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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젤 번천, 패리스 힐턴 등 암호화폐 열풍에 큰 역할
[ANALYSIS] FTX 파산- ② 유명인 상대 집단소송
[153호] 2023년 01월 01일 (일) 팀 바르츠 economyinsight@hani.co.kr

팀 바르츠 Tim Bartz <슈피겔> 기자 등 6명

   
▲ 패리스 힐턴은 자신의 반려견들에게 ‘크립토’와 ‘이더’라는 이름을 붙이고 가장자산거래소 바이낸스(Binance)를 홍보했다. 힐턴이 2022년 11월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박물관의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REUTERS

암호화폐가 정기적으로 곤두박질치고 스캔들에 휘말리면서도 대중적 열풍이 일 수 있었던 이유는 저명한 지지자들이 증가한 덕분이기도 하다. 매체에 자주 등장하는 젊은 여성, 운동선수, 여배우, 음악가가 코인 로비에 동원되거나 스스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런 이유로 미국 플로리다주의 변호사 애덤 모스코위치는 에프티엑스(FTX)를 위해 자기 이름을 내준 모든 스타를 대상으로 집단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미식축구 스타인 톰 브래디나 톱모델 지젤 번천 같은 추천인들이 경험이 없는 투자자들을 기만했다고 비난한다. “수십억달러를 소유한 이 억만장자들은 이 기회를 이용해 추가로 수백만달러를 벌어들였다”는 것이다. “그들은 TV에 출연해 비합법적인 투자 상품을 선전했다.”
유명인사들이 광고에 나서는 것은 FTX뿐만이 아니다. 호텔 상속자 패리스 힐턴은 그의 반려견들에게 ‘크립토’와 ‘이더’라는 이름을 붙이고 공개적으로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Binance)를 향한 사랑을 공언했다. 리얼리티 스타인 킴 카다시안은 암호화폐 이더리움맥스(EthereumMax)를 위한 광고를 한다. 이를 위해 25만달러를 받았다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독일에서도 인기 스타들이 새로운 화폐를 위해 나섰다. 독일의 랩 업계에서는 페라리와 금목걸이 이후 자신의 부를 과시할 새로운 길, 즉 비트코인을 찾았다. 2021년 래퍼 부시도는 자기 지갑에 300만달러가 들었다고 노래했다. 동료 시도와 쿨 사바스는 심지어 암호화폐 찬가를 출시했다. 두 사람은 “사람들은 거품이 어쩌고 말하지만, 친구여, 우리는 버틴다”고 랩을 한다. “100만(유로) 가자!”라고 투자를 권유한다.

득의양양한 은행가들
이전의 코인 광팬 가운데 <슈피겔> 인터뷰에 응하려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자신이 선전한 암호화폐 프로젝트 ‘G999’를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광고판까지 진출시키는 데 성공한 TV 진행자 소피아 토말라도 응답하지 않는다. 2018년 이미 암호화폐에 중독됐다고 선언한 래퍼 쿨 사바스도 마찬가지다.
응답한 이가 한 사람 있었다. 독일의 기업가이자 투자자 프랑크 텔렌이다. 그는 2022년 2월 비트코인의 상당한 가치 상승을 전망했다. 지금은 어떤가? 그는 “내가 보기에 비트코인은 여전히 믿을 만한 가치저장 수단”이라고 말한다. 현재의 가격변동은 일차적으로 ‘거시적 공포’에 따라 발생한 것이란다. 그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투자를 계속하겠다고 했다. 그의 말은 독일 ‘핀플루언서’(Finfluencer·금융 인플루언서)들의 구매 추천에 비하면 온건한 말로 들린다.
MM크립토를 창설한 크리스토퍼 자스친스키는 유명한 핀플루언서다. 본인이 밝힌 바에 따르면 그는 5년 전만 해도 택시기사로 돈을 벌었다. 그러다 암호화폐에 뛰어들었고 이후 스포츠카, 시계, 부동산을 과시하며 살게 됐다. 어떻게 성공적인 투자자가 될 수 있는가? MM크립토에 따르면 그건 주로 정신적 자세의 문제라고 한다. “당신이 이미 부자라고 생각해야 한다.” FTX 파산 뒤 자스친스키는 팬들에게 지금이야말로 뛰어들 때라고 권유한다. “비트코인, 지금, 지금, 지금!” 카메라 앞에서 소리치며 투자를 강권한다.
‘라인골트 시장조사연구소’의 심리학자 요하네스 도른은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래퍼, 배우, 날라리 핀플루언서를 믿는 데는 아주 간단한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짧은 시간 내에 힘들이지 않고 엄청나게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약속 때문이다.”
보수적인 중앙은행의 전문가들은 디지털 경쟁이 미심쩍은 공급자들의 공허한 약속에 지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이런 경고는 이미 미쳐 있는 암호화폐 팬층에 거의 전달되지 않았다. 전통적 화폐의 관리자들은 자신들이 옳았음을 확인받은 듯했고 이제 냉혹하게 복수하고 있다. 요아힘 나겔 독일 연방은행장은 최근 “암호화폐에 투자해 돈을 잃은 모두에게 참 안된 일”이라며 “그러나 이 사태는 금융시장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유럽중앙은행(ECB)에서 수년 전부터 이 문제를 다룬 위르겐 샤프는 “지금까지 내 직업생활에서 암호화폐만큼 쓸모없는 콘셉트를 가진 것은 거의 보지 못했다”고 말한다. 그는 유럽중앙은행의 시장 인프라 및 지급거래 부문 책임자다.

   
▲ 리얼리티 스타인 킴 카다시안은 25만달러를 받고 암호화폐 이더리움맥스(EthereumMax) 광고를 했다. 2022년 11월1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웨스트할리우드의 태평양디자인센터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킴 카다시안. REUTERS

“카지노 가는 사람 막지 말자”
말하자면 모든 게 허풍이었는가? 비트코인 추종자들은 이에 대해 암호화폐가 이미 400번도 넘게 사망 판정을 받았지만 아직도 여전히 개당 1만5천달러에 팔린다는 사실을 반례로 들 것이다.
암호화폐 종언 선언이 너무 이르다고 생각하는 이 업계의 옹호자가 연방의회에 있다. 프랑크 셰플러다. 그는 자유민주당(FDP) 소속 의원으로 금융기술과 블록체인 혁신 담당자다. 셰플러도 지금 사태를 금세기 초 닷컴 버블 사태와 비교하지만 각도는 다르다. 이들이 몰락했다고 새로운 디지털사업 모델이 종식한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이후에 나타난 많은 것이 성공을 거뒀다. “블록체인 기술은 나름의 정당성이 있고, 이제 제공자 중에서 알곡과 쭉정이가 분리되고 있다.”
암호화폐 업계 내부에서는 더욱 엄격한 규제가 있어야 투자자의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미국 가상자산거래소 코인베이스의 유럽지사를 맡은 다니엘 자이퍼트는 “이 스캔들은 우리 산업의 퇴보”라면서도 “이는 암호화폐의 미래를 위한 열쇠가 규제 강화에 있다는 것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규제 강화조차 암호화폐 업계에 너무 큰 명예를 주는 것이라고 보는 사람도 많다. 브랜다이스국제비즈니스학교(Brandeis International Business School) 소속 금융학자 스티븐 세체티는 국가가 암호화폐 규제를 시작할 필요도 없다고 주장한다. 경제적 목적이나 가치를 전혀 갖지 못한 부문에는 규제할 필요조차 없다는 것이다. 카지노에 가고 싶은 사람은 알아서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고 세체티는 말한다. “그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곳에서, 그들의 돈을 잃을 자유를 허락해야 한다.”

ⓒ Der Spiegel 2022년 제48호
Kryptoland, Abgebrannt
번역 최현덕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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