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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거품 걷히는 테슬라
[Editor's Letter]
[154호] 2023년 02월 01일 (수) 이용인 yyi@hani.co.kr

이용인 편집장

   
 

전기자동차 시장을 거침없이 질주하던 테슬라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1년여 전 400달러를 찍었던 주가는 2023년 1월 말 현재 120달러 안팎에서 횡보한다. 파격적인 할인 혜택에도 2022년 전기차 인도 실적은 40% 성장에 그쳤다. 테슬라가 목표치로 제시했던 연간 50% 성장에 미치지 못하자 성장둔화 우려가 고개를 든다. 그간 혁신적이고 친환경적인 기술 진보라는 이유로 눈감아줬던 테슬라 전기차의 품질에 대한 불만도 봇물 터지듯 쏟아진다.
테슬라를 향한 투자자와 소비자의 시선이 싸늘하게 바뀐 데는 거시경제적 요인과 시장 상황의 변화가 있다. 인플레이션과 경기둔화 우려는 소비를 짓누른다.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약진, 현대·기아차와 폴크스바겐 등 전통적인 대형 내연기관 자동차업체의 발 빠른 전기차 전환도 테슬라의 독점적 지위를 위협한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트위터 인수가 잠복해 있던 투자자와 소비자의 여러 의구심을 들춰내는 기폭제 구실을 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머스크는 ‘표현의 자유’라는 명분으로, 실제로는 자신의 정치적 취향을 위해 테슬라 지분까지 팔아 트위터를 인수했다. 머스크의 가장 강력한 성공 엔진이던 도전 정신은 트위터 인수라는 빗나간 목표 탓에 빛이 바랬다. 이를 계기로 혁신에 으레 따르는 불편함쯤으로 치부되던 오토파일럿(Autopilot·자동조종장치)의 불완전성, 잦은 품질 결함 등의 문제도 덩달아 불거졌다. 테슬라의 도전을 포장했던 인류 구원이라는 서사가 시들시들해진 것이다.
머스크의 또 다른 강점이던 극단적 효율성 지향은 ‘비인간성’의 다른 이름일 수도 있음이 드러났다. 그는 트위터 인수 일주일 뒤인 2022년 11월4월 직원 7천여 명의 절반 정도인 3700명에게 정리해고 전자우편을 일괄 발송했다. 화장실 화장지 등 비품도 제대로 구비하지 않고 통근·식대 관련 혜택도 없앤 것으로 전해졌다. ‘놀라운 실적’이라는 이름에 묻혀 있던 테슬라의 낮은 임금수준, 높은 직원 이직률, 노조에 적대적인 분위기 등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머스크의 도전 정신은 무모함, 효율성은 잔인함, 천재성은 기괴함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로 조금씩 덮어씌워지고 있다.
테슬라는 이제 냉정한 미래와 마주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은 정글이 됐고, 테슬라 팬덤은 식어가며, 머스크라는 ‘오너 리스크’ 부담은 커지고 있다. 이를 두고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도 최근 “테슬라는 주요하게는 자동차 제조업체이며, 사장(머스크)은 초인이 아니라는 현실이 분명해지고 있다”고 짚었다. 테슬라는 빅테크기업이라는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얘기다.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의 개척자라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것으로 역할을 끝낼지, 아니면 기존 자동차 제조업체와의 에누리 없는 경쟁에서 살아남아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장수할지 분기점에 서 있다. 이번호에서 테슬라를 해부한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23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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