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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사라지면 그만큼 생겨”
[COVER STORY] 인공지능 경고음- ③ 옌스 쥐데쿰 독일 뒤셀도르프대학 교수 인터뷰
[158호] 2023년 06월 01일 (목) 아나 마이어 economyinsight@hani.co.kr

 
옌스 쥐데쿰 독일 뒤셀도르프대학 교수는 인공지능 발전으로 인간의 노동세계가 달라질 것이며, 그럼에도 인간에게는 여전히 일자리가 충분히 많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쥐데쿰 교수는 독일에서 영향력 있는 이코노미스트로 독일 정부의 자문관을 맡고 있다.

아나 마이어 Anna Mayr 마르크 시어리츠 Mark Schieritz
<차이트> 기자
 

   
▲ 옌스 쥐데쿰 독일 뒤셀도르프대학 교수. 위키미디어 코먼스

정부가 인공지능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챗지피티(ChatGPT)에 물었다.
챗지피티는 뭐라 답하던가.
정부가 인공지능 활용에 관한 윤리적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그래서 무엇을 해야 한다는 말인가. 인공지능이 통제 불능 상태임에 따라 새로 규제가 필요하다고 사람들이 느끼는 듯하다. 어떤 규제가 과연 필요할까.
인공지능이 자신의 일자리를 앗아갈 수 있다고 많은 사람이 걱정한다. 교수님은 독일 경제부 의뢰로 이것을 조사했는데 어떤 결과가 나왔는가.
기술 발전에 따른 대규모 실업과 관련한 인간의 두려움은 인류 역사상 항상 되풀이됐다. 아리스토텔레스도 기술에 의한 대규모 실업을 경고했을 정도다. 지금까지 사라진 일자리가 있다면, 그만큼 새로운 일자리가 생겼다. 직조기가 발명되자 수많은 방직공이 실업자가 됐다. 하지만 섬유 가격이 내리면서 섬유 소재 수요가 폭증해 섬유업계에 다시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독일 자동차산업 자동화에서도 유사한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인공지능도 반드시 그러하리라는 보장이 있을까.
인공지능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우리는 안갯속을 헤매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이 널리 전파된 것이 아니어서 인공지능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거의 되지 않았다. 다만 인공지능이 과거의 파괴적 혁신 기술(Disruptive Technology·업계를 완전히 재편성하고 시장을 대부분 점유하는 신제품이나 서비스)과 다른 상황을 맞으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노동시장 영향 안갯속
인공지능이 기사를 작성한다면 기자는 더 이상 기사를 쓸 필요가 없다. 그러면 기자는 온종일 무엇을 해야 할까.
50년 전만 해도 은행에 현금자동인출기(ATM)가 없었다. 현금이 필요하면 은행에 가야 했다. 현금자동인출기가 도입된 뒤 은행업계 규모가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커졌다. 은행 직원은 고객의 새로운 수요인 신용카드와 투자금융에 집중했다. 그렇다면 기자는 틀에 박힌 기사는 과거보다 덜 작성하고 대신 취재에 더 많은 시간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최근 <차이트>가 의뢰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특히 젊은층과 고학력층이 자신의 일자리가 인공지능으로 변화를 맞으리라 생각한다.
그들의 생각이 맞을 것이다. 새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직업세계가 달라지는 것을 우리는 경험했다. 과거에는 자동차 조립 공장에서 일하던 사람이 갑자기 마케팅 분야에서 일하는 것을 드물지 않게 봤다.
이제는 마케팅 인력도 불필요해질 수 있다. 프로그래머나 변호사 모두 같은 처지에 놓여 있다.
기계가 대체할 업무는 도표에 숫자를 써넣는 등 표준화된 단순 업무다.
그러나 인공지능은 법원 판결을 내리거나 엑스레이 사진을 토대로 의료 진단을 내릴 수도 있다.
이를 통해 변호사와 의사도 틀에 박힌 업무에서 해방될 수 있다. 동시에 인공지능은 우리에게 제품과 서비스 모두를 개선할 기회를 준다. 변호사는 특수한 사건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의사는 인공지능 알고리듬이 제안하는 새로운 방식의 진단을 고민해볼 수 있다.
새로운 인공지능 활용을 스마트폰 도입에 비견할 수 있을까.
그렇다. 스마트폰 도입 뒤 시장을 잃은 사업 분야가 한두 곳이 아니다. 이제는 카메라를 가진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하지만 스마트폰으로 노동을 필요로 하는 수요가 생겨남에 따라, 스마트폰 도입이 대규모 실업을 불러오지는 않았다.
예를 들어 택시앱이나 저임금의 우버 기사는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수 있겠다.
독일은 전문인력난과 대규모 실업 중 무엇을 두려워할지 결정해야 한다. 두 가지 모두를 두려워하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미국의 상황은 또 다르다. 미국에서는 노동자 해고 보호 규정이나 노조가 독일보다 약하다. 독일처럼 생업종사인구가 노령화하거나 줄어들고 있지 않다. 그런 면에서 미국에서는 사회적으로 추락할 위험이 더 크다. 독일에서 자동차산업이 전기자동차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디지털 전문가 수요가 늘었다. 대졸자 수가 한정돼, 기업이 대졸자만 채용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자동차업계 종사자는 재교육을 받고 있다.
누구나 재교육을 받는다고 해결될 문제일까.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독일 팔츠 지방에서 디젤 터보차저(터빈을 이용해 기관으로 흡입되는 공기를 미리 압축해 출력을 높이는 장치)를 조립하는 노동자를 예로 들어보자. 함부르크나 베를린에서 프로그래머를 찾는 것은 팔츠 지방의 디젤 터보차저 조립 노동자에게 그리 위로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구직에 실패하는가.
기업이 아예 사라지는 업종에서 위험이 크다. 일자리 자체가 안정적이면 재교육은 언제나 도움이 됐다. 재교육해도 도움이 안 되는 부문에서 문제가 제일 컸다. 실업자가 고통의 시간을 거치지 않고도 재취업할 수 있도록 정치권이 재교육을 제대로 만들어가야 한다. 이는 충분히 가능하다. 지금 우리의 주제는 최고 수준의 전문인력에 대한 것이다.
인공지능은 사회를 더 불공정하게 만드는가.
기술 진보가 수입 불평등을 악화할 수 있음을 우리는 노동시장 연구로 잘 안다. 고학력층 임금은 오르지만 저학력층 임금은 하락 압박을 받기 때문이다. 국가는 수입 불평등을 재분배로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지만, 이것도 고소득층이 이민을 갈 수 있으므로 한계가 있다. 원칙적으로 다른 방법이 있기는 하다.

테크 지분 일부 공공이 소유해야
어떤 방법인가.
인공지능이 소수의 막강한 거대 테크 기업들의 전유물이 된 것은 사실이다. 국제사회는 소수의 테크 기업을 더 엄격하게 규제하고 더 강력하게 과세해야 한다. 이렇게 해도 충분치 않다면, 기업의 일부 지분을 강제라도 국가 펀드 등 공공부문 소유로 만들어야 한다. 내가 순진해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당장 하루아침에 실현될 일도 아니다. 그럼에도 이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그렇게 말하는 모습이 사뭇 진지해 보인다.
인공지능으로 인한 대규모 실업 등을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내가 걱정하는 대목은, 인공지능이 가짜뉴스를 전파하고 민주주의를 와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는 다른 주제다.
인터뷰에 응해줘 감사드린다. 이 인터뷰 녹음 파일의 타이핑은 컴퓨터 프로그램에 맡길 예정이다.

ⓒ Die Zeit 2023년 제16호
Künstliche Intelligenz: Was kann der Mensch besser?
번역 김태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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