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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 잦고 속도 속여 팔기도
[COVER STORY] 고장 잦고 속도 속여 팔기도
[154호] 2023년 02월 01일 (수) 지몬 하게 economyinsight@hani.co.kr

지몬 하게 Simon Hage <슈피겔> 기자

   
▲ 2022년 12월7일 타이 방콕에서 열린 테슬라 공식 출시 행사에서 사람들이 테슬라 모델Y와 모델3을 구경하고 있다. REUTERS

크리스티안 슈미트는 원래 테슬라의 팬이었다. 테슬라에 처음 앉아본 이후 그는 다른 자동차를 운전하고 싶지 않았다. 가장 출력 높은 내연기관 스포츠카를 능가하는 전기차의 가속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공간을 차지하는 휘발유 엔진이 필요하지 않아 넓어진 내부 공간도 마음에 들었다. 셋째 아이가 태어난 뒤 슈미트는 특유의 ‘걸윙 도어’(Gullwing Door·갈매기 날개처럼 위로 접어 올리면서 열 수 있게 만든 문)와 넉넉한 뒷좌석 공간을 갖춘 테슬라의 스포츠실용차(SUV) 모델X를 사기로 결정했다. 8만3천유로(약 1억1천만원)가 넘는 가격은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경영컨설턴트로 일하는 그에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배송된 차량의 품질은 그렇지 않았다.
슈미트는 모델X를 산 뒤 계속 결함이 나타난다고 불평했다. 걸윙 도어가 제대로 닫히지 않거나, 자율주행 보조장치가 원하는 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약속된 최고속도도 시속 250㎞가 아니라 210㎞밖에 도달하지 못한다. 슈미트는 이런 결함이 이해되지 않는다. “프리미엄 가격을 냈으니 프리미엄 품질을 받고 싶다.” 테슬라가 웹사이트에서 약속한 것을 일론 머스크 회장이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적어도 독일 제조업체에선 그렇게 하는 것으로 안다.”
예전에 슈미트는 테슬라에 감탄했다. 그는 머스크가 원하는 가장 좋은 고객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지금 독일 베를린 지방법원에서 테슬라와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그의 변호사는 미국 자동차회사(테슬라)가 ‘교활한 속임수’를 썼다고 비난한다. 테슬라의 법률대리인은 슈미트의 주장이 “옳지 않다”고 반박한다. 이런 분쟁은 독일과 미국 법정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는 테슬라와 열성적인 고객의 사이가 점점 멀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 2020년 5월 중국 상하이의 테슬라 쇼룸에 전시된 테슬라 모델X 스포츠실용차(SUV). REUTER

수리공장 없어 GM이 수리
테슬라는 어느 때보다 많은 자동차를 판매하고, 독일에서는 심지어 전기차 시장의 선두주자인 폴크스바겐을 왕좌에서 몰아냈다. 테슬라가 폴크스바겐보다 인터넷에 더 잘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쟁업체, 특히 중국 자동차회사들이 격차를 따라잡으며 테슬라의 품질 결함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제이디파워(J.D. Power)가 발표한 리스트에서 테슬라는 차량 100대당 226개의 문제가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의 평가 순위는 폴크스바겐보다는 약간 앞섰지만 베엠베(BMW)나 포드, 도요타, 메르세데스벤츠보다는 한참 아래였다.
테슬라는 현재 중국에서도 소프트웨어·안전벨트 문제로 8만 대 이상의 자동차를 리콜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2022년 9월 중순 테슬라 운전자들이 회사가 자율주행시스템의 일종인 ‘오토파일럿’(Autopilot)에 대해 과도한 기대를 부추겼다며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서비스에 대해서도 매번 비판이 나온다. 폴크스바겐 같은 기존 자동차회사와 달리 테슬라는 미국 내에 전국적인 딜러와 서비스센터 네트워크가 없다. 이 때문에 테슬라는 추가로 모바일 현장출동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때로는 경쟁업체가 테슬라 고객을 돕기 위해 개입한다. 미국 내 경쟁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는 최근 테슬라의 전기차 수리 서비스에 대해 “성장 중인 우리의 신사업”이라고 비웃었다. 2021년 이래 1만1천 대 이상의 테슬라 전기차를 미국 내 GM 대리점에서 수리했다고 한다.
독일에서 테슬라는 고객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이전에 자동차대리점으로 썼던 매장을 서비스센터로 전환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매장은 대부분 “덜 매력적이고 좋지 않은 입지”여서 이전 운영자가 포기한 곳이라고 자동차연구센터의 책임자인 페르디난트 두덴회퍼는 말했다.
테슬라의 서비스 공세에도 테슬라 고객들은 변호사를 찾고 있다. 크리스토프 린트너는 최근 몇 년 동안 그가 수임한 사례만 약 200건에 이른다고 했다. 독일 바이에른주 로젠하임에서 활동하는 이 변호사는 테슬라 반대자가 아니다. 그는 모델S를 직접 운전한다. 그의 의뢰인도 대부분 기술에 열광하는 테슬라 고객이다. “고객은 그저 제대로 작동하는 차량을 가지고 싶을 뿐”이라고 린트너는 말했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하는 즉시 테슬라는 냉담한 태도를 취한다.”
한 의뢰인은 최근 테슬라 SUV 모델Y를 산 지 2주 만에 히터가 고장 났다고 불평했다. 그가 모바일 앱으로 테슬라에 빠른 수리를 요청하자, 테슬라는 먼저 약 2850유로(약 390만원)에 이르는 수리 비용 견적서를 보냈다. 고객은 “서비스 일정을 준비하기 위해” 이를 수락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심스러운 점이 나오면 고객은 이 비용을 그대로 치르게 될 것이다. 문서에 따르면 테슬라는 ‘신차 한정 보증’이 적용되지 않는 모든 항목에 비용을 청구할 권리가 있다. 린트너는 테슬라가 궁극적으로 손해배상 여부와 관련해 “자체 재량에 따라” 결정할 위험이 있다고 본다.

구형을 신형으로 판매 의심
변호사 린트너는 현재 기대보다 속도가 느린 모델X의 소유주 크리스티안 슈미트도 대변한다. 슈미트의 차에 발생한 걸윙 도어와 자율주행시스템의 초기 문제는 작업장에서 몇 주를 보낸 뒤 이제 해결됐다고 한다. 하지만 SUV의 최고속도를 두고는 테슬라의 사업 관행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차를 인계한 직후 슈미트는 차량 문서에 최고속도가 210㎞로 쓰인 것을 발견했다. 온라인스토어에서 살 때는 시속 250㎞를 약속받았다고 슈미트는 강조했다. 판매 조건을 화면 갈무리해두지는 않았다. 왜 그래야만 하는가? “판매 약속은 믿을 수 있어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영수증이 그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영수증에는 모델X 스탠더드 레인지(Model X Standard Range) 차량을 구매했다고 명시돼 있다. 테슬라에 따르면 이 모델은 시속 250㎞까지 주행할 수 있다. 법원 문서의 제품 설명에도 그렇게 돼 있다.
실제 이 속도를 내는 새 차를 달라는 슈미트의 요구를 테슬라의 변호사들은 인정하지 않는다. 그들은 고객이 그렇게 빨리 갈 수 있는 차량을 샀다는 사실을 부인한다. 슈미트는 테슬라의 신규 모델인 ‘스탠더드 레인지’가 아니라 더 느린 이전 버전인 ‘75D’를 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영수증에 ‘스탠더드 레인지’라고 표시됐는가? 테슬라 변호사들은 슈미트가 모델이 변경되는 과도기에 차를 샀다고 주장했다. 모델 이름은 변경됐지만 성능은 아직 새로운 최고속도에 도달하지 못한 시기에 차를 샀다는 것이다.
슈미트에게 이 해명은 마치 상표 사기처럼 느껴진다. 테슬라가 구형 자동차를 새 이름으로 그에게 팔아먹은 것인가? 린트너 변호사는 “테슬라가 단종 모델에 몇 가지 새로운 구성 요소를 설치해 신형으로 보이게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하면 신규 모델처럼 느껴지지만 진짜 후속 모델처럼 작동하지는 않는다. 과도기에 자동차가 만들어졌다는 주장도 그다지 신빙성이 없다. 슈미트의 차는 2019년 7월에 제조됐다. 독일자동차클럽(ADAC)에 따르면 테슬라가 생산을 이미 새 모델 유형으로 전환한 시기다.
테슬라 쪽 변호사는 교활한 속임수라는 비난을 강력하게 부인한다. 하지만 테슬라 웹사이트에 모든 정보가 정확하게 게시됐다. 이에 관해 묻자 테슬라는 소송이 진행 중이라며 답변하지 않았다.
그사이 린트너 변호사는 전세계에 판매된 600대 이상의 ‘모델X 스탠더드 레인지’ 테슬라 차량의 데이터를 평가했다. 모든 차량은 최고 시속 250㎞를 표준으로 판매됐다. 그의 의뢰인도 이런 주행 성능을 보유한 자동차를 받아야 한다고 린트너는 생각한다.
슈미트는 그의 자동차에 기술적 문제가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 시험주행을 하고 그 기록을 법원에 제출했다. 어느 날에는 시속 150㎞에서 경고등이 깜박이며 배터리가 과열될 위험이 있음을 알렸다. 또 다른 시험주행에서 차량은 시속 209㎞에 도달했지만 “최상의 조건에서만” 가능했다고 고소장에 적혀 있다. 이번에도 경고등이 계속 켜졌다.
슈미트는 여전히 원만한 합의를 바란다. 그는 테슬라가 자신에게 약속했던 성능의 자동차를 원할 뿐이다. 그의 주장이 테슬라에 통하지 않는다면? 그러면 “무거운 마음으로 테슬라의 경쟁 모델로 갈아타게 될 것”이라고 슈미트는 말했다.

ⓒ Der Spiegel 2022년 제50호
Tesla mit Tempolimit
번역 황수경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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