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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계층 표심·야권연대 파급력이 변수
[세계는 지금] 모디 인도 총리 3연임 가능할까
[168호] 2024년 04월 01일 (월) 권오승 kwonos@kotra.or.kr

 

권오승 KOTRA 뉴델리무역관 부관장
 

   
▲ 2024년 4월 시작되는 총선을 앞두고 선거유세를 위해2024년 2월4일 인도 구와하티에 도착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모디 총리는 3연속 집권을 노린다. REUTERS


세계 최대 인구대국이자 5위 경제대국인 인도의 지도자를 선출하는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인도는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도 경제적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고, 국제외교 질서 속에서 제3세계 리더로 존재감을 키우며 세계 무대의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2023년 인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는 인도인의 자신감을 배가했다. 과거의 빈곤에서 벗어나 글로벌 중심국가로 도약하려는 인도에 새로운 리더십이 이끌 향후 5년은 ‘골든타임’이라 할 수 있다.
의원내각제 국가인 인도는 5년 임기의 하원의석 543석 중 다수를 차지한 정당이 집권하며, 집권당 당수가 총리로 선출된다. 4월 시작되는 총선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인민당(BJP)은 세 번 연속 집권을 노린다. 전문가들은 현재 집권 가능성을 높게 본다. 이는 무엇보다 모디 총리의 인기에 힘입은 바 크다. 하지만 야당도 2023년 7월 27개 정당이 인도국가발전통합연맹(INDIA·Indian National Developmental Inclusive Alliance)이라는 연합체를 결성해 대반전을 노린다.
인도 정부에 따르면, 14억 명이 넘는 인구를 가진 인도에는 2023년 1월 기준으로 9억4500만 명의 등록 유권자가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유권자가 참여해 ‘민주주의의 실험장’이라는 이번 선거에서 판세를 좌우할 주요 관전 포인트를 살펴보자.

세계 최대 규모의 유권자
첫째, 야권 연대의 파급력이다. 2014년과 2019년 총선에서는 야당의 분열과 극심한 경쟁으로 인도국민회의(INC) 등이 BJP에 대적할 만한 결집력을 끌어모으지 못했다. 하지만 두 번의 총선 패배를 경험한 야당은 연합정당인 INDIA를 결성해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며 결의를 다진다. 다만 ‘반BJP’의 정치 노선이 국민에게 소구력을 갖기 위해서는 BJP와 차별화되는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둘째, ‘기타낙후계층’의 표심 향방이다. 단일 최대 유권자층인 기타낙후계층을 얼마나 지지층으로 확보하느냐가 이번 선거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수천 년 동안 인도인의 생활을 규율해온 카스트제도는 현재 법적으로 금지됐고, 근대화와 교육의 영향으로 약화했지만 아직도 많은 인도인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친다. 기타낙후계층은 1980년 만달위원회(종교·인종·카스트·성별 등에 따른 차별 금지를 목적으로 10년마다 낙후계층 실태를 조사)가 처음 쓴 용어로, 농민·상인·노동자 등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을 말한다. 1인 1투표권을 가진 민주국가에서 이들의 영향력은 막대하다. 모디 총리의 BJP는 기타낙후계층 대변자라는 입지를 다지며 2019년 선거 때 이 계층에서 과반 득표를 해서 선거 승리의 주요 요인이 됐다.
셋째, 복지정책이 투표에 미치는 영향이다. 모디 정부는 초기 친기업 및 대도시 중심 정당을 표방했으나 서민을 겨냥한 복지정책을 잇달아 내놓으며 지지기반을 넓혀나갔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여야는 다양한 복지 공약을 쏟아냈다. BJP는 집권하면 북동부 미조람주의 모든 여아에게 1만5천루피(약 24만원)의 현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인도국가평의회(BRS)는 저소득층과 무슬림 신부의 가족에게 10만루피(약 160만원)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 요소는, 국제 정세 속에서 국민적 자긍심을 얼마나 충족해주느냐다. 모디 총리가 글로벌 무대에서 인도의 위상을 드높였다는 인식이 인도 국민 사이에 널리 퍼져 있다. 인도 정부는 G20 의장국으로 지난 1년간 대대적으로 ‘마케팅 캠페인’을 벌였다. 이는 인도가 전세계적으로 어떻게 인식되느냐가 국내 정치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일찍이 간파했기 때문이다. 인도 같은 신흥강대국은 자국의 위상에 관심이 많다. 모디 정부는 인도가 국제 무대의 ‘균형추 역할’에서 ‘국제질서를 선도’하는 국가로 위상이 높아졌다는 사실을 대대적으로 홍보해 국민적 자존심을 고취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다가올 총선에서 BJP가 우위를 점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모디노믹스’라고 부르는 모디 총리의 경제정책, 즉 ‘작은 정부’를 표방하고 적극적인 해외투자 유치로 제조업 육성과 인프라 개발을 확대하는 민간 주도의 친성장·친기업 정책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모디노믹스의 대표적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2023년 4월 인도에서 처음으로 뭄바이에 애플 소매점을 개장한 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가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인도 시장을 선점해 고도성장의 과실을 공유하고자 여러 글로벌 기업이 앞다퉈 인도에 진출하고 있다. REUTERS

모디노믹스의 특징
첫째, 빠르게 확장하는 디지털 인프라다. ‘디지털 인디아’, 아다르(Aadhar· 지문, 홍채 등 개인정보를 디지털화한 인도 정부의 생체인증 플랫폼) 같은 인도의 디지털 혁명이 기업 운영과 개인의 생활방식을 크게 변화시켰다. 이로 인해 전자상거래, 금융 활용도, 정보 접근성이 향상돼 새로운 기회가 창출되고 경제활력이 커졌다.
둘째,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를 기치로 내건 모디 정부의 제조업 육성 정책이다. 인도 정부의 ‘메이크 인 인디아’ 구상은 서비스업 중심이던 인도를 글로벌 제조의 허브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외국인투자를 적극 유치하고 국내 제조업을 활성화해 일자리 창출과 수출 확대에 기여했다.
셋째, 대대적인 인프라 투자다. 인도 정부는 도로·철도·공항·항만 등 인프라를 업그레이드하고 현대화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이런 인프라 개선은 무역과 상품 이동, 전반적인 경제 발전을 촉진했다.
넷째, 스타트업 생태계 육성이다. 인도에선 혁신과 경제 역동성을 주도하는 스타트업 생태계와 함께 기업가정신이 확산하고 있다. 정부의 연구·개발과 혁신을 향한 과감한 투자는 이런 생태계 육성을 촉진해 새로운 사업과 일자리를 창출했다.
마지막으로 경제성장을 가속화하고 우호적인 사업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규제를 간소화하고 사업수행 절차를 완화해 외국인투자자와 국내 기업에 더 매력적인 사업 환경을 조성했다.
인도는 매년 2월1일 재무부 장관이 연방예산안을 발표하는데, 향후 경제 운영의 비전을 제시하고 정책 우선순위를 천명하기 때문에 모디 정부에 일종의 경제 선언문 역할을 한다. 니르말라 시타라만 재무부 장관은 2024년 연방예산안을 발표하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번영하는 인도, 현대적인 인프라를 통한 기회 제공’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또한 대규모 정부지출과 활발한 민간투자에 힘입어 올해 7%대 경제성장을 달성하고 고성장세가 계속돼 2027년에는 세계 3위 경제대국에 등극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4년 예산으로는 전년 대비 6.1% 늘어난 48조루피(약 770조원)를 편성했다. 특히 항만·철도·도로·통신 등 인프라 개발에 전년 대비 11%나 증가한 11조루피(약 177조원)를 배정해 제조업 육성의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풍력에너지 발전, 바이오가스 개발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도 전년 대비 26% 늘어난 1285억루피(약 2조1천억원)를 책정하고 전기자동차 제조와 충전 인프라도 지원하는 등 207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저소득층·농민·여성·청년 등 주요 사회취약층을 대상으로 한 그동안의 지원 성과를 강조하고, 앞으로도 이들을 위한 복지 향상과 역량 강화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우리 기업의 기회는 어디에
인도 시장을 선점해 고도성장의 과실을 공유하고자 이미 애플, 마이크론, 테슬라 등 여러 글로벌 기업이 앞다퉈 인도에 투자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도 실기하지 않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정책 수혜 분야를 중심으로 인도 시장에 적극 진출해야 한다.
제조업 육성 정책의 영향으로 글로벌 기업들이 현지 생산능력을 증설한다. 이에 따른 부품·생산기계 등의 수요 증가에 발맞춰 우리 기업의 자본재 및 중간재 부품 수출을 확대해야 한다. 현지 제조업체의 기술협력 수요에 대응해 기술수출·공동개발·합작투자 등을 활용하면 초기 진출 위험을 줄이고 고관세 정책을 극복할 수 있다.
또한 인구 및 소득 증가로 소비 규모가 확대되는 가운데 디지털 전환에 따른 전자상거래가 급성장하고 있어 온라인 유통망을 중심으로 소비재 수출을 확대해야 한다. 최근 인도에서 한류가 드라마와 음악뿐 아니라 음식, 화장품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퍼지는 점도 우리 기업들에 호재다.
인도 정부의 전기차 등 그린산업 육성 정책을 활용해 완성차뿐 아니라 핵심부품, 2차전지 등의 수출을 확대하는 한편, 도로·철도·항만 등 인도의 대대적인 인프라 개발 수요를 우리 기업들의 수주 기회로 연결해야 한다.
인도는 그동안 우리에게 간디, 카레, 요가 정도의 단편적인 정보로만 알려진 미지의 나라였다. 그런 인도가 제조업 경쟁력이 높아지고 거대 소비시장의 강점이 부각되면서 고속질주하고 있다. 인도는 중국과 아세안을 이은 대체시장에 목마른 우리 기업에 커다란 기회의 땅이다. 열악한 인프라, 높은 규제 비용 등 불안 요인도 상존하지만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 속에 진취적인 기업가정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이 바로 달리는 코끼리에 올라타야 할 때다.

*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함께 세계 각국의 최신 경제 흐름과 산업 동향을 소개한다. KOTRA는 전세계 83개국에 121개의 해외 무역관을 보유한 ‘대한민국 무역투자 정보의 메카’로 생생한 해외 정보를 수집·전달하는 것은 물론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돕는 안내자 역할을 맡고 있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24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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