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커버스토리
     
가공무역 위주, 경쟁 우위 여전
[COVER STORY] 중국 제조업 해외 이전- ① 현황과 평가
[148호] 2022년 08월 01일 (월) 양진시 economyinsight@hani.co.kr

‘세계의 공장’ 중국의 제조업계가 다른 나라로 공장을 옮기는 속도가 빨라졌다. 산업고도화와 임금인상으로 부가가치가 낮은 제조업은 비용이 더 싼 지역을 찾는다. 애플이 아이폰13 스마트폰 생산을 폭스콘 인도 공장에 넘긴 것이 대표적 사례다. 미-중 무역분쟁과 코로나19에 따른 공급망 붕괴는 ‘중국 벗어나기’를 재촉한다. 인도와 베트남은 중국의 뒤를 잇는 제조업 중심지를 꿈꾸고, 중국 내부에서는 제조업 해외 이전 가속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_편집자

양진시 楊錦曦 취윈쉬 屈運栩 두즈항 杜知航 <차이신주간> 기자

   
▲ 2021년 9월 중국 베이징 시내 애플 매장에서 고객들이 새로 출시된 아이폰13 스마트폰을 구경하고 있다. 폭스콘 인도 공장의 아이폰13 생산은 제조업 분야에서 중국을 추격하는 인도의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REUTERS

2022년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사이 코로나19로 중국 동부지역의 생산과 물류가 중단됐다. 이에 따라 중국의 수출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제조업 해외 이전 가속화의 장기적 우려로 확대됐다. ‘베트남의 수출이 선전시를 추월했다’는 적절하지 않은 비교가 떠돌았고, 중국의 ‘산업 이전’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애플이 훙하이그룹(鴻海集團) 폭스콘 인도 공장에 아이폰13 스마트폰 시리즈 제조를 맡겼다는 소식은 더욱 관심을 끌었다. 얼마 전 인도의 인구수가 중국을 추월했다. 제조업이 빠르게 성장해 가공무역의 가장 높은 수준인 스마트폰 위탁 생산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2022년 5월23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나 “세계 제조업의 중국 제조(Made in China) 라벨을 인도 제조(Made in India)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3년째 이어지고 우크라이나 전쟁과 에너지 위기 등 ‘블랙스완’(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이례적 사건)이 생기자 국제정치와 경제가 급변했다. 미-중 무역전쟁에 여러 지역 경제가 휘말리면서 중국이 당면한 국내외 경제 환경이 더욱 복잡해졌다. 중국의 제조업은 어떤 형태로 해외로 옮겨가고 있을까? 그리고 어떤 도전에 직면했을까?

양날의 칼
권위 있는 통계자료와 산업 일선에서 보낸 다양한 정보를 종합하면 중국 제조업이 베트남을 중심으로 하는 동남아시아와 인도, 멕시코로 이전하는 움직임이 여러 해 진행됐고 그 속도가 빨라졌다. 지금까지 해외로 이전한 분야는 대부분 중저급 가공무역이어서 중국 제조업의 근간을 위협하지 않았다. 중국 기업과 자본이 참여한 해외 이전은 역으로 중국 국내 산업의 전환과 고도화를 압박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으로 발전하도록 촉진했다. 따라서 산업 해외 이전은 ‘양날의 칼’처럼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가져왔다.
지난 10여 년 동안 중국 제조업의 해외 이전은 두 가지 이유에서 시작됐다. 하나는 생산원가가 더 싼 지역을 찾는 것이다. 다음은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고관세 장벽을 피할 수 있는 대체 생산지를 확보하는 것이다.
첫 번째 산업 이전은 2008년 금융위기를 전후해 시작됐다. 중국의 인구보너스(생산가능인구 증가로 노동력과 소비가 늘어 경제성장을 이끄는 것)가 정점에 이른 뒤 줄어들고 가공무역과 수출 또한 최고치에 도달한 시기였다. 이익을 추구하는 자본은 생산원가가 더 적게 드는 국가와 새로운 시장을 찾아 나섰다. 인건비가 싸고 노동력이 풍부한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가 최적의 선택지였다.
신발과 의류 산업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았다. 2010년 베트남이 중국을 제치고 세계적인 브랜드 나이키의 최대 위탁 생산지가 된 것이 대표적인 사건이었다. 이때부터 중국의 섬유·가구 등 노동집약형 산업이 점차 베트남으로 이전했다.
인도는 자국의 거대한 시장을 앞세웠다. 관세장벽 등 정책을 동원해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지원했다. 예를 들어 2014년부터 수입 휴대전화와 전자부품 관세를 인상해 외국 기업이 현지 생산으로 바꾸고 현지에서 전자정보산업 가치사슬을 구축하도록 압박했다. 이에 따라 2015년을 전후해 중국 자본의 인도 진출 열풍이 불었고, 휴대전화 제조사들이 인도에 공장을 설립했다. 이후 중국과 인도에는 전자산업 가치사슬이 만들어졌다.
특히 2022년 1~4월 인도에 중국산 장비와 부품, 소재 수출이 급증했다. 집적회로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0%나 늘었다. 미세회로가 새겨진 표면에 자동으로 부품을 올려 조립하는 자동 표면실장기(SMT) 수출은 40%, 컴퓨터 프로세서는 2배 넘게 늘었다. 인도에 수출하는 부품의 증가는 인도 현지에서 조립하는 제품이 늘어났음을 반영한다.

   
▲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맥스포트 의류공장에서 직원이 나이키 점퍼를 살펴보고 있다. 베트남은 2010년 중국을 제치고 나이키의 최대 위탁 생산지가 됐다. REUTERS

미국의 무역 공세
2018년은 중국 산업 이전에 매우 중요한 시점이었다. 미국이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여 중국산 제품에 ‘301조 관세’를 네 차례 부과했다. 세 차례는 모두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25%의 고관세를 추가하는 것이었다. 주요 대상은 제조업이었다. 항공, 정보통신기술(ICT), 기계, 전자, 의류, 피혁, 면직물 등 주요 수출 품목을 망라했다. 고관세로 중국산 의류와 가구는 이익이 남지 않았다. 많은 기업이 조립 공장을 해외로 옮겼다.
미국·캐나다·멕시코의 무역협정(USMCA)으로 일부 상품의 관세가 면제된 멕시코는 중국 기업의 새로운 산업 이전지가 됐다. 제품을 미국까지 육로로 운송하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당시 멕시코의 인건비도 중국의 80% 정도였다.
저우난 중국기계전자제품수출입상회(기전상회) 가전제품지회 사무국장에 따르면 미-중 무역전쟁이 터지기 전까지 중국 가전기업의 해외투자는 세계화에 적응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진출하는 형태였다. 제품이 공장에서 진열대까지 이동하는 거리를 단축하려는 목적이 컸다. 최근에는 관세를 피해 공장을 동남아로 이전하는 등 수동적인 진출이 많다. 북미 시장을 겨냥한 공장은 멕시코, 유럽 시장을 겨냥한 공장은 튀르키예로 옮겼다.
2020년 초 갑자기 터진 코로나19 사태는 세계의 생산 환경을 바꿔놓았다. 중국은 강력한 방역조치를 동원해 제조업의 생산과 유통을 안정적으로 유지했고 무역실적도 양호했다. 생산시설의 해외 이전은 중단됐다. 가오스왕 기전상회 산업발전부 책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 산업의 해외 진출 속도가 늦춰졌다”고 말했다.
“2022년부터 주변국이 생산 활동을 회복하자 작년에 국내로 돌아왔던 일부 무역 주문이 다시 해외로 빠져나갔지만 규모는 크지 않다.” 시장의 우려에 대해 리싱첸 상무부 대외무역사 사장은 2022년 6월8일 열린 국무원 정례기자회견에서 “일부 산업의 해외 이전은 경제법칙에 부합한다”며 “기업이 산업고도화를 위해 자발적으로 생산능력을 해외에 분산 배치하는 것은 무역과 투자, 분업의 정상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세계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지위는 여전히 공고하다. 완벽한 산업체계를 갖췄고, 기반시설과 지원능력, 전문 인력 분야에서 강점이 명확하다. 기업 환경이 개선되고 내수시장의 흡입력도 강화됐다.”
중국 세관의 통계에는 2022년 5월 중국의 화물 수출입 무역 총액이 3조4500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 늘었다. 증가 속도가 4월보다 9.5%포인트 상승했다. 수출은 1조9800억위안으로 15.3% 늘었다. 3월보다는 13.4%포인트 증가했다. 무역흑자는 5029억위안이다. 3월과 4월 중국 여러 지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해 상하이를 봉쇄하고 화동과 화북 지역 물류의 발이 묶였다. 심각한 상황을 겪은 뒤 생산을 재개하자 5월부터 수출이 반등했다. 앞으로 중국의 수출 동향은 외부 수요에 달렸다. 이 부분은 상황이 복잡하고 인플레이션의 영향도 있다. 외국의 최종 소비 수요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여러 무역 관계자에 따르면 동남아와 인도, 멕시코 모두 노동집약형과 저부가가치 산업을 이전받았다. 산업 가치사슬이 불완전하고 노동 효율성이 떨어지는 등 문제가 있어 단기간에 중국을 대체할 순 없다. “외국인 투자자에게 중국은 생산기지인 동시에 거대한 시장이다.” 컨설팅업체 커니(Kearney)의 대중화권 책임자 허샤오칭은 “외국인투자의 상당 부분이 수출이 아닌 내수시장을 겨냥한다”며 “2020년 외국기업이 국내에서 1조4천억달러를 판매해 수출액(9천억달러)보다 많았는데 이는 중국 내수시장의 흡입력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수출·흑자 급증
가오스왕은 “최종 완제품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완만하게 내려가는 과정”이라며 “전자정보산업은 ‘미소 곡선’ 양쪽 끝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소 곡선은 산업 가치사슬에서 연구개발(기술·특허)과 판매(브랜드·서비스)의 양쪽 끝으로 갈수록 부가가치가 높고, 중간 단계의 생산과 제조는 부가가치가 낮은 현상을 가리킨다. 예를 들어 2021년 기전산업에서 집적회로 수출이 1537억9천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2% 늘었다. 완제품인 휴대전화를 추월해 수출 금액이 가장 큰 단일 품목이 됐다.
중국은 비교적 완비된 기반시설과 숙련된 노동력, 양호한 사회적 신용 측면에서 인도·베트남 등 다른 신흥경제국보다 경쟁력이 있다. 중신증권(中信證券) 연구보고서는 “전자산업의 해외 이전은 5~10년 주기로 점진적으로 진행된다”며 “산업 이전을 받아들인 지역은 오랜 기간이 지나야 그것을 감당할 능력을 갖출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인구보너스에 이어 기술력을 갖춘 노동자라는 ‘엔지니어 보너스’를 활용해 소비 전자산업의 자발적인 구조 고도화와 전환을 추진하고 고부가가치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의 산업 이전은 미-중 관계 변화와 긴밀하게 맞물려 있다. 하지만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수출 수요는 여전히 다원화된 양상을 보인다. 2019년과 2020년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이 유럽연합(EU)과 미국을 추월해 중국의 최대 교역국이 됐다. 2022년 1~5월 중국의 아세안 무역 총액은 2조3700억위안으로 8.1% 늘어 중국 전체 무역 총액에서 14.8%를 차지했다. 중국의 수출은 1조3500억위안(12% 증가), 무역흑자는 3309억2천만위안(50.6% 증가)으로 늘었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발효된 뒤 중국과 아세안의 무역관계는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2022년 1~5월 중국의 2대 교역국인 EU와의 무역 총액은 2조2천억위안으로 7% 늘었다. 전체 무역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7%였다. 중국의 수출이 1조4500억위안(17.4% 증가), 무역흑자가 6908억1천만위안(70.2% 증가)이었다. 미국과의 무역 총액은 10.1% 늘어난 2조위안이며, 비중은 12.5%였다. 중국의 수출이 1조5100억위안(12.9% 증가), 무역흑자가 1조200억위안(19% 증가)에 이르렀다.
2021년에는 아프리카와 남미 국가에 대한 수출 증가율도 각각 21.2%와 41.8%를 기록했다. 2022년 1~5월 수출 증가율이 아프리카 11.3%(총액 3865억9천만위안), 남미 15.4%(총액 6116억8천만위안)으로 둔화되긴 했으나 상당한 잠재력을 보였다.

   
▲ 2020년 5월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중 무역관계와 홍콩 보안법 문제에 관한 정부 방침을 설명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은 중국 제조업의 2차 해외 이전을 촉발했다. REUTERS

새로운 흐름
허샤오칭은 “최근 근거리 아웃소싱인 니어쇼어링(Near-shoring)이 중요한 흐름”이라며 “미국은 물론 유럽도 제조업의 회귀를 독려한다”고 말했다. 기전상회는 “냉장고 업계를 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제물류 비용이 상승하자 유럽 시장의 일부 주문이 튀르키예, 폴란드, 불가리아로 향했다”고 설명했다. 우광윈 북미호프산산업단지(Hofusan Industrial Park) 부사장은 “지난 몇 년 동안 중국 제조업이 멕시코로 이전하는 과정을 지켜본 결과, 글로벌 공급망 조정이 근본적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 의견을 종합하면 산업의 지역화(블록화)가 과거 경제통합 방식으로 진행된 산업 가치사슬의 세계화를 대체하고 북미·동남아·북아프리카 등 새로운 산업중심지를 형성하고 있다. 중국 기업이 국제적으로 성장하려면 자사 제품의 목표 시장에 따라 지역을 선택해 정착해야 할 것이다.

ⓒ 財新週刊 2022년 제25호
中國製造必修課
번역 유인영 위원

정기구독자는 과거 기사 전체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온라인 회원은 과거 기사 일부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보실 수 있습니다.

  

ⓒ Economy Insight(http://www.economyinsight.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 기사의견(0)  
 
   * 3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600byte)
   * 욕설이나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운영원칙]
매체소개 구독신청 구독문의기사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찾아오시는 길
한겨레신문(주) | 제호 : 이코노미 인사이트 | 등록번호 : 서울 아 01706 | 등록일자 : 2011년 07월 19일 | 발행인 : 김현대 | 편집인 : 강대성
발행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효창목길 6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 한겨레 고객센터 1566-9595 | 청소년보호 책임자 : 백기철
Copyright 2010 Hankyoreh.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