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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책 따라 업계 주가 출렁
[집중기획] 중국 의약품 위탁생산(CXO) ① 현황
[151호] 2022년 11월 01일 (화) 천시 economyinsight@hani.co.kr

미국이 대통령 행정명령으로 바이오제조 분야 경쟁력 강화에 나서자 중국 의약품 위탁생산(CXO)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첨단 반도체를 비롯해 미국의 중국 제재망이 갈수록 촘촘해져 의약품 위탁생산 분야도 타격을 입을지 모른다는 우려로 관련 기업들 주가가 출렁인다. 세계 주요 제약사의 본사는 서구에 있지만, 위탁생산 기술과 인력만큼은 뒤지지 않는다고 중국 기업들은 자부한다. 이들은 거대 시장인 동남아로 진출하고 생산기지를 다변화하기 위해 관문 격인 싱가포르에 속속 상륙하고 있다. 중국 업계를 중심으로 의약품 위탁생산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_편집자

천시 陳曦 화앙 滑昂 <차이신주간> 기자

   
▲ 2022년 8월16일(현지시각) 미국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서명하고 있다. 9월12일 바이든 대통령이 생명공학과 바이오제조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자 중국 의약품 위탁생산 업체들의 주가가 폭락했다. REUTERS

“세계 가치사슬이 중국으로 이전될 것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중국 의약품 위탁생산(CXO) 산업의 호황을 예상할 때 강조하던 논리가 최근 다시 평가받고 있다. 2022년 9월14일 미국 백악관은 생명공학·바이오제조 회의를 열었다. 백악관은 여러 부처·기관이 20억달러(약 2조8700억원)를 사용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미국 산업 지원을 위한 행정명령을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보건복지부는 4천만달러를 투자해 미국 바이오제조가 원료의약품(API), 항생제, 기본 약물 생산과 감염병 대응에 필요한 핵심 원재료 분야에서 역할을 확대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9월12일 서명한 ‘국가 생명공학과 바이오제조 이니셔티브’ 관련 행정명령은 건강과 에너지, 농업 등 여러 분야를 포함한다. 백악관 설명에 따르면 미국은 외국산 재료에 과도하게 의존한다. 생명공학을 포함한 핵심 산업의 오프쇼어링(국외 이전)을 추진한 결과 중요한 화학품과 원료의약품 등을 확보하는 능력이 위협받고 있다. 바이오제조 분야를 지원해 미국 국내 공급망으로 외국의 취약한 공급망을 대체하려 한다.
그러자 중국 CXO 기업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9월13일 우시앱텍(WuXi AppTec, 藥明康德)과 아심켐(Asymchem, 凱萊英醫藥)의 상하이 A주가 하한가로 떨어졌다. 홍콩 H주는 10% 넘게 하락했다. 우시바이오로직스(WuXi, 藥明生物)는 20%, 파마론(Pharmaron, 康龍化成)은 10% 넘게 하락했다. 포톤파마솔루션(Porton, 博騰股份)과 타이거메드(Tigermed, 泰格醫藥)의 주가도 크게 내려가는 등 여러 기업의 주가가 신저가를 기록했다.

바이든 행정명령
약물 개발은 투자 규모가 크고 기간도 길고 경쟁이 치열한 분야다. 제약사는 효율과 원가 리스크를 통제하기 위해 일부 단계를 전문 업체에 맡긴다. 이렇게 CXO 산업이 생겼고, 국제분업은 바이오의약 분야의 특징이 됐다. 미국 CXO 산업은 1970년대부터 형태를 갖췄다. 중국 CXO 산업은 지난 20년 동안 성장했다. 물론 외국 대기업이 세계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그러나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고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낮은 강점을 이용해 중국 대형 CXO 기업이 외국 제약사의 주문을 받아 세계 바이오의약산업 가치사슬에서 자리를 확보했다.
여러 업계 관계자와 투자자는 최근 상황을 비관적으로 해석하지 않았다. 우수한 인력이라는 중국의 강점이 여전하고 선두 기업이 국외에 생산기지를 설립해 환경 변화에 대응할 여지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생산원가를 고려하면 미국 제약사가 갑자기 중국 CXO 기업과 거래를 끊기도 쉽지 않다. 미국 정부가 바이오 기술과 제조 분야에서 ‘역세계화’를 추진하지만 국내 업계 관계자들은 그 실질적 효과의 판단을 유보했다. 장단 클린초이스(ClinChoice, 昆翎) 공동창업자는 “당분간 시끄럽겠지만 장기적으로 시장의 힘에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산업에서 미국 정부가 제시한 20억달러는 큰 액수가 아니다. “이것은 정말 괴담이다.” 의약업계 투자자는 “소문이 사실로 확인되자 주식시장이 공포감에 휩싸였고 사람들이 중국 CXO 기업 주식을 팔아치웠다”고 탄식했다. 이런 괴담에 CXO 기업의 주가가 출렁이는 것은 시장의 민감도를 보여준다. “중국과 미국이 생명공학 분야에서 경쟁하자 시장에서 미국이 중국의 바이오의약산업을 억제할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이 커졌다”고 말했다.
고부가가치인 바이오의약품 위탁서비스는 투자기관이 선호하는 분야였다. 중국 바이오의약 분야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이 원가와 공급망의 강점을 살려 지난 2년 동안 빠르게 성장했다. 최근에는 신약개발 분야에서 선진국을 추월하기 위해 노력했고, 바이오 고분자 의약품 분야에 큰 기대를 걸었다. 미국이 생명공학산업을 본국으로 불러들이면 중국 CXO 기업은 어떤 영향을 받을까? 이에 대한 우려가 중국 신약개발 분야 전체로 퍼질까? 그렇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 중국 상하이 푸둥지구에 있는 의약품 위탁생산 선두 기업 우시앱텍(藥明康德)의 본사. 우시앱텍은 앞으로 10년 동안 약 2조원을 투자해 싱가포르에 생산기지를 설립할 계획이다. 우시앱텍 누리집

국외 진지 구축
국외로 진출한 중국 CXO 기업은 나름대로 국제 환경 변동에 대비했다. 황천둥 궈진증권(國金證券) 애널리스트는 “국내 CXO 기업이 국외 생산기지를 설립했기 때문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약품의 연구와 개발, 생산, 판매 단계에 따라 CXO는 CRO(임상시험위탁), CMO(위탁생산), CDMO(위탁개발생산), CSO(영업판매대행)로 나뉜다. 장단 창업자는 “중국 기업이 생산 단계에서 외국 기업의 주문을 받아 국제분업에 합류했다. 임상시험 분야도 미국과 유럽에 진출했다. 국내 전임상 동물실험 업체는 미국에서 인수·합병을 추진했다”고 소개했다.
CDMO 분야에선 국외 생산시설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7월19일 중국 고분자 CDMO 선두 기업인 우시바이오로직스는 싱가포르에 CDMO 서비스센터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 서비스센터와 대규모 원액·제제 생산공장을 포함하는 시설이다. 이 생산기지가 완공되면 연구개발과 생산 분야 일자리 1500개가 생긴다. 2026년에는 12만 리터(ℓ) 규모의 제약공장이 가동될 것이다.
우시앱텍도 비슷한 시기 싱가포르 진출 계획을 발표했다. 우시앱텍은 싱가포르에 연구개발과 생산기지를 설립해 저분자와 세포, 유전자치료법 약물 발견과 공법 개발, 상업화 생산, 실험실 시험 등 종합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시앱텍과 우시바이오로직스는 생산기지 설립을 위해 앞으로 10년 동안 각각 20억싱가포르달러(약 1조9천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5월에 열린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우시앱텍은 외국 고객사에 더욱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 국외 생산시설 설립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파마론은 국외 생산기지를 인수했다. 먼저 고분자와 세포, 유전자치료 사업을 위해 19억위안(약 4조3천억원)을 들여 미국 앱솝션시스템(Absorption)에 이어 애브비(AbbVie)의 ABL(Allergan Biologics Limited)을 인수했다. 2022년 미국과 영국에 있는 원료약 제조기지를 사들여 저분자 생산능력을 확충했다. 2022년 상반기 실적보고서를 보면 파마론의 세계 20개 사업장 중 11개가 미국과 영국에 있다. 파마론은 상반기 실적보고서에서 “2015년부터 국외 서비스 능력을 강화해 무역과 국제정책 변동이 회사 업무에 끼치는 불리한 영향을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리스크와 기회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지난 몇 년 동안 중국 CXO 분야 선두 기업은 국외 바이오의약산업 가치사슬에 참여해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2022년 상반기 우시바이오로직스 매출액(72억600만위안)의 4분의 3이 외국에서 발생했다. 북미 지역 매출액이 38억9600만위안으로 전체의 54.06%를 차지했다. 우시앱텍 상반기 매출액은 177억5600만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52% 늘었다. 국외에서 발생한 매출액이 80%가 넘었다. 미국 고객사의 매출액이 119억900만위안으로 104% 늘어 전체 매출액 증가율보다 높았다. 화이자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의 위탁개발생산을 맡은 포톤파마솔루션과 아심켐의 상반기 국외 매출액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94.02%와 86.21%였다. 포톤파마의 포톤어드벤스트솔루션은 2022년에 시장 확장을 선언하고 북미 지역에 공법 개발과 분석·검측 실험실을 설립했다.

주력은 합성 저분자
미국발 소식으로 주가가 폭락한 뒤 CXO 분야 상장사들은 회사 업무가 정상이며 영향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부 CXO 기업은 국외 업무 비중이 크지만 주요 매출이 바이오의약품(인슐린·백신처럼 사람이나 다른 생물체 유래의 원료를 세포배양 등의 생물공정으로 생산하는 고분자 의약품)이 아닌 화학합성 저분자 의약품(두통약처럼 화학적 합성반응으로 생산하는 저분자 의약품)에서 나온다. 아심켐의 2022년 상반기 실적보고서를 보면 저분자 의약품이 전체 매출액의 92.12%(46억4400만위안)에 이르렀다. 포톤파마도 미국에서는 저분자 의약품이 중심이라고 설명했다. 상반기 실적에서 합성의약품 연구개발과 생산 서비스가 전체 매출액의 99.60%를 차지했다.
다양한 분야에 진출한 우시앱텍의 2022년 상반기 매출액도 합성의약품이 중심으로 그 비중이 70%가 넘었다. CRO 업체 타이거메드는 “지금까지 공개된 소식을 종합하면 미국 행정명령이 겨냥한 것은 전임상 CRO 분야이고 타이거메드는 영향받지 않았다. CDMO와 바이오의약품 사업은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은 이들 기업의 주식을 팔았다. 분석가에 따르면 무분별한 투매 현상은 CXO 분야의 호황이 지속될지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이 행정명령으로 커졌음을 보여준다.
2021년 7월부터 제약주가 약세를 보이고 CXO 분야도 장기간 조정을 받았다. CXO 업계 상장사의 실적이 높은 성장률을 보였지만 주가 반등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지난 2년 동안 CXO 기업이 가파르게 성장했지만 2022년에는 환경이 약간 달라졌다.” 황천둥 애널리스트는 “국외 발행시장에서 투자 열기가 식었다”며 “최근 주가 하락은 CXO 업계가 고속성장을 지속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를 반영하고 미국발 소식이 그 촉매제가 됐다”고 말했다.
중국 CXO 업계는 이전에도 이와 비슷한 자본시장의 ‘호들갑’을 경험했다. 2022년 2월,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이 33개 중국 실체(Entity·기업, 단체)를 ‘미검증명단’(UVL·Unverified List)에 올렸다. 우시바이오로직스의 우시·상하이 지사가 포함되자 우시바이오로직스와 우시앱텍 관련 주식이 폭락했다. 하지만 (관심 대상을 의미하는) 미검증명단은 ‘수출통제명단’(Entity List)과 달라 규제가 느슨하다. 우시바이오로직스도 “실질적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2021년 12월에도 미국 정부가 20여 개 중국 기업을 수출통제명단에 포함할 예정이고 생명공학 관련 기업이 포함됐다는 외신 보도가 전해지자 중국 CXO와 생명공학 관련주가 폭락했다. 얼마 뒤 미국 정부가 공식 발표한 명단에는 군사과학원 군사의학연구원과 11개 소속 기관을 비롯한 34곳이 포함됐다. 중국 CXO나 생명공학 관련 기업은 없었다.

   
▲ 싱가포르 민간 메디컬센터에 있는 시노백바이오테크(科興生物) 백신. 시노백은 싱가포르에 연구시설과 해외사업본부를 설립하기 위해 100억위안 넘게 투자할 계획이다. REUTERS

인건비 경쟁력
CXO 업계 관계자들은 “미국이 자국 바이오제조 능력을 강화하고 원료와 생산 공장을 국내로 복귀하도록 해 바이오의약산업 가치사슬에서 중국 CXO 기업을 배제하려는 계획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한다. “국외 사업 비중이 높은 기업과 CDMO 중심 기업이 가장 크게 영향받을 것이다.” 쑹웨이 GX파마(國信醫藥) 최고경영자는 “독자적인 바이오제약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 외에 약품 가격을 낮추는 것이 미국 정부가 추구하는 목표”라며 “이는 공급망을 미국으로 불러들이는 것과 사실상 모순”이라고 말했다.
모순의 핵심은 원가다. CXO 기업의 원가 구성에서 기본적인 생산설비를 갖추기 위한 비용이 절반이고 나머지 절반은 인건비다. 린춘 썬루이투자(森瑞投資) 회장은 “중국 CXO 업계의 인건비가 미국보다 적어도 50% 이상 낮다”고 말했다. 장단 클린초이스 창업자도 “중국 CXO 기업이 국제 경쟁에 참여해 외국 제약사의 생산을 대행하면 외국 제약사가 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다증권(信達證券) 보고서를 보면 외국 선두 CRO 기업의 2020년 직원 1인당 인건비가 14만~17만달러, 평균 15만4천달러였다. 중국 CRO 기업의 1인당 인건비는 4만8천~10만달러(평균 7만1천달러)였다. 자질이 우수한 생산인구의 비율이 높으면서도 인건비가 외국보다 낮은 게 중국 기업의 강점이다.

ⓒ 財新週刊 2022년 제37호
重估CXO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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