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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구매 대신 명품 회사에 투자해볼까
[재무제표로 읽는 회사 이야기] LVMH(모에 에네시 루이뷔통)
[144호] 2022년 04월 01일 (금) 찬호 Sodohun@naver.com

찬호 공인회계사

   
▲ LVMH(모에 에네시 루이뷔통)는 패션, 시계, 주류 등 명품 브랜드를 자회사로 거느린 세계 1위 명품 그룹이다. 프랑스에 있는 LVMH 본사. 위키피디아

‘LVMH’라는 이름이 낯설지도 모른다. 그러나 루이뷔통의 모회사라고 설명하면 바로 어떤 회사인지 알 것이다. LVMH(모에 에네시 루이뷔통)는 패션, 시계, 주류 등 명품 브랜드들을 자회사로 거느린 세계 1위 명품 그룹이다. 프랑스에 본사가 있는 이 다국적기업은 매년 명품시장의 성장세에 힘입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배 이상 성장했다. 시가총액은 500조원에 육박하는데 프랑스뿐만 아니라 유럽 내 1위인 거대 회사다.

명품주 투자 저조한 이유
국내 투자자에겐 명품 브랜드 회사에 대한 투자가 아직 생소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주요 산업이 반도체·자동차 등 제조업 중심이고, 세계 수준의 명품 브랜드 발달이 미약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점, 유럽 시장 투자에 대한 낮은 접근성 등이 투자를 주저하게 한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세계 명품 관련 시장 규모는 절대 작지 않다. 국외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2021년 세계 명품시장 규모가 400조원(3495억달러)을 돌파했다. 또 최근 생긴 명품 매장 앞의 새벽 ‘오픈런’에 대한 기사는 투자자가 명품시장에 관심 갖게 하는 요소다.
주식투자 접근성도 높아지고 있다. 우리는 이제 명품 브랜드를 편입한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할 수도 있고, 국내 증권사 간의 경쟁 덕에 직접 유럽 시장에서 명품 브랜드 주식을 저렴한 수수료를 내고 살 수 있다. 새롭게 관심을 가져볼 만한 명품시장의 대표주자인 LVMH그룹을 재무제표를 통해 분석해보고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을 엿보자.
LVMH그룹은 자회사를 70개 이상 거느렸다. 이 그룹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은 과거 가족기업 형태로 폐쇄적으로 운영되던 명품 업체들을 인수·합병하며 명품산업 내 수평적·수직적 계열화를 이뤘다. 그 결과 패션부터 주류, 향수, 보석 등까지 고가의 브랜드를 보유하며 제품을 생산, 판매한다.
최근 5년간의 실적을 보면 코로나19로 인한 2020년의 일시적 매출 타격을 제외하면 매년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2021년에는 보석 브랜드인 티파니앤코를 17조원에 인수해 보석 부문의 매출이 증대했다. 또한 해외여행길이 막힌 것의 반대급부로 명품 수요가 급증한 덕에 매출이 급성장했다. 비단 코로나19 유행 이후가 아니더라도 LVMH는 2000년대 이후 중국의 경제성장에 따른 명품 수요 급증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 2000년대 초반 15% 수준이던 아시아 매출이 현재 35%까지 늘어나며 LVMH의 견고한 성장을 이끌었다.
영업이익률도 일반적인 제조업과 다르게 15%를 넘나든다. 가격을 높여도 수요 감소가 비교적 적은 명품산업의 특성상 일반적인 제조업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높은 이익을 기록함에도 명품산업의 특성상 고정설비 등에 투자할 유인은 적다. 이에 LVMH는 명품을 팔아 번 돈으로 계속 기존 명품 업체를 사들이는 공룡 구실을 할 수 있다.
명품 소비가 앞으로도 지속할 것이냐는 질문은 다소 철학적일 수 있다. 인간의 욕망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원전부터 존재한 실크로드의 어원이 동양의 비단 같은 사치품이 로마로 수출되는 무역로에서 나왔듯이, 남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고급품 선호는 수천 년 전부터 있었다. 또한 국가 경제가 발전하면 명품 매출이 급증한다는 건 과거 통계로 알 수 있다. 미래에도 명품 소비가 계속되리라는 것을 의심할 여지가 별로 없다.
혁신에 뒤처진다는 것이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는 시대에 LVMH의 사명은 아이러니하게도 ‘장인정신’과 ‘유산’이다. LVMH가 가진 대부분의 브랜드는 유수한 전통과 장인정신을 가치로 내세운다. 이 가치는 신규 진입자가 빼앗아오기 힘든 명품 브랜드로서의 해자다. 또한 LVMH는 가격을 올려도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베블런 효과’를 잘 사용하고 있다. LVMH는 자사 제품의 가격을 계속 올리고 있으며, 이는 가격 상승에도 수요에 자신감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수요 측면에서의 시장 의존성과 명품산업의 특징인 보수성은 LVMH에 위기가 될 수 있다. 중국 시장에 기댄 매출 증가가 수요 측면에서 위협일 수 있다. 2010년 초반 이후 중국에서 불어온 반부패 척결 운동은 중국 명품 소비층의 소비 저하를 불러왔고, 해당 기간에 아시아 지역 매출 비중이 정체됐다. 이에 따라 5년 가까이 LVMH 주가도 장기 횡보를 하다 2016년 말부터 회복세를 보이며 지속해서 상승을 시작했다. 최근에도 중국 시장에 잡음이 들렸다. 2021년 중국 지도부가 ‘공동부유’(함께 잘살자) 가치를 내세우자 그 기간에 LVMH 주가는 12%가량 하락했다.

   
 

욕망을 매출로 끌어내는 게 관건
신생 고가 상표들이 LVMH 브랜드들이 가진 유수한 전통과 장인정신의 가치를 쉽게 넘볼 수 없다는 것을 비관적으로 볼 수도 있다. LVMH는 그들이 가진 기존 브랜드들의 매출 증가에 기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애플·페이스북·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의 혁신은 새로운 수요를 불러일으켰으나, LVMH가 추구하는 전통적 가치는 세상에 없던 수요를 만들어내긴 어려울 것이다.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인간의 욕망을 마케팅을 통해 얼마나 매출로 더 끌어낼 수 있느냐를 살피는 게 관건이다.

* 10여 년간 자본시장 언저리에서 밥벌이하는 공인회계사다. 시장 거품을 늘 걱정하지만, 우리가 숨을 거둔 뒤에도 자본시장은 계속 돌아간다고 생각한다. 회사가 모두에게 공개하는 재무제표 등 공시 정보를 통해 기업의 속살을 톺아보는 글을 독자와 함께 나누려 한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22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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