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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 10조’ 거대 자산운용사 한국은행
[조계완의 글로벌 경제와 사회]
[147호] 2022년 07월 01일 (금) 조계완 kyewan@hani.co.kr

<한겨레> 기자 

   
▲ 한국은행은 운용자산이 총 600조원에 이르는 거대 자산운용사다. 연합뉴스

요즘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 현상으로 나라마다 온통 중앙은행에 이목이 쏠려 있다. 중앙은행은 독점적 화폐발행과 정책금리 파급 경로를 통한 물가·고용·소득분배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지극히 신성한 장소’(지성소)라고도 불린다. 그런데 한국은행은 영업이익으로 연 10조원을 벌어들이는, 운용자산 총 600조원에 이르는 거대 자산운용사다.
한국은행은 외화자산(외환보유고)을 중심으로 2021년 기준 총자산 595조6436억원(취득원가 및 기말 환율로 시가 평가)을 운용한다. 1년에 현대자동차·에스케이(SK)하이닉스만큼 돈을 많이 벌기도 하지만 ‘정책비용’으로 연간 10조~12조원을 쓰기도 한다. 지출 항목 쪽을 보면 정책비용으로 2020년 12조676억원, 2021년 10조7817억원을 썼다. 총 2430명 임직원의 인건비(2400억원)와 판매관리비 성격의 경상운영비(1900억원)를 합친 금액보다 25배가량 더 많다.
흔히 정책비용은 정책개발·활동 관련 업무·회의비 명목인데, 여기에는 한은의 특수성이 있다. 즉 외화자산 운용비용, 그리고 달러 등 외화자산을 사들이면서 그와 동시에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해 발행하는 통화안정증권의 이자비용이 포함된다. 2021년의 경우 연간 발행한 통안증권(140조2184억원)의 이자비용(1조4635억원), 외화자산 운용비용(유가증권매매손실 2조7674억원), 화폐발행(167조5718억원)에 드는 화폐제조비(1284억원)가 정책비용에 포함됐다. 물론 새로 발행한 화폐는 ‘부채 계정’에 잡힐 뿐 영업손익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정부가 한은에 예치한 국고금(2021년 22조7649억원)에는 이자를 한 푼도 지급하지 않는다.
미국 국채 금리와 가격에 따라 이자수익과 유가증권 매매이익·손실이 1조원대 이상 출렁거리는 재무제표 구조를 갖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때는 외환보유고로 가진 미 재무부 채권 금리가 내려가(채권가격 상승) 외화자산 매도 이익이 코로나 이전에 견줘 5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즉, 2021년 영업수익(19조383억원) 중 미 국채를 중심으로 유가증권 매매 이익이 10조2567억원에 이른다. 2019년(5조8274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2020년에도 9조8978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채권 금리 하락에 따라 유가증권 이자수입은 2019년 8조3920억원에서 2020년 7조1749억원, 2021년 6조6787억원으로 줄었다.
한은의 영업손익 수지는 이런 외화자산 수익률(이자 및 매매 이익·손실)과 국내 통안증권 발행 금리(비용)가 주로 결정한다. 유가증권 매매 손실액은 2019년 2조4431억원→2020년 3조3728억원→2021년 2조7674억원이고, 통안증권 이자지급액은 2019년 3조1372억원→2020년 2조2451억원→2021년 1조4635억원으로 줄었다. 중앙은행의 제1목표는 물가·경기 안정성 추구이지만 수익성은 해마다 크게 변동하기 마련이다. 한은의 당기순이익(세후)은 2019년 5조3131억원에서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연간 7조3600억~7조8600억원대로 늘었다.
이 순이익에서 법정적립금(30%)을 빼고 남은 ‘한은 잉여금’은 지난 3년간 총 14조2854억원이 국고(정부 납입금)에 납부됐다. 지난 3년간 잉여금과 법인세(7조7448억원)를 합쳐 총 22조302억원의 한은 이익금이 나라 곳간(국고)을 채웠다. 제품 생산·매출이 아니라 조폐창에서 찍어낸 돈으로 마련해 운용하는 자금이지만, 국민경제에 기여한다는 자부심을 가질 만도 하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22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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