했고 이는 클린턴 행정부의 성과로 평가받았다. 오늘날 주요 국가의 부채비율을 우려하는 의견에 서머스는 “단순하게 부채비율을 기준으로 문제를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부채의 비용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1991년 유럽 국가들이 유럽연합조약(Treaty on European Union·마스트리흐트 조약이라고도 하며 국가채무 비율이 GDP의 60%를 넘지 않고 적자 비율이 3%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한다)을 체결했을 때 이들 국가의 명목금리는 9%, 실질금리는 5% 수준이었다. 서머스는 “최근엔 금리가 더 낮아서 이자 부담이 적기 때문에 유럽연합조약보다 과감한 부채비율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책결정자가 당면한 각종 제약에 대해 그는 부채비율을 통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재정지출 구조를 조정해서 소비와 내수를 촉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장기침체에 직면했을 때 많은 시간을 투입해서 정책을 고민했다. 정부가 얼마나 많은 적자와 부채를 감당할 것이냐도 중요하지만 재정을 어디에 지출하느냐도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회보험 관련 분야에 재정을 쓴다면 예비적 저축이 줄고 예산의 적자 수준을 바꾸지 않아도 소비와 사회 전체의 지출을 늘릴 수 있다. 중국에서도 이런 방법을 적용할 수 있다.”

가계로 기울어진 분배정책
서머스는 가계와 민간부문으로 기울어진 분배정책이 수요를 늘리는 효율적인 정책일 수 있다고 말했다. 2023년 중국의 1인당 가처분소득은 전년보다 6.3% 늘었는데 가격 요인을 제거한 실질 증가율은 6.1%였다. 그중 도시 지역 주민의 1인당 가처분소득의 명목 증가율은 5.1%, 실질 증가율은 4.8%로 실질GDP 증가율 5.2%보다 낮았다. 이는 부동산과 인터넷 업계의 조정이 취업과 소득에 타격을 가져온 것과 관련 있다.
중국의 한 정책 연구자는 서머스에게 “소비를 늘리려면 국민의 소득이 늘어야 하는데 민영기업의 전망이 어둡고 청년의 취업 기회가 부족하다”며 “소득이 늘지 않으면 정부의 사회기반시설 건설 투자와 민영기업 투자에 더 의존해야 하는가”라고 물었다.
서머스도 소비에서 소득의 중요성을 인정하며 중국 국민의 가처분소득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이 비율을 높이려면 국유기업의 배당을 늘리거나 이익을 다른 부문에 나눠주고 국유기업이 지급하는 임금을 올리고 미국의 자녀세액공제(Child Tax Credit)와 비슷한 세제를 도입하는 등 중국 현실에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는 “재정정책과 일부 구조적 장치가 민간부문의 소비와 투자를 촉진하는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1997년 또는 2008년 이후의 대응책을 반복할 경우 효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23년 미국 경제가 침체할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가 오판했고, 2024년 미국 경제의 회복탄력성에 대한 불신으로 시장의 금리 예측이 오락가락했다. 2024년 초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3월에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지만, 서머스는 연준이 6월에 금리를 인하하리라 예상했다.
2024년 1월 초,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미국 경제가 연착륙하고 있다”고 발언한 것에, 서머스는 “연착륙에 성공할 것이란 믿음이 2023년보다 늘었지만 승리를 선언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고금리가 총수요를 억제하는 효과가 줄어들지만 미국의 노동시장 긴장도는 여전하다. 서머스는 “임금인상률이 4~5% 수준인데 지금의 노동생산성이 2.5~3%에 도달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후자와 전자의 격차가 2%포인트보다 크면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정책목표인 2%보다 높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있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 財新週刊 2024년 제7호
薩摩斯談長期停滯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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