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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싱가포르 등 앞장, 낙찰 현지 기업 포기도
[BUSINESS] 베트남 부동산 열풍- ② 리스크
[151호] 2022년 11월 01일 (화) 양민 economyinsight@hani.co.kr

양민 楊敏 <차이신주간> 기자

   
▲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고층 아파트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 시중은행의 주택대출 금리가 7~10%까지 올라 부동산 거품 붕괴 우려가 커지고 있다. REUTERS

베트남 부동산시장에는 독특한 현상이 있다. 같은 집이라도 베트남 현지 주민이 사들인 가격과 외국인 구매 가격이 다르다. 외국인이 20~30% 비싸게 사기도 한다. 이런 현실에도 외국인 투자자의 관심은 식지 않았다. 다국적 변호사사무소 소속 변호사는 “매매가격이 비싸지 않기 때문”이라며 “일부 한국인 고객은 과거 중국 부동산시장에 진출했을 때처럼 자신감이 넘치고 거침이 없다”고 말했다.
베트남 풀브라이트대학의 마크 프랭크 교수는 호찌민에 온 뒤 반년 동안 베트남 경제의 성장 속도를 체감했고 부동산에 투자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식당 차림표에 베트남어·영어·한국어 표기는 있는데 일본어나 중국어가 없는 것을 발견했다. 생각해보니 그동안 베트남에서 한국인은 많이 봤지만 중국인은 드물었다.
“2015년부터 중화권 국가에서 투자자들이 들어왔다. 문화적 배경과 경제성장 과정이 비슷해 중국인들이 베트남 부동산에 관심을 가졌고 고급주택의 고객이 되었다.” 종합부동산서비스업체 존스랭라살(JLL) 베트남 연구책임자 네티후옌짱은 “여러 나라에서 투자자들이 왔고 한국인 투자자가 많았다”고 말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한국의 투자가 이어졌고, 베트남에서 근무하고 생활하는 교민을 포함한 한국인 투자자의 주택 구매 수요가 늘었다.

투기성 강한 한국인
“한국인은 투자 방식이 시원스럽고 투기 성향도 있다.” 대만에서 온 샤오차오위안은 “최근 1~2년 사이 한 번에 주택 여러 채를 사는 한국인을 자주 봤다”며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는 직급이 높은 임원은 호찌민에 있는 고급 아파트 13채를 한 번에 계약했다”고 말했다.
베트남 외국인투자청 자료를 보면 2022년 7월20일 현재 베트남에 투자한 139개국 가운데 한국의 누적 투자금액이 799억달러로 가장 많다. 전체 외국인투자 금액에서 18.5%를 차지했다. 698억달러를 투자한 싱가포르가 2위(16.3%)를 차지했고 일본, 대만, 홍콩 차례였다. 2008년부터 삼성전자는 베트남 박닌과 타이응우옌에 공장을 설립하고 스마트폰의 60%를 이곳에서 만들었다. 2021년 말까지 삼성전자는 모두 180억달러를 투자했다. LG전자와 디지털기업 네이버, 온라인게임사 엔씨소프트 등 유명 기업이 베트남에 개발센터를 설립했다.
총자이안 싱가포르국립대학 정치학과 부교수는 “일본과 한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동남아에 진출해 기술산업의 생산시설을 확장하고 가치사슬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중국이 ‘일대일로’ 구상처럼 정부 차원의 투자를 진행한 것과 다르게 일본과 한국은 기업을 통해 현지 경제체제에 참여했다. 그들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싱가포르의 기업들도 일찍부터 베트남 시장에 진입했고 현지화했다. 싱가포르 캐피털랜드는 지난 30년 동안 꾸준히 베트남에서 사업을 추진했다. 주택개발사업 17건, 종합개발사업 2건, 쇼핑센터개발사업 1건에 투자했다. 캐피털랜드는 앞으로 베트남에서 주택사업 투자를 늘리는 한편 물류·공업·산업단지, 데이터센터 등 다른 부동산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싱가포르의 다른 부동산개발사 케펠랜드(Keppel Land)도 베트남에 진출해 2022년 초 1억6천만싱가포르달러(약 1590억원)에 하노이 주택용지 3건의 지분 49%를 인수했다. 케펠랜드 베트남 대표는 “현지에서 주택을 매입하는 외국인은 대부분 싱가포르나 한국, 중국 출신”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싱가포르의 투자가 늘었다. 베트남 외국인투자청 자료를 보면 2022년 1~7월 싱가포르의 투자금액이 43억달러를 넘어 베트남에 투자한 88개국 가운데 가장 많았다. 한국은 32억6천만달러로 2위였다.

   
▲ 롯데건설이 베트남 호찌민시 투티엠신구에서 개발하는 대형 상업·주거 복합단지 에코스마트시티 프로젝트 조감도. 한국과 싱가포르의 기업·개인이 베트남 부동산 투자에 적극적이다. 롯데건설 제공

‘지왕’의 출현
2021년 12월10일 호찌민 사법청 부동산경매센터에서 투티엠신구(신도시)의 토지 경매가 진행됐다. 호찌민 중심인 1군과 강을 마주한 투티엠신구는 금융 중심지로 지정돼 중국 상하이 푸둥신구를 연상케 한다. 경매에 나온 필지 가운데 3-12호의 면적이 제일 넓었다. 약 1만㎡의 주택용지여서 복합아파트단지로 개발할 수 있다. 70차례 입찰을 거친 뒤 베트남 현지 부동산개발사 떤호앙민(Tan Hoang Minh)그룹이 ㎡당 10만달러에 낙찰받았다. 경매 시작가보다 8배 비싼 금액으로 호찌민 역사상 최고 가격으로 기록됐다. 시공과 분양 비용까지 계산하면 건축면적당 토지가격(용적률을 고려한 주택 건축면적 대비 토지가격)은 1만2천달러가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렇게 베트남의 첫 ‘지왕’(地王)이 탄생했다. 당훙보 전 자연자원환경부 차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호찌민에서 가장 번화한 1군에 있는 땅이라서 낙찰가가 ㎡당 10만달러가 넘었다”며 “하지만 땅값이 이렇게 비싸면 개발사가 어떻게 이익을 남길 수 있겠나?”라고 우려했다. 같은 시간에 경매를 진행한 나머지 3개 필지는 드림리퍼블릭(Dream Republic)과 씬메가(Sheen Mega), 빈민(Binh Minh)컴퍼니 등 부동산과 관련 없는 기업들이 최초가의 4~7배를 주고 가져갔다. 드림리퍼블릭과 씬메가는 반틴팟그룹과 관련 있는 기업이다.
지왕 탄생 한 달 만에 떤호앙민그룹은 낙찰받은 토지를 포기했다. 도안중 떤호앙민그룹 회장은 “베트남 부동산시장의 안정을 해치고 악영향을 가져올 것을 알지만 계약 종료를 신청한다”며 “모든 결과를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경매 마지막 순간 외국 기업과 둘만 남았을 때 민족 자부심과 국내 부동산투자 기업의 명예를 생각해 높은 가격을 써냈다.”
하지만 이런 내용은 낙찰을 포기하는 이유로 충분하지 않았다. 도안중 회장과 떤호앙민그룹은 곧 새로운 문제에 부딪혔다. 2022년 4월5일 베트남 공안부가 타인의 재산을 편취했다는 이유로 그와 그룹 임원 6명에게 구류와 조사, 수사 결정을 통보했다. 조사 결과 2021년 7월~2022년 3월 도안중 회장과 그룹 관계자가 부동산과 호텔 투자 관련 자회사 3곳의 이름으로 9차례 채권을 불법 발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모두 10조3천억베트남동(VND, 약 6천억원)을 모았으나 채권 발행 때 명시한 경영활동에 사용하지 않았다.
토지를 낙찰받은 드림리퍼블릭과 씬메가도 토지사용비와 등기비 납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시장 관계자는 4월 반틴팟그룹과 청쿵그룹의 베트남 진출 논의도 자금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추측했다. 8월9일 호찌민시 자연자원환경청장은 “관련 부처가 호찌민 인민위원회에 투티엠신구 4개 필지의 경매를 다시 진행하고 그 과정을 공개하도록 요청했다”고 말했다. 규정에 따르면 낙찰받은 기업이 180일이 지나도록 관련 비용을 납부하지 않으면 경매 시작가의 20%에 해당하는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

거품 가능성
이번 사건은 베트남 부동산 열풍의 거품과 부동산개발사 자금조달 능력의 한계를 보여준다. 8월1일 베트남 건설사 코테콘(Coteccons)은 중앙은행이 부동산에 대한 신용대출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으며, 떤호앙민그룹 사건 뒤 회사채 관리를 강화해 부동산·건설 업체의 자금조달이 타격받았다고 말했다.
“가까운 미래에 베트남 부동산시장에 거품이 나타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네티후옌짱은 “지난번 부동산 거품을 겪은 뒤 베트남 중앙은행이 줄곧 부동산 대출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폈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인구가 많고 젊은층이 두껍다. 가구소득이 늘어 앞으로 몇 년 동안 부동산시장의 지속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다. 투자자가 대출 능력과 금리 인상 리스크를 잘 판단해야 한다.”
2022년 초부터 베트남의 예금금리가 소폭 올랐다. 시중은행은 주택대출 금리를 인상해 7~10%까지 올랐다. 싱가포르 소재 메이뱅크(Maybank)의 리순룽 이코노미스트는 “베트남은 기초교육 수준이 높지만 고등교육은 부족하다”며 “고용주의 기대치와 대학 졸업생이 갖춘 능력에 격차가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투자가 늘면서 상대적으로 낙후된 교통 기반시설이 경제성장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베트남 정부의 행정처리가 늦고 사회기반시설 건설 속도가 느린 것은 베트남 투자자들이 공감하는 문제점이다.
지난번 부동산 한파를 겪었던 니니는 현재의 시장 상황을 낙관하지 않는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2016~2019년과 비교하면 2022년에는 신축 주택 판매량이 줄고 가격이 곱절로 올랐다. 베트남이 감당할 여력에는 한계가 있다. 지금 분양가는 시장가격보다 높다.”
최근 호찌민과 하노이의 신축 주택 공급량이 회복세를 보였다. 하지만 베트남 부동산시장 자체가 규모가 크지 않고 중고주택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으며 거래 데이터도 불투명하다. “이런 이유로 시장을 조종하기 쉬워 가격이 40% 이상 떨어지거나 오르는 일이 생긴다. 정책 리스크와 불확실성도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시장이 아직 상승기에 속하지만 부동산 주기를 거시적으로 파악하지 않고 단기적으로 투자하면 손해를 볼 수 있다.”

ⓒ 財新週刊 2022년 제32호
越南房地產虛火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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