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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불법·차별의 위험한 질주
[COVER STORY] 무너지는 테슬라 신화- ① 실체
[154호] 2023년 02월 01일 (수) 하이케 부흐터 economyinsight@hani.co.kr

일론 머스크의 위기는 트위터에만 있는 게 아니다. 테슬라는 모빌리티에 일대 혁명을 가져왔지만 머스크의 홍보와 달리 테슬라의 성공에는 사회적으로 높은 비용이 따르고 있다. 약속한 것보다 속도가 느리고, 새 차는 두 달 만에 히터가 고장 났으며, 오류가 잦은 오토파일럿(Autopilot·자동조종장치)은 운전자의 생명을 위협한다. 고객은 전기자동차 선구자의 품질과 서비스에 실망해 법원을 찾고, 테슬라는 안면을 바꿔 적대적으로 대응한다. 팬들이 적으로 돌아서고 있다. _편집자 

하이케 부흐터 Heike Buchter 클라스 타체 Claas Tatje <차이트> 기자

   
▲ REUTERS

일론 머스크의 신화는 자율주행하는 소프트웨어가 장착된 멋진 전기자동차를 제작한 전설에 크게 기인한다. 테슬라는 신규 자동차 제조업체 이상의 의미를 가졌다. 테슬라 누리집 내용에 따르면 테슬라는 ‘탈화석연료 시대’를 선도하고 있다.
그런데 세상을 변화시키는 기업 테슬라의 신화가 무너지고 있다. 단순히 트위터 인수 때문만은 아니다. 천재 일론 머스크의 두뇌에서 나온 완벽한 자동차라는 ‘전설’은 <차이트>의 미국과 독일 취재 결과에 따르면 점점 ‘동화’로 찌그러지고 있다.

   
▲ 테슬라 모델3 차량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웨스트민스터의 405번 고속도로를 자율주행하고 있다. 보잉과 미군 등에 소프트웨어를 납품한 그린힐스소프트웨어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 소프트웨어는 면허증을 박탈당할 수준의 심각한 오류를 8분에 한 번씩, 교통사고를 유발하는 오작동을 36분에 한 번씩 일으켰다. REUTERS

‘테슬라 설립자’라는 거짓말
테슬라 소유주 일론 머스크를 소개하는 웹사이트의 내용은 첫 문장부터 오해의 소지가 있다. 머스크 소개란에 “일론 머스크는 공동설립자”라고 나온다. 미국인 마틴 에버하드(63)에게 이는 새빨간 거짓말이나 다름없다. 전기공학자인 마틴 에버하드와 마크 타페닝은 2003년 테슬라를 공동설립했다. 에버하드는 2008년 테슬라를 그만둔 뒤, 머스크와 법정 싸움을 벌였다. 격렬한 법정 싸움을 겪은 에버하드는 당시 일을 언급조차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물론 두 사람이 기밀유지 협약에 서명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테슬라 신화를 제대로 들여다보는 것은 에버하드에게 짓밟힌 명예를 회복하는 일이기도 하다. “일론 머스크는 과도한 자아를 가지고 있지만 테슬라 설립자가 아니라는 것만은 확실하다. 테슬라를 설립한 것은 타페닝과 바로 나다.” 에버하드는 2022년 12월 고향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차이트>와 한 전화 통화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에버하드, 타페닝과 머스크가 서로 알게 된 것은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에버하드는 당시를 이렇게 기억한다. “우리는 스탠퍼드대학에서 열린 화성협회의 한 행사에서 만났다. 머스크는 아주 약삭빠른 인상을 풍겼고, 지금처럼 당시도 이해력이 엄청나게 좋았다.” 에버하드가 화석연료를 쓰지 않는 전기 모빌리티 구상을 소개하자 물리학과 경영학을 전공한 머스크는 포드, 폴크스바겐, 도요타 등의 임원들과 달리 거부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머스크는 “기존 연료와 연료전지, 전기구동장치 등 다양한 엔진들의 효과를 비교해본 적이 있다. 그중에서 전기자동차가 명백하게 가장 효율적인 차량이었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1999년 인터넷에서 사용하는 간편결제시스템 페이팔을 만들어 전세계적으로 대박을 터뜨렸고 막대한 돈을 손에 쥐었다. 이후 그는 테슬라 지분을 조금씩 사 모은 뒤 2007년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랐다.
테슬라 사명은 설립되기 오래전에 정해져 있었다. 에버하드가 아내와 함께 플로리다주 디즈니월드에 놀러 갔을 때 떠오른 아이디어였다고 한다. 에버하드는 ‘교류 유도전동기’를 발명한 세르비아계 오스트리아 출신 엔지니어 니콜라 테슬라(1856~1943)의 이름을 따서 사명을 지을 생각이었다. “카페에서 타페닝에게 테슬라 구상을 들려주자, 그는 ‘잠깐만’ 하더니 노트북을 켰다.” 타페닝은 몇 분 뒤 노트북에서 고개를 들더니 “테슬라 웹사이트 주소 등록을 마쳤다”고 했다. 그렇게 테슬라 누리집(www.teslamotors.com)이 만들어졌다. “머스크는 테슬라 사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바꾸려 했다”는 에버하드의 말을 믿기 힘들 정도다.

   
▲ 2022년 8월30일 독일 베를린 근처 그륀하이데에 있는 테슬라 기가팩토리 전경. REUTERS

생명 위협하는 오토파일럿
테슬라의 성공 스토리는 머스크가 아니라 에버하드의 스토리다. “우리 아이디어의 특별한 점은 사람들을 열광시키는 자동차를 만든다는 것이다.” 누구나 운전하고 싶어 하는 로드스터, 스포츠카를 만드는 것이 테슬라의 목표였다. 여전히 테슬라 로드스터를 모는 에버하드는 테슬라가 2023년 가을에 자율주행 기능으로 차세대 혁명을 계획하는 것에 상당한 불만을 갖고 있다. “100% 안전과 신뢰가 보장되기 전까지는 도로에서 자율주행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테슬라 구매자가 1만5천달러(약 1800만원)를 내고 일종의 오토파일럿(Autopilot·자동조종장치)인 ‘완전자율주행’(FSD·Full Self Driving)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인터넷으로 추가 구매하면 원격으로 차량에 설치된다. 그러면 해당 차량은 순식간에 자율주행 차량이 된다. FSD 패키지는 차선변경 보조, 자동주차 혹은 테슬라를 주차장으로 부르는 기능 등을 포함한다. 테슬라 웹사이트에는 테슬라가 현재 완전 자율주행을 하지 않지만 오토파일럿 기능으로 안정감과 자율성을 제공한다고 나온다.
보잉과 미군 등에 소프트웨어를 납품한 그린힐스소프트웨어의 댄 오다우드 CEO는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 약속에 차마 웃을 수가 없다. 테크 기업가인 오다우드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능이 너무 위험하다고 판단했고 FSD 금지 캠페인에 수백만달러를 쏟아부었다. “FSD는 내가 경험한 최악의 상업용 소프트웨어다.”
오다우드는 FSD를 장착한 테슬라 모델3의 시험주행 영상을 보여줬다. 전기차 모델3이 FSD 기능을 켜놓은 상태에서 어린이 크기의 마네킹이 세워진 횡단보도를 향해 시험주행을 했는데, 마네킹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고 결국 마네킹과 충돌했다. 마네킹은 도로를 건너는 어린이를 대신해 세워둔 것이었다.
오다우드의 그린힐스소프트웨어 조사 결과에 따르면, 테슬라의 FSD 소프트웨어는 면허증을 박탈당할 수준의 심각한 오류를 8분에 한 번씩, 교통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는 오작동을 36분에 한 번씩 일으켰다. FSD 소프트웨어는 운전자가 계속 운전대를 잡고 있어야만 작동하는 지원 기능에 불과하다는 테슬라의 주장에 오다우드는 말도 안 된다며 고개를 저었다. “운전자가 운전대를 건드리기만 하면 FSD 소프트웨어는 자동으로 꺼지고 작동하지 않는다.” 이에 테슬라 쪽 변호사들은 오다우드에게 거짓 주장과 ‘모욕적인’ 주장을 중단하고 관련 영상과 문건 삭제를 요구했다. 하지만 테슬라는 지금까지 오다우드를 고소하지 않았다.

   
▲ 테슬라 공동창립자 마틴 에버하드는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 설립자가 아니”라며 “테슬라를 설립한 것은 마크 타페닝과 바로 나”라고 말했다. Nicki Dugan/ 위키피디아

열악한 노동조건
테슬라는 이미 FSD 소프트웨어 오작동으로 교통사망사고를 수차례 일으켜 언론에 오르내렸다. 미국에서 2022년 여름에만 테슬라 차량과 오토바이 충돌에 따른 사망사고가 세 차례 일어났다. 사망사고 세 건 모두 하늘과 차선이 거의 구분되지 않아 테슬라 차량의 센서 역할이 특히 중요해지는 어스름한 새벽에 발생했다.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의 2022년 6월 발표에 따르면, 2021년 7월 이후 자율주행 관련 교통사고 392건이 일어났다. 이 중 테슬라 전기차 관련 사고만 273건에 이른다.
과실치사 혐의로 고소된 27살의 테슬라 운전자가 2023년 2월 법정에 출석할 예정이다. 그가 운전한 테슬라 모델S는 빨간색 신호등을 무시하고 계속 주행하다가 혼다 차량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혼다 차량에 탄 두 명이 사망했다. 사고조사관들에 따르면 테슬라 사고 차량은 FSD 기능이 작동 중이었다. 이것은 테슬라 전기차의 FSD 소프트웨어와 관련해 미국에서 열리는 최초의 재판이다. 테슬라는 <차이트> 질문에 편집 마감 시점까지 아무런 답이 없었다.
머스크는 2022년 8월 노르웨이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만 해도 테슬라가 머지않아 일반도로에서 자율주행을 하리라고 공언했다. 머스크가 테슬라를 전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만들 수 있던 것도 이 공언 덕택이었다. 자율주행 기능이 있는 테슬라와 없는 테슬라의 차이는 ‘엄청난 가치’가 있는 기업과 ‘가치 없는’ 기업의 차이만큼이나 크다고 머스크는 호언장담했다.
얼마 전 테슬라는 트위터 계정(트위터가 아니면 어디서 하겠는가)에서 스스로 세운 목표 달성을 자축했다. 8천 명 넘는 테슬라 직원이 일주일 안에 모델Y 3천 대를 생산해낸 것이다. 독일 베를린에서 30㎞ 떨어진 그륀하이데에 있는 ‘베를린 기가팩토리’가 불과 1년 전에 가동한 점을 고려하면 놀랄 만한 일이다.
테슬라에 비판적인 독일 금속노조(IG Metall)도 엄청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레네 슐츠 금속노조 지역 담당자는 <차이트>에 “그륀하이데 기가팩토리 직원들은 지난 1년 반 동안 엄청난 생산량을 기록했다. 테슬라 직원들은 무에서 단숨에 100%까지 올렸다. 그것도 여기저기 아직 손볼 곳이 많은 신축 공장에서 말이다.”
하지만 슐츠의 칭찬은 여기까지였고 비판이 바로 이어졌다. “얼마 전부터 금속노조 지역 사무실에 민원을 제기하는 분노한 테슬라 직원이 늘고 있다.” 상부에서 지시한 엄청난 생산 속도에 맞추기 위해 직원들이 희생을 치른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직원들의 메시지는 명백했다. “테슬라는 노동조건 개선에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고 직원들의 여가, 가족 및 휴식을 위한 여지를 거의 허용하지 않는다.”
특히 교대근무에 대한 비판이 많았다. 새벽반과 야간반을 순환근무한 뒤 주어지는 휴일은 겨우 하루나 이틀에 불과하다. 교대근무 일정표도 일하기 직전에나 공개된다. “이런 식이라면 여가를 미리 계획할 수 있는 직원은 거의 없다”고 익명을 원하는 노동자 대표가 비판했다.
금속노조 간부들에게 그륀하이데 기가팩토리 노조 설립은 불가능한 일로 보였던 것 같다. 폴크스바겐 금속노조 조합원은 기가팩토리 직원 수보다 10배나 많다. 금속노조 간부들이 그륀하이데 기가팩토리에 몰래 들어가 직원들에게 노조 가입을 권유하지만 노조 가입률은 그리 높지 않다. 독일 자동차 공장에서 노동자가 갖는 공동결정권(Mitbestimmung)은 테슬라 공장에서는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다.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신시가지에서 2011년 가동을 시작한 테슬라 조립 라인은 ‘혁신의 길’(Innovation Way)이라는 이름의 도로에 있다. 밖에서 보면 머스크가 약속한 미래의 공장처럼 보이는 듯하다. 빛나도록 하얀 건물 위에 선명한 글씨로 ‘TESLA’라고 쓰여 있다. 미국 전역에서 테슬라 차량 구매자들이 이곳 테슬라 공장을 찾는다. 하지만 최근에는 쇼룸의 테슬라 티셔츠에 만족하고 돌아가야 한다. 테슬라 차량 구매자에게 인기 많은 공장 견학은 코로나19로 중단됐고, 공장 내 생산공정은 이제 볼 수 없다.

   
▲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 공동창립자라는 테슬라 웹사이트의 소개는 사실이 아니다. 일론 머스크가 2022년 11월4일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투자 회의에 참석하러 건물에 들어가고 있다. REUTER

성희롱·인종차별 소송
프리몬트 공장 직원들은 차별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2021년 12월 여성노동자 7명이 성희롱으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해당 재판은 진행 중이다. 2022년 2월 테슬라는 캘리포니아주 공정고용주택국(DFEH· Department of Fair Employment and Housing)으로부터 고발당했다. DFEH는 테슬라 프리몬트 공장 노동자들로부터 수백 건의 민원을 접수했다. 이후 DFEH는 테슬라가 노동자를 인종에 따라 구분했고 흑인 노동자가 모욕과 차별을 당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며 테슬라에 대한 소송 이유를 설명했다. 흑인 노동자는 상사가 ‘농장’으로 부르는 생산라인에 거의 예외 없이 투입됐다고 한다.
테슬라는 DFEH가 수사에 대해 알려주지 않았고 민원 대표인들과 법정으로 가기 전 합의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며 DFEH를 상대로 진정서를 냈다. 테슬라의 투자설명(IR) 부서는 <차이트>의 문의에 기사 편집 마감 때까지 답하지 않았다. 테슬라는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할 일이 아주 많다는 이유로 오래전에 독일과 미국의 언론홍보부를 해체했다.
테슬라 프리몬트 공장에선 노동자 건강도 안중에 없었던 듯하다. 이미 2018년 4월 <차이트>는 테슬라 프리몬트 공장의 난맥상을 보도한 바 있다. 촘촘한 교대시간과 부족한 휴식시간으로 등과 팔의 통증을 호소하는 노동자가 적지 않았는데 이후에도 상황은 거의 개선되지 않았다.
프리몬트 공장 지역의 관할 보건당국이 2020년 3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공장 폐쇄를 지시했다. 머스크는 프리몬트 공장 폐쇄 명령이 ‘파시스트적’이라며 체포돼도 상관없다며 폐쇄를 거부했다. 프리몬트 공장은 폐쇄 없이 계속 가동됐다.
캘리포니아주 산업안전보건청의 개릿 브라운 전직 감사관은 테슬라 프리몬트 공장을 처음 방문했을 때를 떠올렸다. 생산공장에 흔히 있는 산업안전 부서가 초기에는 찾아볼 수 없었다고 한다. “자동차공장이라기보다는실리콘밸리 테크기업처럼 관리됐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테슬라 공장은 미국 자동차기업 중 가장 위험하다. 미국 직업안전보건청(OSHA)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이후 테슬라 미국 공장에서 법규정 위반 및 사고가 121건 일어났다. 이 중 2022년에만 18건이 발생했다. 이는 포드 등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보다 훨씬 더 많은 수치다. 직업안전보건청에 따르면 2017년 이후 포드의 미국 공장 총 18곳에서 일어난 법규정 위반 및 사고는 81건에 불과했다. 안전장치 미비와 사고, 신고의무 위반은 직업안전보건청 데이터뱅크에 기록된다. 테슬라는 대부분의 위반사항에 항소를 제기했다.
 

   
▲ 2018년 1월2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테슬라 차량이 소방차의 뒤쪽을 들이박았다. Culver City Fire Departmen


ⓒ Die Zeit 2022년 제53호
Das Märchen vom guten Auto
번역 김태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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