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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택 갈수록 늘어도 효과 미미
[SPECIAL REPORT] 정부 지원에 중독된 프랑스 기업- ② 사회보험료·연구개발 공제
[155호] 2023년 03월 01일 (수) 장크리스토프 카탈롱 economyinsight@hani.co.kr

 
프랑스 기업이 누리는 혜택 네 가지(사회보험료 공제·연구개발 세액공제·해운회사 톤세 적용·에너지효율 개선공사 부가가치세율 감면)의 실효성을 하나씩 따져본다.

장크리스토프 카탈롱 Jean-Christophe Catalon
마르크 슈발리에 Marc Chevallier
<알테르나티브 에코노미크> 기자
 

   
▲ 2023년 2월6일 엘리자베트 보른 프랑스 총리(가운데)가 파리 남서부에 있는 다국적 식음료업체 다논그룹 국제연구혁신센터의 개소식에 참석해 연구원의 설명을 듣고 있다. REUTERS


사회보험료 공제가 프랑스 경기를 침체시킨다. 프랑스 사회보험기금 회계장부를 슬쩍 들여다보면 ‘일자리를 위한 공제’라는 낯선 제도가 등장한다. 비용이 상당하다. 2023년에는 10년 전보다 3배 많은 850억유로(약 115조원)였다. 매년 오름세다. 이 제도를 지탱하는 대표 정책은 ‘일반 감면’이다. 일반 감면은 사용자가 부담하는 (질병, 모성, 장애, 퇴직, 사망 및 가족 등) 사회보험료의 역진감면(임금이 높을수록 공제율이 줄어든다) 또는 무조건 감면을 뜻한다. 일자리를 위한 공제는 지난 30년간 대부분의 프랑스 정부에서 시행한 제도다.
프랑스 경제학자 소피 코테는 “1980년대 말 최저임금(SMIC)이 너무 높아 비숙련 노동자의 실업률이 치솟았다”며 “사용자 부담 사회보험료 감면은 그런 배경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저임금에 부과되는 사회보험료만 깎아줬다. 그러다 혜택을 받는 임금 기준이 서서히 높아졌다. 2013년 ‘경쟁력과 일자리를 위한 세액공제’(CICE) 제도가 도입되면서 기준임금은 최저임금의 2.5배가 됐다.
2016년 ‘책임감협약’(Pacte de Responsabilité· 기업의 동참을 강조한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고용정책)이 시작되고 나서는 최저임금의 3.5배(현재 기준 세전 약 780만원)로 올랐다. 서비스업에 견줘 저임금 노동자 고용률이 낮은 제조업이 감면 혜택을 받고 경쟁력을 기르도록 한 것이다. 오늘날 프랑스에서 사용자는 노동자 10명 중 9명의 사회보험료를 공제받아 고용비용을 줄일 수 있다.

실망스러운 결과
그런 공제 혜택의 실효성을 알아보기 위해 여러 연구를 진행했다. 경제분석위원회(CAE)는 2019년 보고서에서 최저임금의 1.6배가 넘는 임금에 대해 사용자 부담 사회보험료를 감면해주는 정책을 두고 “다음 평가에서도 일자리·수출 면에서 실망스러운 결과가 확인되면” 이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 기준임금이 높을수록 공제받은 비용을 임금 인상에 쓸 가능성이 크다고 위원회는 지적했다. 아낀 보험료가 일자리를 늘리거나 제품 가격을 낮추는 데 쓰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제 기준임금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로 경제학자 브뤼노 크레퐁과 로장 데스플라의 논문이 보고서에 제시됐다. 2001년 발표 당시 큰 파문을 일으킨 이 논문은 1990년대 저임금에 대한 사회보험료 감면 정책이 고용률 증가에 효과가 있었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경제분석위원회 보고서는 공동 저자인 야니크 로르티가 다른 기관과 공동 진행한 연구는 언급하지 않았다. 로르티는 저임금에 대한 사회보험료 감면 정책을 위원회와 다른 방식으로 다시 평가했다. 그 결과 이 정책이 일자리에 끼치는 실질적 영향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 결과가 갈리지 않는 지점도 있다. 대체 효과다. 사회보험료 면제 대상을 저임금으로 한정하면 “기업은 저숙련 일자리만 만들거나 그것을 유지하려 한다. 혁신과 개발을 이끄는 고숙련 일자리는 만들지 않는다. 결국 프랑스 경제성장률을 아래로 끌어내리는 부작용이 생긴다”고 경제학자 클레망 카르보니에와 브뤼노 팔리에는 말했다.
2004~2011년 진행된 다른 연구에 따르면 프랑스 기업의 수출 성과도 나빠질 수 있다. 연구에 참여한 경제학자 나딘 르브라토는 “기업이 고숙련 노동력을 덜 쓸수록 가격 외적 측면에서 경쟁력을 잃는다”고 설명했다. 경쟁업체에 견줘 공정의 질이나 혁신에서 뒤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공제 기준임금을 확대한 경쟁력과 일자리를 위한 세액공제, 책임감협약은 어떨까. 공공정책연구소는 두 정책의 연구조사에서 수출에 끼친 영향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결과를 “신중하게” 해석할 것을 당부했다.
 

   
▲ 2023년 2월7일 프랑스 낭트에서 정부의 연금개혁에 반대하는 전국적 파업에 참가한 노동자들이 ‘임금, 연금 공동투쟁’이라는 구호가 적힌 펼침막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REUTERS

표적을 벗어나다
경쟁력과 일자리를 위한 세액공제 혜택이 사라지고 사회보험료 감면은 일반적인 것이 됐다. 2022년 프랑스 기업에 가장 크게 도움이 된 세제 혜택은 ‘연구개발 세액공제’(CIR)다. 프랑스 정부가 이 제도로 세수입 70억유로를 손해 본 것으로 추산된다. 연구개발 세액공제는 프랑스 기업의 경쟁력 향상과 혁신을 도와 경제성장률을 높인다는 취지에서 1983년 도입했다. 이후 지금까지 수차례 개정했다.
이 제도를 가장 크게 손본 때는 2008년이다. 그때부터 공공재정에서 손해 보는 돈이 대폭 늘었다. 기업은 1억유로 미만 연구개발비의 30%에 해당하는 금액을 법인세에서 공제받는다. 1억 이상 연구개발비의 공제율은 5%다. 그와 비슷한 세제 혜택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대부분의 나라에서 찾아볼 수 있다. ‘프랑스산’ 연구개발 세액공제는 공제율이 유독 높다는 점에서 다른 나라와 비교된다. 2021년 프랑스 감사원은 “프랑스가 국내총생산 대비 (민간 연구개발) 세액공제 규모가 큰 편이 아니다”라며 “(2018년 기준 GDP의 0.29%) 프랑스 다음으로 영국(0.25%), 오스트리아(0.19%), 이탈리아와 벨기에(0.18%)가 있다”고 했다.
프랑스 정부가 2008년부터 12년 동안 기업에 준 연구개발 세액공제를 전부 돈으로 환산하면 540억유로라고 혁신정책평가국가위원회(CNEPI)는 전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기대한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 위원회에 따르면 2007~2019년 연구개발 명목으로 준 혜택(연구개발 세액공제 비중은 5분의 3)은 늘었지만(+0.18%포인트) 기업이 연구개발비로 쓴 돈은 그보다 증가폭이 낮았다(+0.16%포인트). 달리 말해, 기업은 아낀 돈에 비해 적게 쓴 것이다. 공공정책연구소(IPP)는 연구개발 명목으로 세제 혜택을 누린 기업을 대상으로 미시경제학 측면에서 연구했다. 그 결과 무형자산(특허 또는 소프트웨어 구매)을 향한 투자를 제외하고 부가가치와 투자 분야에 별다른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이 연구개발 세액공제로 횡재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 제도는 개선할 점이 많다. 감사원은 “연구개발비를 그룹이 아닌 회사 단위로 계산”하는 방식을 문제로 지적했다. “1억유로까지 연구개발비의 30%를 공제해주는 방식은 같은 그룹에 속한 여러 자회사가 각각 혜택을 받기에 유리하다.” 대기업이 연구개발비를 여러 자회사로 쪼개 세금을 아낄 수 있다.
게다가 프랑스는 공제 대상 기업을 너무 폭넓게 규정했다. 대기업은 규모가 커서 연구개발 활동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 지금 구조에선 그런 대기업에 혜택이 많이 돌아갈 수밖에 없다. 실제로 공제된 법인세액의 3분의 2는 직원이 250명 넘는 회사가 내야 할 세금이었다. 프랑스 대표 대기업 50곳이 공제받은 법인세가 전체의 절반을 차지한다(혁신정책평가국가위원회). 그런데 연구개발에 따른 세제 혜택의 실효성은 기업 규모가 클수록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오이시디와 공공정책연구소). 그런 이유로 대부분의 나라가 혜택 대상을 중소기업으로 제한한다.

진짜 해법?
연구개발 세액공제 제도가 실패한 건 프랑스 국내 경제구조와도 연관이 있다. 프랑스는 연구개발 활동이 집중된 중간기술과 첨단기술 분야(자동차, 전자, 화학 등)에서 독일에 뒤떨어져 있다. 이 산업에서 만드는 부가가치가 전체 산업의 부가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년째 내림세다. 공장이 사라지면 연구개발 활동도 같이 위축된다.
공장이 있어야 연구개발도 한다. 깎아주지 않고 원래대로 걷은 세금을 국내 산업 기반시설에 투자하면 어떨까. 경제사회연구소(IRES)는 프랑스노동총연맹(CGT) 지원으로 발표한 보고서에서 그런 정책을 제안한다. 연구소는 혁신을 일으키는 효과적인 지렛대가 정부의 진두지휘라고 주장한다. 에너지 전환과 같이 모두의 이익이 걸린 산업이 발전하도록 정부가 방향키를 잡는 것이다. 연구개발 세액공제 제도는 거시경제적으로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제도를 없애기도 조심스럽다. 산업활동과 일자리에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서다. 넉넉한 혜택에 프랑스 기업은 이미 너무 많이 길들었다.

ⓒ Alternatives Economiques 2023년 2월호(제431호)
Les aides sont-elles efficaces?
번역 최혜민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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