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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vs 중국 엔드게임, 기술패권 승자는 누구인가
[경제와 책]
[151호] 2022년 11월 01일 (화) 조계완 kyewan@hani.co.kr

조계완 <한겨레> 선임기자 

   
 

<기술의 충돌>
박현 지음 | 서해문집 | 1만8천원
이 책의 특장은 우리 시대를 규정하는, 즉 우리와 세계의 현재와 미래를 결정하는 가장 큰 정치경제적 문제를 다룬다는 시의성도 있으나, 이 당면 이슈를 국제·경제·외교 쪽에서 오랜 연륜을 쌓은 베테랑 신문기자가 다뤘다는 점이다. 미국·영국 등의 전·현직 고참 외국기자가 쓴 경제·외교 관련 빼어난 책을 우리가 간혹 봐왔으나, 국내 기자가 현장과 경험에서 오래 축적한 전문 식견과 취재·인터뷰 기록 등을 바탕으로 미-중 격돌을 전면 해부한 고급 저서를 펴낸 건 희귀한 일이다.

미-중 격돌 전면 해부
이 책은 단순한 보고서류의 책이 아니다. 미국 특파원 시절, 또 중국 상하이·베이징 현지 취재 때 직접 보고 들었던 현장과 양국 고위 정책담당자들의 이야기가 책 곳곳에 나온다. 2013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휴양시설에서 열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만남을 취재한 이야기, 미-중 기술패권 경쟁의 현장을 전하는 신년특집 기사를 쓰기 위해 중국 상하이를 취재하러 방문했을 때 묘사한 테슬라 현지 공장 스케치 등이 그렇다. 2018년 항저우 알리바바 본사를 방문했을 때 건물 외벽에 내걸린 ‘중국 24시간 내, 세계 72시간 내 배달’ 문구에 대해 알리바바 담당자가 “세계 주요 도시에 전세기를 투입하겠다”고 한 대목은 흥미롭다.
책은 ‘일곱 개의 전장’ 또는 ‘일곱 가지 게임체인지’로 명명한 충돌의 전장들을 표면적으로 서술하지 않고, 권위 있는 각종 통계와 숫자 ‘자료’로 입체적으로 들여다본다. 반도체, 인공지능, 5G·6G 통신기술, 전기자동차 배터리, 양자컴퓨팅 기술, 금융, 지상·해저·우주에 걸친 네트워크 대전이 그 전장이다. 각 기술·자원 부문에서 양국 시장점유율·기술경쟁력 판도의 우위와 열위를 보여주는 최신 산업통계 데이터가 씨줄을, 각 부문 국제 전문가들의 흥미로운 인용문이 풍성하게 날줄로 얽히면서 ‘기술 충돌’의 현 단계 수준과 전망이 압축적이고 정제된 글로 일목요연하게 전개된다. 미-중 경쟁 구도가 종합적으로 한눈에 들어오도록 짜였고, 불필요한 중복이 거의 보이지 않는 것도 미덕이다.

미국의 대중국 전략 선회
1930년대 대공황 이후 네 차례 직면했던 ‘제국·달러 패권’에 대한 도전을 극복해낸 미국은, 중국이 맞서는 지금 ‘이번엔 다른’ 위협을 맞는 걸까? 중국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모색한다’는 미국의 오랜 전통적 입장이 2010년대 들어 왜 선회하고 대중국 포위 전략으로 전환됐을까? 이 책은 냉전의 절정기인 1972년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머무르며 ‘상하이 코뮈니케’에 서명했던 때까지 거슬러 오르며 역사적인 조망 시야를 유지한다. 저자는 “자유의 가치를 전세계에 전파한다는 선민의식으로 가득 찬 미국 예외주의와 100년 넘은 굴욕의 역사를 딛고 다시 세계의 중심에 서려는 중화 민족주의의 충돌”로 규정한다.
대체로 우리는 중국 시장경제가 당국의 전면적이고 광범한 지원과 규제 아래 있다고 여기는 통념이 있다. 그런데 중국 벤처투자 시장이나 정부자금을 다루는 대목에 “우리 중국 기업에는 시장 중심이 가장 우선이고 이런 점이 그동안 중국 산업발전의 동력이 됐다”는 중국 쪽 얘기가 나온다. 이처럼 새로운 관점도 군데군데 이목을 끈다.

G2, 30~40년 병존
대다수 싱크탱크가 중국이 머지않아 미국을 추월하리라는 시나리오를 전제하는 것과 달리, 저자는 중국 경제 규모가 미국을 압도하지 못하고 두 나라의 경제력이 엇비슷한 시기가 30~40년 이상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 요컨대 ‘G2의 병존’이라는 세계질서다. 이 질서에 낀 한국 같은 나라들은 상당 기간 고통의 시기를 보낼 가능성이 크고, 어느 한 나라의 입장을 섣불리 좇아서는 안 된다고 저자는 주창한다.
“한국은 독일·프랑스·호주 등 이해관계와 역량이 어금지금한 중견 강국 및 지역협력체와 연대를 도모해 미·중이 모두 국제규범을 준수하도록 요구하고 파국을 막는 안전판 역할을 해야 한다. 역설적이지만 한국의 활로도 두 강대국 사이에 낀 나라라는 얄궂은 운명을 개척하는 데서 열릴 것이다.”

   
 

반도체 삼국지
권석준 지음 | 뿌리와이파리 | 2만원
2019년 이후 글로벌 반도체 가치사슬이 재편되고 있다. 중국은 반도체 자급률을 높이려 총력전을 펴고, 미국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봉쇄하려 한다. 수출액의 20%를 차지하고, 그 절반 이상을 중국에 수출해온 한국의 반도체 산업에는 큰 도전이다. 성균관대 교수이자 첨단산업 분야 전략가인 저자는 글로벌 기술 전쟁의 역사와 한국의 경쟁력 확보 방안을 명쾌하게 풀어낸다.




 

   
 

다이버시티 파워
매슈 사이드 지음 | 문직섭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만1천원
다양성(Diversity)과 능력주의를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저자는 수많은 사례와 인터뷰 등을 토대로 왜 능력주의만으로는 경쟁력을 담보할 수 없는지 보여준다. 특히 관점, 통찰, 경험, 사고방식 등이 다른 ‘인지 다양성’은 복잡한 문제에 직면할 때 꼭 필요하다. ‘복제인간’처럼 비슷한 인재들끼리 모여 있으면 동종 선호의 함정에 빠지고 관점의 사각지대만 강화할 뿐이다.





 

   
 

더 위험한 미래가 온다
김영익·박정호·김현석·강영현·한문도·김현욱 지음
한스미디어 | 1만9천원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 경기침체, 고금리와 고물가, 우크라이나 전쟁, 국제정세 혼란 등 초대형 복합 위기가 우리 미래를 위협한다. 경제·외교·투자 전문가 6명이 위기의 파도를 넘어 기회를 만드는 다양한 관점을 제시한다. 저자들은 진짜 위기는 오지 않았다며, 개인들이 ‘퍼펙트 스톰’을 대비하고 활용하는 실천 방법을 제시한다.




 

   
 

슈퍼 팩트
팀 하포드 지음 | 김태훈 옮김 | 세종서적 | 2만1천원
투자 정보 세계에는 온갖 숫자가 난무한다. 유튜브까지 가세해 더 어지러워졌다. 정보에서 진실과 거짓을 한눈에 간파하는 능력, 즉 ‘슈퍼 팩트’가 중요해졌다. <파이낸셜타임스>의 수석칼럼니스트인 지은이는 슈퍼 팩트를 가지려면 감정을 지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감정적 반응이 극단적일수록 이성이 마비되고 팩트 체크를 회피한다는 것이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22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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