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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주행 안전 확보가 마지막 승부처
[BUSINESS] 자율주행차 개발 경쟁- ② 전망
[149호] 2022년 09월 01일 (목) 안리민 economyinsight@hani.co.kr

안리민 安麗敏 황룽 黃榮 <차이신주간> 기자

   
▲ 2021년 4월 중국 상하이모터쇼에 전시된 웨이라이의 전기자동차 ET7. ET7은 원거리 라이다 1개를 포함한 감지장치 33개를 장착하고 엔비디아의 드라이브 오린 시스템온칩 4개를 탑재해 자율주행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REUTERS

미국의 싱크탱크 랜드연구소는 보고서에서 자율주행이 인간보다 안전하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하려면 110억 마일(약 177억㎞)을 시험운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율주행 시스템을 양산하지 못한 채 시험 차량 100대를 밤낮으로 쉬지 않고 운행해 필요한 데이터를 얻으려면 수백 년이 걸릴 것이다. 이 보고서는 주행 환경이 일반 운전자와 같다는 가정에서 출발했다. 만약 단순한 환경에서만 시험한다면 수백억 마일을 달려도 자율주행 시스템의 안전성을 증명할 수 없다.
궈지순 조이슨전자 부사장은 “자율주행 시스템에서는 (여러 변수와 환경의 복합적 상호작용에 따라 이례적으로 발생하는) 코너 케이스(Corner Case)가 귀중하다”고 말했다. 평균적으로 볼 때 운전자 한 명이 평생 몇 번 만나지 못할 이런 경험 사례를 수집하려면 크라우드소싱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테슬라는 자동차 전자 아키텍처를 정비해 차량이 접하는 모든 코너 케이스를 수집·전송해 자율주행 시스템을 훈련할 수 있다. 2021년 6월 테슬라는 “차별화된 주행 상황을 반영한 10초짜리 동영상 100만 개와 물체의 깊이와 속도 등이 분류된 데이터 60억 개를 보유해 데이터 용량이 1.5PB에 이른다”고 밝혔다. 1PB는 1024TB다.
이제 자율주행 시스템의 목표는 도심 운행으로 진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도심 교통은 복잡다단해 다양한 데이터가 필요하다. 2022년 6월22일 랑셴펑 리샹자동차 스마트주행부문 부사장은 “중국 도심의 교통환경은 자율주행 인지시스템의 큰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나무를 운반하는 이상한 차가 돌아다니고 공사 중인 도로와 차량 정체를 수시로 만날 수 있다. 우신저우 부사장도 “중국 도심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은 끝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구독서비스 창출
“테슬라의 방식은 시스템이 신속한 학습능력이 있어서 데이터가 역할을 수행하고 소비자가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인지 알고리즘 전문가는 “테슬라가 차주와 일종의 기술 호혜 관계를 맺어 사업모델의 선순환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테슬라 차량이 많이 팔릴수록 유효한 학습데이터를 더 많이 수집해 자율주행 시스템이 향상된다. 그러면 더 많은 소비자가 테슬라 차량을 사고 자율주행 서비스를 이용할 것이다.
오토파일럿이나 FSD는 고객이 비용을 내야 사용할 수 있고 테슬라는 그 비용을 여러 차례 인상했다. 현재 중국에서 향상된 오토파일럿 옵션 가격이 3만2천위안, FSD는 6만4천위안(약 1200만원)이다. FSD 가격은 도심 자율주행 보조 기능의 가치를 반영한다. 일론 머스크는 “앞으로 FSD의 가치가 10만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런 구독서비스는 자동차산업의 새로운 이익 창출 가능성을 열었다. 샤오펑자동차와 웨이라이자동차도 테슬라를 따라 자율주행 보조 기능에 비용을 매겼다.
업계에서는 자율주행 기능이 향상되고 특히 4단계 자율주행이 실현되면 운전자가 운전에 집중할 필요가 없어져 자동차의 스마트 공간 가치가 폭발하리라고 본다. 스마트폰과 비교할 수 있는데 자동차는 스마트폰보다 훨씬 크다. 애플, 샤오미, 화웨이 등 스마트폰 제조사가 다양한 방식으로 자동차 영역에 진입한 것은 자율주행과 스마트 운전석으로 수익을 낼 기회가 있음을 보여준다.
테슬라의 경험은 다른 업체들에 자율주행 시스템을 자동차에 장착해 빠르게 성장할지, 표준을 고수할지 고민하도록 했다. 시장마다 그 반응은 달랐다. 2021년 12월 독일의 벤츠는 세계 최초로 국제 공인을 받은 3단계 자율주행차를 생산했다. 벤츠는 “독일 일부 고속도로에서 시속 40마일(64㎞) 이하로 주행하면서 시스템을 가동할 수 있다”고 밝혔다. 주행 중 사고가 발생하면 벤츠에서 책임진다. 중국의 업계 종사자들은 벤츠의 이 기능은 ‘안전을 위한 안전’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상황에선 시속 40마일 이하로 고속도로를 달리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 2021년 6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에서 포니AI 자율주행 시스템을 갖춘 로보택시가 시험운행하고 있다. 포니AI의 러우톈청 최고기술경영자는 로보택시 운영의 두 조건으로 ‘무인화’와 ‘대규모 양산’을 꼽았다. REUTERS

로보택시의 난관
테슬라만큼 전망이 확실하진 않지만 급진파는 여전히 아름다운 미래를 꿈꾼다. 도심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하기에 가장 적합한 대상은 택시다. 업계에서는 이를 로보택시(Robotaxi)라고 부른다. 자율주행 기술이 성숙해지면 사람들은 자동차를 소유할 필요가 없고 로보택시가 제공하는 모빌리티 서비스를 구매하면 된다는 것이 업계의 구상이다.
웨이모가 이런 구상을 따라가고 있다. 하지만 기술 측면에서 로보택시는 운행 환경이 제한적이다. 또 규모 면에서 대량생산되는 승용차와 비교할 수 없어 후반으로 갈수록 코너 케이스 등 가치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기 힘들 것이다.
현재 로보택시는 대규모로 운행하는 단계가 아니다. ODD(Operational Design Domain) 조건에 부합해야 한다. ODD는 기반시설, 환경, 시간 등 자율주행을 할 수 있는 조건을 말한다. 크루즈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제공하는 무인 자율주행 서비스는 행인과 다른 차량이 적은 야간에만 가능하다. 시속 30마일(48㎞)을 초과할 수 없다. 운행 지역은 샌프란시스코 전체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비가 많이 오거나 안개가 짙은 극단적인 날씨를 만나면 서비스를 중단해야 한다. 이런 제한 조건이 크루즈 자율주행 택시의 ODD다.
자율주행 개발사 위라이드는 서면 인터뷰에서 “로보택시를 ODD 범위 안에서 운행해야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무인 자율주행은 도로 안전과 직결된다. 구역을 단계적으로 넓혀나가고 교통 상황이 단순한 곳에서 복잡한 곳으로 확대해야 한다.” 제한 조건이 많을수록 로보택시는 이익을 내기 어렵다. “기술이 아니라 사업모델의 문제다.” 자율주행 전문가는 “자율주행 택시는 운전사를 대체해 비용을 줄이고 사람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줄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엄격한 ODD 조건에서 로보택시는 운영 효율이 낮고 일반 택시보다 비용이 더 든다.
업계 전문가는 “라이다를 비롯한 감지장치와 컴퓨팅 플랫폼 등을 포함하면 로보택시 가격이 일반 택시의 몇 배에 이른다”고 말했다. 그리고 운전자 대신 ‘안전요원’이 필요하다. “안전요원은 엔지니어에게 차량 상황을 알리고 주행 안전을 보장한다. 안전요원이 받는 보수가 운전자보다 훨씬 많다. 게다가 운행 지역과 시간도 제한된다.”
자율주행 개발사 포니AI(Pony AI, 小馬智行)의 러우톈청 최고기술경영자는 “로보택시의 사업모델에는 무인화와 대규모 양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금은 두 조건 모두 만족시킬 수 없다. 광저우와 베이징 등 중국 여러 지역에서 자율주행 개발사의 무인 시험운행을 허가했다. 하지만 실제 주행 때는 안전요원이 조수석 또는 뒷자리에 앉는다. 로보택시는 아직 대규모 양산을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없는’ 난처한 상황이다.
어떤 개발사들은 자율주행 시스템을 판매할 계획이었으나 어쩔 수 없이 차량 개조와 운영 사업을 시작했다. 베이징에서 로보택시를 체험한 관계자는 “특별한 흥미를 느끼지 않는 일반 승객이 자발적으로 자율주행 택시를 선택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차량 수가 적고 승객이 지정된 승차 장소까지 가야 한다. 대기시간이 길고 차량이 시범구역 밖으로 나갈 수도 없다. 모두 불리한 요인이다.

여러 단계 공존
자율주행 개발사는 차량호출 서비스 플랫폼과 업무 협력해 고객 접촉 기회를 늘렸다. 위라이드에 따르면 사용자가 ODD 범위 안에서 차량을 호출하면 플랫폼이 우선적으로 로보택시를 배차한다. 그 범위를 벗어나면 일반 택시에 호출이 간다. ODD 범위가 확대되면 사용자의 승차 지점과 하차 지점이 모두 범위 안에 있을 확률이 높아져 ODD가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다.
자생력을 기르기 위해 중국의 여러 로보택시 업체는 완성차업체와 업무 협력해 2단계 주행보조 시스템을 개발했다. 궈지순 부사장은 완성차업체가 생산원가에 민감한 점을 들어 “주로 고급형 자동차에 기반한 로보택시의 알고리즘이 양산형 자동차에는 적용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완성차업체가 로보택시에 도전한 사례도 있다. 도심 환경의 자율주행 기능을 실현한 일부 업체는 로보택시로 사업을 확장했다. 테슬라와 샤오펑은 관련 계획을 발표했다. 쑤칭 전 화웨이 자율주행사업 책임자는 “로보택시가 양산형 자동차에서 성공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주행 인지 알고리즘 관계자는 “자율주행은 확정성이 높은 기술이 아니다”라며 “각 국가와 사업환경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현실적인 자율주행 방법이 다양하고 오랜 기간 2단계와 4단계가 공존할 것으로 본다. 그러나 제한 조건이 아무리 많아도 결국 자율주행이 현실이 되리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 財新週刊 2022년 제26호
自動車決戰都市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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