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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가치 낮은 섬유·가구 중심
[COVER STORY] 중국 제조업 해외 이전- ② 베트남
[148호] 2022년 08월 01일 (월) 양진시 economyinsight@hani.co.kr

양진시 楊錦曦 취윈쉬 屈運栩 두즈항 杜知航 <차이신주간> 기자

   
▲ 베트남 수도 하노이 부근 박장성에 있는 의류공장에서 재봉틀 작업을 하는 노동자들. 섬유나 가구 등의 하청 생산 중심지는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옮겨갔다. REUTERS

지난 10여 년 동안 중국에서 이전한 산업을 흡수한 베트남은 수출무역이 발전했고, 특히 최근에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베트남 세관 통계에 따르면 2022년 1~5월 베트남의 수출 총액은 1532억9천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7% 늘었다. 2021년 상반기에도 증가율이 높았던 점을 고려할 때 베트남의 수출 증가율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광다증권(光大證券)의 연구보고서에는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로의 산업 이전은 주로 섬유, 가구, 소비자 가전의 단순 조립 공정에 집중됐다. 특히 의류와 가구는 중국의 수출을 대체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미국 수입 통계를 보면 2021년 4분기~2022년 1분기 중국 섬유제품 주문의 약 5%와 가구제품의 7%, 가전제품의 2%가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로 향했다.

섬유·가구가 선봉
중국 섬유산업의 해외 이전은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미국 수입 통계를 보면 2010~2019년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전한 섬유제품 비중이 약 6%, 신발·모자 비중은 15% 정도였다. 2020~2021년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주문이 중국으로 돌아왔지만 산업 이전은 계속됐다. 특히 2022년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된 기간에도 섬유산업의 해외 이전은 멈추지 않고 증가세를 보였다.
2005년부터 미국은 중국산 목재 가구에 반덤핑관세를 부과했고, 2010년과 2017년 기한을 연장했다. 가오루이둥 광다증권 애널리스트는 “2018년 양국 무역 전쟁이 시작된 뒤 가구 제조사의 해외 이전이 가속화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수입 통계를 기준으로 2009~2019년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넘어간 가구제품의 비중을 약 6%, 목재류 비중을 2.5%로 추산했다.
2018년 민화지주(敏華控股)와 융이가구(永藝家具), 메이커가구(美克家居)가 베트남에 가구 생산기지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융이가구와 헝린가구(恆林家居)는 베트남 공장 설립이 아시아·유럽·아프리카를 잇는 중국 정부의 ‘일대일로’ 정책에 부합하고 무역마찰의 위험을 피하며 국제시장을 개척하는 데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메이커가구는 동남아 지역을 북미 시장의 주요 공급원으로 만들면 미국과의 무역마찰 대응에 도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구업계 선두기업이 공장을 해외로 옮기자 이들 기업의 공급업체도 따라갔다. 예를 들면 가구 제조사에 스펀지를 공급하는 성눠멍(聖諾盟)은 2000·2008·2017·2019년 중국 둥관시와 자싱시, 산둥성, 베트남에 생산기지를 설립했다. 중국 가구 제조사의 공장 이동 노선과 일치했다.
전자제품 분야에서도 중국 기업이 2018~2021년 집중적으로 베트남으로 옮겨갔다. 미국 수입 통계를 보면 중국이 베트남으로 이전한 기계와 전자 분야 부품의 비중이 약 4%였다. 가장 전형적인 사례가 애플의 공급망이다. 광다증권 통계에 따르면 애플의 주요 공급업체 200개 가운데 베트남에 공장을 설립한 기업이 2018년 17개에서 2020년 23개로 늘었다. 그 가운데 중국 기업이 7개로 3분의 1을 차지했다.
지금까지 중국이 베트남에 지은 전자제품 공장은 주로 단순 가공과 조립 업무를 처리했다. 리쉰정밀(立訊精密, Luxshare) 베트남 자회사는 연결 케이블, 커넥터, 컴퓨터 주변 제품 등을 생산한다. 리쉰정밀과 거얼(歌爾, Goertek)의 베트남 현지 회사는 애플의 이어폰 조립을 맡았고, 메이잉썬(美盈森, MYS)과 유퉁커지(裕同科技, YUTO)의 베트남 공장은 포장 공정을 맡았다. 란쓰커지(藍思科技, Lens) 베트남 공장은 휴대전화용 유리를 생산한다.
장화펑 즈위안해운(致遠航運) 미국 로스앤젤레스 대표에 따르면 많은 주문이 베트남으로 갔지만 수주한 기업의 절반 이상이 중국에서 투자한 곳이다. 중국은 베트남에 장기간 무역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에서 원자재를 가져가고, 베트남은 가공무역만 담당하기 때문이다. “제품을 구매하는 미국 기업은 여전히 중국 기업과 거래한다. 화물이 베트남에서 출발하는 것뿐이다.”

   
▲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신발 공장. 베트남 정부는 현지에 진출한 외국 소비재 기업에 상당한 혜택을 주지만 대부분 가공무역이라 부가가치가 낮다. REUTERS

2018년 2차 이전
2000년부터 해운업에 종사한 장화펑 대표는 중국 산업의 해외 이전 과정을 지켜봤다. “2008년 이후 중국 산업의 베트남 이전 속도가 느려졌다. 같은 기간 중국 연해에서 내륙지역으로 생산시설이 옮겨갔다. 2018년 미국이 중국산 상품에 25%의 고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의 제2차 산업 이전이 시작됐지만,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중단됐다. 세계의 공장이란 중국의 위상은 여전히 유효하며 세계에서 가장 안정적인 공급망이 되어 과거 외국으로 옮겨갔던 주문이 돌아왔다.
장화펑 대표는 “베트남의 수출 화물을 보면 원자재 확보에 유리한 가구와 신발이 중심이고 품목이 단조롭다”고 말했다. “100TEU(1TEU=20ft 컨테이너) 규모의 컨테이너에서 가구가 50%를 차지한다. 중국이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의 절반에 해당한다. 이런 품목은 중국을 대체하겠지만, 고부가가치 제품의 대체는 이제 막 시작됐다. 아직 흐름이 형성되진 않았다.”
그에 따르면 2022년 의류·신발·가구·전기 네 품목의 수출이 미국 수입 물량에서 10%를 차지했다. “앞의 세 가지는 노동집약형 업종이다. 전기제품의 비중이 올라간 것에 주목해야 한다. 베트남에 공장을 설립하는 전기제품 제조사가 늘고, 이 분야 상품 수출이 계속 증가할 것이다. 단기적으로 볼 때 동남아, 특히 베트남에서 수출용 상품 제조 공장이 생산능력을 최대한 가동해 당분간 추가 주문을 받지 못한다. 3년 동안 고성장을 거듭한 뒤 토지와 노동력의 강점이 시들해질 것이다.”
장화펑 대표는 “화물 운송에 걸리는 시간, 효율, 비용을 봤을 때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는 중국과 경쟁이 안 된다”고 말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미국까지 직항으로 운항하는 선박 수가 중국보다 훨씬 적다.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출발해 미국 서부 최대 항구인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하려면 상하이보다 일주일 넘게 더 걸린다. 미 동부 지역으로 가면 더 오래 걸린다.” 베트남이 경쟁에서 밀리는 요인의 하나가 중국보다 비싼 해운 운임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컨테이너 1개당 운임이 중국보다 300달러 비쌌다. 2022년 초 몇 달 동안 3천달러 이상 비싸졌다. 그나마도 선박을 예약하기 힘든 상황이다.
덩성펑의 공장은 가구에 사용하는 금속을 만든다. 주로 구자가구(顧家家居)와 민화지주 등 대형가구 제조사에 공급한다. 첫 번째 공장을 ‘의자 생산의 고장’ 저장성 안지시에 세웠다. 이어 고객사에 우선으로 주문 약속을 받고 2018년 하반기 베트남에 공장을 설립했다. 그는 “2021년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공장을 거의 가동하지 못했다”며 “2022년에는 해운 운임이 너무 올라 고객사가 제품을 출하하지 못하는 바람에 우리도 새로운 주문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베트남 공장의 생산능력이 국내 공장의 3배에 이르지만 가동률은 기대에 못 미친다.”

줄어드는 비교우위
베트남의 인건비는 중국보다 낮지만, 토지 비용의 강점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덩성펑에 따르면 안지시에서 일하는 직원은 하루 10시간 근무하고 사회보험 등 복리비용을 포함한 월급이 7천위안(약 135만원) 정도다. 베트남의 일반 노동자가 하루 8시간 근무하고 받는 월급은 2500~3천위안이다. 하지만 근무 태도가 산만하고 작업 효율이 낮다. 또한 지난 몇 년 사이 베트남의 땅값이 급등했다. 베트남 빈즈엉성의 땅값은 2018년 이전까지 1㎡당 20~30달러였는데, 지금은 160달러까지 치솟았다.
장화펑 대표는 “2022년 5월부터 베트남의 해운 운임이 하락해 중국과 비슷해졌다”고 말했다. 이는 주문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보이지만, 미국 등 수요 쪽에서 변동이 생겼거나 중국 화동 지역의 제품 출고가 막혔던 영향일 수 있다. “베트남의 생산은 중국의 원자재 공급에 의존한다. 중국의 제품 출고가 지연되자 베트남은 자체 공급망과 재고로 버텼으나 5월 이후 원자재 부족 현상이 나타났다.”
룽주커지(龍九科技) 베트남지사에서 생산관리를 맡은 양중웨이는 중국 코로나19의 여파로 구매에 어려움을 겪었다. 주로 라우터에 사용하는 금속 부품을 공장에서 생산하는데 원재료를 모두 중국에서 구매했다. 쑤저우와 쿤산 등에서 냉각핀 등 원자재를 수입하면 보통 일주일 안에 도착한다. 일부 부피가 작은 부품은 항공화물로 2~3일이면 배달된다. 그런데 코로나19 여파로 주문한 제품이 한 달 넘게 도착하지 않았다. “고객사가 불만을 제기하고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물량을 맡길 수 없다고 경고했다. 회사가 베트남 현지에서 원자재를 구매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현지 구매도 쉽지 않다. 양중웨이에 따르면 베트남의 산업 기반이 취약하고 제철 같은 기초산업이 부족하다. 판금, 코일, 기계 장비를 중국에서 수입해야 한다. 베트남에서 구매하더라도 비경제적이다. “예로 인쇄기에 쓰이는 카본리본을 베트남에서 사면 개당 21위안 정도다. 이 돈이면 타오바오에서 세 개를 살 수 있다.”
양중웨이는 베트남에 온 지 6년이 됐다. 그동안 전자부품 제조 공장 세 곳에서 관리 업무를 했다. “베트남에 공장을 설립한 중국 기업은 주로 위탁 생산을 한다. 제품을 개발하지 않고 고객사가 준 설계 도면대로 제품을 만든다. 인쇄기 하나에 부품이 2천 개 넘게 필요한데 한 공장에서는 몇 가지만 만들 수 있다. 수십 개 공급업체가 함께 부품을 생산하고 고객사의 공장에서 조립한다.”

   
▲ 2020년 3월 베트남 중부 다낭의 띠엔사 항구에서 수출 선박에 컨테이너를 싣고 있다. 베트남의 최대 수출 대상국은 미국, 수입 대상국은 중국이다. REUTERS

가공무역의 한계
베트남 정부의 투자 정책은 이런 가공무역에 편의를 제공했다. 베트남에 진출한 외국 기업은 ‘4면9감’의 법인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흑자가 발생한 해부터 4년 동안 면제하고 이후 9년 동안 세율을 5~50% 감면해준다. 이런 혜택이 주어지는 기간은 총 15년이다. 이후 법인세 세율도 10%로 베트남의 법인세 기본 세율(25%)보다 낮다. 베트남 정부는 또 외국 기업에 수출세와 고정자산수입화물의 수입세, 원자재와 부품 등의 수입세(5년 동안)를 면제해준다. 이밖에도 두 나라나 양쪽 합자로 설립한 산업단지가 베트남 곳곳에 있으며 입주 기업의 생산, 경영, 제품 수출을 위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가공무역 특성상 베트남에 남는 부가가치는 크지 않다. 이에 무역흑자가 적거나 적자가 발생할 수 있다. 2021년 베트남의 상품수출 총액은 3363억1천만달러, 수입 총액은 3322억3천만달러였다. 무역흑자는 40억8천만달러에 불과했다. 컴퓨터, 전기제품, 기계 장비, 휴대전화 관련 부품이 베트남 수출입 비중이 크다.
중국은 베트남의 최대 수입 대상국이다. 1099억달러를 수입해 전체 수입 금액의 33.1%를 차지했다. 최대 수출 대상국은 미국이다. 전체 수출의 28.6%인 963억달러를 수출했다. 2022년 5월 베트남의 수출입 총액이 635억4천만달러였다. 수출이 309억3천만달러로 무역적자가 17억달러에 이르렀다.

ⓒ 財新週刊 2022년 제25호
中國製造必修課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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