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이슈
     
희토류는 희귀하지 않다, 다만 중국에 떠넘겼을 뿐
[ISSUE] 스웨덴 희토류 광산 발견
[155호] 2023년 03월 01일 (수) 막시밀리안 프롭스트 economyinsight@hani.co.kr

 
유럽은 희토류 채굴을 중국에 전적으로 맡겨버리고 희토류 시대로의 전환을 놓쳐버렸다. 유럽에서 광물 채굴은 과거에 속한 더럽고 짐스러운 일쯤으로 치부됐다. 최근 스웨덴에서 희토류 매장이 확인되면서 새로운 상상력이 펼쳐지고 있다.

막시밀리안 프롭스트 Maximilian Probst
리카르다 리히터 Ricarda Richter
울리히 슈나벨 Ulrich Schnabel
<차이트> 기자
 

   
▲ 2023년 1월12일 헬멧과 작업복을 착용한 스웨덴 에너지 장관 에바 부슈(오른쪽)가 키루나에서 희토류가 대량 발견됐다고 발표하고 있다. TT News Agency/Jonas Ekstromer via REUTERS

홍보 이벤트는 성공적이었다. 스웨덴이 공식적으로 유럽연합(EU) 이사회 의장국이 되기 하루 전인 2023년 1월12일, 스웨덴은 엄청난 원자재 매장지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헬멧과 작업복을 착용한 스웨덴 에너지 장관 에바 부슈(홍보 컨설턴트 출신)는 키루나(스톡홀름에서 북쪽으로 960㎞ 떨어진 지역)의 “멋진 광산”에 대해 칭송했다. 부슈 장관은 이 광산의 희토류 매장량이 지금까지 유럽에서 발견한 것 중 가장 많다고 설명했다. 이는 또한 유럽의 미래를 구할 것이라고 소리 높였다. “전기화, 유럽의 자체 조달, 러시아와 중국 의존성에서 탈피가 이 광산에서 시작할 것”이라고 선포했다.
스웨덴의 석간신문 <아프톤블라데트>(Aftonbladet)를 비롯한 많은 매체가 “유럽 녹색전환의 열쇠”라는 메시지를 즉각 퍼뜨렸다. 반면 전문가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키루나에서 발견한 것이 중단기적으로 가져올 변화는 전혀 없다”고 독일 ‘지구과학·천연자원 연방연구소’ 소속 지질학자 하랄트 엘스너는 말했다. 키루나의 철광석 속에 희토류가 포함됐다는 사실은 수년 전부터 알려졌으며, 이미 채굴됐으나 가공이 안 됐을 뿐이라는 것이다. 또한 희토류는 그린란드,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등 중국 이외 지역에도 많이 매장됐고 키루나보다 매장량이 많은 곳도 있다는 것이다.

저렴해서 문제인 희토류
키루나에서 발견한 희토류는 유럽에 전환점을 가져올 수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원자재 매장량이 아니라 유럽이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할지가 중요하다. 이는 유럽이 다시 직접 채굴해 광산업의 새로운 시대를 연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건 미친 짓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유럽은 오랫동안 광산의 대륙이었다. 19세기 영국, 프랑스, 독일은 석탄과 철광석을 캐서 세계사의 원동력이 됐다. 원자재를 둘러싸고 전쟁이 일어났으며 기후, 환경 그리고 인간의 건강에 해를 끼쳤다. 따라서 이른 시일 안에 더러운 광산 구덩이에서 벗어나기를 바랐다.
그러나 그것은 잘못된 행로였다. 거대한 광산 시대에 발생한 치명적인 문제를 제대로 통제하기 위해 새로운 (희토류) 광산 개발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희토류는 ‘흙’이 아니라 특수한 금속이다. 희토류라는 총 17개 희귀 원소는 에너지 전환에서 중요한 수많은 제품 생산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희토류의 한 원소인 란탄(Lanthan)은 전기차와 노트북의 배터리, 연료전지, 매연필터 생산에 필요하다. 금속 네오디뮴, 프라세오디뮴, 디스프로슘은 풍력터빈이나 전기모터의 자석에 필요하다. 이트륨, 스칸듐 또는 유로퓸은 발광다이오드(LED), 플라스마 스크린, 연료전지 또는 형광등에 필수적이다. 독일 연방의회 학술지원부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현대 기술 중에 희토류를 전혀 포함하지 않은 것은 거의 없다”고 한다.
물론 희토류에 관한 통념에는 오해도 있다. 이 금속은 특별히 희소하지도 않고, 유럽인이 접근할 수 없는 금속도 아니다. 이름과 달리 희토류는 비교적 흔하며 유럽의 많은 곳에 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핀란드에서 희토류를 캐는 광산이 있었다.
이 원자재의 진짜 문제는 가격이 무척 저렴하다는 데 있다. 중국은 현재 가공된 희토류의 약 80%를 유통하는데 이를 엄청나게 싼값에 판다. 이 가격을 감당할 경쟁자가 거의 없어서 대부분의 서방 기업은 중국에서 가공된 희토류를 산다. 중국이 시장을 점유한 것이다.
1970년대 중국 최고지도자 덩샤오핑은 희토류가 ‘중국의 석유’임을 인식했다. 전세계 매장량의 약 40%가 중국에 있으며 특히 몽골과 국경 지역인 바이윈어보에 있다. 덩샤오핑의 지도 아래 중국은 1986년 중국에 있는 희토류를 채굴하고 정제하는 데 집중하는 장기 전략을 세운다. 이 전략은 결실을 보았다.
 

   
▲ 중국 장쑤성 롄윈강의 항구에서 수출을 위해 노동자들이 희토류 원소가 포함된 토양을 운반하고 있다. REUTERS/ Stringer

막대한 방사성 폐기물
유럽은 중국 의존성이 너무 커져서 언제든지 위협받을 수 있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고 유럽이 이에 제재를 가한다면, 중국은 희토류 공급을 거부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유럽의 주요 산업은 마비될 것이다. 2010년 중국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일본과 영토분쟁에서 희토류 수출을 잠정 중단했던 사실에서도 희토류의 지정학적 의미는 극명하게 드러난다. 이후 일본은 중국을 향한 희토류 의존도를 낮춰나갔다.
유럽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개별 원자재의 타국 의존성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알게 됐다. 이후 유럽에는 변화가 생겼다. 스위스 루체른에 있는 희토류·금속 연구소의 아른트 울렌도르프 소장은 2022년 여름 이후 엄청나게 많은 문의를 받았다고 한다. 미국의 문명비평가 루이스 멈퍼드가 1934년에 저술한 것을 이제야 많은 사람이 인식한 것이다. 그는 산업국이 ‘신기술 재료’의 조달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렇지 않으면 “더욱 저급하고 조잡한 기술로 되돌아가거나 빈곤해질 위험에 처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단순히 해당 광물을 캐내는 것만이 아니다. 가공하고 정제하는 노하우와 실행이 그만큼 중요하다. 희토류는 철광석 채굴 후 복잡한 과정을 거쳐 비로소 얻어지기 때문이다. 채굴한 것을 부수고, 갈고, 산(acid)으로 씻어내거나, 심지어 황산으로 가열해야 한다. 이 재료가 종종 우라늄이나 토륨과 같은 방사성원소를 포함하는 지질학적 구조에서 발견되기에 문제는 더 복잡하다. 희토류를 얻는 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화학·방사성 폐기물이 남는다.
이 더러운 사업은 서구의 승인 아래 오늘날 대부분 중국이 떠맡았다. “거기에 사용되는 방법은 간단하지만, 불행히도 환경에 극도로 해로운 것”이라고 희토류 전문가 울렌도르프는 말한다. 중국에서는 직원과 주민의 건강상 피해를 무시할 것이다. 그는 “유럽에서 깨끗한 전기차가 달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중국의 호수는 노랗게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생태학적 미친 짓”이라고 했다.
미국에서 채굴된 광물도 가공하기 위해 중국으로 보낸다. 미국은 이전에 시장을 지배했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마운틴패스 광산은 수십 년 동안 희토류의 한 원소인 유로퓸의 전세계 생산을 담당했다. 그러다 그 광산에서 10억 리터(ℓ)에 달하는 방사능과 화학적으로 오염된 폐수가 흘러나왔다. 그곳은 자연보호구역의 가장자리였다. 2002년 광산을 폐쇄했다. 환경규제비가 너무 비쌌고, 경쟁자 중국의 생산비는 너무 저렴했다. 시간이 흘러 미국은 이 문제를 다시 생각했다. 희토류가 군사기술에도 중요해 미국 국방부는 자국 내 자원 개발을 추진했다. 2017년부터 마운틴패스 광산을 재가동했다.
끔찍한 중국 의존성을 향한 유럽의 불평은 위선적이다. 유럽은 비용을 부담하고 이로부터 발생하는 환경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만 있다면 언제든지 희토류 채굴과 가공에 뛰어들 수 있다.
 

   
▲ 희토류 시장을 지배한 나라는 원래 미국이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마운틴패스 희토류 광산은 방사능 오염으로 폐쇄됐다가 정부의 자원 국산화 방침에 따라 2017년부터 재가동하고 있다. Tmy350/ 위키피디아

더 높은 가격 지불할 의지
키루나 광산 주변의 주민 문제는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여기서도 갈등이 발생한다. 정부는 키루나에서의 희토류 발견을 축하하지만 국민은 재난의 씨앗으로 본다. 지역 토착민은 순록 이동과 관계된 그들의 문화가 위협받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매년 5~8월 동물은 노르웨이 국경에 있는 산에서 풀을 뜯고 겨울에는 숲으로 내려간다. 마지막으로 남은 순록 이동 통로는 새로 발견한 희토류 퇴적층 바로 위에 있다. 이 희토류를 개발하면 순록 목축은 끝이라는 위협을 받는다. “우리는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고 키루나 지역 사미인(툰드라 지대 소수민족) 대표 카린 크바르포르드트 니아가 전화로 말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 키루나에서 대규모로 희토류가 채굴되기 전에 어떠한 난제를 극복해야 하는지 짐작이 간다. 생태학적으로 올바르고 주민이 동의하는 결정이 나와야 한다는 뜻이다. 10~15년이 걸릴지 법적 과정을 빠르게 추진해 7년이 걸릴지는 국영 광산기업인 LKAB에만 달린 것이 아니라 카린 크바르포르드트 니아와 같은 사람에게도 달려 있다. “우리가 기술적 옵션을 아는 대로 사미인과 협의할 것”이라고 LKAB의 대변인 린트베르크는 말한다. 그는 앞으로도 순록 사육을 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우리가 녹색변화를 원한다면 사미인 역시 상황이 변하고 있다는 생각에 익숙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키루나 광산을 친환경적이고 사회적으로 책임 있는 방식으로 개발한다면 스웨덴의 희토류 발견은 모범이 될 것이다. 린트베르크는 “새로운 광산은 전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작동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미 지하 광산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기계가 녹색전기로 작동한다는 것이다. 금속의 정제공정 역시 유럽에서 이뤄질 것이다. 2022년 11월 LKAB는 2024년부터 오슬로 남쪽에서 희토류를 생산할 예정인 노르웨이의 기업 REEtec AS와 협력한다고 발표했다.
유럽에서 지금까지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은 광산이 필요한 이유는 희토류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에너지 전환을 위해 급박하게 필요한 또 한 가지 까다로운 원자재 리튬도 비슷하다. 리튬이 많이 매장된 곳으로 포르투갈, 스페인의 엑스트레마두라, 영국의 콘월, 세르비아를 꼽는다. 환경단체는 이 모든 곳에서 채굴을 반대한다. 그 결과 환경 피해와 생태학적 우려는 국외로 떠넘겨졌다.
녹색광산 시대의 개막이 공짜로 얻어질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 새로운 유럽의 광산은 아마 보조금을 삼킬 것이고 이윤도 낮춰야 할 것이다. 기업은 단기적인 주가 수익보다 장기적인 원자재 이익을 우위에 둬야 한다. 오늘날 공정거래 상품을 대하듯, 시민도 기꺼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할 의지가 있어야 한다. 또 하나 분명한 사실은, 유럽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훨씬 더 비싼 값을 치르리라는 점이다.

ⓒ Die Zeit 2023년 제4호
Das Große Graben
번역 최현덕 위원

 

정기구독자는 과거 기사 전체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온라인 회원은 과거 기사 일부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보실 수 있습니다.

  

막시밀리안 프롭스트의 다른기사 보기  
ⓒ Economy Insight(http://www.economyinsight.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 기사의견(0)  
 
   * 3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600byte)
   * 욕설이나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운영원칙]
매체소개 구독신청 구독문의기사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찾아오시는 길
한겨레신문(주) | 제호 : 이코노미 인사이트 | 등록번호 : 서울 아 01706 | 등록일자 : 2011년 07월 19일 | 발행일 : 2011년 07월 19일 | 발행인 : 최우성 | 편집인 : 박종생
발행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효창목길 6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 한겨레 고객센터 1566-9595 | 대표전화번호 : 02-710-0201 | 청소년보호 책임자 : 박종생
Copyright 2010 Hankyoreh.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