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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에너지전환 일자리 증가
[집중기획] 세계경제 곳곳 빨간불 ③ 경기-고용, 탈동조 현상
[152호] 2022년 12월 01일 (목) 플로리안 디크만 economyinsight@hani.co.kr

플로리안 디크만 Florian Diekmann
마티아스 카우프만 Matthias Kaufmann
<슈피겔> 기자

   
▲ 경기침체에도 고용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구감소와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인력난으로 경기와 고용의 디커플링이 본격화한 것이다. 2010년 10월 독일 베를린에서 노동시장 개편(하르츠 개혁)에 항의하는 시위대. REUTERS

전망은 매우 어둡다. 최근 독일 경제 전망을 내놓은 연구소 3곳 모두 2023년 경제가 0.3~1.4% 후퇴하리라고 예상했다. 경기침체가 닥친다는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계속돼 구매력이 크게 떨어지고 소비가 위축되리라는 점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도 경제학자들이 걱정하지 않는 것이 하나 있다. “노동시장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독일 뉘른베르크에 있는 노동시장·고용연구소(IAB)에서 일하는 엔초 베버가 말했다. 뮌헨의 독일 IFO경제연구소도 “노동시장에 심각한 영향”이 있으리라고 예상하지 않는다. 실업자가 5만 명 정도 소폭 증가하리라는 사실은 주로 우크라이나 난민 수에 기인한다. 앞의 연구소 3곳도 모두 고용은 계속 증가하리라고 전망한다. 경기가 침체해도 취업자 수는 5만~15만 명 정도 늘어난다는 것이다.

대량해고 없을 것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할까? 오랫동안 불황과 대규모 실업에 대한 공포는 뗄 수 없는 관계였다. 2003년 경제성장이 0.7%로 후퇴했고 이는 곧바로 42만2천 명의 실업자를 낳았다.
이번에는 시작점이 완전히 다르다. 지금처럼 노동력이 부족했던 적이 없다. “현재 일자리 200만 개가 비어 있다. 여전히 많은 부문에서 간절히 인력을 찾고 있다”고 IAB 경제학자 베버는 말했다. 기업들은 새 인력을 구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기에 경제위기에도 기존 인력을 해고하지 않으리라고 그는 전했다. 베버는 경기가 침체되면 “아마 대규모로” 노동시간이 단축될 수도 있지만 대량해고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까지 보면 (상품·서비스의) 수요 부족보다 인력 부족이 경제에 더 위험했다. 2022년 8월 IFO경제연구소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를 위해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어느 때보다 많은 기업이 ‘전문인력 부족으로 사업 운영에 문제가 있다’고 대답했다. 이런 수치는 서비스산업에서 50%에 가까웠고 제조업 분야에서도 42%에 이르렀다. “할 수만 있다면 많은 기업이 더 많은 인력을 고용할 것”이라고 킬(Kiel)세계경제연구소의 도미니크 그롤이 밝혔다. 그러므로 불황이 와도 인력 감축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 더해 독일 노동시장은 점점 더 경기와 동떨어진 양상을 보였다. 1991~2005년 경제는 평균 1.4%씩 성장했는데 같은 기간 취업자 수는 되레 1% 감소했다. 반면 2006~2020년 연간 경제성장률은 평균 1.2%로 둔화했지만 고용은 600만 명이 늘어 17% 성장세를 보였다. 베버는 “상황은 더 이상 2000년대 초반 같지 않다. 당시에는 경기가 나빠지면 노동시장이 당장 붕괴했다”고 말했다.
베버와 동료인 자비네 클링거가 2019년 연구에서 밝혔듯이, 서비스산업 사회로의 구조 변화가 이런 상황에 한몫했다. 새로운 일자리는 경기와 상관없는 분야에서 늘었고, 현재도 늘고 있다. 예를 들어 돌봄이나 교육 분야가 그렇다.
하지만 두 학자는 다른 곳에 더 중요한 원인이 있고 이는 스스로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본다. 바로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 때인 2002년 실업난 해결 방안으로 임시직 고용을 늘리기 위해 규제완화 등을 추진한) 하르츠 개혁이다. 하르츠 개혁은 고용 동력을 재가동했다. 인력이 부족해질수록 고용주는 인력을 더 많이 보유하려 한다. 제품 수주가 별로 없을 때도 인력을 비축하고 해고를 꺼린다. 노동시장이 자체 동력으로 돌아가는 기계처럼 된 것이다.
여기에다 경기침체도 방해할 수 없는 “오래 지속하는 추세”가 있다고 베버는 주장한다. 예를 들어 인구변화나 디지털화가 있다. 인구분포를 보면 돌봄 일자리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수밖에 없다. 또한 디지털화는 들어가는 비용보다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한다. IAB의 계산에 따르면, 연방정부의 에너지 전환과 주택 프로젝트에도 2020년대 중반까지 노동자 40만 명이 추가로 필요하다.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이는 안심되는 일이다. 노동시장을 통해 많은 노동자가 구매력을 유지하고, 이는 소비와 경기를 뒷받침한다. 경기침체임에도 사회보장시스템과 국가재정은 2000년 초반보다 확실히 안정돼 있다.

   
 

자동차업계는 예외
모든 경제 부문과 노동자가 경기침체를 염려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크리스티아네 슈베르트는 쾰른에서 주로 자동차산업 관련 헤드헌터로 일한다. 이 여성에 따르면 오랫동안 자동차업계 지원자들은 어렵지 않게 일자리를 구했다.
그러나 현재 슈베르트는 위기 징후를 명확하게 보고 있다. 에너지 관련 비용이 상승하리라는 전망 탓에 그의 고객인 중대형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인력 투자를 중단했다. 새로운 제품 개발에도 돈이 많이 들어간다. “기업들이 이런 상황을 오래 버틸 수 없기에 현재 브레이크를 밟고 있다”고 슈베르트가 전했다.
그 자신도 경제위기의 한가운데 서 있다. 자동차 분야 헤드헌터로 20년간 일했지만 이제 사업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슈베르트는 재생에너지, 측량기술, 정보통신 분야에도 인력을 파견하고 있다.

ⓒ Der Spiegel 2022년 제39호
Eins bleibt sicher- die Jobs
번역 이상익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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