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국제
     
코로나19 확산에 큰 타격, 중단된 이전 논의 재점화
[BUSINESS] 중국 최대 중다 섬유상권- ② 위기
[156호] 2023년 04월 01일 (토) 왕징 economyinsight@hani.co.kr

 

왕징 王靖 <차이신주간> 기자
 

   
▲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봉쇄됐다가 다시 문을 연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 중다 상권의 광저우국제경방성 내부. 중다 상권 전체를 이전하는 논의가 재개됐지만 점포 주인들은 이곳을 떠나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카이화디찬 누리집

2020년 코로나19 확산 뒤 중다 상권이 활기를 잃었다. “예전에는 매장에 외국인이 하루 평균 20~30명이 왔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뒤엔 3년 동안 한 사람도 보지 못했다.” 후융위안은 “외국에서 온 주문량이 80%나 줄었다”고 말했다. 다른 매장도 코로나19로 판매가 30~40% 줄었다. 중국 의류업계는 해마다 최대 국내 쇼핑축제 ‘솽스이’와 국외 ‘블랙 프라이데이’를 위한 제품을 준비했다. 10월은 중다 상권의 성수기였다. 하지만 2022년 코로나19가 재유행해 중다 상권은 50일 넘게 영업을 중단해야 했다.

봉쇄의 위력
산업 가치사슬 전체가 휘청거렸다. “어떤 손님이 급하게 단추를 사러 왔다. 그는 셔츠를 다 만들었는데 단추를 못 달아서 출하하지 못했다고 했다.” 후융위안은 “시장을 봉쇄해 매장을 열지 못했고 물류도 원활하지 않았다”며 “다른 지역에 있는 공장에서 제품을 내놓고 싶어도 주형을 다시 만드는 데만 일주일이 걸려 고객이 기다려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는 쉽게 통제되지 않았다. 장사하지 못해 밥줄이 끊길 위기가 엄습했다. 한 원단 점포 사장은 “장사를 계속하려고 점포에 있는 원단을 집으로 가져갔다”며 “집이 원단 창고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다른 점포 사장은 원단을 길거리에 놓고 팔거나 한밤에 근처에 있는 산으로 가져가 거래하기도 했다. 어떤 부자재 점포 사장은 택배 배달원으로 등록한 뒤 단추나 지퍼 등을 택배함에 넣어두고 고객이 찾아가도록 했다. 한번에 500위안을 주기로 하고 쓰레기운반차 기사를 매수해 쓰레기운반차에 실은 제품 위를 쓰레기로 덮어 시장에서 물건을 빼낸 사람도 있었다.
하이주구에서 코로나19가 퍼지자 중다 상권에서 5㎞ 이상 떨어진 곳의 의류공장도 무사하지 못했다. 하이주구 룽탄촌산업단지에 입주한 기업의 대표는 “산업단지에 60~70개 의류기업이 있는데 봉쇄 뒤 직원이 500명 정도 남았다”고 말했다. 그가 운영하는 회사는 쉬인의 공급업체였다. 코로나19가 퍼지기 전 하루 1만5천 벌을 납품했다. “쉬인이 주문하면 보통 5~7일 사이에 반드시 납품해야 한다. 납품이 늦어지면 주문이 취소된다. 재고 대부분이 팔리지 않는다. 공장 직원이 110명이다. 일부는 산업단지 안에서, 일부는 근처 성중촌에서 봉쇄됐다. 봉쇄 뒤 작업이 중단됐고, 물건을 공장 밖으로 가져갈 수 없었다.”
그러나 지출은 계속 발생했다. 공장에 남은 직원들의 식사와 주거를 책임져야 했고 식품과 생활용품을 인터넷으로 주문했다. 생활비에 공장 임대료, 직원 월급까지 하루 약 2만위안을 지출해야 했다.
같은 단지에 있는 다른 의류기업의 상황도 비슷했다. 하루 1천~2천 벌을 생산하던 기업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뒤 매출이 끊겼지만 하루에 지출해야 할 금액이 1만위안이 됐다. 이 기업의 책임자는 “중소기업은 버틸 수 없었다”고 말했다. 공장 가동이 중단돼 의류도매시장에서 팔 물건이 없었다. 사허 상권에 있는 매장의 사장은 “시장이 봉쇄되고 한 달이 지나자 다른 지역에서 물건을 가져오는 매장이 늘었다”고 전했다.
그때 캉러촌 내부도 엉망이었다. 사람이 문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 자원봉사자가 식품을 비롯한 생활물자를 공급했다. 한 자원봉사자는 “건물 한 동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사는지 가늠할 수 없었다”며 “7층 건물이면 50명 정도일 것으로 예상했는데 60~70명, 심한 경우 100명이 넘었다”고 말했다. 마을 주민들은 봉쇄된 사람들의 신경이 날카로워져 자원봉사자나 방역요원과 자주 부딪친 것으로 당시를 기억했다. 한 기업 사장은 “직원들이 소란을 피운 배경에는 다른 이유도 있었다”며 “직원만 살기 힘들어진 게 아니라 섬유산업에 속한 모든 기업이 견디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 2009년 중국 윈난성 쿤밍시가 대규모 도매시장이 있던 뤄쓰완상업지구를 중심업무지구로 개발하기 위해 시장을 싼환루 밖으로 이전해 조성한 뤄쓰완국제상무성. 이곳은 뤄쓰완상업지구에서 20㎞ 떨어져 상인들이 크게 반발했다. 쿤밍시 누리집

무성한 소문
시장 봉쇄 상황에서 2022년 11월이 되자 갈등이 커졌다.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인 광둥성과 광저우시, 구 정부는 급해졌다. 섬유산업 노동자가 안전하게 지낼 곳을 찾는 한편 성중촌의 관리 방안을 급하게 의사일정에 추가했다. 칭위안으로 이전하는 방안에 무게가 실렸다. 광저우 북쪽에 있는 칭위안시는 광저우 시내에서 약 60㎞ 떨어진 곳이다. 2012년부터 광저우와 칭위안이 통합 방안을 논의했고, 2015년에는 광둥성 정부 업무보고에 관련 내용이 들어갔다.
섬유산업 협력이 ‘광저우-칭위안 통합’의 중요한 내용이다. 2020년 9월 칭위안시 칭청구 정부는 중화그룹(忠華集團)과 광칭중다패션과학기술성(廣清中大時尚科技城) 개발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총면적 1천 무(畝, 1무=666㎡), 총투자금액 50억위안에 이르는 이 개발사업의 1기 공정에서 500무를 먼저 개발할 예정이다. 일부 시설은 이미 완공됐다.
“2022년 11월 말 두 지역 정부 관련 부처가 투자설명회를 열고 정책 방안과 임대료 혜택을 제시했다.” 투자설명회에 참여한 상인은 “설명회가 순조롭지 않았다”며 “참석자들은 빨리 봉쇄를 풀어달라 항의했고 기업 이전을 고민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후 중다 상권을 통째로 이전한다는 소식이 퍼졌다. 카이화디찬 관계자는 “사무실에 찾아와 이번에는 정말 옮기는지 묻는 상인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도매시장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상인들에 따르면 2019년에도 중다 상권을 칭위안으로 옮긴다는 소문이 있었다. 칭위안 개발사업 지역 주변의 집값을 올리기 위해 건설회사가 만들어낸 소문으로 밝혀졌다. 비슷한 소문이 2~3년마다 한 번씩 나왔지만 정부의 안내나 행정명령은 없었다.
“중국 대형 시장이 이전한 사례는 2건이다. 전부 행정명령을 근거로 추진했다. 윈난성 쿤밍시에 있는 뤄쓰완(螺螄灣)상업지구와 베이징동물원 도매시장이다.” 쉬젠화 섬유산업연합회 산업클러스트업무위원회 부주임은 “다른 곳에선 상인들이 뿔뿔이 흩어졌거나 이전하지 않고 버텼다”며 “새로 만든 시장은 인기가 없었다”고 말했다.
공개된 자료를 보면 2009년 뤄쓰완상업지구를 쿤밍시 싼환루 밖에 있는 국제상무성(國際商貿城)으로 이전하고 시장이 있던 땅을 중심업무지구(CBD)로 개발했다. 옮긴 시장의 이름은 뤄쓰완국제상무성이었다. 뤄쓰완상업지구에서 20㎞ 떨어진 곳이어서 논란이 있었다. 한때 아시아 최대 의류도매 집산지였던 베이징동물원 도매시장은 베이징의 수도 기능 분산 정책에 따라 3년에 걸쳐 톈진시와 허베이성에 있는 여러 무역시장으로 나눠 이전하고 2017년 말 문을 닫았다.
광저우국제경방성 상인들은 시장을 이전한다는 소식에 걱정이 많았다. 한 상인은 “중다 상권 안에도 다양한 등급과 품목의 원단과 부자재가 여러 도매시장에 흩어져 있다”며 “시장마다 고객군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한 기업이 여러 등급의 원단과 부자재를 만들면 각각의 시장에서 매장을 두고 제품을 찾는 고객을 맞이한다.

상인의 반발
이곳에서는 산업을 정교하게 구분한다. “레이스만 취급하는 거리의 점포 한 곳에 다양한 등급의 레이스가 섞여 있는 일이 절대 없다. 찾아오는 고객이 모두 전문가라 숙련된 솜씨로 원하는 제품을 찾아낸다.” 레이스 점포 사장은 “가게를 50m도 옮길 수 없다. 목표 고객도 방문하는 고객도 다르기 때문이다. 칭위안으로 옮기는 건 말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광저우국제경방성에 입주한 사람들은 중다 상권을 떠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최악의 경우 이곳을 제품을 전시하는 창구로 만들 생각이다. 샤오하이디 하이디(海帝)주식유한공사 회장은 “섬유산업 중소기업이 중다 상권에 점포를 갖고 있지 않으면 강호에서 자기 자리가 없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에 따르면 중다 상권 전체를 이전하는 구상은 2022년 12월8일 전국방역정책 전환 뒤 논의가 중단됐지만 곧 이 지역을 정비할 예정이다. “정책 방향이 바뀌어 상업과 무역, 디자인 부문을 광저우에 남기고 의류제작 부문을 칭위안으로 옮길 계획이다.”
춘절 연휴가 지나고 첫 업무를 시작한 2023년 1월28일 광둥성은 고품질발전대회를 열었고 후중화 중화그룹 이사회 의장이 기업 대표로 발언했다. “2022년 12월20일 광둥성 서기와 성장, 인민대표대회 주임이 광칭중다시장과학기술성 현장을 시찰하고 관련 정책을 발표했다.” 고정자산 투자를 장려하고 임대료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8개 분야에서 의류제조산업 이전을 독려하는 내용이었다. 공개된 자료를 보면 현재 광칭섬유의류산업원(廣清紡織服裝產業園)의 총면적은 1만 무로 3년 전 기획했던 면적의 10배다.

ⓒ 財新週刊 2023년 제8호
中國最大紡織商圈“去與留”
번역 유인영 위원

 

정기구독자는 과거 기사 전체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온라인 회원은 과거 기사 일부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보실 수 있습니다.

  

왕징의 다른기사 보기  
ⓒ Economy Insight(http://www.economyinsight.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 기사의견(0)  
 
   * 3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600byte)
   * 욕설이나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운영원칙]
매체소개 구독신청 구독문의기사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찾아오시는 길
한겨레신문(주) | 제호 : 이코노미 인사이트 | 등록번호 : 서울 아 01706 | 등록일자 : 2011년 07월 19일 | 발행일 : 2011년 07월 19일 | 발행인 : 최우성 | 편집인 : 박종생
발행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효창목길 6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 한겨레 고객센터 1566-9595 | 대표전화번호 : 02-710-0201 | 청소년보호 책임자 : 박종생
Copyright 2010 Hankyoreh.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