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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장벽 높고 한·일 기업 강력
[COVER STORY] CATL의 국외 진출- ② 경쟁환경
[152호] 2022년 12월 01일 (목) 안리민 economyinsight@hani.co.kr

안리민 安麗敏 <차이신주간> 기자

   
▲ 중국 푸젠성 닝더에 있는 CATL 배터리 생산공장. CATL은 2020년 한국 경쟁사 LG에너지솔루션보다 먼저 하이니켈 삼원계배터리를 양산하는 데 성공했다. REUTERS

2018년 3월 폴크스바겐그룹이 CATL과의 협력관계를 확인했다. 마티아스 뮐러 당시 폴크스바겐그룹 회장은 실적보고회에서 “폴크스바겐 전기차 플랫폼은 세계에서 배터리 공급업체를 두 곳 선정했다”고 밝혔다. “중국 시장에서는 CATL이다. 중국 정부의 규제 정책 때문이다.” 그때 중국 시장에서 자동차업체가 외국 기업의 배터리를 사용하면 보조금을 받기 힘들었다.
2020년 CATL은 한국 경쟁사보다 먼저 하이니켈 삼원계배터리를 양산했다. 삼원계 양극재는 NCA(니켈, 코발트, 알루미늄) 또는 NCM(니켈, 코발트, 망간)이다. 니켈 함량이 높을수록 에너지밀도가 높고, 코발트 함량을 낮추면 원가를 줄일 수 있다. CATL은 삼원계 분야에서 추월에 성공했다. CATL은 또 리튬인산철배터리로 ‘역습’을 했다. 2022년 8월 UBS가 발표한 최신 ‘배터리 해체 보고서’에 따르면 리튬인산철배터리가 원가 경쟁력이 확실히 높고, 2030년이면 세계 배터리 시장의 40%를 차지할 전망이다. 기존 예상보다 25%포인트 높은 수치다.

리튬인산철의 역습
양훙신 펑차오에너지 최고경영자는 “국외 자동차업체는 한국·일본 배터리 제조사와 거래한 기간이 길다”며 “두 나라의 제조사는 리튬인산철배터리를 생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외 자동차업체는 삼원계가 에너지밀도가 높고 우수한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리튬인산철배터리는 에너지밀도에 한계가 있고 낙후된 기술이라고 여겨 사용하려 하지 않았다.
중국 기업은 배터리 구조를 혁신해 리튬인산철배터리의 에너지밀도를 상당히 높였다. CATL이 개발한 CTP(Cell To Pack) 기술이 그것이다. 이전에는 배터리셀을 조립해 만든 모듈로 배터리팩을 만든 뒤 자동차에 장착했다. 두 차례 조립 과정을 거치면 부품과 무게가 늘고 배터리의 에너지밀도가 떨어진다. CTP 기술은 모듈 과정을 생략하고 배터리셀을 곧바로 배터리팩으로 만든다. BYD의 ‘블레이드 배터리’(Blade Battery)도 기본 부분에는 CTP 기술을 사용한다. 양훙신 최고경영자는 “새로운 구조를 응용하면 에너지밀도가 더는 리튬인산철배터리의 단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리튬인산철배터리가 원가가 싸고 성능이 안정적이며 수명이 긴 장점이 있어 점차 국외 자동차업체들의 시야에 들어왔다. CATL이 테슬라에 리튬인산철배터리를 납품한 것이 중대 전환점이었다. CATL 관계자는 “쩡위췬 CATL 회장이 혼신의 힘을 다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를 설득해 중국에서 생산하는 테슬라 일부 차종에 리튬인산철배터리를 장착했다”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즉각 리튬인산철배터리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는 국외 고객사가 리튬인산철배터리를 장착한 차량을 선택하도록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테슬라는 리튬인산철배터리의 사용 범위를 확대했고 2021년 10월 표준 범위의 주행거리를 가진 차종의 배터리를 리튬인산철로 교체하기로 했다. 같은 해 4분기 머스크는 안전성을 고려해 테슬라의 고정형 에너지저장 제품도 리튬인산철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기술 개선과 원가 경쟁력 제고는 CATL의 구미 시장 개척을 뒷받침했다. 2018년 7월 CATL은 2억4천만유로(약 3200억원)를 투자해 독일에 생산·연구개발기지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9년 6월에는 독일 공장 투자액을 18억유로로 늘리고 생산능력을 14GWh로 높였다. CATL은 서면 인터뷰에서 “현재 유럽 배터리 시장에서 2위”라고 밝혔다. “일부 국외 고객사는 다음 제품 주기가 시작되는 시기, 즉 2026년 이후에 CATL의 공급 비율을 늘리기를 희망한다.” 자동차산업 규칙에 따르면 국외 자동차 제조사는 공급업체를 결정하면 좀처럼 바꾸지 않는다. 지금까지 공개된 주문 정보에 비춰보면 완성차 제조사의 다음 제품 주기가 돌아오면 CATL과 LG에너지솔루션이 유럽 시장을 절반씩 차지할 전망이다.
CATL은 미국 시장에서 새 고객을 적극적으로 개발했다. 2022년 7월21일 CATL은 포드자동차가 북미 시장에서 출시하는 2개 차종에 CTP 기술을 적용한 리튬인산철 배터리팩을 공급하고, 두 회사는 국외에서 사업 기회를 함께 탐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드 쪽도 이번 협력이 배터리 비용을 현저하게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드가 CATL의 북미 지역 공장 설립을 설득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CATL의 미래에 영향을 줄 다른 미국 기업은 애플이다. CATL 관계자에 따르면 ATL의 자동차용 배터리 사업부가 독립해 CATL이 탄생했다. 소비가전 분야 배터리 제조업체인 ATL은 애플과 여러 해 동안 깊은 협력관계를 유지했다. 몇 년 전 자동차사업을 시작했을 때 애플은 CATL에 비밀 생산라인을 만들었다. “애플 자동차사업의 구체적인 진행 상황은 알 수 없다. 하지만 애플이 자동차를 만든다면 배터리 공급업체로 CATL을 가장 먼저 고려할 것이다.”

   
▲ 2021년 4월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이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제너럴모터스(GM)와 제2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두 회사는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통해 2024년 상반기까지 35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 제공

한국과 일본의 약진
중국 시장에서 경쟁자의 도전을 받는 CATL은 한국과 일본 기업이 선점한 유럽과 미국에서는 도전자다. 유럽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폴란드 공장을 설립했고 생산능력을 확장했다. 중국 자동차·부품 제조사에 견줘 한국 기업은 현지 법률에 익숙하고 필요한 인력을 확보했다. 황쉐제 중국과학원 물리연구소 연구원은 “국외 자동차업체의 인증 기준이 엄격해 중국 배터리 제조사들이 규칙을 잘 숙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2년 7월 정연두 LG에너지솔루션 중국사업 대표는 세계동력(EV&ES)배터리포럼에서 “세계 각지에서 쌓은 생산과 운영 경험이 LG에너지솔루션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북미는 LG에너지솔루션의 가장 중요한 시장이다. 생산능력을 215GWh까지 늘리고 2022년 조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 포드, GM 등 미국 주요 자동차업체의 배터리 공급업체다. 8월29일 LG에너지솔루션은 혼다와 계약하고 미국에서 44억달러를 투자해 40GWh 규모의 배터리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2023년 착공해 2025년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들어온 정보를 보면 베엠베(BMW)와 메르세데스벤츠는 미국 시장 배터리 공급업체로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한 한국 기업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일본 배터리 제조사 파나소닉도 분발했다. 파나소닉은 테슬라의 최초 배터리 공급업체였지만 협력 과정이 부드럽지 않았다. 양쪽이 서로의 잘못을 지적했다. 파나소닉은 결국 도요타자동차와 손잡고 하이브리드차에 필요한 배터리를 생산했다. 파나소닉도 지금은 테슬라의 중요성을 의식하고 테슬라의 기술 노선을 따라 생산능력을 크게 확장했다.
2022년 7월14일 파나소닉은 40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캔자스주에 4680배터리(직경 46㎜, 높이 80㎜) 공장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이 공장은 미국 캔자스주의 승인을 받았고 공장 건설에 따른 인센티브도 받았다. 7월21일 파나소닉 글로벌 부사장 혼마 데쓰로는 “파나소닉 일본 공장에서 기존 일정대로 2023년 4680배터리를 양산해 테슬라에 납품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가 2020년 9월 공개한 원통형 4680배터리는 CATL 기린배터리의 경쟁 제품이다.

   
▲ 2022년 11월2일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칩과 과학법’ 등의 통과에 따른 건설, 제조, 정보기술(IT) 분야의 고용 증대 효과를 설명하고 있다. IRA는 CATL 국외 진출에 가장 큰 걸림돌이다. REUTERS

가혹한 국외시장 환경
세계 배터리 시장을 한·중·일 기업이 주도하지만, 유럽과 미국도 지금의 구도를 깨뜨리기 위해 현지 배터리 산업 가치사슬을 만들고 있다. 중국 정부 보호정책의 도움을 어느 정도 받아 성장한 CATL이 지금은 처지가 바뀌어 현지 기업에 우호적인 ‘불공정 경쟁’에 직면했다. 유럽연합 주요국은 자국 배터리 산업 지원 계획이 있다. 2022년 9월27일 유럽배터리연합 사업책임자는 유럽배터리투자포럼에서 “2030년이면 유럽의 배터리 수요가 1천GWh에 이를 것”이라며 “현재 배터리 산업 가치사슬을 구성하는 기업의 면모를 보면 주로 중국 기업이거나 그와 관련된 기업”이라고 말했다.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배터리 제조사는 스웨덴의 창업기업 노스볼트(Northvolt)다. 노스볼트 경영진은 같은 포럼에서 “2016년에 설립된 이 회사는 지난 몇 년 동안 76억달러를 조달했고 유럽 자동차업체들로부터 약 550억달러 규모의 배터리 주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여러 지역에 배터리 공장을 설립할 계획인 노스볼트는 2030년 생산능력이 150GWh를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유럽연합은 배터리법을 제정해 배터리와 공급망에 탄소발자국 심사를 도입할 계획이다. 2027년부터 배터리 제품이 탄소발자국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면 유럽 시장에서 쓸 수 없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 법은 배터리를 만들 때 사용하는 재활용 원료의 비율도 정한다. 탄소발자국이란 광물 채굴에서 원재료 가공, 배터리 생산과 운반, 사용의 전체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 총량을 말한다. 류옌룽 중국화학물리전력원협회 사무국장은 “EU의 배터리법이 업계와 기업에 비교적 높은 기준을 제시했다”며 “현재 협회에서 탄소발자국 계산과 인증 방법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의 경쟁 환경은 유럽보다 가혹하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은 전기차의 생산 지역은 물론 배터리 부품과 원료의 생산 지역도 제한했다. 2024년 이전까지 배터리 부품(양극재, 전해액 등)의 50%를 북미 현지에서 생산해야 한다. 2024년 60%, 이후 해마다 그 비율을 올려 2029년 100%에 이르도록 했다. 또 2024년 이전까지 핵심 광물 소재(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의 40%를 북미 현지에서 채굴하거나 가공해야 하고 그 비율이 2024년 50%, 2027년 80%에 도달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궁민 UBS증권 중국 자동차산업 연구책임자는 미국 IRA가 중국 배터리 부품과 소재 사용을 금지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물론 보조금을 받지 못하면 중국 배터리 제조사의 가격경쟁력이 사라지고 CATL과 그 공급업체가 경쟁에서 밀려날 수 있다. 중국 기업이 ‘해외 우려 집단’으로 지목되면 상황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중국 배터리 제조사는 상황 개선을 기대한다. 2022년 9월 친강 주미 중국대사가 북미자동차전시회에 참여해 포드자동차의 빌 포드 회장, 짐 팔리 최고경영자와 만났다. 팔리 최고경영자는 소셜미디어에 중국과 미국의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밥 갈옌 CATL 최고기술책임자(CTO)는 “IRA 규정을 완벽하게 실행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미국에 완벽한 배터리 공급망이 없는데도 강경한 조처를 일방적으로 내놓는 것은 비합리적이며 전기차 보급에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국 정부도 공정한 대우를 받기 위해 IRA에 관해 미국 정부와 접촉했다. 한국 정부가 8월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배터리 제조사가 미국에 공장을 건설해도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 등 원재료를 중국에 의존해 IRA에서 요구하는 현지화 비율을 맞출 수 없다. LG에너지솔루션은 행동에 나섰다. 9월23일 캐나다 광업기업 3곳과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처음으로 캐나다에서 배터리 소재를 생산하는 것이다. CATL은 IRA에 대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궁민 연구책임자는 “미국 정부가 전기차 생산을 독려해 현지 일자리가 늘어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국 배터리 제조사와 공급업체가 북미 현지에 공장을 짓거나 현지 기업과 합자회사를 만들면 양국의 공통 이익에 부합한다. 양국 회사가 합자기업을 설립하면 해외 우려 집단으로 지목되지 않을 것이다.” 배터리 산업의 미래는 양국 관계의 영향을 피할 수 없다. 사실 CATL이 국외 진출을 시도하는 동안 지정학적 문제는 늘 따라다녔다.

ⓒ 財新週刊 2022년 제39호
寧德時代出海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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