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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민당 신축 장려 강행, 파트너 녹색당 속수무책
[FOCUS] 독일 주택 건설 붐- ② 딜레마
[144호] 2022년 04월 01일 (금) 필리프 콜렌브로이히 economyinsight@hani.co.kr

필리프 콜렌브로이히 Philipp Kollenbroich
요나스 샤이블레 Jonas Schaible
<슈피겔> 기자

   
▲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함부르크 시장 시절 주택 건축을 시정의 최우선 순위에 뒀다. 당시 그의 정책은 연방정부 주택정책의 청사진이 됐다. 2022년 3월 베를린에서 숄츠 총리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REUTERS

미하엘 베르너뵐츠는 독일 함부르크시의 북구(지역) 구청장(녹색당)이다. 북구는 2021년에 신규 단독주택 택지를 더는 지정하지 않기로 결정해 원성을 산 곳이다. 공간 요구와 자원 소모가 너무 크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 결정으로) 녹색당이 단독주택의 신규 건축을 금지하려 한다는 이야기가 (한동안) 나돌았다. 근거 없는 이야기로 밝혀졌지만 이 논란은 총선에 영향을 미쳤다. 베르너뵐츠 구청장은 “어쨌든 나는 (이 논란으로) 독일 전역에서 유명해졌다”고 말했다.

녹색당 구청장의 모순된 선택
이런 인물이라면 함부르크시의 건설정책을 비판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올라프 숄츠 총리의 (주택 신축) 정책은 절대적으로 옳다. 그렇게 해야만 주택시장의 긴장을 완화할 수 있다”고 베르너뵐츠 구청장은 말했다. 녹색당 안에서 이런 견해를 가진 이는 그만이 아니다. 함부르크 녹색당은 지붕녹화와 태양광발전을 원한다. 그러나 주택 신축 정책에는 비판의 날을 세우지 않는다. 신축이 연정 파트너인 사회민주당의 핵심 선거 공약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녹색을 지지하는 유권자도 집이 필요하고 도시에 신축 주택이 많이 있는 걸 선호한다.
2011년 올라프 숄츠가 함부르크 시장이 됐을 때, 임대료 인상이 중요한 정치 이슈였다. 사람들은 수년 동안 함부르크 등 대도시로 많이 이주했다. 더불어 1인당 주거면적도 늘어났다.
숄츠는 이를 3단계 정책으로 대응했다. 숄츠가 당시 선보인 (함부르크의) 주택정책은 이제 독일 연방정부의 주택정책 청사진이 되고 있다. 첫째, 숄츠는 연간 6천 채의 주택 건설을 승인한다는 대담한 정치 목표를 공식화했다. 이 목표는 나중에 연간 1만 채로 늘었다. 둘째, 그는 건설업계와 ‘주거를 위한 동맹’(주거문제를 이해관계자들의 참여와 대화로 푸는 협의 기구)을 체결해 이 목표를 이루는 데 합의했다. 이 과정에서 숄츠는 함부르크시 당국이 소유한 부지를 대규모로 매각하고, 기후보호 요구 사항을 더는 강화하지 않는 방식으로 투자자에게 편의를 제공했다. 셋째, 숄츠는 주택 건축을 시정의 최우선 순위에 뒀다. 이는 오늘날에도 이어진다.
심사는 현 페터 첸처(사민당) 함부르크 시장이 위원장을 맡은 함부르크시 당국의 ‘도시개발 및 주택건설 위원회’에서 한다. 함부르크의 각 구는 이 위원회에 건축 달성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북구의 베르너뵐츠 구청장에게도 연간 1200채가 할당됐다. 지금까지 그는 매번 할당량을 초과 달성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의 사정도 어려워지고 있다. 그는 “남은 공간이 없다”고 밝혔다. 최근 몇 년 동안 공원을 제외하고 지을 수 있는 곳에는 모두 주택을 지었다. 2021년에는 이 지역의 마지막 대형 프로젝트 디크무어(Diekmoor) 개발에 착수한 바도 있다. 시민들의 항의가 거셌지만 시 당국은 이 계획이 “(함부르크)시 전체에 중요하다”며 일축했다.
이렇듯 함부르크에서 건축은 계속됐다. 이로써 과연 저렴한 주거공간을 마련한다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얼마 전 새 임대료 지수가 발표됐다. 난방비를 제외한 평균 순임대료가 지난 2년간 7.3%나 상승했는데, 이는 최근 20년 이래 최고치다. 신축이 허가되지 않았다면 상황이 더 나빴을 것이라고 첸처 함부르크 시장은 자신의 정책을 변호했다.
야당인 좌파당 정치인 하이크 주트만은 함부르크의 정책을 실패라고 봤다. 신축 아파트 중 28%만 공적 지원을 받았다. 이들 아파트는 임대료가 저렴하게 책정되지만, 이 값싼 임대료도 몇 년 동안만 유지하도록 규정됐다. 이후에는 집주인이 맘대로 결정할 수 있다. “매년 임대료 준수 의무에서 벗어나는 사회주택 수가 추가로 건축되는 주택 수보다 많다”고 주트만은 지적했다. 통계적으로 볼 때, 저렴한 주택이 필요한 가정의 절반 이상이 들어갈 집을 구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제정신인 사람이라면 이것을 성공적인 주택정책이라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 주트만의 생각이다.
그런데 이런 비판이 나올수록 함부르크의 사민당(SPD)은 부동산 업체의 지원을 받을 가능성도 커진다. 정치권과 건설업계 사이에는 수많은 연결고리가 있다. 더욱이 두 세력은 ‘주거를 위한 동맹’이란 주택건설 프로젝트에서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올라프 숄츠 연방정부의 건설정책 방향을 보려면 연방건설부의 인사를 살펴보면 좋을 것이다. 숄츠는 2019년 사민당 당대표 선거에 그와 함께 공동대표 후보로 출마한 클라라 게이비츠를 건설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게이비츠 장관은 첫 공식 방문지를 함부르크로 택했다. 그는 그곳에서 함부르크 주택정책을 칭찬했다. 연방건설부의 신임 차관 중 한 명은 숄츠가 함부르크 시장일 때 주택정책 기획팀을 이끈 롤프 뵈징거다. 뵈징거는 앙겔라 메르켈 정부 시절, 숄츠 재무장관 아래서 재무부 차관을 지내기도 했다. 건설부의 나머지 고위직도 대부분 사민당 소속이다.
로베르트 하베크 경제기후부 장관은 건설부와의 의견충돌을 경험했다. 경제기후부는 기후보호의 열쇠가 기존 건물의 보수라는 것을 안다. 그래서 건설지원금을 이에 맞춰 재조정하려 했다. 하지만 게이비츠 장관은 “주택 신축을 계속 장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반대 뜻을 표명했다.
게이비츠 장관이 기후문제를 보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공식 석상에선 되레 공격적으로 기후문제를 강조한다. 취임 직후 게이비츠 장관은 “건설은 기후변화의 회색 코끼리(위험요인)”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게이비츠 장관은 주택 40만 채 건설 목표를 바꿀 계획이 없다. 녹색당의 크리스틴요하나 슈뢰더 대변인은 “사민당은 기후보호와 관련된 분야에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나는 신규 주택이 건축으로 생겨나든, 개축이나 용도전환으로 생겨나든 사람들에게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택산업 연구에 따르면, 이전 사무실 건물과 행정 관청 건물을 개보수하면 독일 도시의 핵심 위치에 약 35만 채의 주택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이 방안은 생태계 보전과 주거공간 확보 사이에 절충선이 될 수도 있다. 독일 연방의회 건설위원회 위원인 한나 슈타인뮐러는 “대량의 주거공간을 신속하게 건설하는 일과 기후중립 사이에 상충하는 목표가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고 인정했다. 그는 대규모 신축이 해결책이 될지에 의구심을 보이면서 “연간 40만 채의 주택을 짓겠다는 건 우리가 쓸 수 있는 자재와 숙련 노동자를 생각했을 때 매우 야심 찬 목표”라고 말했다.
독일경제연구소의 보고서에서도 독일 정부의 목표가 “너무 높게 설정됐다는 게 명확하다”고 경고한다. 보고서는 연간 30만8천 채의 주택 수요를 예상하는데 이는 현재의 건설 물량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주택 건설량을 더는 늘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 연구에 따르면 중요한 점은 필요한 곳에 주택을 짓는 것이다. 지역별로 평가할 때 현재 두 곳 중 한 곳은 필요 이상으로 주택이 건설되고 있다. 특히 시골 지역에서 이런 경향이 보인다. 한 평가에 따르면 최근 몇 년 동안 매년 약 2만7천 채의 아파트가 잘못된 장소에 지어졌다. 이는 전체 신축 건물의 약 10%에 해당한다. 독일경제연구소는 주로 대도시와 경제성장 지역에 주택 수요가 있다고 본다.

   
▲ 녹색당은 주택 신축보다 개보수를 원하면서도 사민당의 연정 파트너란 위치로 인해 주택 신축 정책에 비판의 날을 세우지 않는다. 녹색당 소속으로 독일연방 경제기후부를 책임지는 로베르트 하베트 장관. 녹색당 누리집

신축 반대에 대처하는 사민당의 방식
이러한 의견이 사민당에 도달할 수 있을까? 녹색당 내에는 사민당이 “건설, 건설, 건설”이라는 마법의 주문을 단념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당원이 적잖다. 슈타인뮐러 의원은 “우리는 녹색당으로서 앞으로 몇 년 동안 생태계가 잊히지 않도록 지속해서 지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지적에 대처하는 사민당의 방식은 함부르크를 보면 알 수 있다. 함부르크 기후위원회가 시 행정 당국에 신축 목표를 재검토하라고 요구하자, 사민당 상원의원인 도로테 슈타펠펠트는 “위험하고 무책임한 요구”라고 일축했다. 그는 현 (신축 건설) 정책을 유지하라고 당국에 지시했다.

ⓒ Der Spiegel 2022년 제8호
Bauen, bauen, bauen,
번역 황수경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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