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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위소득 80% 아래일 때 삶의 만족도 크게 떨어져
[ANALYSIS] 프랑스 ‘빈곤의 기준’
[151호] 2022년 11월 01일 (화) 자비에 몰레나 economyinsight@hani.co.kr

자비에 몰레나 Xavier Molénat <알테르나티브 에코노미크> 기자

   
▲ 프랑스 니스의 문 닫은 극장 앞에서 잠자는 노숙자. REUTERS

가난하다는 건 무엇일까? 프랑스 통계청(INSEE)이 내린 정의는 매우 단순하다. 가처분소득이 중위소득의 60%보다 적으면 가난한 것이다. 순전히 관성으로 정해진 이 잣대가 가장 정확한 기준일까? 가난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가르는 경계선은 참으로 중위소득 60%에 있을까? 루이 모랭 프랑스 불평등연구소장은 빈곤선이 너무 높아 사회 현실을 바라보는 시각이 왜곡될 수 있다며 2008년 이전처럼 중위소득의 50%로 되돌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중위소득의 60%라는 빈곤선이 너무 낮다면? 엘레오노르 리샤르는 최근 저소득층의 소득수준과 삶의 만족도의 연관관계에 주목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장기간 조사한 통계청의 ‘소득과 생활여건에 관한 통계’를 분석한 그는 뜻밖의 결론을 얻었다. 1년 사이 가처분소득이 중위소득 60% 아래로 떨어져도 그것이 만족도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다른 소득구간을 살펴본 결과 만족도가 급격하게 변하는 것으로 보이는 지점은 단 한 군데뿐이었다. 중위소득의 80% 주변(연구 대상 연도인 2016년을 기준으로 1500유로, 약 211만원)이었다.

실직·이혼과 빈곤
엘레오노르 리샤르는 “중위소득의 80% 선 아래로 떨어졌을 때 가난해졌다고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소득이 특별히 많이 줄어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은 아니다. 가난하다는 느낌은 실직이나 이혼과 같이 일생에 걸쳐 일어나는 특정 사건과 더 큰 관련이 있었다. 그런 사건은 통계에서 “중위소득 80% 밑으로 떨어지는 첫 번째 요인으로 보인다.” 실직과 이혼은 그 자체로 삶의 만족도를 떨어뜨린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만족도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경제적 요인도 분명히 있다. 정확히 중위소득 80%대를 기준으로 만족도가 크게 달라지는 까닭이 있다.
이에 대한 “뚜렷한 설명을 찾지 못했다”고 리샤르는 말했다. 삶의 만족도 하락은 “사회적 지위를 잃었다”는 상대적 박탈감으로 해석할 수 있다. 중위소득 80% 아래로 떨어지면서 어떤 객관적 어려움이 생기는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중위소득 80%는 프랑스 ‘국립 빈곤·사회적 배제 관측소’(ONPES)에서 산출한 ‘기준 예산’(존엄하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재화와 서비스의 비용)에 상당히 가깝다. 이 기관에 따르면 한 사람이 적극적으로 사회생활을 하는 데 2014년 기준 최소 1424유로가 필요하다. 프랑스 국민에게 ‘개인이 살아가는 데 드는 최소 비용이 얼마’인지 묻는 설문조사에서 나온 값과도 비슷하다.
분명한 사실은 경제적 빈곤선 위인데도 가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이다. ‘공식적으로’ 빈곤하다고 인정받지 않았지만 말이다. 이들을 모두 빈곤층에 포함하면 빈곤 현상은 분명히 더 심각해 보일 것이다. 내일부터 빈곤선이 중위소득의 80%로 올라가면 어떨지 잠시 상상해보자. 빈곤율부터 훌쩍 뛸 것이다. 무려 30%로.

ⓒ Alternatives Economiques 2022년 10월호(제427호)
Extension du domaine de la pauvreté
번역 최혜민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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