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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닥터 둠’의 부채·인플레 묵시록
[편집자에게 듣는 경제와 책]
[156호] 2023년 04월 01일 (토) 김종오 jokim817@hankyung.com

 

김종오 한경BP 편집자
 

   
 

<초거대 위협>
누리엘 루비니 지음 | 박슬라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만5천원

출간 계약을 마쳤을 때는 ‘잘됐다’ 싶었고, 편집 중에는 다소 불안했지만 애써 외면했다. 인쇄를 앞두고는 그사이 이자까지 붙은 걱정이 어깨를 짓눌렀다. 늘 그렇듯이 새로 낸 책이 잘 팔리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조금 달랐다. ‘무플’보다 ‘악플’이 낫다지만, 저자에 대한 부정적 평가 때문이다. “바람만 불어도 세상 망한다고 하는 분.” 저자 인터뷰 영상에 달린 댓글이다. 현재 많이 언급되는 경제학자 중 한 명이면서 동시에 조롱도 많이 당하는 인물인 누리엘 루비니, 그리고 그의 책 <초거대 위협> 얘기다.
하지만 최근 다른 생각을 조심스레 하게 된다. ‘닥터 둠’이라는 별명처럼 위기를 말하지만, 책 내용은 단순히 직감에 따른 경고에 그치지 않는다. 실제 ‘폭락’ 같은 단어로부터 잠시 떨어져서 보면, 이 책은 얼굴 붉히며 쓴 묵시록이 아니라 신뢰할 만한 자료에 근거해 현재 우리가 맞닥뜨린 사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분석서로 읽을 지점이 많다.
이런 이유로, 이 글이 저자에게 쏟아지는 ‘고장 난 시계’나 ‘과한 비관주의자’ 등의 조롱과 비판에 나름의 변론이 되지 않을까 하는 주제넘은 기대를 해보는 것도 사실이다.

전세계 10가지 위기
2008년 금융위기를 예견한 것으로 잘 알려진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학 교수는 13년 만의 신작(원서 기준으로 12년)에서 오늘날 전세계에 나타나는 10가지 위기 현상을 논한다. 부채 축적, 인플레이션, 고령화, 미-중 갈등, 인공지능(AI)의 위협, 환경위기 등이다.
먼저 책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부채와 인플레이션을 보자. 2023년 현재 이 두 가지가 세계경제의 판도를 결정지을 뇌관임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제는 다 아는 증상의 원인과 과정을 저자는 파고든다.
1930년대 대공황부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당시의 모습과 이후 대응 등을 지금의 상황과 비교하며 현상을 진단한다. “역사는 반복되지 않지만, 각운은 맞춘다”는 미국 소설가 마크 트웨인의 말이 절로 떠오른다. 특히 느슨한 통화정책으로 실책을 저질러온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에 대한 비판이 매섭다.
저자는 많은 부채와 인플레이션이 얽힌 지금이,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고 경고한다. 부채를 줄이면 성장이 둔화한다. 금리를 올리면 기업과 은행, 노동자와 정부가 빚을 상환하느라 허덕인다. 가만히 있으면 물가는 계속 치솟는다.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때는 적어도 부채는 높지 않았다. 1999년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220% 수준이던 세계 부채는 2021년 350%를 넘어섰다. 국내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거시경제의 역사와 금융체제 전반을 포괄하는 거장의 통찰에 새삼 놀라게 되는데, 수리모델에 기반하지 않기에 약간의 집중력만 발휘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준이다. 앞서 언급했듯 방대한 기록과 사실관계를 꼼꼼히 따져가며 주장을 펼친다. 또한 1980년대부터 학계뿐만 아니라 국제통화기금(IMF)과 미국 재무부 등에서 일하며 겪은 일화가 생동감을 더한다.

그의 예견은 현실이 될까
고령화와 인공지능을 다룬 부분에서는 최근 많은 관심을 받는 연금, 챗지피티(ChatGPT)와 관련해 여러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미-중 관계가 현재에 이르게 된 경위와 미-중 갈등의 현안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그는 앞으로 미-중이 각자의 동맹국과 맺은 관계를 공고히 하고 글로벌 공급망이 불안해질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현상은 달러화-위안화 경쟁과도 맥을 같이하는데, 최근 중국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원유 가격을 위안으로 책정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암호화폐 열풍을 탈중앙화 금융 현상, 통화 불안과 엮어 분석한 대목도 흥미롭다. 사안 10개로 장이 구분돼, 순서와 관계없이 관심 가는 곳을 먼저 읽어도 무방하다.
루비니는 책 말미에서 경제성장과 초국가적 협력이라는 해결책을 제시하지만, 자신 역시 그것에 회의적이다. 그럼에도 무언가를 하는 것이 망설이는 것보다 낫다고 역설한다. 현실을 깨닫게 하고 변화를 촉구하는 것, 이 책의 목적은 거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위대한 경제학 고전 30권을 1권으로 읽는 책
홍기훈 지음 | 빅피시 | 1만7800원
고금리와 인플레이션으로 전세계가 불안에 떨고 있다. 금리와 물가는 월급과 소비 등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경제 공부는 여전히 어렵다. 홍기훈 홍익대 교수는 경제를 가장 쉽게 배우려면 다양한 경제학자의 고전을 읽으라고 권한다.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부터 리처드 탈러·캐스 선스타인의 <넛지>까지 경제학 고전 30권을 쉽지만 깊이 있게 소개한다.
 

   
 

주식회사 이야기
이준일 지음 | 이콘 | 1만7천원
주식회사라는 구조가 있기에 기업은 경영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주식회사는 사회·개인·생산자·소비자·주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관계를 조절하며 사회가 평화롭게 굴러가는 데도 일조한다. 주식회사의 발전과 함께 일어난 사건과 그 변화, 기업의 역할과 사회적책임에 대한 이야기로 기업 경영과 투자에 대한 이해를 높여준다.
 

   
 

더 모먼트, 혁신의 변환점
하영욱 지음 | 예문 | 1만6천원
삼성전자에서 32년을 근무했고 이 가운데 2012년부터 10여 년간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글로벌 혁신을 추진한 저자가 혁신 현장의 최전선을 누벼온 이야기를 비롯해 최고경영자와 혁신리더(사장급), 본사 관련 부서와 실리콘밸리의 혁신팀이 어떻게 일했는지를 정리했다. 실리콘밸리식 인사관리와 경영,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 등 혁신 과정의 전반을 현장감 있게 담았다.
 

   
 

선생님, 탄소중립을 이루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최원형 지음 | 백두리·장고딕 그림 | 철수와영희 | 1만3천원
우리가 먹는 것이 기후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브라질 가뭄과 우리나라 농산물 가격이 어떤 상관이 있는지, 밥상과 온실가스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옷장에서 어떻게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지, ‘쓰레기를 사지 않을 권리’가 무엇인지 등 어린이가 알아야 할 탄소중립 관련 내용을 23가지 질문과 답변으로 소개한다. 무거운 주제를 그림으로 아이들 눈높이에서 풀어냈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23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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