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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에너지차 생산 열풍, 업체·투자 과잉 우려
[BUSINESS] 중국 자동차 제조 자격 강화- ① 배경
[157호] 2023년 05월 01일 (월) 안리민 economyinsight@hani.co.kr

 

안리민 安麗敏 <차이신주간> 기자
 

   
▲ 2021년 12월 신생 자동차기업 니우트론이 처음 공개한 중형 SUV 전기차 NV. 니우트론은 최근 제조 자격 문제로 당분간 차량을 인도할 수 없어 예약 고객에게 계약금을 돌려줬다고 밝혔다. 위키피디아

중국 자동차산업에 진입하기 위해선 자격이 필요하다. 자동차 제조 자격은 ‘입장권’과 같다. 최근 자동차업계가 전동화·지능화로 전환하면서 중국 전국 곳곳에서 자동차 제조 열풍이 불자 정부가 자격 관리를 다시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2022년 12월 화웨이 출신 리이난이 창업한 자동차 제조사 니우트론(Niutron, 自游家)은 당분간 차량을 인도할 수 없어 예약 고객에게 계약금을 돌려줬다고 밝혔다. 니우트론의 자동차 생산이 좌절된 것은 협력사의 자동차 제조업 자격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주관부서의 ‘창구지도’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리이난은 “사업을 진행할 다른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냉·온탕 오간 규제
2023년 1월 업계에서는 주관부서가 자동차 제조업 자격 관리를 강화해 위탁생산이나 ‘껍데기’(자격을 갖춘 기업)를 인수하는 방법으로 진입하는 우회 경로를 막을 방침이라는 소문이 퍼졌다. 정책부서 관계자는 “이런 제안이 분명히 있었다”고 말했다. 2월17일 중국전기차백인회포럼의 전문가 소통회의에서 먀오웨이 전 공업정보화부 부장은 자동차산업 진입 문제를 언급했다. “곤란을 겪는 곳은 대부분 신생기업이다. 이들은 자동차 생산 경험이 없다. 주관부서가 심사 기준을 정하는 데 어려움이 적지 않다.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면서도 무분별한 생산능력 확장을 막을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공업정보화부는 한동안 신생 자동차 제조사에 길을 활짝 열어줬다. 2015년 6월 두 부처가 공동으로 관리규정을 발표해 기존 자격 외에 전기 승용차 제조사 자격을 신설했다. 대상은 주로 자동차 생산 경험이 없는 기업이었다. 2015~2017년 10여 개 기업이 자격을 얻었다. 하지만 ‘행운아’는 대부분 전통 자동차 제조사나 부품 제조사를 배후에 뒀다. 당시 힘차게 성장하던 창업기업은 많지 않았다.
2017년 6월 주관부서가 자격 심사를 중단했다. 당시 웨이라이자동차(蔚來汽車, Nio)는 위탁생산으로 제품을 양산했다. 리샹자동차(理想汽車, Li Auto)는 다른 기업을 인수했다. 웨이라이자동차와 리샹자동차가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이 됐고 초기에 허가를 받은 기업은 오히려 부진했다. 이 때문에 외부에서는 주관부서의 심사 기준이 제대로 된 것인지 의심했다.
1년 뒤 중국 정부는 자동차산업 개방 계획을 발표하고 2022년까지 외국자본의 투자 제한을 전면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주관부서는 중국 국내 기업에도 규제 완화의 신호를 보냈다. 2018년 12월 국가발전개혁위는 ‘자동차산업 투자 관리규정’을 발표해 신규 전기 승용차를 포함한 완성차 투자사업의 관리 권한을 성급 정부로 내려보냈다. 진입 방식도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꿨다. 이 규정은 2019년 1월10일부터 시행했다. 같은 시기 공업정보화부도 관련 규정을 내놓았다. 리완리 공업정보화부 산업사 부순시원은 “두 정책은 사전 감독에서 진행 과정과 사후 감독을 강화하는 쪽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큰 발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른 방식으로 문제가 나타났다. 전국에서 신에너지자동차 제조사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것이다. 2019년 초 국가발전개혁위는 ‘장시성의 신에너지차 제조사 수가 많고 생산설비 이용률이 지나치게 낮다’고 지적했다. 장시성개발개혁위는 성내 지역 정부에 시장경제 규칙과 규정을 위반하고 자동차기업에 세금이나 토지 등을 지원하는 정책을 중단하도록 지시했다.
 

   
▲ 중국 상하이 시내에 있는 웨이라이자동차의 전기차 판매장. 웨이라이는 위탁생산으로 제품을 양산해 중국 전기차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이 됐다. REUTERS

창구지도 추가
2019년 6월 중앙정부가 신에너지차 구매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없앴고, 지방정부도 보조금 지급을 취소했다. 중국 자동차시장은 1년 넘게 침체됐다. 여러 기업에서 자금 문제가 발생하고 사업이 중단됐다. 지방정부 투자의 문제점도 드러났다. 2020년 4월 장쑤성 사이린자동차(赛麟汽車, Sailin)의 전 법무담당 직원은 왕샤오린 사이린 회장이 허위로 출자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현지 정부는 이 업체에 66억위안(약 1조2600억원)을 투자한 상태였다. 7월 사이린의 국유자본 주주가 공안기관에 이 사건을 접수했다. 왕샤오린에 대한 조사를 했지만, 외국에 나간 그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이런 사건이 이어지자 감독부서가 직접 나섰다. 2020년 11월 국가발전개혁위는 전국 신에너지차 투자사업 진행과 운영 상황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는 낙관적이지 않았다. 2020년 12월 열린 포럼에서 국가발전개혁위 산업발전사 기계장비처 책임자는 “2019년 국내 자동차기업의 생산능력 이용률이 2017년보다 2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고, 30% 넘는 기업의 생산능력 이용률이 20% 미만이었다”고 밝혔다. “이 기업들이 많은 시장 자원을 차지했고 정부 자원을 낭비했다.” 2021년 2월 장쑤성이 공개 문건에서 밝힌 2020년 장쑤성 자동차산업 생산능력 이용률은 33.03%로 전국 평균보다 약 20%포인트 낮았다.
2021년 하반기부터 신에너지차 시장이 활기를 찾자 이런 문제점이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졌고 새로운 열풍이 불었다. 바이두와 샤오미 등 대형 기술기업이 승용차사업 진출을 발표했다. 신에너지트럭, 자율주행트럭 등 세부 분야의 창업이 잇따랐다.
주관부서는 이때 자동차 투자사업 신고제를 바탕으로 창구지도 절차를 추가했다.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2023년 2월17일 먀오위 전 부장은 “적지 않은 신에너지차 사업이 중단됐고 지방정부가 손실을 입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 진입을 제한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증시의 등록제를 참고해 기업의 진입과 퇴출을 원활하게 하고 시장경쟁을 통한 적자생존을 이끌어야 한다.” 현재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다. 신에너지차 판매량에선 60%를 차지한다. 정책부서 관계자는 “자격 제한은 단계적 통제 수단”이라며 “장기적으로 자동차산업 진입 제도를 개혁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 2021년 4월 상하이모터쇼 행사장에 마련된 중국 샤오펑자동차의 홍보관. 위탁생산을 하던 샤오펑은 푸디자동차를 인수해 자동차 제조업 자격을 얻었다. REUTERS

우회 진입 논란
2023년 2월26일 중타이자동차(衆泰汽車, Zotye) 자회사가 판매가 6만~12만위안(약 2300만원)의 초소형 전기차를 공개했다. 중타이는 전기차 제조 기술이 없었다. 이 차를 만든 칭청스다이(輕橙時代)는 원래 전기차 창업기업이었다. 2021년 11월 첫 초소형 전기차를 출시한 칭청스다이는 충칭에 있는 자동차업체에 위탁생산했다. 칭청스다이 관계자에 따르면 이런 방식으로 주관부서의 승인을 얻지 못해 운영이 어려워진 회사를 중타이 대주주에 매각했다. 칭청스다이는 과거 전기차 제조에 관한 답변을 거절하고 기술설계기업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칭청스다이와 니우트론의 사례에 비춰 업계 관계자는 위탁생산을 통한 자동차산업 진입의 문이 닫혔다고 판단했다. 2015~2018년 두 차례 신에너지차 진입 정책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허가받을 수 없었던 대부분 창업기업은 위탁생산과 껍데기 인수 방법을 선택했다.
위탁생산 자체는 시장의 산물이며, 애초 정부의 인가와 독려를 받았다. 2018년 2월 공업정보화부는 관련 규정에서 기술연구·설계기업과 제조기업의 협력을 권장했다. 규정에 맞는 기술개발·설계 기업이 제조기업의 생산능력을 이용해 차량 생산 자격을 신청하도록 허가했다. 여러 기업이 위탁생산 방식으로 시장에 진입했다. 웨이라이는 장화이(江淮), 샤오펑자동차(小鵬汽車, Xpeng)는 하이마(海馬)에 생산을 맡겼다. 2022년 홍콩에서 상장한 링파오자동차(零跑汽車)의 위탁생산업체는 항저우 자동차 제조사다.
주관부서는 껍데기 인수를 장려하진 않았지만, 신생기업이 자격을 갖춘 완성차 제조업체를 인수하는 것을 묵인했다. 위탁생산에 견줘 껍데기 인수 뒤 자체 공장을 설립하는 데 필요한 투자 규모가 훨씬 크다. 2017년 웨이마자동차(威馬汽車)는 11억8천만위안을 들여 황하이(黃海)를 인수했다. 황하이의 순자산은 약 6억1500만위안이었다. 2018년에는 바이텅자동차(拜騰汽車)가 단돈 1위안으로 이치화리(一起華麗)를 인수했다. 채무 8억5500만위안을 떠안는 조건이었다. 같은 해 12월 리샹자동차는 6억5천만위안에 리판(力帆)의 자회사를 인수했다. 2020년 위탁생산을 하던 샤오펑은 푸디(福迪)를 인수해 자동차 제조업 자격을 얻었다.
껍데기 인수로 시장에 진입한 기업은 채무에 발목이 잡혔다. 웨이마는 생존이 위태로운 상태다. 조달자금 대부분을 자동차 제조업 자격 확보와 공장 설립에 투입했다. 반면 제품개발에 힘을 쏟지 않았다. 출시된 차량 모두 내연기관 플랫폼을 개조한 전기차 플랫폼에서 생산했다. 신제품 플랫폼은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았다.
바이텅은 2021년 채권자가 파산 신청을 했다. 리샹도 2019~2020년 자금 위기를 겪어 공급망과 자율주행 관련 투자를 하지 못했다. 업계에서 이런 껍데기 인수 방식에 대한 논란이 커졌다. 먀오위 전 부장은 “기업이 망해도 정부가 허가한 자동차 제조업 자격을 수천만~1억위안에 매각할 수 있다”며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전환기 대책
자동차 제조업 진입과 퇴출이 긴밀하게 묶여 나갈 수도 들어올 수도 없는 상황이다. 원인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너무 높은 진입 문턱 외에 지방정부의 불분명한 역할도 작용한다. 공업정보화부는 2012년 ‘자동차산업 퇴출제도 수립에 관한 통지’를 발표했다. ‘좀비기업’ 문제를 해결하려는 취지였다. 공업정보화부는 여러 차례 특별공시 기업 명단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신에너지차 제조사도 포함했다. 명단에 들어간 기업에는 2년의 ‘구제기한’이 주어진다. 이 기간 지방정부는 여러 경로로 해당 업체가 자동차 제조업 자격을 유지하도록 지원한다.
정부 주관부서에서 일했던 인사에 따르면 자동차산업은 경제성장을 주도하는 효과가 크고 취업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 거의 모든 자동차 제조사 실패 사례에 “투자 유치에 급급하고 현지 자동차기업을 지키는 데 사활은 건 지방정부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방정부 투자유치 부서 책임자는 “어떤 사업은 한눈에 봐도 문제가 많고 위험 부담이 크다는 것을 알지만, 지방정부는 실적을 채워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성장이 부진한 지역에선 공장을 대신 지어주는 등 파격적 지원으로 기업을 유치한다. 나는 웨이마의 제안을 거절한 경험이 있다.”
자동차 제조업 진입 제한을 없앤 이후 업계의 무질서한 확장을 경계해야 하지만, 규제 강화 일변도는 우려할 만하다. 회사를 위탁생산 방식으로 운영하는 신생 상용차 제조사 임원은 “정책 방향을 가늠하기 어려워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먀오위 전 부장은 “진입과 퇴출을 자유롭게 해 진입 제한이 사라지면 껍데기의 희소성이 떨어지고 좀비기업이 자연스럽게 퇴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관부서가 규제해야 할 대상은 지방정부다. 지방정부 투자유치 부서 책임자는 “주관부서도 어떤 사업이 성공할지 판단하기 어렵다”며 “가장 좋은 방법은 진입 규제를 풀고 지방정부의 투자 비율을 제한하는 등 조건을 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023년 2월17일 소통회에서 천칭타이 전기차백인회 이사장은 “지금은 자동차업계의 전환기”라며 “시행착오가 있어도 도전하려는 투자자들이 있다”고 말했다. “진입 제한을 풀어 더 많은 투자자가 참여하면 업계 전체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최종 결과는 시장경쟁으로 가려질 것이다. 신생 자동차 제조사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현상을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이는 산업발전의 법칙이다.” 정부가 할 일은 안전성 등 제품의 기술표준을 통제하고 우대정책을 신중하게 추진해 투자자의 무모한 도전을 막는 것이다.

ⓒ 財新週刊 2023년 제9호
怎樣管理造車“準生證”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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