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쓰나미와 한-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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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나미와 한-일전

[스포츠 경제]

[12호] 2011년 03월 01일 (화)

김창금

economyinsight@hani.co.kr

김창금 <한겨레> 스포츠부 기자 한 장의 사진이 있다.미국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의 ‘괴물 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 시범경기장에 유니폼과 모자를 쓰고 나타난 그의 두 손에는 적십자 성금함이 있고, 누군가 달러 지폐를 넣는다.굵은 팔뚝과 동안의 얼굴엔 아픈 상처를 숨기느라 애쓰는 흔적이 역력하다.이 모습을 본 국내 야구팬들은 올림픽이나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한국 야구 대표팀의 타도 대상이던 그 마쓰자카를 연상했을까. 아마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최악의 재난을 당한 고국 동포를 위해 모금에 나선 강속구 투수의 아름다운 마음을 생각했을 것이다.거꾸로 국제 무대에서 일본팀의 주적이던 박찬호(오릭스)는 일본 프로야구 무대에 상륙한 지 채 3개월도 안 돼 1천만엔(약 1억4천만원)의 성금을 냈다.일본 언론이 관심 있게 보도한 건 당연하다.스포츠 무대에선 적이지만 ‘지구 재난’이라는 공통의 위기 앞에선 한편이 된 듯 유대감이 넘친다.일본발 쓰나미는 한-일 간의 지나친 스포츠 경쟁의식과 편협한 시각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일본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 물론 스포츠를 둘러싼 국가 간 감정은 한-일만의 문제는 아니다.영국과 프랑스, 독일과 네덜란드, 폴란드와 러시아,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 이웃 국가끼리의 축구 경기는 ‘사생결단’식이다.클럽 차원이지만 스코틀랜드 프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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