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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암호화폐 규제 회피… 동남아 진출 교두보 활용
[FOCUS] 중국의 싱가포르 이민 바람- ② 배경
[148호] 2022년 08월 01일 (월) 양민 economyinsight@hani.co.kr

양민 楊敏 저우원민 周文敏 <차이신주간> 기자

   
▲ 2021년 4월 싱가포르의 주택가에서 고급 민영주택을 짓고 있다. 최근 다양한 분야의 중국 중산층이 싱가포르로 이주해 홍콩처럼 주택난이 심해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REUTERS

중국 상하이에서 온 완화는 2022년 초 싱가포르로 이주했다. 400여 명이 메신저 서비스 위챗 단체방에 초대받았다. 단체방에는 싱가포르로 이주했거나 이주할 의향이 있는 중국 게임업계 종사자가 많았다. 이들은 싱가포르의 창업과 취업, 취업비자, 주택 임대 등 정보를 공유했다.
싱가포르로 이주한 중국인은 기업인과 각 분야 중산층이 많았다. 게임업계 종사자들도 있다. 중국 게임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게임 판호(版號) 심사 통과가 힘들어지면서 외국에서 새 기회를 찾는 게임 개발사가 늘었다. 텐센트, 바이트댄스, 미호요(MIHOYO, 米哈游), 유주(YOOZOO, 游族網絡) 등 선두 게임 개발사도 싱가포르에 지사나 지역 본부를 설립하고 직원을 확충했다.

피난처를 찾아
중국영상디지털출판협회(CADPA) 게임출판업무위원회가 발표한 ‘2021년 중국 게임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대다수 게임 개발사가 국외 진출을 전략적으로 선택했다. 2021년 중국이 개발한 게임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국내시장은 6.51%, 국외시장은 16.59% 늘었다. 일부 기술기업도 국외 진출로 갈수록 수위가 높아지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공급망 문제에 대응했다. 업계 관계자는 “상하이에 있는 연매출 1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기업이 최근 싱가포르에 새로운 회사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시경제정책 애널리스트는 “기술기업의 국외 진출은 신뢰할 수 있는 전략”이라며 “국가와 기업에 모두 이익”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의 탈동조화가 심화되는 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 국가 차원에서 중국 민영기업의 국외 진출을 고무하는 것은 기술, 시장, 산업 가치사슬을 국제 수준으로 끌어올려 서로 이익이다.
이외에 중국이 암호화폐 규제를 강화하자 바이낸스 창업자 자오창펑과 우지한 비트메인(Bitmain) 전 최고경영자를 비롯한 암호화폐 종사자들이 싱가포르로 이주했다. 싱가포르는 암호화폐 종사자들의 여전한 피난처다. 장예는 상하이에서 ‘대체불가능토큰’(NFT) 관련 회사를 창업했다. 2021년 말에 암호화폐거래소 후오비(Huobi, 火幣網)가 중국 국내 사용자 서비스를 중단하자 싱가포르 이주를 결심했다. 다른 업체처럼 창업자와 회사가 먼저 싱가포르로 옮기고 개발팀은 본토에 남았다.
암호화폐와 지능형 웹(웹3.0) 기술은 단기간에 부를 축적한 신흥 부호를 만들었지만, 이들이 싱가포르에서 패밀리오피스를 설립하고 자산을 관리하기는 쉽지 않다. 싱가포르 정부는 패밀리오피스 설립에 투입된 자금 출처와 고객 확인 절차(KYC)를 강화했다. 싱가포르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프라이빗뱅킹 담당자는 “암호화폐 관계자는 패밀리오피스 설립이 힘들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공개 자료로 검색할 수 있고 자금 출처의 합법성을 증명할 수 있는 기업인을 선호한다.” 친후이는 암호화폐 분야에서 일하는 친구가 싱가포르 투자이민(GIP)을 신청할 수 있도록 도왔다. 가장 비싼 변호사에게 자문했지만, 은행의 KYC 절차를 통과하기 힘들다는 말을 들었다. 홍콩의 집합 패밀리오피스에서 근무하는 친후이의 주요 고객은 순자산 3억~5억달러 자산가다.
“신청인이 경제 능력이 있어야 하고 창업 뒤 첫 수익의 출처를 증명해야 한다.” 싱가포르 투자이민컨설턴트는 “암호화폐 업종에 종사하는 고객 두 명이 각각 700만달러와 2천만달러의 자산으로 패밀리오피스 설립을 신청했지만 통과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고객이 짧은 기간에 부를 축적했는데 상세한 재무 증명을 제공할 수 없었다.”
다른 암호화폐 종사자들과 마찬가지로 장예의 자산은 대부분 암호화폐다. 그는 필요할 때만 법정화폐로 환전했다. 그가 이민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자산관리와 투자가 아니라 ‘신분’을 얻는 것이다. 그는 “전통 금융상품의 이익률은 암호화폐를 따라갈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 차원에서 블록체인 기술 혁신을 독려하고 감독당국의 태도도 적극적으로 바뀌자 싱가포르가 한때 암호화폐의 피난처가 되었다. 2018년 10월 테마섹홀딩스(Temasek Holdings) 산하 창업투자회사 버텍스벤처스(Vertex Ventures)가 암호화폐거래소 바이낸스에 전략적 투자를 선언했다. 자오창펑은 “싱가포르가 아시아의 암호화폐 중심지가 될 것”이라는 트윗을 올렸다. 2019년 7월 바이낸스는 싱가포르달러로 암호화폐를 살 수 있는 거래소(Binance.sg)를 만들었다.
2021년 바이낸스가 여러 나라에서 규제받자 자오창펑은 싱가포르거래소(SGX)와 싱가포르통화청에서 근무하고 경험이 풍부한 리처드 텡을 바이낸스 싱가포르 최고경영자로 임명했다. 하지만 바이낸스는 싱가포르에서 두 차례 좌절을 겪었다. 2021년 9월 국제거래소 바이낸스닷컴이 ‘투자자 경계 명단’에 올라갔고, 2022년 2월 싱가포르의 바이낸스 거래소가 폐쇄됐다.
싱가포르 투자자는 바이낸스를 통해 합법적으로 암호화폐를 거래할 수 없게 됐고, 바이낸스의 합법적인 운영에 불확실성이 커졌다. 바이낸스에 대한 규제를 지켜본 장예는 싱가포르가 최종 정착지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싱가포르로 이주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 몰타를 선택한 동료도 있었다.

   
▲ 2022년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 스타트업 행사 ‘비바 테크놀로지’에 참석한 암호화폐거래소 바이낸스의 자오창펑 최고경영자. 자오창펑은 중국의 규제를 피해 싱가포르로 이주했으나, 싱가포르 정부는 2022년 2월 바이낸스 거래소를 폐쇄했다. REUTERS

홍콩처럼?
왕즈는 싱가포르 금융 중심지의 야경을 보면서 “이제 홍콩과 싱가포르가 거의 비슷하다”고 말했다. “홍콩과 같아진 것에는 임차료도 포함된다.” 1년 전 홍콩에서 싱가포르로 이주할 때만 해도 싱가포르의 집은 넓고 임차료도 합리적이라고 느꼈다. 그런데 최근 임차료가 많이 올랐다. “5천싱가포르달러면 방 세 개인 집을 구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7천싱가포르달러로도 구하기 어렵다.”
문화적 배경과 금융환경이 비슷해 홍콩의 많은 전문 인력이 싱가포르를 찾았다. 싱가포르관광청에 따르면 2022년 1분기 싱가포르를 방문한 홍콩인이 6461명으로 2021년(778명)보다 7배 이상 늘었다. 1인당 평균 체류 기간은 17일이었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홍콩에서 온 방문객의 평균 체류 기간은 3일이었다.
왕즈가 가입한 위챗 단체방은 홍콩에서 싱가포르로 이주한 사람들로 구성됐다. 그는 싱가포르의 집값과 임차료 상승을 보면서 일종의 기시감을 느꼈다. “갈수록 집이 좁아지고 가격은 오른다. 싱가포르가 점점 홍콩을 닮아간다.”
홍콩 패밀리오피스 담당 변호사에 따르면 유럽 또는 미국의 일부 큰 패밀리오피스와 자금이 홍콩에서 철수해 싱가포르로 옮겼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여전히 관망 중이다. 황웨이는 “동남아 현지 시장의 잠재력이 크지만 아직 실질적 수요로 바뀌진 않았다”며 “중국 경제의 풍향계인 홍콩은 중국 경제가 발전하는 한 분명히 가치 있다”고 말했다.
“중국 반환 뒤 홍콩은 본토 고객을 잘 아는 투자전문가를 배출했고 역동적인 자본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하는 돤위잉은 홍콩 자산관리 회사의 투자이민컨설턴트다. “과거 아시아 부호들은 홍콩을 좋아했다. 돈만 있으면 많은 것을 원하는 대로 누릴 수 있다. 반면 싱가포르는 생활이 단조롭다.”
“또 싱가포르는 너무 멀고 기후도 덥고 습하다. 싱가포르에서 골프를 치면 날씨 때문에 지친다. 고액 자산가는 생활 편의성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친후이의 회사는 2021년부터 두 곳에서 사무실을 운영한다. 홍콩 7~8명, 싱가포르 3명이 근무한다. 친후이와 돤위잉은 “싱가포르에서 조건에 맞는 투자전문가를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친후이의 패밀리오피스는 ‘금고’를 싱가포르로 옮겼지만, 고객 매니저와 투자 매니저는 홍콩에 남았다.
중국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매니저 멍위의 가족은 싱가포르에서 2년 동안 거주하다 코로나19 유행이 시작할 때 홍콩으로 돌아왔다. 그는 홍콩의 주거 조건이 싱가포르보다 열악해도 홍콩에서 더 많은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다. “홍콩 자본시장이 더 역동적이다. 더 많은 사람과 교류할 수 있고 정보도 발달했다.”

새로운 도전
“홍콩은 영토, 시장, 혈연관계까지 중국 본토와 연결돼 있다. 이것이 홍콩의 독특한 강점이다.” 왕젠 베이징더중회계사사무소 이사는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가 2020년 7월에 했던 말을 인용해 싱가포르와 홍콩의 관계를 설명했다. 싱가포르와 홍콩은 선의의 경쟁을 하지만,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넓고 기회가 많고 각자 강점이 있다.
“싱가포르는 지난 수십 년 동안 국제적 위상을 성공적으로 관리해 정치, 경제, 산업 분야에서 국가 규모와 인구 비중보다 훨씬 높은 지위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지정학적 환경에 변화가 많아 강대국의 경쟁 속에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 있다. 싱가포르가 직면한 새로운 도전이다.” 칭화대학 세계가족기업연구센터 가오하오 주임은 싱가포르와 홍콩이 앞으로 직면할 도전을 비교하면서 “홍콩은 제도적 혁신의 강도를 더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 財新週刊 2022년 제22호
新加坡移民新勢力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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