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이슈
     
음악 다운로드 무료화로 대박
[Trend]
[12호] 2011년 03월 01일 (화) 쿠산 미트라 economyinsight@hani.co.kr

쿠산 미트라 Kusan Mitra <비즈니스투데이> 기자
 
인도의 인기 포크록 밴드 ‘인디언 오션’은 지난해 ‘16/330 카주르 로드’(16/330 Khajoor Road)라는 타이틀 앨범을 발표했을 때, 유명한 영국의 얼터너티브 록밴드 라디오헤드에게서 아이디어를 가져왔다. 라디오헤드는 2008년에 발표한 ‘인 레인보스’(In Rainbows) 앨범을 웹사이트에서 내려받게 하고, 음반 가격은 구매자가 ‘합당하다’고 생각하는 만큼만 내게 했다. 인디언 오션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음반 전체를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게 했다.
인디언 오션의 기타리스트 수시미트 센이 “다운로드 수가 엄청나다”고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는 재미있는 사실을 알려줬다. 음원이 무료로 제공되지만 위스키 브랜드 조니워커사와 제휴해 웹사이트에 광고를 실으면서, 이번 앨범으로 종전의 히트 앨범 ‘칸디사’(Kandisa·2000년 타임스뮤직 출시)보다 7배의 돈을 벌었다는 것이다. 센은 “이런 마당에 음반회사와 계약을 맺을 이유가 있겠느냐”고 되묻는다.
최근 초고속 인터넷망이 빠르게 확산되고 휴대전화 단말기와 컴퓨터의 네트워크 연결성을 더욱 높여줄 3G 통신망이 확대되면서 인도의 디지털 음악 산업은 더욱 활기를 띠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음악 콘텐츠 저작권자, 서비스 운영자, 유통업자 모두가 알고 싶어하는 것은 과연 그런 활기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지다. 
 
사용료보다는 이용 편의성
노키아(Nokia) 인디아의 서비스마케팅 부장 자스미트 간디는 딸과 함께 영화 <록 온>(Rock On)을 보러 갔던 일을 우스개 삼아 들려준다. 영화는 한 록그룹의 무대 뒤 이야기를 그렸는데, 마지막 장면에서 인터넷 불법 다운로드를 하지 말아달라는 호소문이 올라왔다. “평소엔 과묵한 편인 큰딸이 그걸 보더니 웃음을 터뜨리며 ‘그런다고 누가 그 말을 듣겠어!’ 하는 겁니다.” 간디 부장은 “영화사도 마찬가지지만 오늘날 인도의 음반회사가 직면한 문제는 네티즌 대부분이 인터넷상에서 콘텐츠를 다운로드하는 것을 마치 당연한 권리로 보고 있다는 점”이라고 덧붙인다.
초고속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인구가 아직 많지 않지만 SD(Secure Digital) 플래시 메모리카드의 보급으로 문제는 더 악화되고 있다. 시중에 유통되는 휴대전화 단말기의 95% 이상이 SD 메모리카드와 음원재생 장치를 내장하고 있다. 델리에 위치한 가파르마켓 같은 휴대전화 단말기 상가에 가보면, 불법 복제한 콘텐츠를 저장한 메모리카드를 파는 손바닥만 한 매장을 흔히 볼 수 있다. 영국 이동통신업체 보다폰과 인도의 단말기 판매업체 스파이스디지털은 휴대전화 단말기에 합법적인 콘텐츠를 내장하고 음원파일 스토어에서 내려받을 수 있게 하고 있다. 그러나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초기 단계다.
이동통신업체 바르티에어텔(Bharti Airtel)의 마케팅부장 시리시 조시는 이런 문제를 인정하며 “현재 무선통신규약Tip & Tap을 사용해 합법적으로 전곡 다운로드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지만, 전체 고객 수에 비하면 다운로드 횟수는 낮은 편”이라고 전한다.
사용료는 문제가 아니다. 한 곡당 겨우 1루피(약 25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노키아 인디아의 간디 부장은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불편한 것이 문제라고 본다. 이런 까닭에 노키아는 상당한 금액을 투자해 ‘오비 뮤직 스토어’(Ovi Music Store)를 개발했다. 디지털 콘텐츠의 무단 사용을 막는 기술인 ‘디지털 저작권 관리’(DRM·Digital Rights Management)를 통해 보호되는 음원을 제공하는 이 서비스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실패를 맛보았지만, 인도에서는 아직 운영 중이다. 간디 부장은 “사용료가 저렴할 뿐 아니라 손쉽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노력 중이며, 사용료를 크게 높이지 않는 범위에서 데이터 설계를 할 수 있게 서비스 운영자와 협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 말은 새겨들어야 할 부분이다. 노키아의 음원파일 다운로드 서비스인 ‘오비 뮤직 언리미티드’를 이용하면 특정 기기 사용자는 1년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지만, 일부 데이터 연결망에서는 값비싼 데이터 요금제 때문에 4분짜리 노래 한 곡을 내려받는 데 50루피가 든다. 하지만 잘 운영되기만 한다면 그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한 예로 미국의 애플 아이튠스 스토어는 음원 판매로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영화산업에 잠식당하는 음악”
KPMG 회계법인의 추산에 따르면, 인도 음악산업의 수익이 2009년에는 78억루피였지만 디지털 음악 산업의 확대로 2014년에는 140억루피(약 3500억원)로 증가할 것이다. 또한 전체 수익 구조 중 디지털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금의 29%에서 63%로 급등할 것이다.
이런 성장은 현재 성행하는 불법 무단 복제를 어느 정도까지 유료화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 한 가지 방법은 휴대전화 단말기를 통한 다운로드 서비스다. 바르티에어텔이 인도의 최대 규모 음원파일 판매업체가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다른 대안이 없다면 합법적 다운로드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디지털 콘텐츠 사용도 조사업체인 미디아나마닷컴 (Medianama.com)에 따르면, 통화연결음(CRBT·Caller Ring Back Tones) 서비스는 현재 인도에서 최고 실적을 올리는 음원파일 서비스다. 인도의 휴대전화 사용자 5명 중 1명이 이용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한 달 사용료는 30루피, 한 곡당 15루피를 낸다. 미디아나마닷컴의 편집자 니킬 파와는 “CRBT 서비스는 문자 다음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모바일 서비스로 분류된다”고 전한다. 그러나 이 서비스의 전망도 그렇게 밝지는 않다. 그는 “CRBT 서비스의 성장 속도가 침체 단계로 접어들고 있고, 언제라도 무료 사용이 가능한 방법이 나오면 인도의 알뜰한 소비자는 그쪽으로 몰려들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또 한 가지 문제는 인도의 음악산업이 영화산업에 잠식당하고 있는 것이라고 간디 부장은 지적한다. “노래 한 곡의 생명력이 매우 짧다. 히트곡이라고 해도 기껏 6개월가량 인기를 누린다. 그 시간에 어떻게 해서든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
불법 복제가 영화의 인기를 퍼뜨려주고, 음악은 보통 영화 개봉 몇 개월 전에 선보이므로 긍정적 효과를 미친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영화표 가격은 100루피 이상이고 노래 한 곡은 기껏 몇 루피밖에 안 되니 영화제작자라면 어느 쪽을 선호하겠어요?” 익명의 음반 사업자가 이렇게 말한다. 심지어 인디언 오션의 기타리스트 센조차 불법이더라도 음원파일 다운로드 덕분에 과거 어느 때보다 팬이 늘었고, 라이브 콘서트 관중도 확연히 늘었다고 생각한다.
펀자브와 서벵골처럼 몇몇 주에서는 예술가들이 주도하는 음악문화가 폭넓게 형성됐지만, 수익 면에서는 썩 좋지 않다. 예술가들은 새로 입안된 저작권법으로 자신의 창작물에 대한 권리를 정당하게 행사할 수 있기를 기대했다.

페이스북 커넥트 가입해 공유
실제로 노키아는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조만간 ‘노키아 뮤직 시어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인도 접경의 파키스탄 지역에 처음 세워진 ‘코크 뮤직 스튜디오’와 유사한 개념으로, 모든 장르의 뮤지션이 함께 모여 연주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콘텐츠를 창조해내는 것이다. “그런 다음 노키아의 오비 뮤직 스토어에서 이 곡들을 배포하는 것이다.” 간디 부장의 말이다. 장기간 지속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 한 가지 대안은 광고 지원을 받는 음악으로 사용자가 웹에 기반한 서비스,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을 통해 음악을 듣는 방법이다. 즉, 음악파일을 인터넷 서버에 저장해놓고 필요할 때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어떤 기기로든 실행시킬 수 있는 방식이다. 미국과 유럽에서 이미 사용되고 있는 ‘판도라’(Pandora)나 ‘스포티파이’(Spotify) 같은 서비스가 그 예이다.
인디아타임스(Indiatimes)가 이와 유사한 ‘가나닷컴’(Gaana.com)이라는 서비스 론칭을 눈앞에 두고 있다. CEO 리시 키야니는 “우리는 단순히 음악만 듣는 데 그치지 않고 거기에 소셜 네트워크 같은 기능을 더할 생각”이라고 말한다. 원리는 간단하다. 페이스북의 서비스 일종인 ‘페이스북 커넥트’(Facebook Connect)에 가입한 뒤 음악을 듣고 친구와 이를 공유하고 음악 추천 엔진을 통해 골라 듣는 방식이다. 현재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성능을 시험 중인 이 서비스는 3월 말∼4월 초 본격적으로 제공될 것이다. 사용자가 오프라인상에서도 합법적으로 음원파일을 내려받아 다른 기기에 저장할 수 있다.
과연 어떤 모델이 인도에서 성공을 거둘지는 좀더 두고 봐야 한다. 한 가지 분명한 점은 디지털 음악을 통해 돈 버는 방법을 틀림없이 찾게 되리라는 것이다. 
ⓒ Business Today·번역 이기은 위원 

[ Tip & Tap ]
무선통신규약(WAP·Wireless Application Protocol): 이동통신기기나 휴대용 단말기, 무선 터미널 등 이동형 단말기에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고안된 애플리케이션 규약. GSM·TDMA·CDMA 등을 포함한 모든 무선 네트워크에 연결할 수 있어, 모바일 컴퓨터와 인터넷의 접목을 현실화하고 모바일 컴퓨터 이용 환경에 혁신을 가져온 프로토콜로 평가받는다.

 

정기구독자는 과거 기사 전체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온라인 회원은 과거 기사 일부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보실 수 있습니다.

  

쿠산 미트라의 다른기사 보기  
ⓒ Economy Insight(http://www.economyinsight.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 기사의견(1)  
 
   * 3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600byte)
   * 욕설이나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운영원칙]
매체소개 구독신청 구독문의기사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찾아오시는 길
한겨레신문(주) | 제호 : 이코노미 인사이트 | 등록번호 : 서울 아 01706 | 등록일자 : 2011년 07월 19일 | 발행인 : 김현대 | 편집인 : 강대성
발행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효창목길 6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 한겨레 고객센터 1566-9595 | 청소년보호 책임자 : 백기철
Copyright 2010 Hankyoreh.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