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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광둥성 소비 통합 거대한 상업시장 형성
[TREND] 중국으로 몰리는 홍콩 쇼핑객들- ② 파급 효과
[168호] 2024년 04월 01일 (월) 원쓰민 economyinsight@hani.co.kr

 

원쓰민 文思敏 류웨링 劉悅鈴 <차이신주간> 기자
 

   
▲ 홍콩인의 북상소비가 지속되면서 차츰 거대한 웨강아오대만구(광둥성·홍콩·마카오) 생활권이 형성되고 있다. 홍콩, 마카오와 이어지는 광저우의 신도시 야경. 신화 연합뉴스

홍콩인의 북상소비(홍콩 주민이 중국 본토에서 소비하는 것) 열기가 지속되는 것은 점차 웨강아오대만구(광둥성·홍콩·마카오) 생활권이 만들어지는 것을 반영한다. 이는 교통물류, 국제결제 등 일련의 기반시설을 확충한 덕분이었다.
중국 베이징과 홍콩에서 일했던 한 직장인은 말했다. “베이징으로 출퇴근할 때는 베이징 제2순환도로 서쪽에서 제3순환도로 동쪽까지 자동차로 한 시간 정도 걸리고 차가 막히면 더 오래 걸렸다. 그런데 고속철도를 타고 홍콩 웨스트카오룽역에서 선전 푸톈역까지 14분이면 도착하고 선전북역까지 18분 걸린다. 자동차로 가면 홍콩섬에서 선전만 국경검문소까지 45분이면 도착한다.”
최근에 홍콩과 선전의 교통 편의성이 크게 개선돼 지하철을 타면 뤄후 국경검문소 또는 푸톈 국경검문소에 도착한다. 광저우와 선전, 홍콩을 연결하는 광선아오(廣深澳) 고속철도는 하루 평균 190편 운행하는데, 2024년
1월10일 0시부터 선전 푸톈역과 홍콩 웨스트카오룽역까지 운행하는 열차가 하루 74편에서 98편으로 늘었다. 2023년 8월부터 홍콩과 선전을 오가는 고속철도는 ‘유연탑승제’를 도입해 승객이 예매한 시간보다 일찍 도착하거나 늦으면 당일 다른 열차로 변경할 수 있는데 횟수는 하루 두 번에서 최고 세 번까지 가능하다.
2023년 7월1일부터 홍콩 자동차의 북상(홍콩 주민이 중국 본토로 이동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홍콩 주민은 자동차로 홍콩과 주하이, 마카오를 연결하는 강주아오대교를 통해 홍콩과 광둥성을 오갈 수 있다. 2023년 12월26일까지 홍콩 자동차 번호판을 부착한 차량의 통행량이 25만 회를 넘었다. 2023년 12월23~26일 강주아오대교 주하이 국경검문소를 통과한 차량이 6만2천 대를 넘어 하루 평균 1만5천 대로 전체 국경검문소를 통과한 차량의 약 40%를 차지했다.
“매주 자동차를 운전해 주하이로 간다. 가족에게 필요한 각종 식품과 생활용품을 사거나, 아이를 데리고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재미있는 놀이도 하고, 그사이에 자동차를 점검하거나 세차한다.” 홍콩 코즈웨이베이에 사는 린리는 홍콩 자동차의 통행이 허가되자 바로 통행허가증을 신청했다. 해마다 허가비 540홍콩달러(약 9만2천원)를 내고 강주아오대교를 통과할 때마다 통행료 150위안(약 2만8천원)을 내면 1시간30분 만에 해외여행을 다녀올 수 있다.

국경 이어주는 기반시설 개선
금융서비스도 개선돼 홍콩인이 중국 본토에서 생활할 때의 불편함을 해소했다. 훙단이 텐센트 핀테크 부분 부총재는 “모바일페이 위챗페이홍콩의 소비 횟수와 금액이 같은 해 1월보다 10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소비액 기준으로 계산하면 홍콩인이 위챗페이로 선전에 있는 음식점과 상점에서 소비한 비중이 38%와 32%에 달했다. 홍콩인이 중국 본토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서비스 유형은 디디(택시 호출 애플리케이션)로 차량을 이용하고, 음식점의 정보무늬(QR코드)를 스캔해서 주문하고, 공동구매 쿠폰을 받고 휴대전화로 고속철도 승차권을 예매하는 것이었다.
2024년 홍콩 주민 천융(50)은 “최근 중산시와 선전시를 다녀왔는데 대부분 위챗페이와 알리페이로 결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3년 초 통행이 재개되기 전까지는 이런 전자결제가 어색했고 중국 본토에서는 주로 현금을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지금은 선전에 갈 때 휴대전화가 매우 중요하다. 고장이 나면 너무 불편하다.” 예전에는 대형 쇼핑센터에서 홍콩달러를 환전해주는 서비스가 있었지만 전자결제가 늘면서 효과가 좋지 않았다.
통합은 양방향으로 이루어져서 홍콩으로 여행 온 중국 관광객도 편리해졌다. 예전에는 홍콩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교통카드인 옥토퍼스카드를 샀지만 지금은 홍콩 지하철과 버스에서 위챗페이와 알리페이로 요금을 낼 수 있다. 편의점인 세븐일레븐과 매닝스, 왓슨스 같은 상점에서도 중국 관광객이 위챗페이와 알리페이로 바로 결제할 수 있다.
코로나19 유행기에 홍콩의 모바일결제 보급률이 크게 올라갔다. 홍콩특구 정부가 전자지갑 방식으로 전자소비권을 지급해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전자지갑 결제방식을 도입했고 홍콩 주민들도 사용법을 익혔다. 음식배달 서비스와 전자상거래 사용이 늘면서 전자지갑이 더 빠르게 보급됐다. 훙단이 텐센트 핀테크 부분 부총재는 “홍콩의 위챗페이 가맹점 수가 2020년 10만 개에서 지금은 15만 개를 넘었다”면서 “택시와 노점상 등 사용처를 더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웨강아오대만구의 교통과 결제 등 기반시설을 개선하면서 홍콩인의 북상소비 수요가 계속 늘고 소비 분야와 수준이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CBRE그룹 화남지역 자문 및 거래서비스부 상업용 부동산 책임자 천원후이는 “홍콩과 주변 지역의 소비가 통합되면서 더 큰 시장이 형성되고 웨강아오대만구 지역 상업활동의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 홍콩인의 북상소비가 중국 선전 쇼핑센터의 매출액을 올려주는 동안 홍콩의 소매업은 큰 타격을 받았다. 2023년 11월30일 홍콩의 고급 쇼핑몰이 한산하다. REUTERS

홍콩 정부의 대응
홍콩인의 북상소비가 선전에 있는 쇼핑센터의 고객이 늘고 매출액을 올려주는 동안 홍콩의 소매업은 큰 타격을 받았다.
주로 일본 제품을 판매하는 홍콩의 야타백화점은 2024년 1월15일에 사틴과 타이포 지점을 축소해 화장품과 스포츠의류 매장의 영업을 끝낸다고 밝혔다. 소매판매점 759스토어의 모회사 CEC인터내셔널과 생활용품 판매점 JHC숍의 모회사 IH리테일의 2023년 이익이 각각 99%와 54% 줄었다. 두 회사는 홍콩인의 ‘보복 해외여행’의 영향으로 고객이 줄고 홍콩인이 현지에서 소비하려는 경향이 약해진 데서 그 원인을 찾았다.
뤄전방 홍콩소매업관리협회 전무이사는 “홍콩 현지의 소매업 회복세가 기대에 못 미친 것은 관광객의 소비 형태가 변하고 홍콩달러가 강세를 보인 것과 관련 있다”고 설명했다. 소매업관리협회의 조사 결과, 크리스마스 연휴에 중국 본토나 국외로 휴가를 떠난 사람이 많아서 조사에 응한 상인의 30%가 2023년 12월 매출이 20~30%까지 줄었다고 말했다. 슈퍼마켓 등 소매업체의 하락폭은 더 컸다.
홍콩 주민 천융은 말했다. “코로나19로 3년 동안 봉쇄됐다가 통행 제한이 풀리자 중국 본토로 놀러 가는 사람이 많았다. 중국 본토의 환경이 변해 신기하고 재미있는 곳을 발견했고 결제시스템과 교통시설이 편리해져 선순환을 이뤘다. 홍콩은 쇼핑의 편의성과 제품 종류, 음식점의 다양성, 서비스 수준이 코로나19 이전과 큰 차이가 없지만 웨강아오대만구 지역은 크게 발전했다. 홍콩이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홍콩특구 정부도 도전에 맞설 대책을 마련했다. 2023년 9월부터 ‘나이트 바이브 홍콩’(Night Vibes Hong Kong) 행사를 시작했다. 전통 등불축제와 불꽃놀이, 해변에서의 산책, 문화예술 행사를 열었고 상업계와 공동으로 관광객의 교통과 쇼핑쿠폰을 지원해 홍콩인의 현지 소비를 촉진했다. 선전시 정부의 관광객 유치 정책에 대해 리자차오 홍콩특구 행정장관은 “홍콩 주민이 다른 지역을 여행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홍콩 정부는 생태관광이나 인문역사 방문노선을 개발하는 등 홍콩의 독특한 매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관광객 소비 성향의 변화
2024년부터 홍콩특구 정부는 경제와 소비 진작을 위해 새로운 행사를 기획했다. 리자차오 행정장관은 홍콩 18개 구의회가 1~5월 ‘데이앤나이트 바이브’(Day & Night Vibes) 행사를 연다고 밝혔다. 홍콩민정사무처의 계획에 따르면 2월 삼서이보구 푹와스트리트 일대에서 레이저검 행사를 열어 시민이 참여할 수 있고, 3월에는 텅차우스트리트에서 섬유공예와 가죽공예, 창작물을 파는 벼룩시장을 열 예정이다.
중국 본토에서 온 관광객에게 홍콩은 ‘쇼핑 천국’이라는 이미지에 멈춰 있지만, 코로나19를 겪은 후 관광객의 소비 성향이 변했다. 지금은 상수이와 사틴, 코즈웨이베이에서 여행용 트렁크를 끌고 제품을 대량으로 사는 인파를 찾기 힘들다. 그 대신 엠플러스박물관과 고궁문화박물관, 부자아이스크림트럭, 케네디타운이 기념사진을 찍는 명소가 됐다. 황자룽 홍콩직업훈련국 프로젝트 매니저는 “중국 관광객이 쇼핑 등 소비에만 만족하지 않고 문화 특색을 갖춘 체험 여행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 기간에 홍콩 빅토리아항 근처에 20m 높이의 거대한 크리스마스트리가 생겼다. 저녁 노을과 크리스마스트리, 항구의 야경이 어우러졌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광저우에서 온 판웨이는 웨스크카오룽 해변을 산책했다. 10여 년 전에 홍콩에서 일했던 그는 “이번에 와서 보니 홍콩이 달라졌다. 한적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 財新週刊 2024년 제4호
港人北上消費潮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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