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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장 과열로 탈출구 모색
[COVER STORY] CATL의 국외 진출- ① 배경
[152호] 2022년 12월 01일 (목) 안리민 economyinsight@hani.co.kr

안리민 安麗敏 <차이신주간> 기자

   
▲ 2022년 9월20~25일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상용차박람회(IAA TRANSPORTATION 2022) 행사장에 마련된 CATL 홍보관. CATL은 중국 직원들을 현지에 파견해 최신 배터리 기술과 제품을 선보였다. CATL 누리집

2022년 9월20일 중국 배터리업체 CATL(寧德時代)이 독일과 미국에서 열린 전시회에 동시에 참여해 자동차와 에너지저장 분야 배터리 제품을 소개했다. CATL은 두 전시회를 중요하게 여겨 중국 직원들을 현지로 보냈다. 유럽과 미국은 이 거대 배터리 제조사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시장이다.
2011년 설립된 CATL은 푸젠성 닝더에 본사가 있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선두 기업이다. 중국자동차동력배터리산업혁신연맹 자료를 보면 2022년 1~7월 CATL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47.59%였다. 중국은 세계 신에너지차 시장의 약 60%를 차지하므로 CATL은 자연스럽게 제품 출하량 세계 1위에 올랐다. 한국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 통계를 보면 CATL의 전기차 배터리 세계시장 점유율이 34.7%였다.

안팎의 도전
CATL은 세계시장에서 5년 연속 1위를 차지했지만 과거 어느 때보다 강한 위기의식을 느낀다. 중국에서 많은 배터리 제조사가 CATL을 협공한다. 2021년 50%였던 CATL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앞으로 몇 년 안에 30% 수준으로 떨어지리라는 예측도 나왔다.
세계시장 구도도 바뀌고 있다. 유럽 주요국들이 2020년부터 신에너지차 지원을 강화했다. 같은 해 유럽의 신에너지차 판매량이 한때 중국을 넘어섰다. 유럽연합(EU)은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2021년 8월 미국은 2030년까지 신에너지차 판매량이 전체 신차의 절반에 이르도록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유럽과 미국은 일본과 한국 기업의 전통 시장이다. 또 유럽과 미국 정부는 현지에서 생산하는 기업을 지원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구미의 판매량이 늘어 신에너지차 시장은 3각 구도를 형성할 전망이다. 유럽과 미국이 신에너지차로 전환하는 과정에 참여하지 못하면 CATL은 조만간 세계 1위 타이틀을 반납해야 한다.
2022년 7월 쩡위췬 CATL 회장은 “앞으로 10년 동안 배터리 시장이 10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30년이면 세계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이 4800GWh(기가와트시)에 이르고, 에너지저장용 배터리 수요는 1천GWh가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렇게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시장에서 지금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려면 기술과 규모, 원가, 공급망 등 단계마다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
“나아가지 않으면 뒤로 밀려난다.” CATL 관계자는 “CATL이 세계 1위의 ‘자격’을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2년 CATL은 국외시장 개척에 집중했다. 4월 독일 공장이 배터리셀 생산 허가를 받았다. 그때까지 CATL 독일 공장은 중국에서 만든 배터리셀을 수입해 배터리팩으로 조립하는 작업만 진행했다. 8월에는 73억4천만유로(약 10조원)를 투자해 헝가리에 100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CATL 관계자는 “멕시코 공장 설립 계획도 결정된 상태”라고 말했다.
류옌룽 중국화학물리전력원협회 사무국장은 “중국 배터리 제조사와 원료 공급업체가 미국과 유럽에 공장을 짓는 이유는 현지 고객사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자동차 제조사는 부품 공급업체가 가까운 곳에 있어 운송 과정을 단축하고 물류의 불확실성을 줄이기 원한다. 중국 기업이 현지에서 공장을 짓지 않으면 기회를 잃을 수 있다. 2020년부터 중국 배터리 제조사와 원료 공급업체의 유럽 진출은 흐름이 됐다. CATL 헝가리 공장의 고객사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그룹이다. CATL은 북미 공장 설립 계획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미국 시장에서 테슬라와 포드자동차에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CATL은 오래전부터 국외에서 명성을 쌓았다. 하지만 국외로 확장해 국제화 경영을 실현하는 것은 쉽지 않다. CATL은 먼저 한국·일본 기업과 경쟁해야 한다. 이들은 일찍 국외로 나가 경험을 쌓았고 다국적 완성차 제조사도 이들을 잘 안다. 국외에서 공장을 지으려면 현지 법률과 법규를 지켜야 한다. 유럽은 환경보호 기준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테슬라도 베를린 공장을 지을 때 환경보호 문제로 몇 차례 일정을 연기했다. CATL은 각국 정부의 보호를 받는 현지 기업과 경쟁해야 하고 시장에서 배제될 수도 있다.
2022년 8월16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서명해 CATL의 국외 진출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IRA에 따라 미국 소비자는 전기차를 구매하면 7500달러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자동차를 살 때 차량 가격에서 바로 빼준다. 하지만 이 혜택을 받으려면 반드시 북미 지역에서 제조한 차량이어야 하고, 배터리 부품과 소재가 북미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국가에서 일정 비율 이상 생산한 것이어야 한다. 공급망에 포함된 중국 기업이 ‘해외 우려 집단’(Foreign Entity of Concern)으로 분류되면 특별한 제한을 받을 수 있다. IRA는 해외 우려 집단에서 생산한 배터리 부품과 소재 사용을 순차적으로 금지했다.
창업 뒤 10여 년 동안 CATL은 모든 것이 순조로웠고 진정한 의미의 도전을 만나지 않았다. 국외 진출은 국제적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과정이다. 국내외 복잡한 경쟁 환경에서 CATL은 순탄치 않은 길을 걸어가야 한다.

   
▲ 2022년 11월13일 쩡위췬 CATL 회장이 인도네시아 발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앞서 열린 ‘B20 서밋’ 의 지속가능한 자원관리 세션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REUTERS

치열한 국내 경쟁
2022년 10월6일 CALB(中創新航科技股份有限公司)가 홍콩에서 상장해 약 100억홍콩달러(약 1조6천억원)를 조달했다. 자금 대부분을 중국 국내 배터리 생산능력 확장에 쓸 계획이다. 2022년 6월30일 현재 CALB의 생산능력은 9.7GWh로 CATL의 15분의 1 정도다. 투자설명서를 보면 생산능력을 2022년 35GWh, 2023년 90GWh로 늘릴 계획이다. 중국자동차동력배터리산업혁신연맹 통계를 보면 2022년 1~8월 CALB는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이 7%로 3위에 올랐다. 2위인 전기차 제조사 BYD(比亞迪)는 배터리를 대부분 회사 내부에서 사용하므로 CALB가 CATL의 최대 경쟁사다.
광저우자동차그룹(廣州汽車)과 샤오펑자동차(小鵬汽車)는 CALB의 주요 고객사다. 투자설명서를 보면 CALB의 매출액에서 광저우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2020년 55.1%, 2021년 51.9%였다. 또한 2022년 3월까지 샤오펑자동차가 사용한 배터리의 절반이 CALB 제품이었다. CATL에서 배터리를 모두 공급받았던 두 회사의 물량 일부를 CALB가 가져갔다. 저렴한 가격이 CALB의 기본 전략이다. 2021년 CALB의 매출총이익률은 5.5%에 불과했다. CATL의 26.3%에 한참 못 미친다. 2022년 1분기 CALB의 매출총이익률이 8.2%로 올랐지만, CATL은 14.5%였다.
펑차오에너지(Honeycomb, 蜂巢能源)도 경쟁사다. 창청자동차(長城汽車)에서 시작한 펑차오는 점차 고객 범위를 넓혔다. 창청자동차가 펑차오의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 아래로 떨어졌다. CATL의 고객사도 펑차오의 새 고객 명단에 포함됐다. 펑차오는 기술주 중심의 커촹반(科創版)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CALB와 펑차오는 투자자의 관심을 끌었다. 증시 관계자는 “CATL의 몸값이 너무 올라 모두 제2의 CATL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경쟁사들이 CATL의 파이를 나눠 가져간 것은 배터리 업계의 특성과 관련 있다. 배터리는 화학기술산업이다. 신소재 개발과 응용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현재 배터리에서 사용하는 소재는 안정적이고 주요 기업 사이에 근본적인 기술 격차가 없다. 배터리는 양극재 소재를 기준으로 삼원계와 리튬인산철로 구분한다. CATL은 두 배터리 시장에서 모두 1위다. 하지만 리튬인산철배터리 분야의 기술 문턱이 낮아 더 강한 도전에 직면했다.
2022년 4월 코로나19로 상하이시 전체가 봉쇄돼 테슬라 상하이공장이 생산량을 줄였다. 그 결과 BYD의 리튬인산철배터리 판매가 한때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CATL을 추월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돼 CATL은 1위 자리를 탈환했다. 그러나 중국자동차동력배터리산업혁신연맹 통계를 보면 2022년 1~8월 BYD의 리튬인산철배터리 시장점유율이 36.71%를 기록해 CATL과의 격차가 7.4%포인트로 줄었다.
다른 리튬인산철배터리 제조사의 시장점유율은 고션하이테크(Gotion, 國軒高科) 7.41%, CALB 2.76%, 이브이에너지(EVE, 億緯鋰能) 2.53%, 루이푸란쥔에너지(瑞蒲蘭鈞能源) 2.11%, 펑차오 1.6%였다. 중국의 리튬인산철배터리 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의 양상을 보였다. CALB는 투자설명서에서 2022년 1분기 리튬인산철 사업이 적자였다고 밝혔다.

   
▲ CATL이 발표한 전기차용 기린배터리 홍보 영상. CATL은 구조 개선으로 기린배터리의 체적이용률을 끌어올려 에너지밀도를 255Wh/kg로 높였다고 소개했다. CATL 누리집

적자생존
CATL은 기술혁신으로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릴 계획이다. CATL이 최근 발표한 기린배터리는 구조 개선으로 에너지밀도를 좌우하는 체적이용률을 끌어올렸다. 삼원계 배터리셀에서 기린배터리의 에너지밀도는 255Wh/kg에 이를 수 있다. 배터리 업계 전문가는 “CATL의 배터리셀 에너지밀도가 310~320Wh/kg까지 도달할 수 있다”며 “국내외 경쟁사 가운데 같은 수준의 기업은 없다”고 말했다.
CATL 관계자에 따르면 CATL은 시장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여러 기술을 동시에 개발한다. 리튬배터리보다 원가가 낮은 나트륨이온배터리, 성능과 원가가 리튬인산철과 삼원계 사이에 있는 M3P배터리 등 신제품을 기획하고 있다. 배터리 제조사 기술책임자는 “CATL의 기술 장벽이 깰 수 없을 만큼 견고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기업은 최신 기술과 생산라인 정보를 얻지 못해도 어떻게든 직전 세대 배터리 소재와 설비를 찾아낼 수 있다. 이런 기업이 끊임없이 ‘복제’를 거듭하면 원가를 중요하게 여기는 고객을 확보할 수 있고 CATL의 시장 일부를 가져갈 수 있다.”
CATL은 잠재력이 있는 신생 자동차 제조사를 찾아 협력관계를 맺었다. 화웨이와 세레스(SERES, 賽力斯)가 공동개발한 아이토(AITO, 問界)는 CATL 배터리를 사용하는데 최근 판매량이 급증했다. 샤오미자동차도 CATL 배터리를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배터리 업계 전문가는 “배터리 산업은 고도의 집중화가 특징”이라며 “지금 국내에는 배터리 기업이 너무 많아 앞으로 중고급 제품의 생산능력은 부족하고 저급 제품의 생산능력은 넘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몇 년 동안 배터리 업계는 극심한 적자생존 과정을 겪을 것이다. 업계 구도 재편이 마무리될 때까지 CATL은 압박을 계속 견뎌야 한다. 2022년 상반기 CATL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매출총이익률은 15.04%로 전년 동기 대비 8%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국외 진출로 시장을 확장하는 것은 CATL에 필연적 선택이다. 하지만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력은 하루아침에 갖출 수 있는 게 아니다. UBS에비던스랩이 발표한 세 편의 ‘배터리 분해 보고서’는 CATL의 기술 변화 과정을 보여준다. 2018년 UBS는 CATL, LG, 삼성SDI, 파나소닉 4개 기업의 삼원계배터리를 분해해 비교했다. 그 결과 CATL 배터리는 단위당 소재 사용량이 많아 에너지밀도 면에서 우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財新週刊 2022년 제39호
寧德時代出海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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