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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황제서 이중돌봄 ‘낀 세대’로
[SPECIAL REPORT] 중국 ‘한 자녀’ 산아제한의 그늘- ① 실태
[151호] 2022년 11월 01일 (화) 황후이자오 economyinsight@hani.co.kr

중국이 빠르게 나이 들어 저출생·고령화 문제가 심각하다. 특히 중국 정부가 ‘한 자녀’ 정책을 강력하게 시행한 1980~1990년대에 태어난 독생자녀들은 노부모와 어린 자녀를 동시에 챙겨야 하는 이중 돌봄 부담으로 허리가 휜다. 과거 ‘소황제’로 불리며 사랑을 한 몸에 받던 이들은 미흡한 사회보장제도 탓에 홀로 그 부담을 져야 하는 형편이다. 중국은 한국 못지않게 자녀 양육비가 많이 든다. 가족의 돌봄 전담은 노동력 부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돌봄의 사회화’ 논의가 본격적으로 나오는 중국의 저출생·고령화 실태와 대책을 살펴본다. _편집자

황후이자오 黃蕙昭 천쥐안커 陳雋可 <차이신주간> 기자

   
▲ 2021년 6월 중국 베이징 시내 공원에서 중년 여성들이 어린아이를 안고 있다. 중국의 ‘한 자녀’ 정책에 따라 태어난 1980~1990년대생 독생자녀는 노부모와 아이를 돌보는 이중돌봄 부담에 시달린다. REUTERS

‘바링허우’(80后·1980년대에 태어난 세대) 한부모 가정 엄마인 인판은 딸을 임신했을 때 아버지가 산발성 신경퇴행 질환인 다계통위축증(MSA) 진단을 받았다. 아버지는 다른 지역에 살았고, 병은 1년 사이에 어지럽고 기운이 없는 정도에서 혼자 걸을 수 없는 상태가 됐다. 외동딸인 인판은 아기를 키우면서 다시 일자리를 찾았고 아버지를 돌볼 도우미를 구했다. 지금은 경제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여유가 없다.
노부모와 자녀를 동시에 돌봐야 하는 인판의 처지는 비슷한 또래가 겪는 도전이다. 이들은 연로한 부모와 어린 자녀 사이에 ‘낀 세대’다. 갈수록 많은 ‘독생자녀’(獨生子女·1가구 1자녀 산아제한 정책을 실시한 뒤 태어난 외동)가 낀 세대가 돼 부모·자녀 부양과 일·가정의 여러 문제를 동시에 떠맡았다. 펑샤오톈 난징대학 교수는 “앞으로 상당 기간 중국 사회에 1억7천만 명이 넘는 독생자녀(한 자녀)와 그들로 구성된 가정이 존재할 것”으로 추산했다.
독생자녀가 성장하던 1980~1990년대 온 가족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이들은 ‘소황제’라고 불렸다. 하지만 이들이 자라서 결혼한 뒤 부모 부양과 자녀 양육의 부담이 커지자 소황제라는 별명이 무색해졌다. 무광중 중국 베이징대학 인구연구소 교수는 “독생자녀는 책임이 가장 무거운 세대”라고 말했다.
독생자녀가 자라 가정을 이루는 수십 년 동안 중국은 고령화와 저출생의 심각한 변화를 겪었다. 중국의 평균 기대수명은 1990년 68.6살에서 2021년 78.2살로 늘었다. 고령화 속도도 빨라져 65살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이 5.3%에서 13.5%로 급증했다. 2020년 중국의 전체 인구수 대비 출생률은 1% 아래로 떨어졌다. 2020년 0.862%, 2021년 0.752%였다. 2025년부터 인구 감소 시대에 진입하리라 예상된다.

   
▲ 2022년 5월 중국 정부가 코로나19로 식당 안에서 음식을 먹을 수 없도록 금지하자 초등학생 아이와 엄마가 베이징 시내 길가에서 점심을 먹고 있다. 부부 모두 독생자녀인 양독가정 비중이 2030년이면 34%를 넘을 전망이다. REUTERS

저출생·고령화
인구 증가율과 연령 분포를 보면 독생자녀 세대가 직면한 어려움을 이해할 수 있다. 위안신 난카이대학교 경제대학 교수는 1962~1975년 베이비붐의 영향으로 2022~2035년 한 차례 인구고령화의 충격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때 60대가 되는 노인인구에는 ‘바링허우’와 ‘주링허우(1990년대생)’ 독생자녀의 부모가 포함된다. 베이징대학 궈즈강 등의 연구에 따르면 도시에서 부부 모두 독생자녀인 ‘양독가정’ 비중이 2030년이면 34.2%로 늘어날 전망이다. 부부 한 쪽이 독생자녀인 ‘단독가정’은 50% 가까운 비율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10~15년 안에 60살 이상 노인과 14살 이하 아동을 동시에 부양하는 독생자녀 부부가 크게 늘어날 것이다.
짱치성 쑤저우대학교 마르크스주의대학 교수는 “독생자녀가 저출생·고령화의 충격을 직접 겪는 세대”라고 지적했다. 노부모의 기대수명이 늘고 자녀가 부모에게 의존하는 기간이 길어졌다. 직장에서 자리가 위태롭지만 부모와 자녀를 동시에 부양해야 한다. 그는 낀 세대의 처지에 대해 “중년이 되면 견디기 힘들겠지만 그래도 견뎌야 한다”고 말했다. “시대마다 낀 세대가 있지만 모든 낀 세대가 여러 부담을 동시에 감당하지 않았다.”
2022년 35살인 정샤오는 동료 사이에서 ‘철인’으로 불린다. 2021년 1월1일 둘째를 출산하기 전날까지 일했고 한 달 동안 몸조리한 뒤 바로 직장에 복귀했다. 첫째를 낳았을 때와 달리 정샤오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았다. 시부모 한 분은 고혈압과 어지럼증, 다른 한 분은 당뇨와 천식을 앓고 있다. 자식은 정샤오의 남편 하나뿐이다.
시부모를 돌보기 위해 부부는 청두시 인근에 집을 마련했고 달마다 3천위안(약 60만원)씩 대출을 갚고 있다. 11살인 큰아이의 수학, 영어, 아코디언 학원비만 1년에 1만~2만위안(약 396만원)이다. 2살인 둘째의 분유와 기저귀 구입, 병원비로 한 달에 들어가는 비용이 네 자릿수에 이른다. 이런저런 지출을 합하면 연소득이 10만위안(약 1980만원)이 넘어도 살림이 빠듯하다. 정샤오는 출산휴가를 채우지 못했다. “계속 쉬면 월급을 못 받는다. 아기 분유와 기저귀를 사려면 매일 돈이 필요하다.”
인구통계학적으로 정샤오 가구는 전형적인 단독가정이다. 베이징사범대학 리한둥·왕란의 연구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 중국 독생자녀 수는 2억2500만 명으로 같은 기간 태어난 인구의 43%다. 도시 가정(40살 이하)에서 양독가정은 11.9%, 단독가정은 40.8%다.

소득 대비 양육비 최고
학자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중국의 3차 베이비붐(1981~1997년) 세대인 25~41살 독생자녀가 가장 많다. 1억 명이 넘는다. 중국의 평균 초혼 연령(28살)을 기준으로 보면 대부분 결혼했거나 곧 결혼할 예정이다. 그들에게는 자녀를 몇 명 낳을지, 어떻게 양육할지, 자녀와 관계를 어떻게 유지할지가 중요한 주제다. 그들의 부모는 노년기에 들어섰다.
“부모 부양과 자녀 양육은 물론 직장과 가정에서도 무리할 수밖에 없다.” 천자 상하이대학교 사회대학 강사는 청년이 낀 세대에 진입한 뒤 마주하는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돈과 시간, 기력이 부족한 것이 여러 단독 또는 양독 가정의 가장 큰 고민이다. 출산과 양육, 특히 둘째 아이의 출산은 가정이 적자 위기에 빠지는 출발점이다.
“정신적 부담이 가장 큰 시기인 것 같다.” 외아들인 류리(38)는 국유기업에서 근무한다. 아내는 은행원이다. 부모님은 퇴직한 직장에서 퇴직금을 받는다. 네 식구의 월소득이 2만~3만위안으로 지방도시에서는 부유한 편이다. 하지만 두 아이가 태어난 뒤 저축을 못한다. 둘째가 단백질 알레르기가 있어 의료용 특수분유와 식품 비용이 만만치 않다. 큰아이의 학원비와 과외비 부담도 크다.
짱치성 교수는 “구미 지역에서는 1980년대에 중년의 위기를 이야기했는데 주로 과소비와 저축 부족으로 생긴 부양 위기였다”고 말했다. “지금 중국에서는 안정적인 직업과 저축할 의사가 있는 가정도 양육 부담 때문에 경제와 시간, 건강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이를 키우는 데 돈이 얼마나 들까? 베이징대학교 광화관리대학원의 량젠장 등이 쓴 ‘2022 중국 출산양육비용보고서’를 보면 17살까지 평균 양육비가 48만5천위안이다.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드는 양육비는 각각 96만9천위안과 102만6천위안(약 2억360만원)이다. 자녀 1명을 18살까지 키우는 데 필요한 양육비를 1인당 국민소득과 비교하면, 오스트레일리아 2.08배, 프랑스 2.24배, 스웨덴 2.91배, 독일 3.64배, 미국 4.11배, 일본 4.26배다. 중국은 훨씬 높은 6.9배다.
왕광저우 중국 사회과학원 인구노동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자녀를 키울 때 주로 경제 부담을 느끼지만 부모를 부양할 때 힘든 점은 돌봄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 노인은 대부분 자녀가 여럿이다. 하지만 10년 뒤에는 독생자녀의 부모가 70, 80대가 된다. 자녀가 적은 고령자가 늘면 돌봄 문제가 현실로 드러날 것이다.
고향을 떠나 베이징에서 일하는 아위안(28)은 홀어머니를 둔 외아들이다. 그는 어머니를 곁에서 돌볼 수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 2021년 10월부터 아위안 어머니는 갱년기 우울증을 겪었다. 일주일 만에 오심과 구토로 음식을 삼키지 못하는 증상을 거쳐 혼자 걸을 수 없는 상태가 됐다. 아위안은 급하게 휴가를 내 충칭으로 가 어머니와 함께 지역 정신보건센터와 심리상담기관을 찾았다. “그때는 어머니도 울고 나도 울었다.” 우울증은 가족의 지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아위안은 어머니를 베이징으로 모셔올 수도, 직장을 포기하고 고향으로 돌아갈 수도 없었다. 그는 “1천㎞ 떨어진 곳에서 어머니 혼자 견딜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결혼과 출산이 늦어지면서 부모 부양과 자녀 양육을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 확산했다. 2019년 중국 사회상황종합조사를 보면 60살 이상과 14살 이하 구성원이 있는 도시 지역 가정의 비중이 27%였다. 네 집 가운데 한 집은 더 큰 부양 부담을 진다는 뜻이다.
“한 사람이 병에 걸려 장기간 치료해야 하면 전체 가족이 붕괴된다.” 류리의 아버지가 2022년 1월 기침에 따른 폐유착증으로 열흘 넘게 입원하자 집안이 엉망이 됐다. 그와 아내는 출근하고 어머니는 이제 첫돌이 지난 둘째를 돌봐야 했다. 큰아이와 아버지를 돌볼 사람이 없었다. 상황이 다급해 지인과 이웃에게 큰아이의 유치원 등하원을 부탁했고, 아버지는 혼자 병원에서 지냈다. 어머니와 아이들 식사는 배달음식으로 때웠다. 모든 것을 닥치는 대로 해결했다. 낀 세대의 위기는 독생자녀와 그 가정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자녀 양육비가 치솟고 노인 돌봄 수요가 늘면서 부부 중 한쪽이나 양쪽이 독자인 가정에 필요한 일손은 갈수록 부족해질 것이다.
낀 세대인 독생자녀는 부모가 중증질병에 걸리거나 일상생활을 혼자 할 수 없을 때 최악의 상황을 맞는다. “부모를 돌보는 일은 돈도 많이 들지만 심적 부담이 너무 크다.” 왕광저우 연구원은 “자녀를 키울 때는 하루하루 희망이 생기지만, 노인이 혼자 생활하지 못할 때는 하루하루 희망을 잃는다”고 말했다.
인판은 그런 현실을 경험했다. 아버지가 진단받은 다계통위축증은 치료법이 없다. 매일 혈압약과 신경약을 한 움큼씩 먹어도 건강 상태가 갈수록 나빠졌다. 2020년부터 머리가 어지러웠던 아버지는 누군가 부축해야 억지로 걸을 수 있다. 얼마 전 고향에 갔을 때는 아버지의 발음이 정확하지 않아 여러 번 들어야 알아들을 수 있었다. 아버지가 한두 마디 할 때마다 눈물을 보였고 인판도 같이 울었다.

   
▲ 2021년 5월 중국 베이징 요양원에서 할머니들이 피아노 반주에 맞춰 노래 연습을 하고 있다. 고령화 속도가 빨라져 65살 이상의 고령 인구 비율이 13.5%로 급증했다. REUTERS

75살이 고비
병에 걸린 뒤에도 아버지는 고향 집에서 지냈다. 그곳에는 요양병원이 없고 양로원은 환경이 열악하다. 인판은 결국 도우미 아주머니를 고용했다. 아버지의 병세가 계속 나빠지면 음식을 씹는 기능이 퇴화하고 온종일 누워 있어야 한다. 그러면 누군가 온종일 곁에서 돌봐야 한다. 적당한 도우미를 찾지 못하면 그가 사는 곳 근처 요양시설을 알아볼 생각이다.
사람의 일생에서 75살은 중요한 고비다. 왕충 사회과학원 경제연구소 부연구원이 중국 노인을 추적 조사한 결과를 보면, 70살 이하 노인들은 보건의료와 돌봄 수요의 차이가 별로 없었다. 75살부터는 돌봄 수요가 확연하게 늘었다. 75살을 넘어가면서 급성질환과 중증질환에 걸리거나 몸이 불편해지고 치매를 앓을 위험이 커졌다. 바링허우와 주링허우 독생자녀의 부모가 지금 대부분 60, 70대다. 5~10년이 지나면 이들은 75살 이상 고령자가 된다. 정샤오잉 베이징대학 인구연구소 소장은 2030년이면 중국에서 일상생활을 혼자 수행하기 어려운 노인이 7700만 명에 이르고, 평균 7.44년 동안 누군가의 돌봄을 받아야 한다고 예상했다.

ⓒ 財新週刊 2022년 제37호
獨生一代頂上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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