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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적 활동이 기억력 강화 도움
[SPECIAL REPORT] 뇌과학자 한나 모니어 인터뷰- ② 건강한 뇌 유지법
[168호] 2024년 04월 01일 (월) 마이크 그로세카트 회퍼 economyinsight@hani.co.kr

 

마이크 그로세카트 회퍼 Maik Großekat Höfer
클라우스 헤킹 Claus Hecking
<슈피겔> 기자
 

   
▲ 피아노를 치거나 첼로를 연주하는 등 음악을 하면 뇌의 운동·청각·시각 영역이 매우 효과적으로 활성화된다. REUTERS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면 화상회의에 참여하는 동시에 전자우편을 작성하는 등 멀티태스킹이 가능해진다. 이는 일보 전진한 것이 아닌가.
사람이 정말 멀티태스킹을 할 수 있을까? 한 가지 일에 집중해야만 제대로 효율적으로 해낼 수 있다. 물론 일상에서 여러 일을 동시에 해야 하는 상황은 계속 발생한다. 산책하면서 사색에 잠기는 것은 괜찮다. 운동은 창의력 향상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두 가지 인지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면 성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나는 학생들이 실험실에서 일하는 동안 음악 듣는 것을 금지한다. 매일 한 시간씩 운동하는데 그때 절대 헤드폰을 끼지 않는다. 운동하는 동안 나 자신의 소리에 천착하면서 나만의 리듬을 찾는다.
식사하면서 텔레비전을 시청하는가.
절대 시청하지 않는다! 파스타를 요리했다면, 파스타에는 어떤 감각적인 것이 있다. 나는 파스타의 향을 맡고 입에서 느끼며 맛을 음미하고 싶다. 식사 중에 다른 일을 동시에 한다면 내가 경험할 수 있는 것을 놓치게 된다.
디지털에 적대적인 것처럼 들린다.
나는 젊은 시절 계산기, 펜, 종이를 사용해 직접 통계 문제를 풀며 공부했다. 현대인은 이 모든 것을 컴퓨터로 처리한다. 나는 책의 향을 좋아한다. 그래서 오랫동안 (아마존의 전자책 리더기인) 킨들 사용을 꺼리다가, 결국 구매했다. 지금 나폴리에 관한 이탈리아어로 된 책을 읽고 있는데, 내 이탈리아어 실력이 상당히 좋은데도 책에는 나도 모르는 슬랭(은어) 표현이 나온다. 킨들로 책을 읽다가 모르는 단어를 누르면 설명이 나온다. 정말 멋진 기술이다.

기억력 훈련에 숙면이 큰 도움
기억력을 훈련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숙면이 크게 도움이 된다. 뇌에 도전적이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것을 찾아서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나처럼 넘버플레이스(숫자 맞추기 게임)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논리 퍼즐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체스를 하든 기억력 게임을 하든 상관없다. 자신에게 만족감을 선사하는 것이면 된다.
뇌를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무엇을 하나.
피아노를 치고 2년 전부터는 첼로를 연주하고 있다. 음악을 하면 뇌의 운동·청각·시각 영역이 효과적으로 활성화된다. 최근엔 스페인어를 시작했다. 이탈리아어는 서른 살에 배우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탈리아어가 상대적으로 더 쉽게 여겨진다. 이제는 새로운 단어를 익히려면 세 번이 아니라 여섯 번을 반복해야 한다. 무언가를 암기했다가 반복을 중단하면, 6주 뒤 80%를 잊어버린다. 반복이 중요하다. 러시아어도 꼭 배워보고 싶다.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도스토옙스키 책을 원서로 읽어보고 싶다. 기억력 강화에 이런 다양성이 도움이 된다.
무슨 뜻인가.
학습한 것은 강화돼야 하지만 틀에 박힌 것이 돼서는 안 된다. 오래된 것은 안정감을, 새로운 것은 도전을 의미한다. 새로운 것을 배우면 처음 몇 분 동안은 특히 외부 영향에 취약하다. 그래서 시간 내어 눈을 감고 잠시 고요하게 앉아 있을 필요가 있다. 1~2분이면 충분하다. 하지만 이 시간을 내지 않으면 방금 배운 것을 모두 잊어버릴 수 있다. 여기서 전자기기 사용 문제가 다시 제기된다. 사람은 잠시 짬을 내어 과거를 반추하고 과거와 미래를 연계하는 시간을 갖도록 유전자가 설계됐다. 인간은 기존의 것을 찾아내어 재가공하는 데 최적화됐다. 하지만 전자기기를 사용하며 끊임없이 클릭하면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동시다발로 뒤섞인다.
뇌훈련이 특히 필요한 시기가 있는가.
뇌훈련은 항상 의미가 있다. 하지만 젊은 시절에 뇌를 훈련하지 않는 것은 아주 치명적이다. 아이들의 경우 손쉽게 특정 능력을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아이들은 지식을 스펀지처럼 흡수한다. 외국어를 모국어처럼 습득하는 능력은 나이가 들면서 줄어든다. 스무 살이 되면 기억력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수학과 물리학에서 위대한 발견은 보통 서른 살 전에 한다고 알려져 있다. 물론 다른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예외는 언제나 있다.

스무 살 되면 기억력 떨어져
당신은 마르셀 프루스트에 관한 박사학위 논문을 썼다.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는 감각적 인상이 기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유명한 구절이 있다. 성인인 화자는 차 한 잔을 마시며 마들렌을 먹는다. 어린 시절 먹었던 음식의 맛을 기억하는 그의 머릿속에 그 시절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니콜라에 차우셰스쿠의 잔혹한 독재 치하에서 보냈던 성장기가 차를 마시고 마들렌을 먹으면서 떠오른 것이다.
내 경우에는 트란실바니아 색슨족 방언으로 된 노래를 들으면 좋은 추억이 떠오른다. 한번은 학교에 지각했는데, 겨울이었고 매우 추웠다. 담임선생님이 엄격해서 지각한 나는 교실에 들어가면서 펑펑 울었다. 선생님이 나를 보더니 자신에게 오라고 했다. 크게 혼날 줄 알았는데 큰 키의 선생님은 나를 따뜻하게 안아줬다. 이것 말고도 생생하게 남아 있는 또 다른 가슴 저린 기억이 있다.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어떤 기억이 그리 감동적이었는가.
김나지움(독일 중등교육기관)에 진학하기 1년 전인 13살 때, 루마니아에서 영어 기숙학교 두 곳이 설립됐다. 당시에는 아주 이례적인 일이었다. 영어선생님이 지원을 권유했다. 입학시험을 일주일간 치렀다. 그런데 하필 그 기간에 어머니는 아팠고, 아버지는 출장 중이었다. 나는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학교까지 혼자 가야 했다. 영어선생님이 그 이야기를 듣고는 야간 기차를 타고 다음날 아침 시험장에 왔다. 선생님은 시험장 앞에서 내게 입학시험에 꼭 붙을 것이라며 응원해줬다. 그리고 선생님 말씀대로 입학시험에 합격했다.

ⓒ Der Spiegel 2024년 제9호
Für das Gehirn gilt: Was weg ist, ist weg
번역 김태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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