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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불편·진료병목 심해… 일부 성과 시 조례로 추진
[PROSPECT] 중국 간호사 처방권 어디까지- ① 현황
[154호] 2023년 02월 01일 (수) 치잔닝 economyinsight@hani.co.kr

치잔닝 戚展寧 <차이신주간> 기자

   
▲ 2022년 12월 중국 베이징의 병원 밖에서 간호사가 환자용 침대를 살펴보고 있다. 최근 중국에선 간호사 처방권을 허용하는 성과 시 등 지방정부가 늘고 있다. REUTERS

리칭은 중국 광둥성 포산시 중의학병원의 간호사전담진료부(NLCs)를 찾는 ‘단골손님’이다. 추간판탈출증 때문에 매주 세 차례 병원에서 물리치료를 받는다. 추나요법과 침, 자기요법 등의 치료를 받으면 허리 통증이 줄어든다. 하지만 근본적인 치료법은 없다. 의사도 다른 방법이 없으니 증상이 있을 때마다 와서 치료받기를 권했다.
그런데 의사 처방전을 받은 뒤 간호진료부로 가서 기다리는 과정이 문제다. 의사 진료 때마다 일주일 치료 처방만 받는다. 의사가 많지 않고 치료하는 간호진료부에도 대기 환자가 넘친다. 양쪽에 등록하고 줄을 서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또한 치료 항목마다 줄을 서야 한다. 근무시간에 쫓긴 리칭은 어쩔 수 없이 한 번에 한 가지 치료만 받았다.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치료법이 매번 똑같은데 간호진료부의 간호사가 직접 처방할 수 없는 것이 불만이다.
‘처방관리방법’에서 처방의 발급과 사용은 의사와 약사만 한다. 간호사의 자리는 없다. 제8조는 면허가 있는 의사만 등록한 지역에서 처방권을 얻을 수 있다고 규정했다. 하지만 세계 44개국에 간호사 처방권을 보장하는 법률과 제도가 있다. 국제간호협의회(ICN)는 간호사 처방권을 “환자가 복용해야 할 약물과 정확한 용량, 치료 과정을 확정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법률이 제한하지만 현실에서는 간호사 처방 사례가 많다. 물론 사후에 의사의 결재를 받아야 한다. 예를 들어 환자에게 과민성 쇼크가 발생하면 즉시 아드레날린을 써야 하고, 천식 발작이 일어나면 즉시 흡입기로 분무해야 한다. 이런 응급상황에선 의사의 처방을 기다릴 여유가 없다. 간호사가 독자적으로 처치한 뒤 절차를 보완하곤 한다.
입법권을 가진 선전경제특구는 간호사에게 처방권을 부여하는 법률을 제정했다. 2022년 6월 하순 선전시 인민대표대회(의회) 상무위원회는 ‘선전경제특구의료조례’ 수정안을 의결했다. 조례 제65조는 ‘임상전문간호사 인증을 받은 간호사는 간호진료부 또는 지역보건서비스 기관에서 검사신청서와 치료신청서, 외용약품을 처방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이 조례는 2023년 1월1일부터 시행됐다. 광둥성간호사협회 등 전문단체가 실시세칙을 연구하고 있다. 펑강이 광둥성간호사협회 회장은 “간호사의 처방권은 권리이자 책임”이라며 “처방권 허용 범위와 정도, 상응하는 감독체계, 책임 분담 방식 등을 분명하게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국에서는 익숙한 간호사 처방이 중국에서는 매우 드물다. 2017년 안후이성이 간호사에게 처방권을 부여하는 시범정책을 추진했지만 다른 지역에선 조용했다. 2022년 선전시가 지방법규로 제정해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 2021년 3월 황사가 휩쓴 중국 베이징에서 간호사들이 아침 근무를 위해 병원으로 가고 있다. 간호사 1천 명을 조사한 결과, ‘처방권이 없어 업무에 지장이 생길 때가 있다’는 응답이 약 70%였다. REUTERS

안후이성의 실험
2017년 3월 류펑쉬안 간호사가 안후이중의약대학 제1부속병원 중의학 간호진료부에서 처음 처방을 내렸다. 그는 평소 이혈(耳穴) 요법과 괄사(刮痧) 실력이 뛰어났다. 이혈 요법은 귀에 장기마다 연결된 지점인 이혈을 자극해 해당 부위의 증상을 완화하고 질병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괄사는 전용 기구로 신체 표면을 긁어 어혈을 풀고 몸속 독소를 배출하는 치료법이다. 이 병원 간호진료부는 추나와 침술, 뜸, 부황 등 중의학 치료법이 유명해 항상 환자가 많다.
환자가 진료 접수를 하면 간호진료부 간호사가 환자의 병세를 보고 듣고 묻고 맥을 짚는 4진(四診)을 한 뒤, 치료법을 처방한다. 간호사가 처방전을 병원 정보시스템에 기록하면 환자는 진료비를 내고 바로 간호진료부에서 치료받았다.
중의학병원에서는 보통 의사가 진단하고 치료법을 처방한 뒤 실제 치료는 간호사와 치료사가 맡는다. 간호사는 환자와 가장 먼저 접촉하고 치료 과정에서 환자와 가장 많이 교류하는 사람이다. 류펑쉬안 간호사는 여러 해에 걸친 이론학습과 실무를 통해 간호진료부 간호사가 독립적으로 진단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병원 내부에서 간호사가 독립적으로 진단할 때가 있지만 2017년까지는 정책과 법규의 제한 때문에 은퇴한 전문가의 신분이어야 처방할 수 있었다.
2017년 7월 안후이성 위생건강위원회는 ‘우수 간호사 자원을 활용한 도시 의료연합체 시범사업 방안’을 발표하고 중국에서 처음 간호사 처방권을 허용했다. 이 방안은 간호사의 직무 범위를 확대해 등록간호사에게 고혈압, 당뇨, 상처 치료 등 특정 범위에서 처방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간호사는 처방 과정에서 의사의 지도를 받는다. 독립적인 처방권이 생긴 뒤 안후이중의약대학 제1부속병원 중의학 간호진료부의 운영 효율이 높아졌다. 환자의 접수, 처방, 수납, 진료 과정이 간편해졌다.
한 달 뒤 안후이성 위생건강위원회는 지역 상급등록간호사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2017년 8월 임상전문간호사 78명을 22개 지역보건서비스센터로 보내 간호진료부를 개설했다. 고혈압, 당뇨, 정신건강, 뇌졸중 재활 환자에게 영양·운동·심리·검사 등 비약물 처방을 하고 의사의 지도에 따라 약물도 처방했다.

진료 간소화
안후이성이 간호사 처방권을 허용한 뒤 5년이 지나도록 비슷한 정책을 도입한 지역은 없었다. 그러다 선전시가 지방조례를 개정해 간호사 처방권 허용에 필요한 법률 근거를 제공했다. 간호사 처방의 수요는 진료과에 따라 다르다. 임상에서 필요한 부분에 따라 처방의 유형과 범위도 다르다. 간호사 처방권이 진료 과정을 간소화하고 의료자원을 합리적으로 이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게 인터뷰 응답자들의 얘기다.
쓰촨대학 화시병원(華西醫院)은 먼저 소화기내시경센터에 간호사 처방권을 도입했다. 병원 간호부에 따르면 소화기내시경센터 처방 문제로 의료진과 환자가 불편을 겪었다. 이 센터에서 직장결장경검사를 받는 환자는 검사 당일 장세척 물약을 마셔야 한다. 그런데 환자의 준비 상태가 부족해 다시 의사를 찾아가 처방받는 사례가 많다. 결국 검사 지연으로 환자가 제때 진료받지 못하는 일이 생긴다.
왕옌팡 광저우시 피부병 예방치료소 주임 간호사는 상담센터 환자들로부터 진료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불평을 듣는다. 흔히 마른버짐으로 불리는 건선은 만성 피부병으로 완치가 힘들고 장기 간호가 필요하다. 병원에 건선을 진료하는 의사가 적다. 환자는 의사 진단 뒤 간호진료부에서 간호사의 안내와 복약지도를 받는다. 간호사가 환자의 생활규칙과 식습관을 기반으로 약을 먹는 방법과 식사일기 작성법을 자세히 설명해야 해서 환자 한 명의 상담 시간이 20분 이상 걸린다.
왕옌팡 간호사는 “환자가 상담 진료만 접수하면 약을 처방받지 못해 다시 의사를 찾아가야 한다고 불평했다. 다시 접수하고 기다렸다가 처방전을 받으려면 적어도 두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 2021년 4월 중국 베이징에 있는 국영 제약회사 시노팜 자회사의 생물약품연구소에서 간호사가 코로나19 백신이 든 주사를 들고 있다. 세계 44개국이 법률을 제정해 간호사 처방권을 부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REUTERS

간호사 처방의 종류
증상이 가벼운 건선에는 보통 비타민E 로션과 호르몬 연고 등 외용약을 처방한다. 용량과 사용주기가 고정적이고 부작용이 적어 경험이 풍부한 간호사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전문의약품이라서 간호사가 처방할 수 없다. 환자는 진료실을 오가며 대기해야 한다. “환자가 의사를 찾아가서 받는 진단이 우리와 같다. 자주 오는 환자는 어떤 약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잘 안다. 그런데 처방전을 받으려 진료 접수를 해야 한다.” 왕옌팡 간호사는 “환자의 절반이 간호진료부에서 약을 처방해달라고 요구하지만 의사에게 보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도의과대학 가오펑리 부교수 연구진이 전국 357개 병원 간호진료부 간호사 1천 명을 조사한 결과, ‘처방권이 없어 업무에 지장을 초래할 때가 있다’는 응답이 약 70%에 이른다. 전문간호사가 진료하는 부서가 생겼는데도 처방권이 없는 것이 가장 큰 애로사항이다. 독립적 치료프로그램을 만들 수 없고 정책과 법률의 보호가 부족하다. 이 연구보고서는 전문간호사 진료의 내용과 특성을 고려하면 ‘간호사 처방권이 지금 의료위생서비스 수요에 적합한 유효 조치’라고 결론 내렸다.
외국에는 간호사에게 처방권을 허용하는 문제에 관한 경험이 많다. 그러나 의료자원과 인구, 경제적 여건이 달라 중국에 그대로 들여올 수 없다. 안후이성과 선전시는 제한된 범위에서만 간호사 처방권을 허용했다. 앞으로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제도를 도입할까?
2017년 안후이성은 간호사 처방을 고혈압과 당뇨병, 상처에 대한 환약 등 특정 범위로 한정했다. 선전경제특구의료조례 제65조에 따르면 간호사는 검사신청서와 치료신청서, 외용약품을 처방할 수 있다. 간호진료부 또는 지역보건서비스기관에서만 처방이 가능하다. 펑강이 회장은 “광둥성이 보충 처방과 협의 처방을 허용했다”고 말했다. “선전시는 법률 차원에서 간호사 처방권의 형식을 제한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간호사 처방권 제도의 안착을 위해 안전한 방식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보충 처방과 협의 처방을 안정적으로 시행한 뒤 독립 처방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광둥성간호사협회는 학술단체로서 업계 전문가들과 함께 간호사 처방권 관리 지침과 규범을 제정하고 전문가 의견을 듣고 있다. 연구 과정에서 국제간호협의회가 제정한 ‘간호사 처방권 지침’을 참고했다.
이 지침은 간호사 처방 형식을 독립, 보충, 구조화, 긴급 급약 처방으로 나눈다. 이름 그대로 독립 처방은 간호사의 독립성이 가장 높은 형식으로 간호사가 직접 진단하고 처방하는 것이다. 모든 과정에서 의사가 개입하지 않아도 된다. 의사의 처방권과 비슷하다. 보충 처방은 간호사와 의사가 협력하는 방식이다. 의사가 지정한 범위 안에서 간호사가 독립적으로 진단하고 처방한다.
구조화 처방은 협의 처방이라고 한다. 보충 처방의 특수한 유형이다. 의사와 간호사 등 전문인력이 특정 환자군을 위한 처방 지침을 제정하면 간호사가 예정된 방식으로 처방하기에 보충 처방보다 범위가 좁다. 독립성이 가장 적은 것이 긴급 급약 처방이다. 심정지나 과민반응, 호흡장애 등 긴급한 상황에서 처방하며 마찬가지로 예정된 방식을 따라야 한다.
처방권의 영역을 규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어떤 진료과에서 간호사 처방이 필요한지, 어떤 처방이 적절한지, 어느 정도까지 허용하고 어떻게 우선순위를 정하는지 등에 관한 명확한 답이 없다. 리다촨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의료간호처 처장은 “상급등록간호사제도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처방권”이라며 “간호사 처방의 한계와 범위를 규정하는 것이 핵심 문제”라고 지적했다.

선진국 사례
외국에서는 간호사의 처방권 범위가 넓다. 지침에 따르면 세계 44개국이 법률을 제정해 간호사 처방권을 부여했다. 미국·캐나다·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독립처방권이 있는 간호사가 당뇨병 치료제와 응급구조 약물, 소염진통제를 처방할 수 있다. 영국 간호사도 독립처방권을 갖는다. 국가처방목록집에 따라 관리대상 약품을 제외한 모든 약품을 처방한다.
샤하이어우 푸단대학교 간호대학 박사지도 교수는 “간호사 처방은 약물과 비약물을 포함한다”고 말했다. “약물은 당뇨병 치료제와 혈액제제를 비롯해 면역 접종, 심혈관 치료, 통증 관리, 정신건강 처방이다. 비약물로는 간호 조치, 영양, 운동, 응급상황 구조 처방이 있다.”
광둥성간호사협회가 2022년 496개 간호진료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처방권 수요가 가장 많은 분야는 상처와 장루(인공항문)였다. 이 분야에선 환자의 다양한 상처와 궤양, 압창(뼈에 눌려 생긴 상처)을 치료하므로 외상치료용 붕대와 장루 주머니 등 용품을 많이 사용해야 한다. 상처 치료 때 돌발상황이 자주 일어나 의사의 처방을 바탕으로 유연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 펑강이 회장은 “오랫동안 상처·장루 담당 간호사는 먼저 처방하고 나중에 의사의 확인을 받았다”고 말했다.
안후이성 관내 14개 병원 의료진 1056명을 조사한 결과 간호사 처방권이 필요한 분야는 △수액과 주사 용품 △청결·소독 약품 △상처·장루 간호 도구 △당뇨병 검사기기와 검사지 △도뇨 용구 차례로 꼽혔다. 찬성 응답 비율이 96%를 넘었고, 의사들도 찬성 의사를 밝혔다. 의사 지지 비율은 도뇨 용구 96%, 수액 관련 용품 93%로 나타났다. 의사와 간호사가 가장 적게 지지하는 분야는 나이스타틴, 미코나졸 연고 등 항균제였다.

ⓒ 財新週刊 2022년 제4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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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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