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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에 대한 편견 버리고 의사와 공생 모델 찾아야
[PROSPECT] 중국 간호사 처방권 어디까지- ② 과제
[154호] 2023년 02월 01일 (수) 치잔닝 economyinsight@hani.co.kr

치잔닝 戚展寧 <차이신주간> 기자

   
▲ 2020년 9월30일 중국 베이징 국영 호텔에서 간호사들이 국경절 전야 축하연 참석자에게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 간호사의 의료 능력이 떨어진다는 고정관념이 간호사 처방권 부여의 대표적 장애물이다. REUTERS

그렇다면 간호사가 처방할 능력이 있을까? 오랫동안 굳어진 간호사에 대한 고정관념 때문에 많은 사람이 이런 의문을 떠올린다. 간호사 처방권 추진을 방해하는 대표적 장애물이다. 역사적 이유로 간호사 집단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에 오류가 있다. 펑강이 회장은 “국내에서 전문대 간호교육은 (문화대혁명 이후인) 1979년 재개됐다”고 말했다. “학부 교육은 1983년, 석사와 박사 과정은 각각 1992년과 2004년에 재개되는 등 간호학은 역사가 짧은 편이다. 그래서 적잖은 환자나 의사가 간호사에게 처방 능력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이유로 간호사는 의사에 종속된 지위에 머물러 있었다. 펑강이 회장은 말했다. “의사는 대부분 석사나 박사다. 간호사는 학부나 그 이하 학력이고 대학원생이 매우 적다. 교육 수준이 달라 의사가 간호사를 무시하기 쉽다. 간호사를 협력동반자로 보지 않고 자신이 부리는 부하로 여긴다.”
최근엔 간호학 교육이 발전했다. 특히 상급실무간호사(APN) 과정이 개설돼 교육 수준이 올라갔다. 일부 경력이 많은 간호사는 특정 분야에서 독립적으로 진료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상급실무간호사 육성 체계는 미국에서 시작했다. 개업간호사(NP)와 임상전문간호사(CNS), 마취전문간호사(CRNA), 조산사(CNM) 분야로 나뉜다. 개업간호사 수가 가장 많다. 임상간호와 질병예방, 건강관리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 2022년 12월 중국 쓰촨성 쯔양의 병원에서 의사가 환자에게 정맥수액이 제대로 들어가는지 확인하고 있다. 간호사 처방권이 확대되면 수익이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하는 의사가 많다. REUTERS

높아진 간호학 수준
선진국에서는 상급실무간호사 인증이 간호사 처방권의 기초다. 중국에서는 상급실무간호사 육성 체계가 마련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2000년 저장대학교 의과대학 부속 사오이푸(邵逸夫)병원은 각 전공과에서 임상 경력이 오래된 간호사를 상급임상전문간호사로 임명했다. 그때는 병원에 석사 학위가 있는 간호사가 없어 학부 졸업생이 대상이었고 2010년부터 석사 이상으로 학력을 조정했다. 2017년에는 베이징대학도 상급실무간호사 주간대학원 과정을 개설했다. 화시병원은 2019년부터 상급실무간호사 과정을 준비해 2021년 정식으로 시작했다.
난징대학교 의과대학 부속 중러우(鐘樓)병원과 베이징대학교 간호대학, 중난대학도 상급실무간호사 과정을 개설해 간호사 처방권 확보를 위한 인재를 육성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중국 국내에서 상급실무간호사 과정을 개설한 병원과 대학이 많지 않다. 통일된 기준도 부족하다. 특히 간호사 처방 관련 교육과정은 공백 상태다.
광둥성간호사협회는 2005년부터 홍콩이공대학과 함께 임상전문간호사를 육성했다. 지난 3년 동안 20개 전공과 분야에서 2700명을 배출했다. 1년6개월이 걸리는 교육과정이다. 이론을 배운 뒤 근무하던 병원으로 돌아가 실습한다. 졸업 문답을 통과해야 상급실무간호사 또는 개업간호사 자격증을 받을 수 있다.
처방권 개방의 수요에 따라 임상전문간호사 교육 수준도 올라갔다. 펑강이 회장에 따르면 과거에는 간호사가 환자 상태를 평가하는 능력이 체온과 맥박, 호흡, 산소포화도 등의 관찰과 측정 수준에 머물렀다. 진단과 거리가 멀었다. 간호사가 진단 능력을 갖추도록 육성 기준을 높였다. 일부 과정을 추가하고 간호사 능력 배양 체계를 재구성했다.
간호학계는 전문가 의견을 모아 간호사의 처방 능력을 키우는 방법을 제안했다. 한스판 산시의과대학교 간호대학 학장이 이끄는 연구진은 2021년 ‘신시대 중국 상급실무간호사 약물 처방 범위에 관한 전문가 의견’을 발표했다. 상급종합병원에 해당하는 3급갑등병원(三甲醫院)과 의과대학 전문가의 의견을 조사해 석사와 임상전문간호사의 약물 처방 교육과정을 정리했다. 교육과정에 진단학, 약리학, 약물치료학, 진료윤리, 약물관리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엇갈리는 이해관계
상급실무간호사 방식이 중국에서는 낯선 개념이라서 안후이성과 선전시, 화시병원은 각각 처방권을 가진 간호사의 자격 요건을 다르게 규정했다. 안후이성은 40살 이상, 임상 간호 경력 15년 이상으로 임상전문간호사 자격을 땄거나 간호사의 전문기술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자로 규정했다. 선전시는 기준을 낮췄다. 임상전문간호사 자격을 딴 간호사로서 학부 이상의 간호학과 학력, 5년 이상의 임상 경력, 2년 이상의 임상전문간호사 경력, 중급 이상의 간호 전문 기술자격을 갖춘 사람이 대상이다. 상급실무간호사 운영 방식을 따른 화시병원은 대만 전문가와 협업해 2022년 1월부터 1년 기간의 상급실무간호사 핵심능력과정을 운영한다.
육성 체계 마련이 늦은 것은 자격을 갖춘 인재가 부족하다는 뜻이다. 펑강이 회장은 “현재 선전시의 임상전문간호사가 500명 미만”이라고 지적했다. 쉬위차이 전 산시성 산양현 위생건강국 부국장은 “지금은 수가 적지만 명확한 제도가 마련되면 수많은 간호사가 잠재력을 개발해 임상 수요에 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준에 부합하는 인력이 부족한 것 외에도 장애물이 있다. 의사는 간호사가 독립적으로 처방하면 의사의 밥그릇을 빼앗지 않을까 우려한다. 펑강이 회장은 “환자가 간호사에게 분산되면 의사 집단에 실질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의료체계에서 간호사는 의사의 지시를 집행하는 역할을 한다. 의사가 진정한 결정권자이자 의료를 주도하는 사람이다. 소득과 사회적 지위가 높다. 간호사에게 처방권 등 독자적 결정 권한이 생기면 임상 의사의 직업적 장점이 타격받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쉬위차이 전 부국장은 말했다. “국내에서 의사는 권한이 너무 막강해 쉽게 놓지 않을 것이다. 의사의 권한에는 질병을 진단하고 약을 처방하고 수술하는 것이 포함된다. 외국에선 그중 많은 일을 간호사와 약사가 책임진다.”
간호사 처방권이 발달한 미국에서도 1차 의료기관 의사들이 비슷한 걱정을 한다. 미국간호과학원 원장이자 보건경제학자인 피터 부어하우스가 발표한 조사보고서를 보면, 미국 1차 의료기관 의사 57%가 ‘개업간호사 공급이 늘면 자신의 소득이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개업간호사가 자신을 대체할 수 있다’고 대답한 의사는 75%에 이른다.
의사 집단의 반대는 간호사 처방권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펑강이 회장은 “협의 처방은 의사가 협조해야 하고 의사와 간호사가 공동으로 책임져야 한다”며 “의사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처방권을 얻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시행한 뒤 조정하는 것이 의사 집단의 의구심을 해소하는 최적의 선택일 것이다. 류펑쉬안 간호사는 말했다. “간호진료부에서 처방하기 시작했을 때 환자가 매우 많았다. 일부 의사가 의구심을 보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치료 효과가 좋고 환자의 만족도가 높아 의구심이 사라졌고 간호사가 인정받았다. 많은 의사가 직접 환자를 추천했고 회진을 요청한 외과의도 있었다.”
“간호사 처방권은 권리이지만 책임이 더 크다.” 펑강이 회장은 거듭 강조했다. “고령화가 진행되고 ‘건강한 중국’ 정책을 추진하면서 간호사가 더 많은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 지금은 전통의학에서 현대의학으로 넘어가는 단계다. 전통의학의 목표가 완치와 사망률 감소라면, 현대의학 목표는 신체기능을 보호하고 환자의 만성질환을 관리하는 것이다. 당뇨병과 고혈압, 심장병, 뇌졸중을 포함한 만성질환의 관리 책임이 지역 1차 의료기관으로 옮겨오고 있다.

   
▲ 중국 산둥성 웨이팡의 커뮤니티 의료센터에서 의사가 인터넷으로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고령화와 의사 부족으로 의료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REUTERS

간호사 지위 재평가
펑강이 회장은 “외국의 경험을 보면 3차 의료기관은 급성질환과 난치병, 외과수술을 책임지고 만성질환은 1차 의료기관으로 보내 지역에서 장기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래야 입원시간을 줄이고 의료자원을 절감할 수 있다. 작은 병을 큰 병원 의사에게 보이는 것은 의료자원의 부적절한 소모다.”
부어하우스 박사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개업간호사가 20만 명이 넘는다. 그중 87%가 1차 의료기관에서 일하고 해마다 진료 건수가 10억 건에 이른다. 주요 진료 분야가 가정의학, 성인·노인 간호, 아동·여성 건강 등으로 1차 의료기관 의사와 역할이 같다. 의사 인력의 공백을 메우고 1차 의료기관의 지리적 분포를 균등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안후이성의 간호사 처방 시범사업도 지역보건서비스센터로 파견된 간호사가 앞장섰다. 도시 의료연합체를 기반으로 경력이 많은 간호사를 이곳에 보내 고혈압과 당뇨병 등 7개 분야에서 환자를 진료하고 상담한 뒤 보충 처방을 내렸다.
안후이성의 간호사 처방 효과에 관한 표본 분석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한스판 간호대 학장 연구진에 따르면 외국 간호사 처방권의 임상경험 연구를 통해 간호사 처방의 품질이 의사와 비슷하다. 재진율이나 약물 부작용 발생률 등 관련 지표에 현저한 차이가 없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간호사 처방이 의사에게 뒤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간호사 처방권 부여는 간호사의 결정권을 확대하고, 응급사고의 빠른 대응과 질병의 진단을 도우며, 간호사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높여주는 것”으로 평가했다. 또 의사의 업무량을 줄여 의사가 난치병 사례 연구에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도록 도와준다. 환자는 진료 기회가 늘고 대기 시간이 줄어 신속하게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기대효과
처방권은 간호사의 직업적 자부심을 높여줄 뿐 아니라 직업 수명을 연장해준다. 현재 중국에 있는 간호사의 승진 과정은 간호장, 간호부 주임까지 단조롭다. 반면 간호사 처방권을 개방한 나라에서는 경력이 많은 간호사가 개업해 적잖은 소득을 번다. 미국 개업간호사의 평균연봉이 10만5천달러(약 1억3천만원)다.
이는 간호사 집단에 긍정적 자극이 될 수 있다. 쉬위차이 전 부국장은 “간호사도 독립적으로 개업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임상전문간호사의 육성과 관리, 사용, 평가, 급여제도가 부족하다. 간호사에게 처방권을 부여하면 관련 체계의 수립을 촉진할 것이다. 간호사가 계속 공부해 간호 수준을 높이고, 간호사의 사회적 지위를 높이며, 진로를 개척하도록 자극할 것이다.” 펑강이 회장은 “최근 선전시의 간호장과 간호부 주임들이 임상전문간호사 자격을 얻어 진료과를 개설하고 싶어 한다”며 “매우 긍정적 현상”이라고 말했다.
간호사 처방권의 책임 범위를 규정하려면 법률 보장이 필요하다. 쉬위차이 전 부국장은 말했다. “간호사 처방권을 행사하려면 대중적 요구가 필요하다. 국가 정책이나 법률 차원에서 처방권을 부여한 게 아니어서 리스크가 크다. 지방정부의 입법을 시작으로 다시 추진해야 한다.”
선전경제특구의료조례는 검사신청서와 치료신청서, 외용약부터 시작해 신중하게 추진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펑강이 회장은 “임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외용약 156종을 검색해 질병에 따라 분류한 뒤 상세한 진료 지침을 마련해 정확하게 처방한다”고 말했다.
펑쓰터 타이산간호직업학교 강사는 간호사 처방권을 한정된 범위 안에서 시행한 뒤 점과 면을 따라 순차적으로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지역보건서비스기관 간호사와 임상전문간호사부터 처방권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 처방 대상을 만성질환자, 돌봄과 응급구조가 필요한 환자부터 시작해 점차 확대해야 한다. 일반적인 검진과 만성질환 건강교육, 의료기기와 의료소모품, 응급환자 구조조치 등 비약물 처방부터 허용하고 처방 형식 또한 협의 처방과 보충 처방에서 시작해 늘려갈 수 있다.”
리쓰진 산시의과대학 학장은 2021년 ‘양회’에서 간호사에게 제한적인 약물 처방권을 허용하는 시범방안을 제안했다. “간호사의 전문지식과 기능이 향상되면서 적정 수준의 과정을 이수한 간호사는 만성질환을 관리할 능력을 갖췄다. 일정 기간 시범 도입한 뒤 외국의 경험을 참고해 ‘간호사처방권법’을 제정하고 간호사의 처방권을 허용하면 의료서비스 공급을 늘리고 비용을 절감해 환자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 財新週刊 2022년 제4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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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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