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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창출 의무화” “부분 개선”
[SPECIAL REPORT] 정부지원에 중독된 프랑스 기업- ④ 대담
[155호] 2023년 03월 01일 (수) 크리스티앙 샤바뇌 economyinsight@hani.co.kr

 
정부가 기업을 돕는 이유를 엘리 코엔(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 명예연구부장, 경제분석위원회 위원)과 로랑 코르도니에(릴대학 경제학 교수, 릴사회경제연구소 연구원) 두 전문가에게 물었다.

크리스티앙 샤바뇌 Christian Chavagneux
쥐스탱 들레핀 Justin Delépine <알테르나티브 에코노미크> 기자
 

   
▲ 로랑 코르도니에 교수. 유튜브 갈무리


프랑스는 기업 혜택을 많이 준다. 이유는 무엇인가.
엘리 코엔 혜택이 많지만 그만큼 세율이 높다. 프랑스는 기업한테 걷은 총세수입과 순세수입이 유럽에서 두 번째로 많다. 순세수입은 총세수입에서 지원금을 뺀 금액이다. 기업 혜택은 과중한 조세제도를 보완하는 수단에 불과하다. 프랑스 경제는 보조경제다. 기업이 무거운 세부담을 잘 짊어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로랑 코르도니에 프랑스 기업이 세금을 많이 낸다는 의견에는 동의한다. 독일 등 다른 나라에 견줘 세율이 훨씬 높다. 하지만 기업이 실제 납부한 세금과 받은 지원금의 차액이 줄어드는 추세다. 수치로 따지면 1995년 부가가치의 12%였다. 지금은 6%밖에 되지 않는다. 관건은 세제 혜택의 실효성이다.
코엔 이 문제는 간단하다. 세금과 지원금의 격차는 프랑스 기업에 걸림돌이다. 격차가 크지 않아도 마찬가지다. 경제학자 파트리크 아르튀스가 말했듯이 프랑스는 독일과 같은 고비용 경제다. 하지만 스페인처럼 중급 제품을 생산한다. 스페인은 저비용 경제다. 이때 생기는 경쟁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지원책을 만든 것이다. 프랑스에서 공장이 대규모로 사라지고 있다. 이런 현상을 보면 기업지원책이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코르도니에 진단은 같다. 정부지원책은 효과가 없다. 특히 혁신, 경쟁력, 일자리·창출과 유지 측면에서 그렇다.
 

   
▲ 엘리 코엔 위원. 유튜브 갈무리

보편적 기업 지원이 원칙이다. 세계시장에서 경쟁하는 기업만 선별해서 지원하지 않는다.
코엔 그렇게 하는 게 정당하다. 업종에 따라 기업을 차별할 수 없다.
코르도니에 지원책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보면 매우 실망스럽다. (사용자 부담 사회보험료를 공제해주는) ‘경쟁력과 일자리를 위한 세액공제’(CICE)가 새로 만들거나 유지한 일자리가 0~24만 개로 연구에 따라 다양하다. 모두 220억유로(약 30조원)를 지원해 평균 12만 개를 만든 거다. 얼마나 비싼 일자린지 생각해보라! 그렇게 초라한 성과를 얻으려고 국민의 돈을 쓰는 게 타당한지 질문해봐야 한다.
그 정책은 투자 효과도 미미했다. 프랑스 기업은 세제 혜택을 받고 이윤만 1~2% 올렸다. 이런 걸 보조경제라 할 수 없다. 2000년대부터 프랑스 정부는 기업이 부담해야 할 사회보험료와 세금을 엄청나게 깎아줬다. 정부가 세계화, 금융화 시대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만든 보호 전략인 셈이다. 문제는 그런 정책이 목표 달성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코엔 목표를 세운 배경을 떠올려보자. 프랑스는 유럽 차원의 공동규정을 적용한다. 유럽 공동규정은 산업고도화와 나라별 전문화를 위해 만들었다. 산업고도화는 혁신이라는 특별한 노력이 있어야 실현할 수 있다. 혁신 역시 연구개발 투자와 지식경제라는 조건이 뒷받침해야 한다. 하지만 20년 동안 프랑스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연구개발 지출이 전혀 늘지 않았다. 연구개발과 혁신에 관한 논의가 이렇게 많았던 적도 없지만, 더딘 적도 없었다.
왜 그런가.
코엔 탈공업화의 악순환이 한 가지 원인이다. 연구개발은 대형 제조업체가 주도한다. 제조업체가 공장을 국외로 이전하면 국내의 혁신 움직임이 같이 줄어든다. 프랑스에서는 그동안 좌우 할 것 없이 모든 정부가 연구개발과 혁신에 필요한 지원책을 단 한 번도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았다.
연구개발 지출을 늘리지 않았으니 경제고도화도 이뤄지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정부는 기업 혜택을 늘리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지키려 했다. 기업이 국내에 공장을 차리고 사업을 확장하도록 말이다. 기업 혜택을 주지 않았으면 상황이 더 나빴을 것이다. 정부지원으로 그나마 기업이 이윤율을 올렸다. 정리해서 말하면, 프랑스가 안고 있는 근본 문제는 경쟁력 저하다. 정부는 그 부작용을 세제 혜택으로 피하거나 줄이고 있다.
코르도니에 ‘지원책이 없었으면 이러했을 것’이라는 설명은 일어나지 않은 상황을 가정한다. 결과는 나와 있다. 기업지원책은 효과가 없다. 비용에 견줘 실효성이 떨어진다.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제도로 연구개발 세액공제(CIR)가 있다. 그 비용으로 공공재정에서 매년 60억~70억유로가 나간다. 지원 대상에 조건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코엔 연구개발 세액공제는 기업이 공장을 국외로 옮기지 않도록 하는 보호제도다. 프랑스 정부는 기업에 ‘국내에 남으면 도와주겠다’고 한다. 그 조건이 국내 사업을 늘리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정부가 연구개발 확대 등 더 직접적인 조건을 달아야 했다고 생각한다. 이 기조를 뒤에 오는 정부가 일괄적으로 유지해야 했다. 실제로는 전혀 그러지 않았다. 그렇게 하면 신생기업이 국외로 가지 않고 국내에서 자리잡을 것이다. 혁신적인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 대학 등 연구기관이 세제 혜택을 더 많이 누릴 수 있을 것이다.
 

   
▲ 2023년 2월1일 파리 남서부 리무르에 있는 프랑스 대표 방위산업업체 탈레스의 공장에서 직원들이 중거리 방공레이더 ‘그라운드 마스터 200’(GM200)이 작동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낮은 제조업 경쟁력이 프랑스 경제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다. REUTERS

사노피 등 대기업을 향한 지원을 줄이는 것이 해법인가. 사노피는 연구개발 세액공제 혜택을 가장 많이 받는 기업이다.
코엔 지금까지 프랑스 정부는 연구개발 정책이라는 무기를 썼다. 공장이 국외로 빠져나가지 않게 막는 것이 목적이었다. 정부의 그런 정책이 잘못됐다고 생각했다. 연구개발 정책은 연구개발과 혁신을 지원해야 한다. ‘지금까지 받은 지원을 똑같이 받을 수 없다’고 사노피 같은 대기업에 과감히 말해야 한다.
코르도니에 경쟁력은 중간 목표이자 부분 목표일 뿐이다. 최종 목표는 결국 일자리다. 이 목표에 도달하려면 조건을 달아야 한다. 일자리 창출 조건이 민감한 사안이라는 점을 안다. 그러나 정부지원을 받고 어떤 일자리가 만들어졌는지 알 수 없다. 그런 어려움을 피하는 방안으로 노동시간 감축이 있다. 예를 들어 일주일 노동시간을 32시간으로 줄이는 기업이나 노동자에게 정부가 지원금을 나눠주는 것이다.
기업에 주는 세제 혜택이 일자리 창출 효과가 거의 없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다. ‘경쟁력과 일자리를 위한 세액공제’로 만들거나 유지한 일자리 하나에 든 비용이 10만유로가 넘는다. 32시간 노동제와 같은 정책을 추진할 여력이 있다. 이 제도로 정부는 실업급여 지출도 줄일 수 있다. 노동시간을 줄여 일자리가 늘어나면 실업률이 줄어든다.
코엔 다시 말하지만, 프랑스는 세율도 높고 공공부채도 많다. 공공재정의 세금 의존도가 높다. 그래서 어떤 정책이든 새로 만들 때 이런 압박이 높아지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코르도니에가 제안하는 것은 완전히 새로운 제도다. 진짜 문제는 작은 개혁으로 기존 지원책을 개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다. 큰 틀을 바꾸지 않고 공공재정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말이다. 예를 들면 연구개발 세액공제 대상을 중소기업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 기존 정책에 새 조건을 달아선 안 된다.
코르도니에 그 이유가 무엇인가.
코엔 프랑스는 항상 기업에 가하는 제약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산업과 경제의 추락에 대응해왔다. 다른 나라는 그러지 않는다. 지원책에 조건을 또 달면 기업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 기업에 새로운 제약이 생기기 때문이다. 기업은 새 제약으로 피해를 봐도 보상받지 못한다.
코르도니에 자본주의가 탄생한 뒤로 기업은 그런 일을 쭉 겪었다. 기업의 역사는 여러 제약으로 기업이 어떻게 변천했는지 기술하는 역사이기도 하다. 프랑스 정부는 기업에 약 1600억유로를 쓰는 등 아무 소득 없는 혜택을 주고 있다. 다른 지원책을 쓰거나 기존 정책에 조건을 붙일 여력이 있다.
코엔 정부 돈이니까 다른 곳에 써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건 세금과 지원금의 경제구조 전체를 잘못 이해하는 것이다.
지원책을 폐지하면 어떤 결과가 뒤따를 것이라고 보나.
코르도니에 안타깝게도 정부의 기업지원책은 ‘표준’이 됐다. 기업은 혜택을 받는 데 익숙해졌다. 지원책의 물량과 규모를 생각하면 하루아침에 폐지하지 못한다. 피해가 클 것이다. 프랑스 자본주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혜택 규모를 줄이면 된다. (연구개발 세액공제를 비롯한) 일부 혜택은 일자리, 탈탄소, 생물다양성 보호 같은 목표에 따라 조건을 까다롭게 바꿀 수 있다.

ⓒ Alternatives Economiques 2023년 2월호(제431호)
À quoi servent les aides aux entreprises?
번역 최혜민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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