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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주하는’ AI 브레이크가 없다?
[편집장 편지]
[158호] 2023년 06월 01일 (목) 박중언 parkje@hani.co.kr

 
박중언 편집장

   
 

“한겨레 대표이사에게 필요한 자질은 무엇인가?” 지난 1월 하순 생성형 인공지능(AI) 챗지피티(ChatGPT)에 물었다. 사원 직접선거로 뽑는 대표이사 투표가 얼마 남지 않아 내심 ‘설마 이런 것까지’ 하는 생각으로 툭 던져봤다. 웬걸, 챗지피티는 30년 넘게 한겨레를 다닌 나도 머릿속을 정리한 뒤에나 대답할 만한 내용을 순식간에 내놓았다. 독립(Independent) 언론 한겨레의 특성과 일반 미디어 기업 최고경영자의 요건을 그럴싸하게 버무렸다. 챗지피티가 인터넷 출현 이후 가장 폭발적인 반응을 낳은 프로그램이 된 이유를 실감했다.
그림, 음악, 소설 등 여러 지적 영역에서 전문가 못지않은 솜씨를 자랑하는 인공지능은 챗지피티를 통해 대중에게 ‘만능 해결사’ 같은 인상을 깊게 새겼다. 어떤 질문에도 척척 답하고, 아이들 학교 숙제부터 논문까지 어디든 써먹을 수 있으니. 그 답의 정확성과 신뢰도에는 물음표가 따르고 악용 사례 또한 적지 않지만.
챗지피티가 낳은 지각변동은 기술기업들의 관심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다. 온통 지피티 얘기다. 특히 지피티를 개발한 오픈에이아이(OpenAI)에 자금을 댄 마이크로소프트(MS)는 최신 버전을 자사 검색·작업 도구에 결합해 대반전을 꾀한다. 윈도 운영체제로 한때 세계 정보기술(IT) 업계를 지배했던 MS는 그동안 4대 빅테크 기업 GAFA(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의 뒷전에서 서러운 시절을 보냈다. 모바일에선 아예 존재감이 없고, 검색엔진 빙(Bing)은 만년 2등 신세다. 뭘 물어보든 곧바로 대답해주는 인공지능이라면 기존 검색의 한계를 뛰어넘어 구글이 독점한 시장을 빼앗을 수도 있다. 구글이 5월 대화형 인공지능 바드(Bard)의 일반 공개를 서두른 것은 지피티의 파괴력과 MS의 간절함을 잘 알기 때문이다.
빅테크 ‘인공지능 전쟁’의 미래는 불 보듯 뻔하다. 곳곳에서 경고음도 울린다. 딥러닝(심층 기계학습) 개념을 처음 고안한 제프리 힌턴 박사는 10년간 몸담은 구글을 떠나며 “일생을 후회한다. 킬러 로봇까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챗지피티 스스로도 안드로이드용 앱 개발자와 한 ‘100문 100답’에서 윤리적 문제를 지적하며 규제 필요성을 역설했다. 지피티 등장 석 달 만에 업계 석학 1천 명은 공개서한을 내어 각국 정부에 ‘개발 6개월 강제 중단’까지 촉구했다. 거대 인공지능 모델 개발에 엄청난 자금과 하드웨어가 필요해 세계적 빅테크 기업 외에는 경쟁에 뛰어들기 어렵고, 인공지능의 발전 방향을 설정하는 훈련 작업이 여전히 사람 손에 달렸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이번호는 생성형 인공지능 개발의 선봉에 선 미국과 그 뒤를 바짝 쫓는 중국 기업의 동향, 생성형 인공지능을 둘러싼 논란을 자세히 다뤘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외교적 영향력을 키우는 중국이 중동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에 정치·경제 양면으로 접근하는 양상과 중국 공급망의 대안으로 꼽히는 인도의 급속한 디지털화를 살펴봤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23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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