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국제
     
탈달러·디지털통화가교, 위안화 국제화 새 동력
[PROSPECT] 역외 위안화센터 새 동향- ② 전망
[155호] 2023년 03월 01일 (수) 왕샤오칭 economyinsight@hani.co.kr

 
왕샤오칭 王小青 <차이신주간> 기자
 

   
▲ 2022년 9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국제서비스무역박람회(CIFTIS) 행사장에 마련된 디지털 위안화(e-CNY) 홍보관. 2022년 홍콩 금융관리국과 인민은행 디지털화폐연구소, 타이와 아랍에미리트 중앙은행은 공동으로 ‘중앙은행 다자 디지털통화가교’ 사업을 벌였다. REUTERS

2022년 홍콩 금융관리국은 통화당국 간 중요한 협력사업에 참여했다.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 장기적으로 의미 있는 결정이었다. 첫 사업은 홍콩 금융관리국과 중국 인민은행 디지털화폐연구소, 타이 중앙은행, 아랍에미리트 중앙은행이 공동으로 추진한 ‘중앙은행 다자 디지털통화가교’(M-CBDC Bridge)다. 이 사업은 국제결제은행의 지원을 받았다. 2022년 9월 시범사업을 통해 2200만달러 규모의 국제 결제 160건을 처리했다. 디지털통화가교는 국제 결제와 결산에 비용이 많이 들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의 해결을 돕는 새 국제 결제 도구가 될 전망이다. 홍콩특구 정부 관계자는 “이 사업에 참여하는 중앙은행의 범위를 점차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른 사업은 인민은행, 국제결제은행,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칠레 중앙은행, 싱가포르와 홍콩 금융관리국이 체결한 ‘위안화 유동성 지원 협약’(RMBLA)이다. 덩웨이션 UBS 연구부 북아시아지역 이코노미스트는 “각 통화당국이 위안화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며 “앞으로 더 많은 중앙은행이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결제은행 관계자는 “이 다자간 협약의 체결은 ‘달러에 도전한다’는 전략적 의미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거래액 40배 증가
홍콩 다음의 위안화 역외센터는 영국 런던, 3위가 싱가포르다. 런던은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크고 역사가 유구한 외환거래 시장이다. 위안화 거래의 장점도 뚜렷하다. 영국 중앙은행(잉글랜드은행)에 따르면 2021년 런던 시장 하루 평균 위안화 거래금액이 814억 3천만파운드(약 125조원)였다. 2021년 인민은행은 3500억위안, 잉글랜드은행은 400억파운드 규모의 통화스와프 협정을 연장했다.
영국은 중국과 오래전부터 상호연결을 추진했다. 2013년부터 영국 금융기관은 적격해외기관투자자(RQFII)로서 역외 위안화로 역내에서 투자할 수 있었다. 2019년 6월 ‘후룬퉁’(滬倫通·상하이 증권거래소와 런던증권거래소에서 주식을 교차 거래하는 제도)을 시행했다. 이후 양쪽 상장사가 상대국 시장의 법률과 법규에 따라 주식예탁증서(DR)를 발행하고 상대국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다. 중국 상하이거래소와 영국 런던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을 매개로 위안화를 런던 역외시장에 보내고 현지 위안화를 상하이로 보낸다.
아시아의 주요 역외 위안화센터인 싱가포르의 금융관리국 자료를 보면 2022년 9월 말 기준 싱가포르의 위안화 예금은 1740억위안으로 홍콩 위안화 예금의 5분의 1이다. 싱가포르 역외 위안화 거래 규모는 런던의 3분의 1 정도다. 하지만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이 세계경제의 중심지로 부상하면서 아세안의 관문인 싱가포르에서 위안화 업무가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건설은행과 아시안뱅커가 2022년 조사한 결과, 홍콩을 제외하면 싱가포르에서 역외 기업이 진행한 위안화 무역 결제의 비중이 가장 높은 21%였고, 영국은 13%였다. 역외 기업의 싱가포르 역외 위안화 예금 금액은 홍콩과 비슷하다. 싱가포르에서 역외 위안화 자금조달을 진행하는 비중은 18%, 영국은 11%였다.
지정학적 요인도 작용했다. 특히 러시아에선 위안화 자금이 늘면서 신흥 위안화 역외시장이 자발적으로 만들어졌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뒤 유럽과 미국이 러시아에 징벌적 금융제재를 가해 러시아는 무역 결제에서 달러를 포기해야 했다. 자국 화폐인 루블화를 제외하면 위안화를 국제 무역 결제에서 많이 사용했고, 러시아에 위안화 자금이 누적됐다.
2022년 초만 해도 10억~20억루블이던 모스크바증권거래소의 위안화 하루 거래액이 8월에는 800억루블(약 1조4천억원)로 늘었다. 위안화 자금을 활용하기 위해 모스크바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러시아 알루미늄 업체 루살(Rusal)이 8월 초 위안화 표시 회사채 40억위안을 발행해 러시아 역외 위안화 채권시장이 만들어졌다. 8월 말에는 러시아 최대 금광업체 폴리우스(PJSC Polyus)가 46억위안 규모의 5년 만기 채권을 발행했다. 이어 9월20일 러시아 최대 석유회사 로스네프트(Rosneft)가 150억위안의 10년 만기 회사채를 발행했다. 130억루블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지금까지 통화 종류를 불문하고 러시아에서 발행한 회사채 가운데 최고치다.
위안화 채권 발행 주관사인 가스프롬방크(Gazprombank)의 나탈리아 야첸코 채권자본시장(DCM) 담당 이사는 “가스프롬방크의 제안을 러시아 재정부가 받아들여 러시아의 위안화 채권시장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현지 자본시장에 충분히 많은 위안화 유동성이 누적됐고, 러시아 모스크바거래소가 금융 하부구조 차원에서 완벽하게 지원했으며, 러시아 기업의 실질적 자금조달 수요가 맞물렸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발행한 위안화 채권의 발행자는 광산과 채굴 분야 기업이다. “그들이 위안화를 조달해 무역활동을 지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일부 금융기관도 위안화 채권 발행에 관심을 보였다. 그들은 채권 거래시장의 주요 참여자다. 중국과 업무상 관련이 있는 유통업체도 위안화 채권 발행을 고려할 수 있다.”
위안화로 결산하는 대외무역을 추진하면서 러시아가 보유한 위안화 자금이 늘었다. 현지 금융기관은 더 많은 투자자와 상품이 진입해 보유한 위안화 자금을 유통해주길 기대한다. 야첸코 이사는 “모스크바거래소도 위안화 거래를 준비하고 있다”며 “위안화 채권 외에 고정 수익 유형의 스와프 상품과 파생금융상품의 발행·거래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 러시아 루블화와 중국 위안화 지폐가 양국 국기, 가스관 모형과 함께 놓여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유럽과 미국의 금융제재로 러시아에서 위안화 거래가 크게 늘었다. REUTERS

동남아에 주목
러시아에서 역외시장이 형성되고 성장한 방식을 다른 나라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하지만 시장의 자발적인 힘을 보여줬고, 이런 힘은 다른 나라에서도 생길 수 있다. 량자오지 DBS은행 중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가 금융제재를 받는 상황에서 미국이 금융정책을 무기화하자 국제사회 일부가 미국과 방식이 다르거나 외교와 상업적 이익이 충돌하면 자신도 금융제재를 받을지 모른다는 위협을 느꼈다”며 “통화 분야에서 리스크를 분산하는 방법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신흥시장에서 ‘달러 이탈’ 움직임이 시작된 것을 생각하면 홍콩 이외 지역 가운데 위안화 국제화가 실질적 진전을 거둘 가능성이 큰 시장은 동남아다. 랴오췬 중국인민대학교 충양(重陽)금융연구원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동남아와 지리적으로 가깝고 경제가 긴밀하게 연결된 것 외에도 아세안과 중국의 교역은 수입과 수출이 동시에 이루어져 위안화 무역 결제를 확대하기에 이상적인 구조”라고 말했다. 중국이 동남아 사회기반시설 건설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위안화로 투자금을 지급할 수도 있다. 최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여러 인도네시아 정부 관료와 기업인이 본인 또는 자녀가 중국어를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중국과 교류하고 사업을 하기 위해서다.
아세안과 한국 등 15개국이 참여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회원국 기업과 금융기관의 국제 거래에서도 위안화 수요가 늘었다. 중국건설은행과 아시안뱅커가 벌인 조사에서 역외 기업의 66%가 위안화를 사용하는 이유로 “더 많은 사업 기회를 얻기 위해서”라고 응답했다. “비용을 줄이고 가격결정권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는 응답은 48%였다. 금융기관 68%는 위안화를 사용하면 더 많은 기회가 생길 것으로 기대했다.
린메이링 말레이시아은행 수석외환전략가는 “동남아에서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하려면 결제와 대출, 투자의 하부구조가 완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인민은행이 역내에서 위안화 청산결제은행을 지정했고 역내 여러 중앙은행과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해 위안화가 동남아에서 사용되도록 지원했다.
인민은행이 발표한 ‘2022년 위안화 국제화 보고서’에 따르면 아세안 10개국 가운데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필리핀, 타이에서 위안화 청산결제은행을 지정해 아세안 전체로 서비스를 확대했다. 2021년 싱가포르는 홍콩(48.6%) 다음으로 위안화 국제 결제 금액이 많은 세계 2위 역외 위안화 시장(11.3%)이 됐다. 인민은행은 싱가포르, 라오스, 타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캄보디아와 통화스와프 협정 또는 협력계약을 체결했다. 미얀마와 브루나이, 베트남, 아세안에 합류한 11번째 회원국 동티모르에서는 역외 위안화 거래 기반을 구축하는 속도가 느리다.
상업은행도 동남아에 적극적으로 진출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우야쓰 중국개방·위안화국제화 팀장은 “중국이 여러 아세안 회원국의 중요한 교역국이고 RCEP를 추진했다”며 “국제시장에서 위안화를 결산 통화로 사용하도록 촉진해 위안화의 위상이 아세안 회원국은 물론 아시아 전체에서 격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남아와 중국은 무역 과정에서 위안화를 사용할 기회가 많다. 현지에서 자금조달과 주식, 채권 등 위안화 투자를 독려하고 위안화를 역내 기축통화 가운데 하나로 만들 수도 있다.” 양제원 중국은행 홍콩 위안화업무 책임자는 “최근 동남아를 중점 업무 대상지로 지정했다”며 “홍콩에서 동남아로 사업을 확장해 기업과 기관의 위안화 사용이 늘어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財新週刊 2022년 제48호
離岸人民幣中心新動向
번역 유인영 위원

 

정기구독자는 과거 기사 전체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온라인 회원은 과거 기사 일부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보실 수 있습니다.

  

왕샤오칭의 다른기사 보기  
ⓒ Economy Insight(http://www.economyinsight.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 기사의견(0)  
 
   * 3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600byte)
   * 욕설이나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운영원칙]
매체소개 구독신청 구독문의기사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찾아오시는 길
한겨레신문(주) | 제호 : 이코노미 인사이트 | 등록번호 : 서울 아 01706 | 등록일자 : 2011년 07월 19일 | 발행일 : 2011년 07월 19일 | 발행인 : 최우성 | 편집인 : 박종생
발행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효창목길 6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 한겨레 고객센터 1566-9595 | 대표전화번호 : 02-710-0201 | 청소년보호 책임자 : 박종생
Copyright 2010 Hankyoreh.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