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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발행가 설정으로 청약 포기 투자자 속출
[ANALYSIS] 중국 공모주 폭락 사태- ① 현황과 배경
[147호] 2022년 07월 01일 (금) 왕쥐안쥐안 economyinsight@hani.co.kr

왕쥐안쥐안 王娟娟 취안웨 全月 <차이신주간> 기자

   
▲ 컴퓨터 칩 설계 업체 나신웨이가 최근 개발한 고성능 칩 NSM2015/NSM2016 홍보화면. 2022년 초 상장한 나신웨이는 높은 발행가로 50억위안을 초과 조달했다. 나신웨이 누리집

2022년 초부터 4개월 동안 중국인 위주 A주 시장에 상장된 62개 종목의 주가가 발행가 아래로 떨어졌다. 상장 첫날 공모가 아래로 떨어진 종목도 29개로 2021년 전체 기록을 넘어섰다. 신규 상장주는 수익을 보장한다는 규칙이 깨졌고, 투자자들의 ‘신주 청약’ 꿈은 사라졌다. 분위기가 비관적으로 바뀌자 투자자가 배정받은 공모주를 포기하는 사례가 늘었다. 수요 예측에 참여하는 기관은 줄었다.
주가가 발행가 밑으로 떨어지는 이른바 ‘포파’(破發) 사례가 늘면 청약을 포기하는 투자자가 늘고 주식 인수에 참여한 증권사의 불확실성이 커진다. 2022년 새로 상장된 20개 종목에서 주간사가 떠안은 청약 잔여분 비율이 1% 넘었다. 10개 종목의 잔여분 인수액은 1억위안(약 188억원)이 넘었다. 이 가운데 절반의 주가가 발행가 아래로 내려갔다. 주간사의 의무인수 물량까지 포함하면 기업공개(IPO)의 자금조달 비용이 크게 늘었다.
주식시장이 약세로 돌아서고 투자자의 리스크 선호도가 하락한 이유가 있지만 신규 상장주의 발행가를 높게 책정해 계획보다 많은 자금을 조달하려는 현상도 무시할 수 없다. 실제 2022년 신규 상장한 100여 개 종목 가운데 65%가 자금을 초과 조달했고, 누적액이 518억위안(약 9조8천억원)에 이른다. 4월22일 커촹반(科創板)에 상장된 나신웨이(納芯微, NOVOSENSE)가 초과 조달한 50억위안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 2019년 7월 출범한 중국 상하이 증권거래소 커촹반(STAR)에 처음 상장한 기술혁신주 종목들. 최근 중국 기술주 시장에서 주가가 발행가 밑으로 떨어지는 포파 현상이 잇따르고 있다. REUTERS

새 규정의 후폭풍
2021년 9월18일 상하이거래소와 선전거래소는 기술혁신주를 다루는 커촹반과 촹예반(創業板)의 주식 발행·인수 실시 방법을 발표했다. 업계에선 이를 ‘수요예측 신규 규정’이라고 한다. 이 규정은 수요예측에서 발행가를 결정할 때 제외하는 최고가 범위를 ‘10% 이상’에서 ‘3% 이하, 1% 이상’으로 조정했다. 또 발행가가 ‘4개 가격 중 최저’(공모펀드·보험사 등 기관투자자들이 제시한 금액 가운데 최고가를 제외한 중앙값, 가중평균값 등 4개 가격 가운데 가장 낮은 값)를 초과하면 발행을 연기해야 하는 규정을 없앴다. 이 결정은 기관투자자들이 담합해 공모가를 낮추는 현상을 막고 발행 효율을 높이려는 취지였다. 하지만 발행사와 투자은행에 더 큰 가격결정 권한을 부여해 발행가 상승을 부추기고 포파 현상을 초래한 측면도 있다.
“예전에는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들이 낮은 가격을 써내 발행가를 낮추고 상장 뒤 주가가 오르면 큰 이익을 남겼다. 새 규정 도입 이후에는 발행사와 주관사가 담합해 발행가를 높게 설정했다. 모두 일종의 조작이다.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의 개혁을 저해하는 행동이다.” 저우윈난 베이징난산투자(北京南山投資) 창업자는 이렇게 지적했다.
포파가 가져온 긍정적 효과도 있다. “신규 상장주의 주가가 발행가 아래로 떨어지는 사례가 없다면 모든 주식이 기업가치와 상관없이 상장과 동시에 상한가를 기록했을 것이다.” 사모펀드 펀드매니저는 “신규 상장주의 포파가 A주 시장에서 오랫동안 지속됐던 ‘묻지마 청약’ 열풍을 잠재우는 데 도움이 됐다”고 지적했다.
평범한 상장사의 발행가가 너무 높으면 투자자는 더 좋은 투자 대상을 찾는다. 이 때문에 주식 인수 부담이 커지는 투자은행과 발행사가 발행가를 이성적으로 결정한다. 감독 규정도 ‘신주 불패’ 신화에 지나치게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 어쨌든 주식발행 등록제를 시행한 지 3년 넘도록 상장에 실패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등록제 개혁에서 가장 중요한 발행가 결정이 여러 차례 문제가 된 것은 지금의 가격결정제도가 시장원리에 따라 운영되지 않는 한계를 반영한다. 감독 당국이 정책으로 발행사와 투자자의 이익 균형을 추구할 뿐 시장의 조절 능력을 믿지 않는다면 등록제 개혁은 성공하기 어렵다.
여러 전문가에 따르면 A주의 포파가 위험한 현상은 아니다. 이는 등록제 개혁과 ‘가격결정의 시장화’를 통해 신주 발행의 이익이 이성적인 수준을 회복하고, 투자자와 발행사 모두 시장의 위험을 인식하도록 촉진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증권사 임원은 말했다. “신규 상장주의 주가 하락은 정상적인 현상이다. 시장을 존중하고 정책 강도를 유지해야 한다.” 4월21일 보아오아시아포럼에서 팡싱하이 증권감독관리위원회 부주석은 “신규 상장주의 포파는 발행가 책정의 문제”라고 말했다. “발행가를 적절하게 결정하면 된다. 시장에서 받아주지 않으면 시장이 받아줄 수 있는 가격으로 결정하면 되지 않는가? 가격결정 능력을 키워야 한다.”

초과 조달
2022년 4월19일 중신증권(中信證券)과 화싱증권(華興證券)이 공동 주간사였던 징웨이헝룬(經緯恆潤)은 커촹반에 상장된 첫날 주당 102.11위안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출발부터 발행가보다 15.61% 낮았고 17.35% 하락한 100.01위안으로 장을 마감했다. 종가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징웨이헝룬 주식을 청약한 일반투자자는 1단위(500주)당 1만500위안(약 198만원) 손실을 보았다. 수요예측에 참여해 주식 물량을 배정받은 기관투자자의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중신증권의 자회사는 전략적 투자자 배정으로 82만6400주를 인수했다. 1억위안 가까이 투자해 1735만위안을 손해 본 셈이다.
전자시스템 기술업체인 징웨이헝룬의 주식 발행가는 주당 121위안이었고, 2020년 비경상성 손익을 공제한 순이익 기준 주가수익비율(지분 희석 효과 반영)이 244.87배였다. 해당 업종 상장사 더싸이시웨이(德賽西威, Desay)와 화양그룹(華陽集團, Foryou), 중커촹다(中科創達, ThunderSoft)의 2배였다. 2022년 3월31일 기준으로 중정(中證)지수유한공사가 발표한 ‘컴퓨터, 통신, 기타 전자장비제조업’의 최근 1개월 평균 주가수익비율은 40.82배였다.
징웨이헝룬의 주가만 발행가 이하로 떨어진 것이 아니다. 4월20일까지 상하이·선전·베이징거래소에서 상장된 107개 주식의 58%인 62개가 발행가 아래로 떨어졌다. 그 가운데 절반이 커촹반 상장 주식이다. 발행가가 100위안이 넘었던 아오제커지(翺捷科技, ASR)와 마이웨이성우(邁威生物, Mabwell)는 주가가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상장 첫날 발행가 아래로 내려간 29개 종목 가운데 20개가 커촹반, 나머지는 촹예반 상장 주식이었다.
하락폭이 큰 종목은 대부분 커촹반에 모여 있다. 웨이제촹신(唯捷創芯, Vanchip)과 푸위안징뎬(普源精電, RIGOL), 아오제커지는 상장 첫날 각각 36.04%, 34.66%, 33.75% 하락했다. 이들은 아직 이익을 내지 못한 기업이지만 발행가를 높게 책정했다. 주가매출비율이 동종업계 다른 기업보다 높았다. 푸위안징뎬의 2020년 매출액 기준 주가매출비율이 20.85배였다. 이 기업이 발행보고서에서 열거한 동종업계 평균 주가매출비율은 12.66이었다.
“4월에는 상장 첫날 발행가 이하로 떨어진 종목의 비율이 50%에 이르렀다. 2011~2012년에 기록한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차이신증권(財信證券) 연구발전센터 수석 전략분석가 황훙웨이는 “신규 상장주의 가격 폭락은 주식시장이 침체되고 유통시장에서 평가한 기업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몇 달 사이 촹예반과 커촹반의 대표주와 과학기술주의 기업가치 평가액이 하락했고 아직도 하강 과정에 있다. 유통시장에서 평가하는 기업가치가 하락했지만 발행시장의 기업가치는 조정되지 않았다.” 그 결과 유통시장과 발행시장의 가격차가 크게 줄어들고 신규 상장주가 발행가 이하로 떨어지는 사례가 늘었다. 특히 의약, 컴퓨터, 전자 분야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다.
징웨이헝룬은 공모주 청약도 순조롭지 않았다. 커촹반의 공모주 배정은 기관투자자 배정(오프라인 발행)과 전략적 투자자 배정, 일반투자자 청약(온라인 발행)으로 나눠 진행한다. 일반투자자 청약에 당첨돼 공모주를 배정받은 뒤 돈을 납입하지 않은 주식이 326만949주로 일반투자자 청약 물량의 3분의 1이 넘고, 청약을 포기한 전체 물량의 비율이 10.87%에 이르러 시장을 경악하게 했다.

   
▲ 2009년 10월 중국 광둥성 선전 증권거래소의 기술혁신주 시장 촹예반(ChiNext)이 출범해 첫 상장 기념식을 열고 있다. REUTERS

청약 포기
주가수익비율이 574배였던 나신웨이의 일반투자자 청약 포기 물량은 더 많았다. 전체 발행 주식의 13.38%, 금액으로 7억7800만위안에 이른다. 청약 포기 금액이 2022년 상장한 차이나모바일(7억5600만위안)과 우정저축은행(6억5300만위안), 중국교통건설유한공사(5억5200만위안) 등 대형 기업공개 사례를 웃돌았다. A주 기업공개 역사상 최고치다.
개인투자자뿐 아니라 기관의 투자 열기도 식었다. 커촹반 수요예측에 참여한 계정의 수가 2020년부터 2021년 9월까지 계속 늘어 최고 1만1500개에 이르렀으나 2022년 1분기에는 1만200개로 2.94% 줄었다. 이 기간에 촹예반의 수요예측 계정 수도 9500개로 직전 분기 대비 4.22% 줄었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가 불이익을 무릅쓰고 배정받은 주식의 인수를 포기하는 사례도 늘었다. 중국증권업협회가 발표한 2022년 제1호와 제2호 기업공개 주식배정대상제한명단을 보면 유명 투자자 거웨이둥이 이끄는 사모펀드 훈둔톈청(混沌天成)을 비롯한 5개 기관이 포함됐다. 이들은 4월14일부터 6개월~1년 동안 수요예측에 참여하지 못한다.
“과거에는 청약이 복권 당첨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칼에 맞은 것과 같아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 상하이의 투자자는 “2021년까지 ‘묻지 마’ 청약에 뛰어들었지만 2022년부터 신중해졌다”고 말했다. “2022년 2월 신규 상장주를 손해 보고 처분했다. 커촹반과 촹예반 주식은 가치가 고평가됐다. 2021년 말부터 최근까지 촹예반지수와 커촹반50지수가 30% 떨어졌다. 예전에는 어떤 상장주의 주가가 발행가 밑으로 떨어질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지금은 아주 쉽다. 발행가가 100위안이 넘고, 주가수익비율이 100배가 넘고, 동종업계 상장사와 기업가치 격차가 크면 틀림없다.”
완자펀드(萬家基金) 관계자는 포파 주식의 특징으로 △높은 주가 △높은 조달 금액 △높은 기업가치 △이익 미실현 등을 꼽았다. “이런 특징이 있는 기업은 청약에 참여하는 투자자가 줄어 자금조달에 영향받을 것이다.”
2021년 9월 수요예측 신규 규정이 발표된 뒤 집단 포파 현상이 나타났다. 신규 규정에서 공모가 상한선을 완화하고 발행사에 더 큰 가격결정권을 부여하자 신규 상장주의 발행가가 올랐고 애초 계획보다 많은 금액을 조달했다. 2021년 신규 규정을 시행하기 전에 상장한 385개 종목 가운데 자금을 초과 조달한 종목은 45개로 11.69%였다. 신규 규정을 시행한 뒤 상장한 138개 주식 가운데서는 그 비율이 45.65%(63개)로 치솟았다. 2022년에는 초과 조달 현상이 더욱 두드러졌다. 4월20일까지 상장한 107개 종목 중 68개가 자금 초과 조달에 성공해 누적액이 518억4500만위안에 이르렀다. 특히 4월22일 상장한 나신웨이는 애초 7억5천만위안을 조달할 계획이었지만 무려 50억위안 이상 많은 58억위안을 끌어모았다.
“신규 규정을 시행한 다음부터 높은 가격보다 낮은 가격을 써내 탈락한 사례가 많았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이 대부분 높은 가격을 제시해 상장 뒤 주가 하락의 위험을 키웠다.” 천멍제 아오카이증권(奧開證券) 수석 전략분석가는 “이런 기업에는 초과 조달한 자금이 쌓여 있다”고 말했다. 기업으로선 초과 조달이 청약 미달보다 나은 일이다. 하지만 시장의 자금이 분산되고 조달한 자금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면 자본의 이용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감독 당국이 발행사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해야 한다”며 “최근 A주에서 조달한 자금의 용도를 변경하거나 유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 財新週刊 2022년 제16호
破發潮洶湧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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