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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연령차별부터 바꿔야
[집중기획] 프랑스 연금개혁 ③ 고령자 고용 증대
[156호] 2023년 04월 01일 (토) 제레미 유네스 economyinsight@hani.co.kr

 

제레미 유네스 Jérémie Younes <알테르나티브 에코노미크> 기자
 

   
▲ 2023년 1월 프랑스 칸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학교 앞에 정년을 64살로 연장하는 정부의 연금개혁안에 반대하는 구호가 적힌 종이를 붙이고 있다. REUTERS


프랑스 노동총연맹(CGT)과 정부는 공통된 목표를 가지고 있다. 55살 이상 장년층의 고용률을 높이는 것이다. 프랑스에서 이 나이대 고용률은 처참한 수준이다. 노동부 산하 연구조사통계지원국(DARES)은 2022년 4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1년 4분기 55~64살 고용률이 56.1%에 그쳤다고 밝혔다. 유럽연합에서 최하위권이다. 프랑스 바로 뒤에 스페인, 이탈리아, 루마니아가 있다.
더 심각한 것은 50~59살에서 그나마 75%대를 유지하는 고용률이 60대로 접어들며 말 그대로 무너진다는 점이다. 60~64살 고용률은 35.5%다. 장년층의 고용률 변화는 사회계층별로 나눠보면 더 극명하게 드러난다. 61살 관리직 가운데 계속 일하는 사람의 비중은 61%지만, 육체노동자는 28%밖에 되지 않는다.

빈곤의 통로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와 노조의 갈등은 바로 이 지점에서 비롯한다. ‘55살 이상 고용률을 어떻게 끌어올리느냐’가 관건이다. 정부는 정년을 64살로 연장하면 진전이 있으리라 예상한다. 노조는 순서가 뒤바뀌었다고 주장한다. 장년층 일자리를 유지하는 기반을 먼저 마련해놓고 정년연장을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하는 사람이 늘어나면 연금가입자도 늘어난다. 그러면 연금개혁을 하지 않아도 될지 모른다.
법정 정년을 늦추면 장년층 고용률이 ‘자연히’ 늘어난다는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의 말은 사실일까? 그 대답은 총리자문기구 ‘프랑스 스트라테지’가 2018년 이미 했다. “연금제도 규정이 장년층 일자리에 자동으로 영향을 끼친다고 보기 어렵다. 노령연금 수령 나이의 연장을 비롯한 강제 규정 역시 정년을 앞둔 노동자 상황의 다양성에 부딪힌다.” 질병, 장애, 사용자의 편견, 직업교육 접근성 한계 등 수많은 벽이 55~64살 노동자를 일터에서 멀어지게 한다. 법정 정년이 몇 살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일자리노동연구소의 아니 졸리베 경제학 연구원은 “2000년대 들어 프랑스 장년층 고용률이 오르는 추세”라며 “연금개혁의 직접적 영향 때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바뀐 제도를 적용하는 과정은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 과정에서 수명 연장과 노동력 고급화 등 다른 사회변화가 끼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프랑스 통계청(INSEE)은 2017년 보고서에서 정년을 2년 연장한 2010년 연금개혁이 장년층 일자리에 끼친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를 진행한 두 연구원은 “2010년 연금개혁으로 가장 크게 바뀐 점은 곧 60살이 돼 노령연금을 받을 줄 알았던 사람의 상황이 새 정년까지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2022년 6월 경제학자 미카엘 제무르는 논문에서 2010년 정년연장의 영향을 직업군에 따라 분류했다. “정년연장으로 60~61살 고용률이 20%포인트 증가했다. 그에 따른 사회적 대가가 컸다. 고용과 정년퇴직 사이에서 머무는 ‘빈곤의 통로’가 길어졌다. 2010년 연금개혁의 대표 효과는 일하지 않는 60~62살 육체노동자의 빈곤율이 높아진 것이다. 고용률 상승이 아니다.”

장년층 지수
고용률 제고를 위한 정년연장은 관리직에 유리하다. 관리직이 아니면 노령연금을 타기까지 실업과 빈곤으로 빠지기 쉽다. 이것이 노조가 정년연장에 반대하는 큰 이유다. 장년 노동자가 일자리를 유지하거나 새로 찾을 수 있게 지원·교육하는 정책이 우선이라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노동총연맹은 정부가 기업에 혜택을 주는 대신 조건을 달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카트린 페레 노동총연맹 교섭위원은 “나이를 이유로 노동자를 해고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정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기업 규제를 강화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정부 연금개혁안을 보면, 노동자가 50명이 넘는 사업장은 55살 이상 노동자의 수를 신고해야 한다. 정부는 55살 이상의 고용가능성을 나타내는 ‘장년층 지수’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그게 전부다. 카트린 페레는 “장년층 지수 도입 목적이 55살 이상의 고용가능성을 측정하는 것이라면 아무 쓸모가 없다. 제재 방안이 필요하다. 기업에 무분별한 지원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프랑스 민주노동총연맹(CFDT) 이방 리코르도 연금교섭위원의 생각도 비슷하다. “정부가 소개한 장년층 지수를 보고 모두가 장난이라고 비웃는다. 기업이 55살 이상 직원을 대하는 인사문화는 오래전에 고착됐다. 우리 입장에선 장년층 지수를 협상 도구로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의무를 어기는 기업에 범칙금을 매기는 등 제약을 가할 수 있게 말이다.”
사용자 인식을 바꿀 필요성에는 모두 공감하는 듯이 보인다. 유독 프랑스에선 나이 든 노동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깊은 연륜을 인정해주지 않는다. 노동자가 나이 들면 돈이 많이 들고 ‘생산력’이 떨어진다고 여긴다. 알랭 빌뫼르는 “프랑스에서 58~59살 직원을 해고하는 회사가 아직 너무 많다”고 말했다. “개혁이 필요한 건 인사관리 방식이다. 핀란드는 관리자가 나이 든 직원과 일하는 법을 의무로 배우게 했다. 사용자의 인식 변화가 연금개혁 전에 이뤄졌다.”
사회학·인간공학자인 코린 고다르 국립과학연구소(CNRS) 연구부장도 프랑스에 사회적 편견이 있다고 본다. “1990년대 말 정부가 조기퇴직 지원 정책을 폐지하면서 일터에서 고령화 문제가 거론되기 시작했다. 그전만 해도 프랑스 회사는 중년 노동자와 일하는 데 익숙했다. 나이 든 노동자의 건강을 별로 문제 삼지 않았다. 나이가 있으면 있는 대로 일에 적응한다고 봤다. 정년연장을 논의하면서 나이 든 노동자를 둘러싼 사회적 편견이 만들어졌다. 나이 들면 첨단기술에 적응하거나 새로운 것을 배우기 어렵고, 건강하지 않고 금방 지친다고 생각한다. 아직 그런 편견에 사로잡혀 ‘나이가 많으면’ 쓰지 않겠다는 회사가 있다.” 사람들에게 더 오래 일하라고 부추길 때가 아니다. 차별주의 기업 인사문화를 먼저 바꿔야 한다.

ⓒ Alternatives Economiques 2023년 3월호(제432호)
Comment améliorer le taux d’emploi des seniors
번역 최혜민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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