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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의 미술 사랑
[영화로 보는 경제]
[11호] 2011년 03월 01일 (화) 이재성 economyinsight@hani.co.kr
이재성 <한겨레> 경제부 기자 영화 <아메리칸 싸이코>(2000)의 주인공, 패트릭 베이트만(크리스천 베일)은 스리섬 섹스를 하기 전에 음악을 틀며 이렇게 말한다.“필 콜린스 좋아해? 난 제네시스 팬이야. 80년 <듀크> 앨범 냈을 때부터. 듀크 때부터 필 콜린스의 존재가 두드러졌지. 그 전엔 하나도 이해가 안 갔어. 너무 지적이고 예술적이라.” 음악광인 패트릭은 아버지가 사장으로 있는 월스트리트의 인수·합병(M&A) 전문 회사 부사장이다.우리로 치면 준재벌 2세쯤 될까? 패트릭과 그의 친구들은 명품을 걸치고 서로 알아봐주는 걸 즐기는 속물들이다.명품은 그들을 어중이떠중이들과 구별해주는 경계다.모임 안에서도 ‘구별짓기’(피에르 부르디외)는 계속된다.하나는 명함의 때깔이고, 두 번째는 ‘도로시아’라는 식당 예약하기. 이 두 가지에서 친구들에게 밀리는 패트릭은 심한 열등감에 시달리기 시작한다. ‘가난한 예술가’라는 수사는 여전히 보편타당한 진실에 가깝지만, 예술을 즐기는 쪽은 그렇지 않다.영화 <아메리칸 싸이코>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가 노정하는 예술의 유통 구조와 허풍적 성격의 일면을 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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