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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포화, 새 성장동력 절실
[COVER STORY] 중국 인터넷기업의 국외 러시- ① 배경
[152호] 2022년 12월 01일 (목) 선신웨 economyinsight@hani.co.kr

중국 인터넷기업의 국외 진출 열기가 뜨겁다. 전자상거래, 게임, 짧은 동영상, 물류, 온라인교육, 가상자산 등 다양한 분야를 망라한다. 창업자들이 선두에 서서 국제화 전략을 추진한다. 중국 시장에서는 사용자를 더 늘릴 수 없을 만큼 기업덩치가 커졌기 때문이다. 성장률 하락과 내수 부진에 정책 혜택 폐지가 겹쳐 국내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매출은 하향곡선을 그린다. 정부의 보호 장벽에 힘입어 빠른 속도로 성장한 중국 인터넷기업이 글로벌 강자가 즐비한 세계시장을 어떻게 공략하는지 살펴본다. _편집자

선신웨 沈欣悅 관충 関聰 취윈쉬 屈運栩 <차이신주간> 기자

   
▲ 2018년 7월26일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나스닥 건물 전광판에 게시된 핀둬둬의 상장 축하 광고. 핀둬둬는 2022년 9월부터 국제 전자상거래 플랫폼 ‘테무’를 운영했다. REUTERS

핀둬둬(拼多多)는 한때 중국 인터넷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생기업이었다.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역공에 성공했고 몇몇 대기업이 과점한 전자상거래 시장을 비집고 들어갈 수 있었다. 중국 국내에서 1년6개월 넘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황정 핀둬둬 창업자가 최근 임원들을 대동하고 싱가포르에서 미국으로 무대를 옮겨 새로운 전쟁에 나섰다.
2022년 9월1일 핀둬둬는 국제 전자상거래 플랫폼 ‘테무’(TEMU)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2달러짜리 블루투스 이어폰과 4달러짜리 운동화가 상품으로 나왔다. 신규회원 모집 기간에는 배송료가 무료였다. 테무는 핀둬둬가 중국에서 성공한 초저가 마케팅 전략을 이어갔다. 10월4일 테무는 애플 앱스토어 미국 지역 쇼핑앱 다운로드 순위에서 13위에 올랐다.
미국에서는 메신저 서비스 위챗 같은 사회관계망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방식을 재현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핀둬둬는 물가상승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국외시장에서 중국 공급망의 강점과 가성비 높은 제품을 앞세워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트래픽 유입 비용이 올라가고 규제 위험이 커지는 상황을 고려하면 테무의 앞날을 판단하기 힘들다.
핀둬둬는 중국 인터넷기업의 국외 진출 열기를 대표한다. 과거에는 전문경영인이 국외사업을 맡아 투자와 인수·합병, 시장 개척을 주도했다. 지금은 창업자가 선두에 서서 국제화 전략을 추진하는 기업이 늘었다. “징둥(京東) 창업자 류창둥은 유럽에 있고,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도 얼마 전까지 유럽에 있었다. (바이트댄스 창업자) 장이밍은 오랫동안 유럽과 중국을 오갔다. 핀둬둬 창업자 황정은 미국에 있다. 여러 신생기업이 싱가포르에서 자리를 잡았다.” 중국 대형 사모펀드 임원은 “중국 인터넷기업들이 국제화를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한계 이른 국내시장
전자상거래, 게임, 온라인교육, 가상자산 등 분야마다 기업의 국외 진출 이유는 다르다. 하지만 큰 배경은 대체로 일치한다. 먼저 중국 모바일인터넷의 사용자 수가 한계에 이르렀다. 거시경제 성장률이 하락하고 내수가 부진해 국내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게다가 여러 해 동안 지속된 정책적 혜택이 2021년부터 하나둘 사라졌다.
예를 들어 2021년 3분기부터 게임의 서비스 허가인 판호(版號) 발급이 중단돼 8개월 동안 이어졌다.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신작 게임을 중국에서 출시하지 못하자 국외 발행이 ‘마지막 생명줄’이 됐다. 짧은 동영상과 인터넷 생방송, 물류 기업들은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 성장했지만 2021년부터 사용자 증가 속도가 느려지고 매출액이 떨어졌다. 2022년 들어서는 코로나19가 재확산해 전자상거래와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 물류, 공급망에 충격을 가져왔다. 전자상거래 실적 상승폭이 줄고 상품거래총액(GMV) 증가율도 정체되거나 하락했다. 그러자 대형 전자상거래 기업들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국외 진출을 서둘렀다.
인터넷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수익원인 광고도 1년 넘게 부진한 상태다. 데이터분석업체 퀘스트모바일(Quest Mobile) 자료를 보면 2021년 1분기 인터넷광고 시장 규모가 54.6% 늘었지만, 3분기와 4분기에는 증가율이 9.5%와 12.7%로 떨어졌다. 2022년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2.3% 줄었다.
“중국 인터넷기업의 국외 진출 논리가 변했다. 지금은 국외사업 계획이 없으면 전략이 있다고 말할 수 없다.” 사모펀드 임원은 “기업마다 국외시장을 개척하려는 목표는 다르다. 하지만 국외사업은 사모펀드 시장에서 필요한 ‘상상력’과 주식 유통 시장이 원하는 ‘이야기’를 제공하고 국내 정책과 사업 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싱가포르 메타버스 분야를 돌아본 신생기업 창업자는 싱가포르에 국외 본부를 설립하고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을 생산·판매 기지로 만들기로 결정했다. 그는 “동남아 투자가 ‘중국 방식의 국외 진출’에서 ‘중국 기업 임원과 직원이 외국에서 회사를 복제’하는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에는 돈이나 사람이 부족하지 않다. 많은 중국 기업이 싱가포르를 통해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인구 대국에 진출하는 전략을 세웠다.”
중국 기업의 국외 진출 동력이 변하는 동안 시장 환경도 바뀌었다. 지정학적 요인과 이데올로기, 문화충돌, 감독 정책 등 어느 것 하나 도전적이지 않은 것이 없다.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이 즐비한 구미 시장에 중국 기업이 한꺼번에 진출하면서 고객 확보에 필요한 트래픽 비용이 올랐고 일부 분야는 이미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바뀌었다.

   
▲ 2018년 7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핀둬둬 나스닥 상장 기념행사에서 황정 창업자가 연설하고 있다. 황정은 최근 임원들을 대동하고 싱가포르에서 미국으로 옮겨가 전자상거래 플랫폼 전쟁에 나섰다. REUTERS

거스를 수 없는 흐름
2022년 중국 인터넷산업에 암울한 먹구름이 드리웠다. 양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알리바바와 징둥의 실적 증가율이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2022년
1분기 (알리바바의) 타오바오(淘寶)와 티몰(天貓) 온라인 실물상품 GMV가 처음으로 내림세를 보였다. 그 영향으로 알리바바의 핵심 수익원인 수수료와 광고 매출의 1분기 성장률이 0.3%에 그쳤다. 그룹의 매출 증가율은 가장 낮은 9%였다. 징둥은 매출 증가율이 19%로 시장 기대치보다 높았지만 역시 역대 최저 수준이었다.
2분기 들어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됐다. 타오바오와 티몰의 온라인 실물상품 GMV의 하락폭이 컸고 매출 증가율이 전체 소매 매출보다 낮았다. 알리바바그룹 매출액이 처음으로 전년보다 줄었다. 징둥그룹의 매출액 증가율은 최저치인 5.4%를 기록했다. 물류가 매출을 이끌었고 전자상거래를 대표하는 소매 매출은 3.9% 증가에 그쳤다. 쉬레이 징둥 최고경영자는 8월23일 열린 2분기 실적보고회에서 “징둥이 상장 뒤 가장 큰 도전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물류 처리 주기가 길어지고 주문 취소율이 올라갔다. 주요 브랜드에서 예산을 줄이고 광고비를 낮췄다. 소비자 소득이 줄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됐다. 특히 단가가 높은 제품의 구매력이 떨어졌다. 산업가치사슬 상단(생산)이나 수요 쪽 모두 플랫폼의 지속적인 고성장을 뒷받침하지 못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사용자 수가 한계에 이른 시기는 2020년이다. 중국인터넷정보센터에 따르면 2022년 6월 현재 중국 온라인쇼핑 사용자 수는 약 8억4100만 명으로 2021년 12월보다 153만 명 줄었다. 각 기업 사업보고서의 최신 자료를 종합하면 연간 활성이용자 수가 알리바바 9억300만 명, 핀둬둬 8억8200만 명, 징둥 5억8100만 명이었다.
모두 외국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국 소매 매출 증가율이 2021년 하반기부터 한 자릿수로 줄었지만 국제 전자상거래 수출은 30% 가깝게 늘었다. 핀둬둬는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오랫동안 소매업을 지켜본 증시 애널리스트는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국외에서 성장할 여지가 많다”며 “매출과 이익을 늘리거나 자본시장에 들려줄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국외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전자상거래가 코로나19와 소비심리 위축에 직면한 것과 달리, 중국 인터넷업계의 다른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인 게임의 최대 도전은 정부 규제다. 물론 게임의 시장 규모도 거의 한계에 이르렀다. ‘2022년 1~6월 중국게임산업보고’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게임산업 매출액과 사용자 규모가 7년 만에 동반 하락했다. 매출액이 1477억8900만위안(약 27조3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사용자가 6억6600만 명으로 0.13% 감소했다. 보고서는 “게임산업은 사용자 증가 효과가 거의 사라지고 한정된 시장에서 경쟁하는 시대에 진입했다”고 지적했다.

규제도 한몫
게임사 홍보 책임자는 “코로나19가 수그러들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줄면서 수요가 줄었고, 게임 판호 발급이 중단돼 게임개발사가 위축됐다”고 말했다. 8개월 동안 중단됐던 게임 판호 발급은 2022년 4월 재개돼 다섯 차례 걸쳐 314개 중국산 게임이 허가받았다. 2020년 허가받은 게임 수의 23%에 불과한 규모다. 수입 온라인게임은 판호를 받지 못했다. 중국 최대 게임사 텐센트와 넷이즈(網易, Netease)도 9월에야 판호를 받았다.
중국의 게임 발행 환경도 예전만 못하다. 2022년 5월 정부가 새 규정을 발표해 인터넷 생방송을 규제했다. 온라인 PK(플레이어 간 전투)의 후원금(打賞) 지급을 제한해 신작 게임 마케팅에 영향을 끼쳤다. 시장조사업체 아날리시스(易觀分析) 통계를 보면 2022년 상반기 중국 상위 20위권 게임사 가운데 8곳의 매출액이 전년보다 줄었다. 11곳은 모회사 귀속 순이익이 줄었고, 6곳은 적자를 기록했다. 국외 게임 출시가 자연스럽게 새로운 희망이 됐다.
1년 넘게 신규 판호를 받지 못한 텐센트는 상반기 게임사업 매출액이 861억위안으로 5% 성장에 그쳤다. 특히 2분기에는 1% 하락했고, 국외 비중이 25%를 차지했다. 그러자 텐센트는 대표 게임인 <왕자영요>(王者荣耀)의 국제판 <아너 오브 킹>(Honor of Kings) 출시 준비에 착수했다. 넷이즈는 매출액이 367억8천만위안(15% 증가)이었고, 국외 비중이 10%에 그쳤다. 넷이즈는 국외 비중을 40~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 財新週刊 2022년 제3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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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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