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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불평등·기후위기 근본적 시스템 전환에 관심
[TREND] MZ세대 마르크스 열풍
[155호] 2023년 03월 01일 (수) 주자네 바이에르 economyinsight@hani.co.kr

 
주자네 바이에르 Susanne Beyer
지몬 부크 Simon Book 토마스 슐츠 Thomas Schulz
<슈피겔> 기자
 

   
▲ 서구 사회 젊은이들 사이에 카를 마르크스 열풍이 불고 있다. 독일 켐니츠의 마르크스 조각상 앞에 경찰이 서 있다. REUTERS

사람들은 지난 30년 동안이 정말 훌륭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1995~2019년 독일 가계소득은 25% 증가했다. 몇 번 멈칫거림은 있었지만 경제도 계속 성장했다. 전반적으로 서구 산업국가들은 계속 상승세를 보였다. 모든 데이터는 현대 자본주의가 정말 잘 작동함을 증명하는 것만 같았다.
이러한 자본주의에 보내는 박수갈채는 지금 어디로 갔을까? 30대 이하 젊은이들은 박수갈채를 보내는 대신 좌절과 체념, 분노 등 아주 다른 감정을 가지고 있다. 더불어 사회주의 사상에 새로운 사랑을 느끼고 있다. 미국에선 청년 18~29살의 49%가 사회주의에 긍정적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조사가 나왔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33) 미국 하원의원은 자신을 “민주사회주의자”로 칭하며, 고소득자에게 70%의 부유세를 걷자고 주장한다. 그는 소셜미디어에서 2천만 명의 팔로어를 거느린 스타이기도 하다. <슈피겔>이 여론조사기관 시베이(Civey)에 의뢰한 설문조사를 보면, 독일인의 거의 절반이 지구를 환경위기에 빠뜨린 것은 자본주의라고 생각한다.
 

   
▲ 미국 하원의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33)는 자신을 “민주사회주의자”로 칭하며, 고소득자에게 70%의 부유세를 걷자고 주장한다. 그는 소셜미디어에서 2천만 명의 팔로어를 거느린 스타이기도 하다. REUTERS


미국 청년 절반 사회주의 선호
영국의 경제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이미 “사회주의가 다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서구 사회에서 잘못되는 모든 것에 사회주의가 적절한 비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를위한금요일’(Friday for Future) 대변인 카를라 렘츠마(24)도 “잘못된 것이 매우 많다”고 말했다. “어느 나라도 자원을 덜 사용하면서 국내총생산(GDP)을 늘린 적이 없다.” 렘츠마를 비롯해 같은 나이대 젊은이들은 정치적 질문이 아니라 큰 그림에 관심이 있다. “소수가 아니라 모든 사람의 더 나은 삶을 가능하게 하는 근본적인 시스템 전환”을 생각한다.
만일 누군가 렘츠마에게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냐고 묻는다면 그는 “공동체로서 우리가 다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답할 듯하다.
교통을 예로 들어보자. 개별 자동차에 보조금을 주는 대신, 국가는 차량 공유와 철도, 자전거도로 확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모든 사람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들 말이다. 렘츠마가 보기에, 2022년 여름 독일 정부가 석 달간 실시한 ‘9유로 티켓’(기차와 지역 대중교통을 한 달간 9유로에 무제한 이용하는 티켓)은 미래에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보여주는 긍정적 사례다. 사회적으로 사람들의 부담을 줄이려 도입했지만 환경보호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일이었다.
렘츠마는 독일 베를린에서 ‘자원경제학’을 공부한다. 이 여성은 경제성장 원리도, 이윤 극대화 원리도 믿지 않는다. 어린 나이답지 않게 자기 생각에 확신이 있고 재치 있는 렘츠마는 “공동선을 지향하는 경제”를 그린다. 그는 적극적인 정책을 제시하며 “시장을 통해 환경보호 문제를 다룬다면 사회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많은 고용주가 친환경적 생산을 하기 위해 비용이 올라가면 일자리가 위협받는다는 논리를 펴지만, 렘츠마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자동차 생산 기업들은 어마어마한 이익을 얻는다. 그러면서도 단순직은 직업소개소를 통해 임시직 직원을 채용한다. 불안정한 고용자는 급여 하락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나는 이런 기업들이 직원 복지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이 청소년들의 이상주의나 좌파행동주의처럼 보이는가? 미국 컬럼비아대학 비즈니스스쿨 금융경제학 교수이자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수석경제고문이던 글렌 허버드의 견해도 렘츠마와 그리 다르지 않다. “경제시스템이 계속 성공적이려면 되도록 많은 사람의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 오늘날 자본주의가 많은 이에게 폭넓게 번영을 가져올지 의문스럽다.” 그는 현재의 자본주의가 오히려 소수에게 부를 몰아준다고 말했다.
독일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상위 10%가 전체 부의 3분의 2 이상을 소유하고 하위 절반 전체는 1.3%만을 소유한다. 소득 증가에서도 차이가 있다. 1995~2019년 독일 사회 하위 10분의 1의 구매력은 5% 미만 늘어났지만, 상위 10%는 40%나 증가했다.
여기에 더해 젊은 세대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승자가 될 수 없다는 감정을 느끼게 하는 장기적 추세가 있다. 치솟는 월세는 대도시에서 사는 것을 어렵게 한다. 더 오랜 기간 일해도 젊은 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줄어든 연금을 손에 쥐게 된다. 18~32살 젊은이에게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들 가운데 거의 4분의 3이 연금이 줄어들 것을 걱정한다. 결국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왜 모두가 자본주의의 쳇바퀴 속에 애쓰는 것일까? 이들에게 진보와 번영에 대한 이전 세대의 약속은 공허하게 들릴 뿐이다.
억만장자인 헤지펀드 매니저 레이 달리오는 미국에서 이런 경향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비판했다. 대부분 사람의 수익은 지난 몇십 년간 아주 조금 늘거나 하나도 증가하지 않았다. 이에 비해 1980년 이후, 즉 현대적인 신자유주의 시대 이래 상위 1%의 수입은 거의 3배가 됐다. 달리오는 해결책으로 ‘소득재분배’를 제시한다.
 

   
▲ 기후위기 운동단체 ‘미래를위한금요일’의 대변인 카를라 렘츠마(24)는 “어느 나라도 자원을 덜 사용하면서 국내총생산(GDP)을 늘린 적이 없다”며 “모든 사람의 더 나은 삶을 가능하게 하는 근본적인 시스템 전환”을 주장한다. REUTERS

 

   
▲ 일본에서 선풍적 인기를 끄는 마르크스주의자 사이토 고헤이 일본 오사카시립대학 교수. ⓒ Igarashi Kazuhiro

지속가능성이란 새로운 아편
달리오가 일하는 미국 뉴욕 인근 본사에서 1만1천㎞ 떨어진 일본 도쿄대학의 작은 연구실에 사이토 고헤이가 앉아 있다. 그는 자신이 쓴 책이 일본 젊은이에게 미친 영향에 여전히 놀라고 있다. 철학과 교수인 그는 36살밖에 되지 않았고, ‘금융위기와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충격에 강하게 영향받은 세대’에 속한다. 학생이었을 때, 사이토 교수는 경제질서와 환경파괴를 함께 생각했다. 그리고 결국 카를 마르크스의 사상에 도달했다.
“마르크스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집중적으로 자본주의가 가져올 환경생태학적 영향을 다뤘다.” 사이토 교수는 2016년 이 주제로 베를린 훔볼트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제목은 ‘자연 대 자본: 자본주의에 대한 끝나지 않은 비판 측면에서 본 마르크스의 환경생태학’이었다.
이 논문은 학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논문 이후 발간된 책들은 더욱 놀랍다. 사이토 교수는 2020년 말 환경사회주의에 대한 책을 냈다. 이 책에서 그는 마르크스 사상에 비춰 환경위기를 “자본주의적 생산의 발현”으로 풀이했다. 지구 붕괴를 멈추는 유일한 방법은 성장이 멈추고, 사회적 생산이 둔화하고, 부가 재분배되는 후기 자본주의 시스템으로만 가능하다.
그동안 사이토 교수의 책 <인류세의 자본>(한국어 번역판 제목 <지속 불가능 자본주의>)은 일본에서 50만 부 이상 팔렸다. 이러한 판매 부수는 <해리 포터> 시리즈나 가능한 규모다. 그의 책은 곧 영어와 독일어로 출판될 예정이다. 일본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마르크스에 대한 그의 현대적 해석을 담은 4부작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이후 마르크스 서적은 도쿄 서점에서 놀라운 인기를 누렸다. 이 중에는 만화로 읽는 <자본론>도 있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조차 이제 “더 지속가능한 자본주의”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사이토 교수는 자신의 책이 성공한 이유를 자기 세대가 오래전부터 ‘경제적 불안정’과 ‘과도한 세계화’에 불만을 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젊은 세대는 “새로운 삶의 방식”에 열려 있다고 그는 생각한다. 규제완화나 복지축소 등 성장을 견인하던 모든 신자유주의적 조처는 사회분열과 불안정성을 남겼다고 사이토 교수는 본다. “왜 우리는 일생을 일하고 돈을 벌고 소비하는 데 집중하면서 이렇게 계속 살아야 하는가? 그것은 많은 젊은 세대가 스스로 던지는 질문”이라고 사이토 교수는 말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전환점이었다. 사회규범이 갑자기 달라졌다. 많은 사람이 사무실이 아니라 가족과 함께 집에 머물게 됐다. 성장만 생각하지 말고 규모를 줄이고 돌아보자는 마르크스주의자 사이토 교수의 간청은 시대정신을 강타했다. 그는 노동시간 단축과 노인·병자를 돌보는 것과 같이 덜 이윤 중심적이지만, 사회적으로 중요한 일에 더 집중하도록 요구했다.
하지만 증기기관이 돌아가던 150년 전 자본주의를 비판한 마르크스가 진실로 오늘날 환경위기를 위한 답을 가져다줄 수 있을까? 사이토 교수는 별로 구속력도 없는 지속가능성 목표를 해결책으로 팔아먹는 정치가들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 “그런 해결책은 대중에게 새로운 아편을 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저 사람들을 잠잠하게 만들려고 말이다.”

ⓒ Der Spiegel 2023년 제1호
Auf die sanftere Tour
번역 이상익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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