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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노동 조건 개선이 열쇠…유럽·미국 연구 결론 일치
[ISSUE] 악화하는 구인난의 해법
[150호] 2022년 10월 01일 (토) 로랑 장노 economyinsight@hani.co.kr

지금의 구인난을 해결할 열쇠는 기업이 쥐고 있다. 사용자가 노동조건을 개선하면 된다고 유럽과 미국의 경제학자들은 말한다.

로랑 장노 Laurent Jeanneau <알테르나티브 에코노미크> 기자

   
▲ 2022년 8월 샴페인용 포도 수확철을 맞아 프랑스 북동부 포도농장에서 일꾼들이 포도를 따서 나르고 있다. 최근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의 심각한 구인난은 열악한 노동환경과 낮은 임금 때문으로 분석됐다. REUTERS

품귀다. 목재, 전자칩, 자전거만 없는 게 아니다. 사람도 부족하다. 노동시장에서 식당 종업원과 사회복지사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계절노동자도 휴가에서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프랑스 연구조사통계지원국(DARES)이 코로나19 유행 기간에 경제활동과 노동환경을 조사한 보고서를 보면, 2022년 3월 말 기준 프랑스 전체 임금노동자의 37%가 ‘회사에서 구인난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업종별로 보면 민간의료업(64%), 사회복지업(63%), 숙박·음식업(47%), 농식품업(46%)에서 그 정도가 심했다.
사용자 눈에 보이는 문제의 원인은 분명하다. 회사로 들어오는 이력서가 적다. 그것은 회사에서 요구하는 경력을 갖춘 구직자가 얼마 없어서다. 구직자가 받은 교육이 실제 일터에서 필요한 전문기술이 아닌 기초 노동능력에만 집중됐다는 것이다. 구직자가 기대하는 연봉과 노동조건이 까다롭다는 점도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 상황에서 사용자는 무고한 희생자일까? 최근 발표된 네 편의 보고서는 구직자가 아닌 고용자의 책임을 강조한다.

네 편의 보고서
첫 번째로 연구조사통계지원국의 2022년 6월 보고서는 노동조건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지적한다. 이 기구의 조사에 따르면 노동자가 열악한 노동환경에 노출됐다고 보고된 사용자 가운데 89%가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민간부문 사용자의 평균인 71%보다 많다. 노동조건은 피고용자인 노동자에게 중요한 문제다. 신체적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직무일수록 일할 사람을 찾기 어렵다. 이를테면 무거운 짐을 나르는 일, 화학제품을 다루는 일, 소음이 심한 환경에서 하는 일이 그렇다. 철야 노동 등 일하는 시간대가 일반적이지 않은 직무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노동자의 업무 피로도가 높으면 채용만 힘든 게 아니다. 노동자를 회사에 오래 남게 하기도 어렵다.
연구조사통계지원국의 2022년 5월 보고서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미국 노동시장이 겪은 변화에서 프랑스가 얻는 교훈을 제시한다. 보고서에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다. 당시 미국의 구인난은 실업자들 탓이 아니다. 일자리가 흔해진 것은 실업자가 엉뚱한 데서 엉뚱한 일을 하겠다고 고집해서가 아니다. 그런 사례가 없지는 않지만 극소수다.
프랑스는 어떨까. 프랑스 경제분석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2011~2021년 인력 수급 불일치로 설명할 수 있는 실업률은 전체의 15%다. 수급 불일치의 영향력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 그래서 보고서는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실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직업훈련이 구인난을 기적처럼 해결해주리라 기대하면 안 된다. 그렇다고 시장에 나와 있는 일을 하지 않는 실업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방안은 효력이 없다. 정부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기업의 채용정책이다. “사용자에게 집중하는 정책의 개발이야말로 인력 부족을 해결할 효과적인 방법이다.”

직업훈련의 한계
미국 경제학자들 의견도 전반적으로 비슷하다. 업종별 노동 수급이 불일치하는 사례 가운데 80%의 책임이 공급에 수요를 맞추지 못하는 기업에 있다는 것이다. 공급자(노동자) 책임은 20%밖에 되지 않는다. 미국에서 인력 부족 현상은 금융위기 이후 더 심각해졌다. 무엇보다 사용자가 사람을 구하려는 노력을 덜 기울인 탓이 크다. 임금수준, 채용 조건, 지원자 모집 방법 등을 개선하기는커녕 채용 조건을 더 까다롭게 바꿨다. 경기침체 조짐이 보이면 사용자는 곧장 채용 문턱을 높인다.
유럽에서 진행된 여러 연구도 이를 증명한다. 가장 큰 문제는 임금수준이다. 사용자가 낮은 임금을 올리지 않아 취업 지원자가 생기지 않는다. 노동환경 역시 여러 차례 문제로 지목된다. 필요한 경력을 갖춘 지원자가 부족해서 인력 충원이 어렵다고 답한 프랑스 사용자 가운데 39%가 사실은 노동조건이 열악한 경우에 해당했다.
총리 자문기구인 프랑스 스트라테지가 기업의 예상 구인난을 계량경제학 측면에서 분석한 보고서도 비슷한 결론으로 향한다. 과연 사용자의 주장대로 직업 특성, 필요 역량, 기업 특징, 기업 위치, 업종 같은 요인이 구인난에 큰 영향을 미칠까? 이 기구는 이들 요인을 ‘관찰할 수 있는 변수’로 분류했다. 모두 계량화하고 객관화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이들 요인으로 설명할 수 있는 구인난은 14%에 불과했다.
그러니까 중요한 것은 ‘관찰할 수 없는 변수’다. “인사관리 능력, 기업 운영 방식, 기업주 성격, 기업 이미지와 같이 주관적 특징”이 그런 변수에 속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한다. 결국 “기업의 구인난 극복을 위한 지원책은 해당 기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수립돼야 한다. 그 기업은 어떤 특징이 있는지, 채용 과정에서 개선할 점이 없는지, 인사관리 방식은 어떤지 살펴봐야 한다.”

ⓒ Alternatives Economiques 2022년 9월호(제426호)
Difficultés de recrutement: et si c’était la faute des employeurs?
번역 최혜민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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